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나의 먹이

나의 먹이

쏠쏠 -02이동
리뷰 총점9.6 리뷰 37건 | 판매지수 744
베스트
한국 에세이 top100 2주
정가
13,000
판매가
11,700 (10% 할인)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26g | 120*188*14mm
ISBN13 9788954685559
ISBN10 8954685552

이 상품의 태그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애장판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애장판

28,800 (10%)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애장판' 상세페이지 이동

신상출시 편스토랑

신상출시 편스토랑

14,220 (10%)

'신상출시 편스토랑' 상세페이지 이동

매직 레시피 (리커버판)

매직 레시피 (리커버판)

15,750 (10%)

'매직 레시피 (리커버판)' 상세페이지 이동

진짜 기본 요리책 : 응용편

진짜 기본 요리책 : 응용편

18,900 (10%)

'진짜 기본 요리책 : 응용편' 상세페이지 이동

일본식 집밥 레시피 100

일본식 집밥 레시피 100

14,400 (10%)

'일본식 집밥 레시피 100' 상세페이지 이동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4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4

8,910 (10%)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4' 상세페이지 이동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15,300 (10%)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상세페이지 이동

700만이 뽑은 인생반찬 120

700만이 뽑은 인생반찬 120

12,600 (10%)

'700만이 뽑은 인생반찬 120' 상세페이지 이동

식빵을 맛있게 먹는 99가지 방법

식빵을 맛있게 먹는 99가지 방법

10,800 (10%)

'식빵을 맛있게 먹는 99가지 방법' 상세페이지 이동

수미네 반찬

수미네 반찬

15,300 (10%)

'수미네 반찬' 상세페이지 이동

나의 먹이

나의 먹이

11,700 (10%)

'나의 먹이' 상세페이지 이동

그저 그런 날에, 특별한 식탁

그저 그런 날에, 특별한 식탁

15,300 (10%)

'그저 그런 날에, 특별한 식탁' 상세페이지 이동

무궁무진한 떡볶이의 맛

무궁무진한 떡볶이의 맛

10,620 (10%)

'무궁무진한 떡볶이의 맛' 상세페이지 이동

디저트 페어링

디저트 페어링

16,200 (10%)

'디저트 페어링' 상세페이지 이동

EVERYDAY TOAST 에브리데이 토스트

EVERYDAY TOAST 에브리데이 토스트

13,500 (10%)

'EVERYDAY TOAST 에브리데이 토스트' 상세페이지 이동

밥 먹고 갈래요? 6

밥 먹고 갈래요? 6

11,700 (10%)

'밥 먹고 갈래요? 6' 상세페이지 이동

퇴근 후 후다닥 집밥 한 끼

퇴근 후 후다닥 집밥 한 끼

12,600 (10%)

'퇴근 후 후다닥 집밥 한 끼' 상세페이지 이동

맛있는 녀석들

맛있는 녀석들

15,300 (10%)

'맛있는 녀석들' 상세페이지 이동

수미네 반찬 2 (우드 트레이 세트)

수미네 반찬 2 (우드 트레이 세트)

17,100 (10%)

'수미네 반찬 2 (우드 트레이 세트)' 상세페이지 이동

밥을 짓읍니다

밥을 짓읍니다

13,320 (10%)

'밥을 짓읍니다'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꿔보의 기준은 원시인입니다. 원시인이라면 어떻게 먹을까를 떠올리면 대체로 꿔보 사상과 일치하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불의 발견 이전에는 생풀을 그냥 뜯어 먹었겠지요. 다만 현대의 채소에는 당시에는 없었을 유해 화학 성분이 표면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잘 씻어 먹습니다.
--- p.29~30 「채소」 중에서

콩 맛은 잘 모르면서 쇠고기가 값비싸고 맛 좋다는 인식은 이미 갖추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저는, 저 말에 콩이 진짜로 쇠고기인 줄 알고 그날따라 유난히 딱딱하게 조려진 콩자반을 호쾌하게 한 숟갈 떠먹었습니다. 그리고 절규했죠. “씨발!!!” 그때부터였을 겁니다, 콩에게 격한 배신감을 가지게 된 게.
--- p.40~41 「콩」 중에서

