나의 논점과 분석은 매우 많다. 다른 사람의 주장을 인용하여 주석으로 밝힌 것을 제외하면, 이 책의 내용은 대체로 모두 나의 독창적인 주장이다. …… 내가 삼국의 역사를 연구하며 얻은 깨달음과 이해, 인식은 이 책에 거의 모두 들어가 있다. 나는 되도록 생생하고 알기 쉬운 문장을 추구했고, 문장의 가독성과 흡인력에 신경을 썼다. 그래서 독자들이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였다. --- 「머리말」중에서
『삼국지』의 결점은 너무 간략한 내용에 있다. 그래서 남조(南朝) 유송대(劉宋代)의 배송지(裴松之)는 송 문제(文帝)의 명을 받들어 『삼국지』에 주석을 달았다. 동진(東晉) 이후로 삼국시대사와 관련된 사료가 점점 증가했으므로, 배송지는 그런 사료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 그의 『삼국지』 ‘주석’은 실제로는 『삼국지』의 ‘보완’(補完)이었다. 배송지는 『삼국지』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이다. 『삼국지』를 읽을 때는 반드시 배송지의 주석을 함께 읽어야 한다. --- 「머리말」중에서
통일제국이었던 동한의 와해와 분열 국면의 출현을 논의하려면, 황건적의 폭동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삼국연의』는 황건적의 폭동부터 이야기를 시작함으로써 나름대로 안목과 식견을 보여준다. --- 「1장」중에서
동한 말년에는 인물을 품평하는 풍조가 매우 성행했다. 이것은 당시의 정치 부패가 불러일으킨 풍조였다. 사대부 계급은 정치적으로 압박을 받으면서도 당시의 여러 사건에 관한 관심을 거둘 수 없었고, 결국은 격분하여 정치와 인물을 품평했다. 그리고 정치를 평론할 수 없게 되자, 인물에 대한 품평만 남게 되었다. --- 「3장」중에서
형주차용설은 다분히 강동에서 처음 유포한 것으로, 그다지 근거가 없는 주장이다. 형주는 원래 유표의 땅이었다. 유표가 죽었을 때 아들 유기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그래서 유비가 황제에게 표문을 올려 유기를 형주자사로 추천한 것이다. 이것은 명분에 맞고 이치에도 합당한 사실로서, 손권이라 한들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 「5장」중에서
적벽대전에서 주유가 이끈 강동의 병력은 3만 명이었고, 유기의 병력을 더한 유비의 병력도 2만여 명이었다. 적벽대전의 승리는 손권과 유비 두 세력이 공동으로 거둔 성과였다. --- 「5장」중에서
관우의 출병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감행한 군사적 모험이었다. 설령 모험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관우의 최대 성공은 양양을 점령하는 것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따져보면, 양양을 점령할 가능성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 이른바 조조가 허도를 나와 다른 곳으로 천도하여 관우의 공격을 피하려 했다는 기록은 사후에 덧붙여진 소설 같은 이야기로, 역사에 재미를 가하려는 설정일 뿐이다. 실제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 「10장」중에서
손권의 재위기에는 장강 이북의 대규모 인구가 각종 원인으로 강남으로 이주하거나 이주당하는 일이 항상 있었다. 동오도 북방과 마찬가지로 곳곳에서 약탈을 감행하여 사람을 빼앗아왔다. 노동력이 있어야 토지를 개간하고 실력을 증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13장」중에서
주유와 노숙의 가문은 강동에서 그리 단단한 뿌리를 내리지는 못했던 것 같다. 주유의 두 아들 중 장남은 일찍 죽었고, 차남 주윤은 품행이 바르지 않아 관직에 기용되지 못한 채 죽었다. 주유의 조카 주준은 일찍이 주유의 공적 덕분에 편장군에 임명되어, 관리와 병사 1000명을 거느렸다. 주준이 죽자, 그의 아들 주호 또한 “성품과 행실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기용되지 않았다. 이후 주유의 가문은 오에서 사라져 종적이 묘연했다. --- 「13장」중에서
유비가 생존했을 때, 제갈량은 정치 방면의 주요 참모였고, 군사 방면은 전적으로 유비가 결정을 내렸다. 제갈량은 군사적 결정에 거의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그가 군사적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경우 역시 거의 없었다. 제갈량은 유비의 사후에야 비로소 촉한의 정치와 군사에 대한 전권을 맡았다. --- 「14장」중에서
명제의 재위 시절에 벌어진 사치풍조와 반사치풍조의 싸움은, 사실 똑똑하고 재능이 있으며 활달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이었던 일군의 사람들과 예법을 엄격히 고수하며 명교(名敎)에 얽매였던 일파 사이의 투쟁이었다. --- 「16장」중에서
이 책의 장점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지은이는 국내의 애호가들이 궁금해 하거나 이들 사이에서 논쟁 중인 여러 문제에 대해 사료적 근거와 합리적인 추론을 바탕으로 적합한 답안을 제시했고, 국내 애호가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알 수 없었던 숨은 역사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삼국 시대에 벌어진 여러 사건에 대한 중국 역대 학자들의 평가와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알차게 소개하고 있다.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논점과 분석의 측면에서는 내가 사마광보다 더 뛰어날 것”이라고 호언(豪言)한 것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옮긴이의 말」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