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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닮았는가

김보영 | 아작 | 2020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0 리뷰 15건 | 판매지수 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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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426g | 137*197*30mm
ISBN13 9791165508845
ISBN10 1165508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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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美 최대출판사 하퍼콜린스에서 한국 SF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개인 소설집을 출간한, 한국을 대표하는 SF 작가 김보영!

제5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대상 수상작 「얼마나 닮았는가」
제2회 SF 어워드 중단편부문 우수상 수상작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을 비롯, 과작(寡作)으로 소문난 김보영 작가가 10년간 쓴 주옥같은 중단편 모음집!

우주 예찬을 하고 싶어서 인간 세상에 방문한 중단편의 신


문학의 전당에는 아담한 통로가 하나 따로 나 있어야 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일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독자가 버선발로 뛰쳐나와 마중 갈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이제 김보영의 신간이 나왔으니, 환호하며 버선발로 뛰어나갈 순간이 왔다. 여러 선집의 형식으로 출간된 김보영 작가의 다양한 단편들을 챙겨 읽은 독자들은 이 소설집이 최신작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로 서점 산책을 통해 책을 만나는 독자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빨간 두건 아가씨」,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같은 무게」가 새롭게 읽힐 것이고, 무엇보다 여러 권의 단편 선집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값진 단편들이 한 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묶였으니 흡족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엔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수작들이 빼곡하다. 물론 일부 단편들은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0과 1 사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얼마나 닮았는가」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작이라 할 수 없다. 이 세 편은 걸작이기 때문이다.
- 문목하, 소설가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01_엄마는 초능력이 있어_7
02_0과 1 사이_17
03_빨간 두건 아가씨_63
04_고요한 시대_77
05_니엔이 오는 날_109
06_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_123
07_로그스 갤러리, 종로_179
08_걷다, 서다, 돌아가다_239
09_얼마나 닮았는가_249
10_같은 무게_341

작가의 말_373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첫문장」중에서

초능력이라는 건 처음에는 다 쓸모없는 것처럼 보여. 하지만 잘 받아들이고 나면 다 그렇지만도 않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중에서

내 몸을 구성하는 것은 8할이 너야. 네 몸을 구성하는 것은 8할이 나야. 날이 갈수록 너는 나를 닮아가고, 날이 갈수록 나는 너를 닮아가지.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중에서

우리는 지금도 시간여행을 하고 있어. 1분에 1분씩, 1초에 1초씩 미래로 흘러가지.
---「0과 1 사이」중에서

과거가 변하지 않는 까닭은 과거가 이미 관찰되었기 때문이야.
---「0과 1 사이」중에서

누구나 일생 자신의 인생밖에 살아본 적이 없지. 그런데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온 세상을 보고 온 것처럼 큰소리치곤 한단다.
---「0과 1 사이」중에서

맨날 그러잖아요. 애들은 다 똑같다, 사람 사는 게 다 똑같다, 여자는 똑같다, 남자는 똑같다, 엄마는 똑같다, 자식은 똑같다. 얼마나 인식 범위가 좁으면 그 수없이 많은 파형이 다 똑같게 보일까요? 세상을 평균값 하나로밖에 보지 못하나봐요.
---「0과 1 사이」중에서

떠들고 싶으면 차라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요.
---「빨간 두건 아가씨」중에서

마음은 물이고 언어는 그릇이야. 물은 그릇에 따라 모양이 변하지.
---「고요한 시대」중에서

남을 조롱할 땐 조심해야 한다. 조롱받는 사람이 아니라 조롱하는 사람에게 나쁜 심상이 따라붙는다. 때로 경이로울 정도로 바보스러운 사람이 선거에서 이기는 이유는 그래서다.
---「고요한 시대」중에서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배움이 멎는다. 배움이 멎은 사이에 세상은 변한다.
---「고요한 시대」중에서

내가 그대들을 그리워함은 우리가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다. 아직 채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니엔이 오는 날」중에서

빛보다 빨리 달릴 수 없어서 과거로 못 가는 게 아냐. 과거로 갈 수가 없어서 빛보다 빨리 못 달리는 거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중에서

"내가 믿는 게 정의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아?" "쉬워. 통쾌했으면 정의가 아니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중에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단지 펼쳐져 있다.
---「걷다, 서다, 돌아서다」중에서

인간이 타인에게 자아가 있다고 추측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 '자신과 얼마나 닮았는가.'
---「얼마나 닮았는가」중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삼는 인간의 안이함에는 늘 기이한 점이 있다.
---「얼마나 닮았는가」중에서

