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9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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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08g | 149*206*24mm |
ISBN13 | 9791165212773 |
ISBN10 | 1165212773 |
발행일 | 2020년 09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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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08g | 149*206*24mm |
ISBN13 | 9791165212773 |
ISBN10 | 1165212773 |
들어가며 괴물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1장 ◆ 사이코패스란 무엇인가 완전하지는 않은 사이코패스 진단법, PCL-R | 나는 정말 사이코패스일까? 2장 ◆ 성장기의 불길한 징조 강박장애에 걸린 청소년 | 공황발작의 시작 | 타인의 눈에 감지된 괴물 3장 ◆ 내 머릿속에는 괴물이 살고 있다 좌뇌와 우뇌 개념이 알려주지 않는 사실 | 사이코패스의 뇌 | 드디어 발견하다 4장 ◆ 나의 조상들은 살인마였다 95퍼센트의 수수께끼 속 비밀 | 복잡한 미로 같은 사이코패시 유전학 | 암호로 가득한 유전자 전화번호부 5장 ◆ 사이코패스의 조건 환경과 유전의 상호작용, 후성유전학 | 사이코패시는 어떻게 발달하는가 | 인디고 아이와 난초형 아이 | 사이코패스를 만드는 세 가지 요인 6장 ◆ 괴물이 드디어 세상에 드러나다 세상이 나의 뇌를 주목하기 시작하다 | 나의 뇌는 무엇이 다른가? | 회로 간의 상호작용이 원활한 뇌 vs 어려운 뇌 | 고문 포르노 전문가도 사이코패스가 아닐 수 있다 7장 ◆ 사이코패스도 사랑할 수 있을까 몸무게에 뭔가가 있다 | 공감과 거울뉴런 | 사이코패스도 사랑을 할 수 있지만 | 목숨을 건 모험 | 빌 클린턴은 사이코패스다 | 성자와 위선 | 강렬한 꿈에서 깨달음을 얻었지만 8장 ◆ 괴물의 심연 양극성장애를 의심하다 | 우울증과 양극성장애의 관계 |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다 9장 ◆ 사이코패스도 바뀔 수 있을까 타인의 눈으로 바라본 나 | 두 통의 절절한 편지 | 떠나는 사람과 남은 사람 | 나는 바뀔 수 있을까? | 나는 계속 노력할 것이다 10장 ◆ 사이코패스는 모든 사회에 존재한다 어느 집단이든 2퍼센트는 사이코패스다 | 사이코패스가 인류를 존속시킨다 | 올바른 양육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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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를 지칭할 때 사이코패스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되었다. 도대체 '사이코패스'란 무엇일까.
사이코패스는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주제를 담은 책,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사이코패스 살인마의 뇌 스캔 사진을 연구하던 뇌과학자가 우연한 계기로 자신의 뇌 스캔 사진이 사이코패스 살인마와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자신과 그들의 차이를 파헤치는 과정이 담겨있다.
정상인과 저자 제임스 팰런의 PET 뇌 스캔 사진 대조
범죄 이력도 없고,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활달한 성격의 그가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음에도 폭력적 성향을 드러내지 않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이코패스의 3가지 조건인 '세 다리 의자 이론'과 관련되어 있다.
저자가 만든 '세 다리 의자 이론'은 ①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기능, ②전사유전자로 대표되는 고위험 변이 유전자 여러개, ③어린 시절 초기의 감정적·신체적·성적 학대, 총 3가지 요소가 상호작용을 하여 사이코패스를 만들어낸다는 이론이다.
사이코패스라고 정의내릴 수 있는 조건 중 하나인 '안와전두피질과 편도체를 포함한 전측두엽의 유별난 저기능'은 자제력이나 공감에 영향을 미치는 뇌 영역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사이코패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결과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와 같은 공통 패턴이 사이코패스를 만드는 데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그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음에도 '사이코패스'가 되지 않았으므로.
또한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또 다른 조건인 전사유전자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어린시절 학대를 받은 경험이 없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사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어린시절 심각한 학대를 받은 남성들의 85퍼센트가 반사회적이었고, 여성들은 덜 폭력적이긴 했지만 보이는 패턴은 남성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했다.
p133. 카스피와 동료들이 비슷한 연구들을 메타분석한 결과는 학대를 받은 적이 없어도 전사유전자가 공격성을 높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의 효과는 훨씬 작음을 보여주었다.
결국 유전적인 요인, 뇌 기능 손상의 신체적 결함 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적 요인'이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이 결과를 뒷받침만할 또 다른 연구결과는 양육이 본성보다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 연구는 사막의 가혹한 조건에서 생존하는 유목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이 세대를 초월한다는 저자의 발상에서 시작한 실험이다. 본래의 예상결과는 유목민들의 평화로운 사회에서 전사유전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아 그들의 전사유전자 보유율이 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전사유전자 보유율이 높은 유럽인과 북아메리카인만큼 높았다고 한다. 이 결과를 통해 저자는 그들의 공격성을 제한하고 있는 것은 유전이 아닌 문화였다는 사실을 추론하게 된다.
저자는 DNA가 우리의 행동의 80퍼센트를 설명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면서 점점 그 믿음이 깨져가고 있었다.
