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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

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

: 리버 피닉스, 그리고 그의 시대 할리우드

[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8건 | 판매지수 126
베스트
영화/드라마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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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866g | 190*248*22mm
ISBN13 9791168260283
ISBN10 1168260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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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의 성격을 설명하려고 할 때 제각각 다른 단어를 떠올리더라도 그를 아는 사람 모두가 어떤 맥락에서든 동의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리버에게는 특별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특별함을 누군가는 불꽃이라고 불렀고 다른 누군가는 빛이라고 불렀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영혼이라고 불렀다.
--- p.11

존과 알린은 촛불 옆에서 아기에게 리버 주드 보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리버 보텀(‘강바닥’이라는 뜻-옮긴이)’이라고 붙여 부르면 진흙 속의 메기가 떠오르지만, 리버라는 이름에는 모든 존재를 관통해 흐르며 정화하는 자연의 힘을 향한 헌사의 뜻이 담겨 있었다.
--- p.26-27

리버, 레인, 호아킨은 더 이상 고기를 먹고 싶지 않다고 부모에게 말했다. 리버는 이렇게 회상했다. “부모님은 우리의 감정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어요. 내 말은, 온 세상의 대부분이 고기를 먹는 만큼 사람들이 어떻게 고기를 먹든 부모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분명했지만 우리의 감수성에 큰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우리의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이셨다는 뜻이에요.”
--- p.54

“상업 광고가 나한테는 너무 가짜처럼 느껴졌어요. 광고는 상품을 판매하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그 상품의 소유주는 누구죠? 그 기업들은 아파르트헤이트를 지지하지 않나요? 난 그런 모든 일들이 다 싫었어요. 아무리 그 일을 하면 집세를 낼 돈을 벌 수 있다고 해도요.”
--- p.76-77

어떤 장면을 촬영하던 중 리버가 연기를 멈추고 불평한 적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 이런 감정은 가짜예요.” 만약 다른 배우에게서 이런 말이 나왔다면 주연 배우 행세일 수도 있었지만, 리버에게서 나온 말인 만큼 그것은 솔직한 우려였다. 루멧은 배우의 말에 흔들리는 법이 없는 감독이었지만, 등장인물을 움직이는 동기가 너무 모호하다는 리버의 의견에는 동의했고 그 장면을 삭제했다. 루멧은 단언했다. “리버의 몸에는 가짜 뼈가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가짜 대사는 읊을 수 없는 겁니다.”
--- p.152-153

“나는 핵무장 경쟁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그리고 동물에 대한 잔혹 행위에 반대합니다. 그 말은 내가 채식주의자라는 뜻이죠. 식습관은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기 좋
은 지점입니다.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정권을 교체하거나 이스라엘과 공존하라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은 내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없지만, 내 행동은 내가 바꾸기 시작할 수 있잖아요. 나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고 사람들은 대개 내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세상에는 내 의견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 p.159

“다음 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등장인물이 될 수는 없어요. 나는 먼저 나 자신의 껍질을 벗고 난 뒤 좀 더 중립적으로 사고하면서 시동을 걸어요. 먼저 자신을 중립화해야만 다른 등장인물이 될 수 있거든요. 리버의 가치관으로 사고하지 않는 주관 없는 인물이 된 뒤 천천히 등장인물의 껍질을 입어요. 그 등장인물의 방식대로 사고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 인물이 되었다고 공상하며 나 자신과 심리 게임을 하다 보면 어느새 변신이 일어나요.”
--- p.189

추도사가 계속됐다. 리버와 오래 잘 알고 지낸 사람도, 리버와 잠깐 스쳐간 사람도 모두 리버가 자신의 삶에 어떤 감동을 주었는지 이야기했다. 그때 구석에 앉아 있던 존 부어먼이 한 가지 질문을 내뱉었다. “리버가 왜 온갖 마약에 손을 댔는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 혹시 없소?”
방 안 가득 침묵이 감돌았다. 하트는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리버티와 섬머는 항의하듯 그 방에서 나갔다. 그때까지 내내 말 한마디 없던 마티스가 그 말에 대답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차분하게 말했다. “리버는 예민했어요. 모든 사람에게 너무 잘 공감했고 주위 모든 것들의 무게를 심장으로 느꼈어요.”
--- p.332

결국 대체 역사, 혹은 ‘만약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식의 이야기들은 추측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리버의 이야기가 다른 결말을 맞이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리버가 바이퍼 룸의 그 끔찍한 밤에 살아남은 뒤 그 경험에서 경각심을 느끼게 되어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배우로 성장하는 그런 결말을. 그러나 그랬다면 리버는 계속 마약을 사용했을 수도, 그리하여 스스로 점차 실업자 신세가 되었을 수도 있다. 약을 끊었다가 몇 달 뒤 다시 손을 대 죽음에 이르렀을 수도 있다. 차 사고를 당했을 수도 있고 환경 운동을 때려치웠을 수도 있다. 죽음을 모면한다고 해서 행복한 결말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생 이야기의 다음 장을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것일 뿐.
--- p.343

끝으로 너무나 멋진 일들을 행해준 리버 피닉스에게 감사한다. 리버를 직접 만나보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다. 리버는 예전에 이렇게 말했다. “사랑은 모든 사람을 정복합니다. 심지어 사랑을 원하지 않는 개자식들까지도요.”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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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주목받고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주지만 누구보다도 위태로운 사람들의 삶. 누군가는 사라지고 그 빈자리가 별이 되길 꿈꾸는 사람들로 다시 채워지는 곳. 리버 피닉스의 일대기를 서서히 따라가다 보면 당신은 전설적 무비스타의 안타까운 죽음을 넘어서 할리우드의 맨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장영엽 ([씨네21] 대표이사)
세상을 떠난 지 20년이 흘렀는데도 리버 피닉스는 여전히 불가해한 수수께끼 같은 존재로 남아 있다. 『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은 아직도 우리 곁에 머물러 있는 그 배우가 그토록 짧은 기간에 얼마나 큰 충격을 남겼는지,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려준다.
- 로브 셰필드 (Rob Sheffield, 『사랑은 믹스 테이프Love is Mix Tape』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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