먹으면 내 몸과 마음까지 완전해지는 듯한 음식. 하지만 의학·과학·식품 공학의 발달로 특정 물질의 완전무결함을 주장하기 어려워져서인지 요즘에는 진지하게 언급하는 이가 드물어진 그것. 1년에 한 번 생각할까 말까 한 그 단어, 완전식품. 꿔보 라이프를 지향한 뒤부터 부쩍 자주 생각합니다.
--- p.71 「우유」 중에서

꿔보 식단에서 유지방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이제는 견과류가 든든히 채워주고 있습니다.
거짓말입니다. 솔직히 견과류가 든든한 줄 모르겠어요. 흔히 견과류는 조금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
--- p.97 「견과류」 중에서

정말 아보카도만 보면 이상하게 공들여 촬영하고 싶어집니다. 풋풋한 연두색과 따뜻한 병아리 색 물감을 한데 짜서 부드럽게 섞은 듯한 과육과 가운데에 육중하게 자리 잡은 흑갈색 씨앗의 그 회화적인 색감 앞에서는, 없던 예술혼도 어떻게든 긁어모아 불태우게 됩니다. 가히 식물성 지방계의 독보적인 마성의 힙스터 뮤즈라 할 만합니다.
--- p.106 「아보카도」 중에서

그래서 아보카도가 그렇게나 맛있냐고 묻는다면, 말문이 턱 막힙니다. 모르겠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게 이렇게 인기가 있을 일인지 먹을 때마다 어리둥절합니다. 맛이 나쁘다 좋다를 떠나 그냥 없어요. 무미. 청포묵을 간신히 면한 수준입니다.
--- p.107 「아보카도」 중에서

하지만 버겁고 두려워 피하고만 싶었던 농사의 세계에 다시 뛰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농사의 신보다 더 지독한 것이 무엇이냐, 바로 죄책감에 미쳐버린 K장녀입니다. 이른 아침, 저는 호미를 들고 엄마의 고구마밭에 섰습니다. 간병에서 도망친 죗값, 고구마로 치르리라!
--- p.122 「고구마」 중에서

알고 보니 밥과 김치는 양반의 밥이었습니다. 쌀이 의외로 비싼 곡식입니다. 무게당 가격을 따지면 파스타가 쌀보다 쌉니다. 김치는 어떻습니까. 천일염에 절인 배추에 파, 마늘, 고춧가루, 젓갈 등 값비싼 양념을 듬뿍 넣은 노동집약적 발효 요리. 사치품이죠. 제대로 만들면 저렴한 게 이상한 식품입니다.
--- p.134 「밥과 김치」 중에서

아무거나 실컷 먹어도 건강이 유지되는 초능력이 생긴다면, 저는 살아 있는 내내 빵을 입에 달고 다닐 겁니다. 빵은 사랑입니다. 욕망하는 음식을 폭식하는 공상으로 성장기의 숱한 밤을 지새웠는데, 그 음식은 주로 빵이었습니다.
--- p.146 「빵」 중에서

나이 들고 좋은 점은 전처럼 대책 없는 자학의 늪에 빠져들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학 외길 인생 40년의 경험에 따르면 그것은 사태 해결에는 하나도 도움이 안 되고 기분만 더 나빠집니다. 외모에 미친 세상과 돈독이 오른 인간들과 미치도록 맛있는 빵을 탓하기로 한 저는 아침·점심·저녁으로 끊임없이 중얼거렸습니다. 빵은 음식이 아니다. 상품이다. 마약이다.
--- p.156 「빵」 중에서

고기는 피에 젖은 먹이입니다. 동물의 생명을 빼앗아 만든 것입니다. 돈도 못 버는 주제에 뭘 맛있는 걸 먹느냐며 스스로를 다그쳤던 제가 시답잖은 이유로 고기를 먹겠다고요? 풀만 데쳐 먹을 때나 지금이나 뭐 하나 나아진 게 없는데 왜? 감히? 무슨 명분으로?
--- p.162 「고기」 중에서

열등감 때문에 미쳐버리겠다고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하소연을 했습니다. 제 말에 흠칫 놀란 그들이 말합니다. 지가 열등감이 있는 걸 입 밖에 내는 인간은 처음 봤다고. 열이면 열 똑같은 반응에 제가 더 놀랐습니다. 아니 그럼 대체, 어떻게들 열등감을 처리하고 삽니까?
--- p.188 「술」 중에서

