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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개정증보판
박정민
상상출판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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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49위 국내도서 top100 5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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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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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작가의 말

1부

정착
여행
처음
대종상과 홍콩
휴식

2부

새해 복
영화 같은 인생

수첩
찌질이
노력의 천재
와이키키 브라더스
상실의 시대
벨기에
강박
엄마

3부

칠거지
아르바이트
쉬리
이거 그린라이트인가요?

동주

이사
잘 듣고 있습니까
인터뷰 1
인터뷰 2
페루
응답하라

4부

30
영숙이와 별이
마이너리그

모르는 세상
4번타자 왕종훈
Untitled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름
무대
불행
아빠의 청춘

5부

변산
카이스트
블랙 미러
뮤즈
쓸 만한 인간

마무리

저자 소개1

배우. 1987년 충주에서 태어나 가히 모범적이라 할 수 있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 2005년 고려대학교 인문학부에 입학했으나 연기를 ‘제대로’ 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자퇴를 했다. 이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해 몇 편의 단편영화를 거쳐, 2011년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했다. [전설의 주먹], [들개], [동주] 등의 영화에 출연하였고, [너희들은 포위됐다], [안투라지] 등의 드라마와 [키사라기 미키짱], [G코드의 탈출] 등의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말로 기쁘게 한다.’는 뜻의 언희(言喜)라는 필명으로 2013년부터 매거진 [topclass]에 칼럼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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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9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36g | 128*188*15mm
ISBN13
9791189856502

책 속으로

아직도 집중 받는 걸 극히 혐오하고, 사람이 많은 공간에선 숨조차 제대로 못 쉬는 인간이 연기는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서 연기를 합니다.”
화도 잘 못 내고, 좋으면 좋은 티도 안 내고, 눈치 보고, 쭈뼛쭈뼛 전형적인 찌질이의 모습이 싫어서, 연기를 한다고 얘기한다. 무대 위에선, 카메라 앞에선 내가 화내는 걸 사람들이 이해해주니까. 내가 웃는 걸 사람들이 건방지다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연기를 한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그 순간만큼은 딱 그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재미가 있다. 감독님의 “컷!” 소리 후에는 무시무시한 자괴감이 찾아오지만 뭐 그 순간만큼은 즐거우니 더할 나위 없다 하겠다.
---「찌질이」중에서

‘고맙습니다. 거기서 뭐 하세요. 뭘 하시든 고맙습니다.’
수첩에 적힌 이상한 글자들이 지금의 나에게 큰 위로가 된다. 스물다섯의 내가 스물여덟의 나를 위로한다. 동생 주제에 꽤나 위로를 잘한다. 가끔씩 느끼는 감정의 요동을 글자로 남겨보길 바란다. 그중 8할은 훗날 이불을 걷어찰 글자들이지만 그중에는 분명 나를 세워주는 글자가 있을 것이다. ‘정민철의 폭풍커브. ’ 말도 안 되는 글자지만, 난 아직도 폭풍커브를 던지는 게 꿈이다. 살아 있는 한, 언젠가는 나도 각도 큰 변화구를 던져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 살아가시길 바란다. 직구만 던지면 얻어맞기 일쑤니, 변화구도 섞어가면서 살아가시길 바란다. 사는 데는 9회말도, 역전패 같은 것도 없을 것이다. 당신도 누군가에게는 의외로 잘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일지 모른다. 이길 때까지 그렇게 계속 살아가시길 바란다. 당신 지금 아주 잘하고 계신 거다.
---「수첩」중에서

영화 같은 인생을 사시느라 수고가 많다. 그래도 우리 모두 ‘절망’치 말고 고구마를 심은 곳에 민들레가 나도 껄껄 웃으면서 살아가자. 어차피 끝내는 전부 다 잘될 테니 말이다.
---「영화 같은 인생」중에서

그게 언제든, 그게 누구든, 문득 심장 언저리가 ‘물렁’해지는 응답을 해줬으면 좋겠다. 아마, 당신들도 그럴 것이다. 늘 달고 사는 여섯 글자가 필요할 터이다. 그 말 우선 내가 해드리겠다. 나중에 갚아라.

“칙칙… 다 잘될 겁니다.”
---「응답하라」중에서

사람들이 한 사람을 이르는 것이라 하여 ‘이름’이란다. 참 많은 이름이 있다. 가급적 많이 부르려 한다.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지 않아도 좋다. 서로 기분만 좋으면 그만이다. 서로 이름을 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참 큰 의미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내게 와서 “정민아.”라고 했을 때,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니까, 부르면 닳는 것도 아니고 많이 부르면서 살자는 말이다.
---「이름」중에서

나와 관객 사이에는 스크린도 브라운관도 없다. 편집도 CG도 없다. 그저 미묘한 공기와 긴장감만이 보이지 않게 흐른다. 관객과 나는 그렇게 매일 다른 공연을 만든다. 스무 살, 매일 다른 공연을 보여준 선배님들을 보며 무대를 꿈꿨던 것처럼, 오퍼석에서 매일 선배들을 바라보는 스무 살 사빈이 녀석에게 십 년 전 내가 느낀 감정을 선물하고 싶다.
여덟 시가 되면 조명이 들어오는 무대. 그 무대 안에는 내 손길이 거치지 않은 게 하나도 없는데, 딱 하나없는 것이 ‘나’였던 그 시절. 나는 그 시절의 ‘나’와 사빈이 녀석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때 나의 선배들처럼 말이다.