'사이코패스'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표현일뿐이지, 과학적이거나 전문적인 의미가 있는 용어는 아니라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사이코패스의 조건에 대한 의사와 연구자들 나름의 다양한 정의가 존재한다. 문제는 어떤 정의도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이코패스를 둘러싼 논란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사례, 그리고 연구결과를 통해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조건을 찾아내었고 사이코패스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는다. 저자는 사이코패스는 모든 사회에 존재하고 있지만 올바른 양육으로 극복할 수 있으며, 사이코패의 특성은 생존에 유리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사이코패스에 대한 정보는 드라마, 영화 등 대중매체에서 다뤄지는 허구의 이야기로 얻은 것 뿐이었다. 혹은 뉴스나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지는 사이코패스 범죄자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들이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공감 능력이 없다는 것 정도일까.
이 책은 사이코패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으며, 사이코패스라고 하여 모두 극악무도한 범죄자만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책 뒷 표지에는 이런 추천사가 적혀있다.
"제임스 팰런의 놀라운 결론은 '정상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사고방식을 전복한다" _<네이처>
이처럼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을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모든 것에는 예외가 존재하며, 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고 할까.
모든 사람은 자신을 기준으로 생각하기에 '정상의 기준'은 사람의 수만큼 존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종종한다. '사이코패스의 기준'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존재할지도 모른다. 유전적 요인과 뇌 기능 손상 여부와 상관 없이 어떤 사람의 특정 요인 혹은 행동을 문제 삼아 사이코패스라고 단정짓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사이코패스의 심리, 생각, 유전적·신경과학적 자료를 얻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아직도 인간의 뇌 많은 부분은 풀지 못한 미스테리라는 점은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이끌기 충분하다. 사이코패스 또한 아직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것은 아니기에 저자 제임스 팰런의 주장은 사이코패스에 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양육'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최근 만연해지는 범죄, 특히 청소년 범죄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사회적으로 좋은 양육 환경을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부모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p293. 태어날 때 자연이 나누어준 형편없는 카드 한 벌을 올바른 양육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시 책리뷰 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정말 궁금한 책이기는 합니다. 물론 제가 신경의학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은 고백을 해야 할 듯 합니다. 하지만 이게 또 범죄와 엮이면 의외로 재미있는 부분이 많이 생기기도 해서 말이죠.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근에 SF 장르 도서에만 푹 빠져 있던 와중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라는 비문학 도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한 TV 프로그램이었다. 나는 사람이 유전 프로그램보다도 그를 둘러싼 환경, 즉 사회나 문화, 그리고 경험의 차이 등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나의 삶의 태도나 가치관은 나의 경험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이 보여준 하나의 사례는 나의 믿음을 뿌리째 흔들었다. 태어날 때부터 지닌 성정 - 과학적인 관점에서는 유전자라고 할 수 있겠다 - 이 그 무엇보다도 강한 사람.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모든 상황을 교모하게 본인이 원하는 대로 통제하는 그런 인간. 머릿속에 퍼뜩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러던 와중에 본인이 사이코패스임을 모르고 살아가다가, 어느 날 자신의 뇌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뇌와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 뇌과학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전말과 이후의 그의 행적이 무척 궁금해졌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졌으면서 사회에 잘 녹아든 사람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어떻게 해서 친사회적 성격을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 등등.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를 읽기 시작한 것은 그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그런 얄팍한 호기심으로 읽기에는 조금 힘든 책이었다. 나는 그저 사이코패스와 일반인을 구분하는 기준, 그리고 작가 본인의 구체적 삶 등을 알고 싶었던 것이나 책의 절반 이상은 사이코패스를 학문적으로 정의 내리기 위한 복잡한 과학 이론과 명칭의 총 집합체였다. 사이코패스의 뇌를 세포 단위까지 속속들이 알고 싶어 이 책을 집어 들었다면 매우 만족스러웠겠지만, 그런 것보다도 서사적인 전개를 기대하고 집어들었다면 읽다가 지칠 것이다. 작가가 주장하는 '세 다리 이론' 외에도 사이코패스와 연관 지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너무 산발적이라 글이 산만하기도 하다. 나는 한참 동안 이 책이 어떤 거대한 주제를 안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페이지를 넘겨야 했다(차라리 '세 다리 이론'에 대해서만 왕창 다뤘다면 어땠을까? 사례를 좀 넣어서).
나는 다수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유전자 또한 오래 살아남기 위해 진화와 돌연변이를 거듭해 왔을 것이고 그중 가장 많이 살아남은 보편적인 유전자가 생존에 더욱 유리한 것은 맞겠지만, 변두리의 유전자 중에서도 특정 상황에 강인한 것들이 있을 테다. 그런 경우 정적이지 않은 생존의 링 안에서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는 불분명해진다. 사이코패스의 유전자 또한 사회에 필요하며, 그렇기에 사이코패스가 반사회적 살인마로 성장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년 시절의 따뜻한 보살핌과 집중적인 케어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이후가 나타나있지 않다. 보살핌은 너무나도 두루뭉술한 단어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과 태도가 필요한지, 스스로의 사례를 바탕으로 몇 가지 얘기해 볼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사이코패스를 뇌과학적으로 해부하는 것보다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며 생각하는지를 간단히 맛보고 싶다면, 나는 본 책을 읽는 것보다는 영화 [케빈을 위하여]나 회고록 [나의 살인자에게]를 추천한다. [케빈을 위하여]는 오래전에 봤음에도 서사나 장면이 충격적이라 아직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영화다. 사이코패스와 그의 가족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사이코패스에 대한 복잡하고 무거운 이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살인자에게]는 사이코패스 가족에게 살해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는 작가의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두꺼운 페이지에 작가의 유아기부터의 모든 삶이 세세히 실려 있어 몰입감이 높다. 다만 해당 영화와 책은 사이코패스를 주변인의 관점에서 다루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본인의 심리를 알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는 여전히 흥미롭고 읽어볼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