결혼하지 않는 인생을 택했으나 꼭 해야만 한다면 상대는 효모로 하고 싶습니다. 빵과 술을 만들 줄 아는 세계 유일의 기술자이고, 온도만 맞춰주면 밤새도록 일할 정도로 근면 성실하고, 결정적으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저한테 결혼당하고 혹사당해도 인상 한 번 쓰지 않고 심지어 잡아먹힐 때조차 불평 한마디 안 할 만큼 착하고 헌신적인 효모.
--- p.195 「술」 중에서

보다 평온한 곳을 찾아 도서관 인근의 구석진 땅들을 쥐 잡듯이 뒤졌습니다. 작업 10일 차. 포기하지 않고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 원하는 부동산을 만나게 된다더니. 마침내 완벽한 공간을 찾아냈습니다. 그곳은 죽은 자들의 안식처, 공동묘지였습니다.
--- p.203 「끝, 다시 시작」 중에서

석상 앞에 철퍼덕 앉아 중얼거렸습니다. “안녕. 잘 지냈니. 난 좆됐단다. 글이 안 써져. 죽고 싶구나. 그나저나 너는 코가 날아갔는데도 참 사람 좋게 웃고 있네. 내 등 뒤에 누워 있는 놈은 심지어 죽었잖아.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뒈진 놈과 코 베인 놈 앞에서 배부른 소릴 잘도 지껄였네. 알았어. 반성한다. 잔말 말고 글 쓸게. 근데 그거 아니? 이 고구마 진짜 맛있다!”
--- p.208~209 「끝, 다시 시작」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몸과 마음을 축내지 않고 길게 버티려면
좋은 먹이를 싸게 확보해야 합니다”
팍팍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


여기 들개이빨이라는 만화가가 있다. 한때 『먹는 존재』(2014)라는 만화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렇게 8년, 끓어올랐던 인기는 점점 식어가고 연재는 연이어 거절당한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그러다 건강에 이상 신호가 왔다. 생산 활동을 하지 않으면 먹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그는 먹는 것을 바꾸었다. 바로 재료를 단순하게 요리해 먹은 것. 『나의 먹이』는 한 만화가가 방탕한 식생활을 뒤로하고 간소한 식사를 하게 되면서 생긴 변화와 그 배경에 대해 써 내려간 책이다.

장래희망을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 삼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뜻 스쳐 지나가는 장난 같은 생각이었지만 곱씹을수록 이거다 싶었습니다. 줄임말도 귀여워요. 꿔보.
어차피 남은 인생 대부분을 싫어도 꿔보로 살게 생겼습니다. 멋쟁이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살판난 이 세상에서, 어떻게 꿔보의 숙명을 피할 수 있겠습니까. (…) 오랫동안 누워서 생각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이들이 자신의 멋짐을 크게 떠드는 이 세상에서 죽지 않고 오래 살아남으려면, 역시 꿔보다. 상대적 박탈감으로 몸과 마음을 축내지 않고 지갑을 지키는 최적의 생존 전략으로 그만한 게 없다.
--- 「시작」 중에서

꿔보란 ‘꿔다 놓은 보릿자루’의 줄임말로, 자신의 처지가 그야말로 꿔보 같았던 저자는 ‘꿔다 놓은 보릿자루’를 삶의 지향점으로 삼기에 이른다. 꿔보 라이프를 위해 “좋은 먹이를 싸게 확보”해야겠다 생각하고, 채소와 콩, 계란, 고기, 아보카도, 우유, 술, 빵 등 12가지의 식재료와 음식을 중심으로 먹는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와 더불어 그림으로 알려주는 각 재료를 먹는 방법은 각종 배달 음식과 정크 푸드가 넘쳐나는 이 시대에 한결 가벼운 식생활을 몸소 보여주며, 최소한의 음식으로 충만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