---「무대」중에서

출판사 리뷰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쓴 글,
응원이 필요한 모두를 위로하다


“제 글은 다른 이를 위로하거나 응원하고 싶어 쓴 게 아니에요. 누군가를 향한 외침이 아닌, 자신을 위해 외친 주문이라 보는 게 맞겠죠. 그런데도 제 글에서 위로받았다고 말씀해주시는 건, 아마 고민하는 제 모습에서 공감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인터뷰 중”

박정민의 글은 솔직하다. 가볍게는 한 달째 일이 없어 쉬고 있는 상황에서부터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까지,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다. ‘찌질이류 갑(甲)’인 ‘나도 사는데 당신들도 살아’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자기비하에 가까운 농담을 던지기도 한다.

“전 항상 이런 마음으로 글을 써요.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상황을 쓰는 거죠. 그런 상황이 무지 많아서 글감이 떨어지질 않아요. -인터뷰 중”

그래서 그는 글이 끝날 때마다 ‘당신은 정말 중요한 사람이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처럼 스스로를 위한 응원을 남겨놓았다. 자신을 위한 문구였지만, 많은 이가 그의 글에 위로를 받았다. 잘하고 있다고, 잘될 거라고 다독이며 가만히 위로해주는 사람은 많지 않은 탓이다. 열심히 살고 있는데 잘 살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그리고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고민하고 있다면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한 사람이다”라고 말해주는 그의 글이 필요한 순간이다.

‘목이 마를 때 물을 생각하듯이, 자연스럽게 다가올 그 때를 기다려‘
배우 박정민이 말하는 청춘


[동주]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고, [그것만이 내 세상] [사바하] 등으로 이름을 알리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었지만 그의 고민은 여느 청춘들과 다를 바 없다. 연기를 해보겠다고 극단에 들어간 게 열아홉. 그곳에서 ‘너 같은 놈 많이 봤다. 발 담그는 척하다 없어져.’라는 말을 들었다. 독립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한 후에는 ‘걔 있잖아, 이제훈 말고’로 불리거나 ‘SS501 말고.’로 불리던 때도 있었다. 그렇게 10년을 버텼다.

“목이 마를 때 물을 생각하듯이, 자연스럽게 다가올 그 때를 기다려.
충실히, 성실히, 절실히. 길게.”

사람이 많은 공간에선 숨조차 제대로 못 쉬는 인간이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래서 연기를 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잘하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남들보다 노력한다. 자신의 해방구가 바로 연기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각자의 해방구를 찾아, 조급하지 않게 뚜벅뚜벅 걸어가자고 말한다.

배우라는 특별한 직업을 가진 그의 글이 유쾌하면서도 공감 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에세이 『쓸 만한 인간』은 전부 다 괜찮아질 그 때를 기다리는 당신들에게, 조금이나마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는 순간이 되어줄 것이다. 비록 지금 당장은 힘들지라도,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스스로를 얕보기엔 아직 이르다. 조급한 건 당연한 거니 자책치 마시고 내일 아침엔 조금 더 전투적으로 일어나시라.
우리 모두는 꽤 쓸 만한 인간이니 말이다.

추천평

평소엔 실없다가 때론 진지하게, 대략 멍청하다가 가끔 똑소리 나게…
“우리 다 같이 좀 모자라면 어때?”라고 묻는 좀 모자란 인간의 쓸 만한 이야기 모음집. - 이준익 (영화감독)
“가만히 보면, 모두가 의외로 살아 있다”라는 구절을 쓸 줄 아는 사람. 그러니까 ‘의외로’라는 단어를 딱 그 빈틈에 갖다 놓을 줄 아는 사람. 나도 좀 안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 대책 없이 솔직하게 저를 부리는 글을 내뱉을 때 쓰는 사람은 앓고, 읽는 사람은 낫는다는 것을. 청춘이었을 테니 그도 꽤 아팠겠지. 이 기록은 그 과정의 색색 셀로판지 같은 걸 테다. 그리하여 쓰는 배우 박정민? 하고 물으면 ‘언제나’ 쓸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언젠가’ 쓰게 되는 사람이고 싶다고 답할 것만 같다. 그는 이토록 ‘쓸 만한’ 사람이니까. - 김민정 (시인)

리뷰/한줄평244

리뷰

9.2 리뷰 총점

한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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