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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임진왜란

: 2년 전쟁 12년 논쟁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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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948쪽 | 1436g | 152*225*40mm
ISBN13 9791155504734
ISBN10 115550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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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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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대에도 오래된, 하나의 통합된 국제질서는 존재했다. 중국, 보다 정확하게는 중원 지역을 차지한 정치세력이 그 질서의 중심에 있었다. 중국과 주변국들은 조공과 책봉을 통해 주종관계를 이룸으로써 안정을 유지했다. 그러나 국제질서의 제도나 규범은 평상시에는 어느 정도 원칙대로 관철되는 듯하지만, 전시과 같이 엄중한 시기에는 적나라한 힘의 관계가 그를 대신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근대 이전 동아시아 질서에 대한 일반적인 논의 너머, 한 전쟁의 통사에 집중한 이유다.
---「뒤 표지글」중에서

16세기 말 임진왜란은 근대 이전 한중일 삼국이 벌인 유일한 전면전이다. 그리고 그 전장은 다름 아닌 한반도였다. 그렇다면 왜 해당 시점에서 그러한 전쟁이 발발했을까? 사실 전쟁의 비이성적 성격에 주목한다면, 그 원인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부질없는 일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국내의 혼란을 극복하고 정치권력을 장악할 경우, 권력자들은 그 야욕을 대외로 확장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臣秀吉) 또한 후대에는 새로운 시대를 연 것으로 미화되지만, 사실 그는 조선에 보낸 국서에서 솔직하게 자신의 이름을 3국에 떨치고자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기원전 3세기 전국시기 중국의 사상가 순자(荀子)도 인간의 본성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천하를 합해 그곳의 임금노릇 하고…… 제후들을 신하로 부리면서 천하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역시 사람의 감정이 다 같이 바라는 일이다.”
---p.15

왜군이 북상하자 명 조정은 연해 지방에 대한 방비를 강화시키는 데 집중했다. 왜군이 평양을 점령했을 때에도 조선 출정은 고려되지 않았다. 요동의 군사 2, 3천 명이 압록강을 왕래했을 뿐이었다. 당시 명은 지난 2월 영하(寧夏)에서 발생한 발배(?拜)의 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고, 그것은 가을까지도 계속되었다. 그때까지도 명 조정에서는 조선원정 여부를 둘러싸고 논쟁했고,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했다. 그럼에도 7월 중순 조승훈의 평양공격이 실패하자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었다. 명 조정은 많은 인적물적 희생과 비용이 드는 파병을 피하고 일단 외교적 해법에 착수했다.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외교적 교섭은 전쟁의 중요한 일부로 간주되어 왔다.
---p.157

조선은 그간의 침략과 얼마 전 진주성 학살에 대한 응징은커녕 언제 북상할지 모를 왜군을 막는 일조차 명군에 의존해야 했다. 명군을 위한 식량의 제공 등 접대의 과중한 부담은 기약이 없었고, 그와 함께 전쟁으로 파괴된 나라의 회복은 요원했다. 송응창과 이여송에게 수개월 동안 왜군의 소탕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오히려 강화에 무게를 두었다. 더욱이 강화는 조선이 배제된 채 명군과 일본 사이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단지 간헐적으로 조선의 분할 등 불길한 소문만 들려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에게 남은 선택은 명 조정을 상대로 강화 중지를 직접 요청하는 것이었다.
---pp.397~398

명군의 철수로 보호막이 사라지자 조선도 대안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행히 일부의 우려와는 달리 일본의 재침은 없었다. 히데요시 사후 일본에서는 여러 세력들 사이에 권력을 위한 투쟁이 재개되었다. 결국 1600년 10월 하순 세키가하라 전투(?ヶ原の?い)에서 히데요시의 잔여 세력에게 승리한 이에야스는 조선과 강화에 적극 나섰다. 그는 이듬해 6월 강화 문건 두 개와 포로 2백50명을 부산에 보내왔다. 이에 조선은 과거처럼 배척하기보다는 “사정을 직접 물어본 뒤에 향후 대책을 세울 것”을 결정했다. 그간 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탈피했던 것이다. 다만 국서의 교환과 회답겸쇄환사의 파견을 통한 공식적인 관계의 재개는 그로부터 5년이 지나서였다.
---p.739

그렇다면 특정 강대국과의 동맹에 기초한 안보에 대한 대안이 있는 것인가? 물론 있다고 생각된다. 과거나 지금이나 홀로 자신의 안보를 확고히 지킬 수 있는 나라는 몇 개 되지 않는다. 대부분 각종 수단을 동원하여 방비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앞서 조선이 멸망하지 않았던 것은 기본적인 자기방어의 역량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갑작스런 침략에 대비하지 못함으로써 그 피해가 컸고, 전쟁은 장기화되었다. 그리고 조선이 대외 방비에 소홀했던 것도 대체로 종주국 명에 대한 의존에 그 원인이 있었다.
---pp.746~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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