“자신의 멋짐을 크게 떠는 이 세상에서
죽지 않고 오래 살아남으려면, 역시 꿔보다”
세상 모든 꿔보들을 위한 최선의 생존 전략


꿔보로 살아가기로 결심한 작가는 “이게 내 먹이려니”(본문 30쪽) 하고 원형 그대로의 재료를 먹기로 한다. 꿔보의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채소, 완전식품인 콩과 계란과 우유, 식감과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을 책임지는 견과류, 맛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쩐지 멋진 아보카도, 식이섬유 풍부하고 맛도 좋은 고구마, 한국인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밥과 김치, 욕망의 결정체 빵, 양질의 단백질 고기, 매혹적인 물질 술이 그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자기혐오가 극에 달했던 시절”(본문 32쪽), 채소를 집채만큼 먹으며 인생 최저 몸무게를 보았으나 이내 영양 결핍에 시달린 저자는 단백질을 먹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찾은 것이 콩, 대량의 채소와 함께 콩을 삶아 먹기 시작하자 기운이 생겼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에 직면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방귀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콩을 먹은 후부터 방귀가 잦아졌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내장 어딘가가 잘못됐나 싶을 정도로 끝없이 방귀가 나왔습니다. 그것도 가벼운 리허설 수준이 아닌 굉장히 작품성 있는 방귀가. 하루는 뀌다 뀌다 어이가 없어서 작정하고 횟수를 세어봤습니다. 시간당 최고 기록 57번. 1분에 한 번꼴. 이러고도 사람이 살 수 있을까.
--- p.48 「콩」 중에서

“‘가늘고 길게’를 지향하는 꿔보로서”(본문 61쪽) 문제를 인식하고 식사 설계를 다시 해야겠다고 생각한 저자는 완전식품에 눈을 뜨고 계란과 우유의 세계로 진입한다. 폭식의 기쁨을 잃은 뒤 유튜브에서 먹방을 보기도 하고, 도무지 무슨 맛인지 모르겠는 아보카도에 빠져 “엄마가 죽다 살아난 당일에 떨이 아보카도를 사 먹는”(본문 112쪽)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고구마를 캐다 농사의 맛을 알아가고, 격한 노동에 “금욕 생활을 때려치우고 빵의 세계로 뛰어”(본문 154쪽)들고, 고기를 앞에 두고 과연 자신이 먹을 자격이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맞닥뜨린다. 급기야 궁극의 그것, “중독계의 정통 클래식” 술에 빠져든다. 술에 취하자 잠재워두었던 열등감이 불쑥 솟았고 그것은 쉽게 다스려지지 않았다.

취기가 적당히 오르면 거칠고 험한 세상 한없이 말랑해지고, 작정한 일은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지구촌 누구와도 절친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처음에는 와― 취하는 거 왜 이리 좋지 알 게 뭐람 너무 신나 히히히! 이러다가, 문득 어떤 점을 깨닫고 아득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술이 유독 심하게 왜곡하고 마비시키는 것은, 제가 극심한 열등감을 느끼는 영역이었습니다.
--- p.187 「술」 중에서


한 만화가가 제안하는 열등감을 치료하는 기적의 밥상
“꿔~보, 꿔~보, 꿔허~보 이렇게 염불을 외면서
자꾸자꾸 먹다 보면 적응 못 할 것이 없습니다”


욕망이 들끓는 시대에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며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남들은 저만치 달려가는데 나만 여기서 주저앉아 있는 것은 아닌지 초조해질 때면 ‘꿔보’를 돌아보자. ‘꿔보의 도’란 무릇 남에게 신경을 끄고, 나 자신에게도 신경을 끄고, 열심히 일하되 힘들면 때려치우고, 죽지 않을 만큼만 돈을 쓰고, 가공의 맛을 멀리하는 것.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나를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을 꾸려간다면 어느새 자기혐오는 옅어지고 알고 보면 모두가 자신만의 꿔보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공공도서관에서 글 쓰고 그림을 그리며 방구석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장을 보는 만화가는 오늘도 성실하게 꿔보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언제고 다시 솟아오를 그날을 묵묵히 기다리며.

비석 앞에 앉아서, 빨리 뭐라도 써야 하는데 왜 이렇게 게으르고 재능이 없을까, 허구헌 날 이렇게 실용성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감정 과잉의 글만 써서 어떻게 먹고 살까, 하고 수치심과 열등감과 자학으로 점철된 넋두리를 코 없는 석상에게 늘어놓으며 계란·고구마·아보카도·견과류 따위를 주섬주섬 꺼내 먹을 것입니다. 아주 가끔 크림빵과 막걸리를 사 먹고 짜릿한 문명의 쾌락에 황송해하면서요.
쓰고 보니 이만하면 엄청 복 받은 인생이네요. 가능하면 오래도록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p.214~215 「끝, 다시 시작」 에서