그렇게 사람들은 자신을 구할 유일한 수단을 스스로 없앨 것이다. 아무 이득도 없이.
---「얼마나 닮았는가」중에서

인간의 이성과 양심을 과신하지 말 것. 그들은 자신과 닮았다고 생각하는 자의 인격만을 겨우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얼마나 닮았는가」중에서

사람들은 흔히 내가 불행하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자주 행복하다.
---「같은 무게」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주 예찬을 하고 싶어서
인간 세상에 방문한 중단편의 신

문학의 전당에는 아담한 통로가 하나 따로 나 있어야 한다. 느리지만 꾸준히 일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 때 독자가 버선발로 뛰쳐나와 마중 갈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아마 전 세계 대부분의 애독자가 이 통로를 자신의 것으로 삼겠지만, 나는 조용히 통로 끄트머리에서 하나의 이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김보영의 신간이 나왔으니, 환호하며 버선발로 뛰어나갈 순간이 왔다.

여러 선집의 형식으로 출간된 김보영 작가의 다양한 단편들을 챙겨 읽은 독자들은 「0과 1 사이」, 「고요한 시대」,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로그스 갤러리, 종로」, 「얼마나 닮았는가」와 같은 기존작이 대부분의 페이지를 차지한 이 소설집이 최신작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로 서점 산책을 통해 책을 만나는 독자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엄마는 초능력이 있어」, 「빨간 두건 아가씨」, 「니엔이 오는 날」, 「걷다, 서다, 돌아가다」, 「같은 무게」가 새롭게 읽힐 것이고, 무엇보다 여러 권의 단편 선집에 뿔뿔이 흩어져있던 값진 단편들이 한 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묶였으니 흡족하지 않을 수 없다.

전율을 주는 초기 중단편들이 최근 하나둘 새 판본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 책에는 그 중 「0과 1 사이」가 실렸다. 이 단편만 따로 뽑아내 금칠한 종이에 은으로 글자를 새겨 작은 책 한 권을 만들어도 충분한 가치가 있지만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다른 단편들 사이에 섞여 비교적 겸허한 형태로 출간된 듯하다. 이 책엔 마음을 울렁이게 하는 수작들이 빼곡하다. 물론 일부 단편들은 수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0과 1 사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 「얼마나 닮았는가」는 (물론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작이라 할 수 없다. 이 세 편은 걸작이기 때문이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독자들이 걸작을 세 편 연속으로 읽다가 과도한 희열에 충격받지 않도록 중간중간 수작을 끼워 넣은 배려가 엿보인다.

작가의 모든 출간작을 통틀어 상당수의 작품은 스포일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반전과 트릭이 잘 사용되기도 하지만 꼭 반전이 있지 않아도 김보영의 작품은 사전지식 없이 깨끗한 눈으로 읽을 때 더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김보영 작품의 불가사의는 감정에 호소하는 의도적 장치를 많이 넣지 않았는데도 온갖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 작가는 감정으로 감정을 증폭시키는 게 아니라 사건으로 감정을 북받치게 하는 방법을 잘 안다. 몇몇 걸작의 경우는 고작 삼십여 페이지를 읽는 동안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대부분의 주요한 감정을 모두 느끼게 해준다. 슬펐다가 분노했다가 감동적이었다가 애절하다가 충격적이었다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가슴이 울리는 경험을 했는데 그 엄청난 게 삼십 페이지 때문이라니 기가 찰 따름이다.

김보영은 단편 하나에 아주 많은 심상과 다양한 감정을 배치해 (두려울 정도로) 조화롭게 엮어내는 작가인데, 그 때문인지 장편보다 중단편을 더 밀도 높게 쓰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소설집에 실린 단편들도 바로 그 특유의 밀도를―모든 문장 한 줄 한 줄이 자기 역할을 가지고 있고, 모든 장면이 의미와 재미와 감동 중 최소 하나 이상을 품고 있는 엄청난 밀도를― 자랑한다. 거의 신기에 가까운 밀도를 보여주는 단편들과 그보다 좀 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가볍게 쓰인 엽편들이 주는 감동과 충격은 만만치가 않다. 밀도 있는 잘 쓴 글이 주는 행복이야말로 우리가 서점을 찾고 애타게 책 사이를 누비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김보영의 작품은 우리가 책을 사랑하는 이유,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그 이유 자체가 되어준다.

