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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순정

안녕, 나의 순정

: 그 시절 내 세계를 가득 채운 순정만화

이영희 | | 2020년 03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136건 | 판매지수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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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404g | 145*200*16mm
ISBN13 9791130628912
ISBN10 1130628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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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 대한민국 순정만화 전성기를 한 권에 담았다. 신일숙, 황미나, 김혜린, 이빈, 한승원, 박희정, 천계영 등 이름만 들어도 설레게 만드는 그 시절 그 만화의 기억. 순정만화와 함께 한 10대, 20대의 소중한 추억이 어른이 된 우리에게 다시금 위로가 된다. - 에세이 MD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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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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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 속에서 여자들은 자유로웠다. 원하는 남자를 열망하고, 목숨 걸고 사랑하고, 우주로 가고, 혁명을 하고, 왕이 되었다. 다시 읽어보면 거슬리는 구시대 정서의 표현도 물론 있지만, 만화 밖 세상의 부조리함과 비교하면 사소한 수준이었다. ‘여자니까 하지 말라’는 말을 집에서 학교에서 지겹도록 들은 우리에게 순정만화는 ‘여자니까 해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중에서

수업 시간에 이 만화를 몰래 읽던 친구 하나가 “으악! 어떡해!”라며 작은 비명을 지르는 사건이 있었다. 선생님이 잠시 수업을 멈추고 “누구야? 무슨 일이야?” 화를 냈고, 친구는 충격받은 눈빛으로 “아니에요….” 하고 말을 흐렸다. 잠시 후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이 교실 문을 나가자마자 소리쳤다. “얘들아 어떡해! 서지원이 푸르매였어…!” 이 엄청난 스포일러에 반 아이들은 한동안 충격 에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 「너는 면역체가 형성되지 않는 내 불치의 병」 중에서

아주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9시 뉴스가 방송되기 직전 “어린이들은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 멘트만 나오면 주문에 걸린 듯 이불 속으로 향하던 어린이는 이 만화를 만나면서 처음으로 금기를 깨는 짜릿함을 알게 되었다. 복수의 결말이 궁금해 불을 끄고 누웠다가도 슬며시 일어나 만화책을 뒤적이던 밤의 기억이 선명하다. 헤어진 스와니와 라이언(미스터 블랙) 이 런던의 한 저택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이쪽으로, 이쪽으로 와 스와니!”) 은 볼 때마다 심장이 쿵쿵 떨어졌고, 스와니를 짝사랑하는 로제를 보면서 질투라는 감정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이야기의 마지막, 복수를 마치고 머리를 짧게 자른 미스터 블랙이 등장했을 땐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고 말았으니, ‘이건 아니잖아요, 작가님’ 엽서라도 써야 하나 고민했던 그 시절의 내가 기억난다.
--- 「짧은 머리는 보고 싶지 않았다오」 중에서

이 멋진 이야기는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웹에서 5부 연재가 시작되고 비이와 비욘의 딸 세대인 3세대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나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다시 휴재에 들어갔다. 스무 개가 넘는 『프린세스』 관련 팬카페에는 만화의 결말을 보고 싶어 하는 나이 든 팬들의 호소가 끊이질 않는다. “중학교 때 보기 시작한 만화인데 이제 딸이 중학생이 되었어요. 딸 대학 가기 전에는 결말을 알 수 있을까요?” “돋보기를 쓰고 봐도 좋아요. 작가님 제발 연재해주세요.” “언제든 건강히 돌아오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등등. 당연히 나도 그들 중 한 명이다.
--- 「돋보기를 쓰고 봐도 좋습니다」 중에서

고등학교 서클에서의 꽁냥꽁냥 연애사를 그린 『점프트리 A+』는 여고에 다닐 때, 대학생들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 『블루』는 재수생 시절에 봤던 걸로 기억한다. 남녀공학에 다니는 아이들에겐 저런 심쿵할 사건들이 마구 벌어지나 봐, 막연히 동경했지만 실체는 알 수 없었고, 대학만은 꼭 남녀공학으로 가서 승표 같은 남자와 사랑에 빠져보리라 다짐했는데 현실은…. 나와 비슷한 독자 한 분이 『블루』를 떠올리며 블로그에 쓴 글을 봤다. “대학에 가면 『블루』처럼 치열하고 가슴 아픈 사랑을 할 줄 알았죠. 만화 같은 사랑을 하기는 했는데, 순정만화가 아니라 개그만화였다는 것.” 아하. 그러게 말입니다.
--- 「그때 그 오빠들은 다 어디 갔을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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