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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거짓말

사소한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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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30g | 128*188*12mm
ISBN13 9791197077487
ISBN10 1197077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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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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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쁜 건 모르고 한 일이 아닌 알고서도 하는 일입니다. 실수는 한 번 눈감아 줄 수 있을지언정 의지가 개입된 일은 눈감아줘선 안 됩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요. 법원은 재범률이 백퍼센트에 치닫는 성범죄자를 다시 사회에 내놓으며, 학교에서는 왕따 사건을 묻어두기 위해 쉬쉬거리고, 동물 학대는 단순한 과실로 판정되지요. 사회는 늘 강자의 편이니까요. --- p.11

“선생님도 다른 어른들이랑 똑같으시네요. 이 세상에 죄가 없는 존재는 없어요. 모두들 썩은 암내를 풍기고 다니니까요. 가끔은 그 암내 때문에 두통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선생님은 그런 적 없으세요? 전부 생긴 것만 봐도 죄인들이에요. 멍청해 보이고, 무엇보다 죄다 구역질 날 정도로 못생겼지 않나요? 그중에서도 개들이 제일 멍청하게 생겼어요. 쳐다보고 있으면 화가 치밀어 오를 만큼. 그것 자체가 죽어야 되는 이유인 거죠." --- p.29

화가 나서가 아니었어요. 남편의 말을 부정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기운이 빠져 침대 위에 엎드린 나를 타이르듯 그이가 말했어요.
"당신 기분 이해해. 그렇지만 피한다고 일이 해결되진 않아. 저 애가 보통 애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해. 그리고 그 애의 부모인 우리는 책임을 져야 돼."
거기서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었겠어요?
남편이 죽은 건 그 날 밤이었어요. --- p.47

특히 ‘불필요한 거품’이란 말은 마치 날 보고 만든 것 같다. 불필요한 거품을 제거하라. 제거, 제거, 제거. 사람들은 내가 불필요하기 때문에 나를 눈앞에서 제거하고, 기억 속에서 제거한다. 그렇게 나는 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톡톡 터져버린다. --- p.77

멍청하게 생긴 개는 성격도 멍청한 듯했다. 우리를 보고 짖기는커녕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댔다. 8번이 손을 불쑥 내밀고는 "멍멍아, 이리 오렴."하고 말했다. 쓸데 없는 짓을. 개가 꼬리를 흔들면서 다가가자 "오, 이 자식 꽤 똑똑한데? 죽이기 아깝다."하고 감탄해댔다. 한심하기는. 사람을 잘 따르는 개일수록 죽일 맛이 난다는 걸 왜 모를까? --- p.102

예상을 했건 못했건 그건 용서와 별개의 문제라고 봐야 옳아요. 비극을 초래할 걸 몰랐더라도 애초에 거짓말한 것부터가 잘못된 겁니다. 아무리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말이죠.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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