논리정연한(그래서 아름다운) 자연적 현상을, 비논리적인(마찬가지로 그래서 아름다운) 삶의 현상과 연결 지어 그 둘이 전혀 다른 무언가가 아니라 서로 이어진 하나의 현상임을 김보영만큼 탁월하게 이야기하는 작가는 여러 시대를 통틀어 찾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은 자연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 안엔 인간도 포함되는데, 김보영이 그리는 인물들을 볼 때마다 이 사실을 반복적으로 떠올리게 된다. 작품 속 인물들은 과학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 과학 속에 존재하는 인간이다. 그런 인간들을 보는 작가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은 인간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과학적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우리가 흔히 인간성이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는 복잡한 변덕과 애정과 고뇌는 우주적 스케일로 보면 작은 과학적 현상의 하나인 것이다. 김보영의 작품에서 인간은 과학의 일부이기에 아름답다. 달리 말하자면, 무언가의 일부여야만 인간은 아름다울 수 있다. 김보영의 세상에 홀로 아름답고 홀로 고매할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그리고 그것은 진실이다).

SF가 경이감을 주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 중 특히 ‘규칙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과 ‘기준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김보영은 그 둘 다 잘 쓰는 작가다. 한 작품에서 저 중 하나만 잘해도 좋은 작가인데 저 둘을 동시에 해내니 솔직히 어떤 작가라고 호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와 다른 규칙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 이곳과 다른 규칙으로 돌아가는 세상, 우리의 기준과 전혀 다른 기준이 ‘정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아주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하니 심히 놀랍다. 불화하는 규칙과 기준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그저 격랑 속에 흩어지는 게 아니라 아주 아름다운 장면으로, 그보다 더 감동적인 다음 장면으로 이어진다. 마치, 우주는 외롭고 무섭고 아름다운 곳이니 그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 또한 외롭고 무섭더라도 한편으론 아름다울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달리 무어라 더 쓸 수 있을까? 이미 완벽하게 아름다운 작품에 대고 어떤 상찬을 늘어놔봤자 넋 빠진 감탄사밖엔 안 될 것이다. 단권으로 묶이길 오매불망 기다렸던 단편들이 드디어 통일된 모습을 갖춰 출간돼서 기쁘다. 다른 초기작들도 늦지 않게 복간되어 새로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김보영 작가가 빛나는 신간을 선물해줄 그 날을 늘 기다릴 따름이다.
- 문목하 (소설가)

회원리뷰 (15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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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얼마나 닮았는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닉*******요 | 2022.08.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요다 출판사에서 출간됐던 게임 소설 앤솔로지 『엔딩 보게 해주세요』에 실렸던 김보영 작가님의 단편을 읽고 벅차오른 나머지 작가님의 책들을 도장깨기 하는 중입니다. 처음에 도서관에서 빌려 앞의 몇 편을 읽어봤는데 좋아서 나머지도 느긋하게 읽을 겸 소장까지 하려고 구매까지했어요. 표제작인 「얼마나 닮았는가」가 역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봬요...;
리뷰제목

 요다 출판사에서 출간됐던 게임 소설 앤솔로지 『엔딩 보게 해주세요』에 실렸던 김보영 작가님의 단편을 읽고 벅차오른 나머지 작가님의 책들을 도장깨기 하는 중입니다. 처음에 도서관에서 빌려 앞의 몇 편을 읽어봤는데 좋아서 나머지도 느긋하게 읽을 겸 소장까지 하려고 구매까지했어요. 표제작인 「얼마나 닮았는가」가 역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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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얼마나 닮았는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n**o | 2022.07.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sf단편집이에요. 진짜 재밌고 문장도 깔끔하고 단결해서 읽는데 어려움 없이 술술 읽혀요. 그리고 표지가 일단 제 취향이에요. 표지랑 책의 장르인 sf랑 너무 잘어울려서 이상하게 감동받았어요.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되는 책이었습니다. 너무 좋은 작가님 만나고 찾은것같아서 좋아요. 추천합니다. 재밌어요. 각각의 단편들이 다 재밌어서 실패하기어려운 작품이에요;
리뷰제목

sf단편집이에요. 진짜 재밌고 문장도 깔끔하고 단결해서 읽는데 어려움 없이 술술 읽혀요. 그리고 표지가 일단 제 취향이에요. 표지랑 책의 장르인 sf랑 너무 잘어울려서 이상하게 감동받았어요.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기대하게되는 책이었습니다. 너무 좋은 작가님 만나고 찾은것같아서 좋아요. 추천합니다. 재밌어요. 각각의 단편들이 다 재밌어서 실패하기어려운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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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로 가는 항로에서 우리는 누구를 얼마나 닮아야 하는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YES마니아 : 로얄 동* | 2022.03.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김보영의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에 나온 여러 히어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작가의 상상력이 참 섬세하고 치밀하며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은 초인적인 능력이 얼마나 근사하고 마법 같은지를 보여주는데, 이 책을 펼쳐들고 마주한 번개와 중력, 그리고 서리와 천리안의 이야기는 남들과 다른 사람들이 처하게 되는 차별과 혐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었;
리뷰제목

  김보영의 소설집 [얼마나 닮았는가]에 나온 여러 히어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작가의 상상력이 참 섬세하고 치밀하며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은 초인적인 능력이 얼마나 근사하고 마법 같은지를 보여주는데, 이 책을 펼쳐들고 마주한 번개와 중력, 그리고 서리와 천리안의 이야기는 남들과 다른 사람들이 처하게 되는 차별과 혐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었다(초능력의 유무로 사람을 구분하기 시작한다면, 초인은 일반인과 얼마나 닮았는가?). 동시에 그들의 능력이 다른 이름으로 명명되었을 뿐 본질적인 뿌리는 같음을, 즉 세상을 굴러가게 하는 힘의 근본은 모두 하나의 원리에서 나왔음을 보여주는 일련의 문장 사슬은 기초적인 과학 원리에서부터 어렵지 않게 풀이되어 학창 시절 과학 수업을 떠올리며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공기를 차갑게 하거나 만물의 중력을 다루거나 빛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능력의 근간을 하나하나 해체하다 보면, 그 모두가 촘촘한 그물처럼 얽매여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우리가 자주 놓치는 세상의 큰 그림을 다시 마주하는 시간이다. 

 

  소설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이야기를 꼽으라 하면, 주저하지 않고 '얼마나 닮았는가'라 말하겠다. 작가의 모든 소설에 녹아있는 소수자들의 시선과 사회의 여러 차별에 대한 반발이 가장 정교하게 녹아있다. 게다가 제일 좋아하는 소재인 우주비행선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내부 분열의 조짐. 독자에게도 꺼림칙한 인상을 줄 법한, 특이점을 지났을지도 모르는 인공지능의 등장재미와 통찰력, 두 마리 토끼를 야무지게 잡은 이야기였다. 그리고 내가 논리적인 것들을 좋아해서 그런가, 훈이 사람들이 내놓은 비논리적인 말들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모든 대목들이 참 통쾌하고 시원했다.

 

  그리고 이야기는 아주 교묘하게, 주제가 드러나는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인물들의 성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성차별에 대한 정보가 없는 훈의 입장에서 그가 갖는 의문에 깊이 공감하며 읽게 된다. 성별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논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될 수 없는 성차별적인 대우, 시선, 생각들. 독자들은 훈이 혼란스러워하는 만큼 혼란스러워하며 우주를 항해하는 비행선에서 무엇 때문에 이런 불화가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이렇게까지 커져버렸는지를 궁금해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읽다 보면, 답이 하나 선뜻 내어진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탈을 쓰고자 했고 성공했기 때문이다. 태어난 본질을 잊어버린 도구 때문에 그 도구를 사용하던 인간들이 불쾌해한다.

 

  그런데, 도구로 사용했기에 자아가 없다 여겨진 인공지능과 여자가 무엇이 다른가? 이야기 내에서 선원들이 의체를 갖게 된 훈에게 갖는 감정의 원인은 단순히 인공지능이 사람을 흉내 내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일방적인 명령만을 내려도 되는 한낱 기계에서, 같은 눈높이에서 존중을 표해야 할 것 같은 외형으로 탈피한 것에 대한 거부감이리라. 남성이 바깥에서 사회를 일구어낼 동안 집 안에서 소리 없이 내조해야 했던 여성들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한쪽 성별 또한 다른 성별과 같이 동일한 무게로 존중해야 하며 동일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자 폭력적인 시선과 언행이 따라붙었던 것처럼. 도구와 여자는 닮았고, 그랬기에 인공지능으로 인해 분열이 일어나기 전부터 그 씨앗은 꿈틀대고 있었던 것이다.

 

  우주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낡고 병든 우주비행선을 무대로 하고 있는 한국 소설이라는 점에서 한국 SF 영화 [승리호]가 떠올랐는데, 해당 영화 또한 승무원의 성비가 불균등하다. 우주 개척이 성공하고 머나먼 토성의 고리까지 진출했는데도 여전히 공고하게 남아있는 차별의 일상이라니, 사람들의 무의식에 깊이 뿌리내려 기생하는 구시대적 무지라는 것은 얼마나 끈질긴가. 성차별에 대한 무지가,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을 보지 못한 채 존재하지 않노라 말하는 것이 아니게 되었으면 한다. 정말로 기울어진 사회를 경험하지 못해 문헌으로밖에 알지 못하는 것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로 가는 항로에서 우리는 누구를 얼마나 닮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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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0건) 한줄평 총점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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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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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b****8 | 2022.07.27
구매 평점5점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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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n**o | 2022.07.06
구매 평점5점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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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j********8 | 20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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