회원리뷰 (37건) 리뷰 총점9.6

혜택 및 유의사항?
나의 먹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노*타 | 2022.04.1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오늘도 난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워본다. 아니, 이건 거짓말이다. 의지박약인데다 건강상태도 그리 좋지 않아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식을 결심해야하는데 눈에 보이는대로 먹으며 살고 있다. 그저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는 생각의 의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먹어 치우고 더이상 먹을 것이 안보였을 때 시작하는 것인냥 주위에 있는 간식;
리뷰제목

오늘도 난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워본다. 아니, 이건 거짓말이다. 의지박약인데다 건강상태도 그리 좋지 않아 다이어트가 아니라 건강식을 결심해야하는데 눈에 보이는대로 먹으며 살고 있다. 그저 다이어트를 해야한다는 생각의 의무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다이어트에 대한 의지는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을 다 먹어 치우고 더이상 먹을 것이 안보였을 때 시작하는 것인냥 주위에 있는 간식거리를 다 먹어치우고 있는데 문제는 그 간식거리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무의식중에 자꾸 무언가를 입속으로 넣고 있다. 그리고 남는 건 죄책감과 살.

 

들개이빨의 '나의 먹이'라는 에세이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만화와는 또 다른 먹는 존재의 에피소드가 나를 어떻게 홀리려나 살짝 기대가 되었다. 먹고 싶은 욕망이 마구 뿜어져 나오면 큰일이다, 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은데 이 책의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렇다고 쌩뚬맞은 느낌도 아니다. 건강하다 못해 신박한 느낌의 먹거리 재료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이야기가 왠지 짠한 느낌과 함께 여전히 적나라한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고 있어서 한 사람의 인생사가 펼쳐지는 느낌인데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기도 하면서 내 먹거리에 대해서도 살펴보게 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와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콩을 많이 먹고 채소를 많이 먹으면 방귀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채소값이 오르기만 하고 있어서 식탁에 채소가 나오는 것이 사치인 요즘, 좋은 이웃을 두고 있어서 밥보다 상추, 근대, 쪽파 잔뜩 넣은 달걀말이를 - 계란말이가 더 입에 붙기는 하겠지만 지금 내 입에는 계란보다는 달걀이 더 자연스러운 말이니 - 더 많이 먹고 있어서 좋은데, 요즘 유독 배에 가스가 가득해 불편한 느낌은 바로 그 채소때문이겠거니 생각하게 되니 이 깨달음은 좋지만 조금은 채소를 피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도 해 다 좋지만은 않다. 

 

뭔가를 자꾸만 썼다 지우고 썼다 지우고 난리도 난리가 아니다. 자꾸 먹거리 이야기에 대해 주절주절 말이 늘어나고 있어서 더 탈인 것 같다. 들개이빨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썼듯이 나도 나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그리 긴 말을 늘어놓지 않아도 건강하게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며 기쁘게 생활하면 된다는 것이 당연한 결론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작년에 후무스라는 걸 처음 먹어보고 병아리콩에 관심이 생겼는데 심지어 저렴하기까지 하니 잘 활용해보는 걸 시도해봐야겠다. 지금 내 옆에 한줌의 병아리콩이 있는데 요건 하루정도 물에 불려서 밥에 넣어 먹어보고 괜찮으면 종종 먹어보는 걸로.

 

'좋은 먹이를 싸게 확보하는 것'이 잘 버텨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 가끔은 모든 것을 다 제끼고 내가 좋아하는 먹이를 흡입하는 것도 정신건강을 위해 좋지 않을까. 무조건 참아내자,가 아니라. 그것이 때로는 열등감으로부터 나를 지켜내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도 있고. 모두가 다 좋은것이라 해도 내 취향이 아니라면 굳이 먹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것. 

나의 먹이를 읽으며 깨닫는 것은 무엇을 먹든 내가 기쁘게 즐기며 행복감을 느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파워문화리뷰 나의 먹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책****곰 | 2022.03.3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말 나온 김에 말하자면, 저는 00이랑 xx랑 꼭 같이 먹어줘야 한다는 속칭 '국룰'적 정서에 꾸준히 거부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먹어'줘'야 한다는 표현부터가 벌써 뒷걸음질을 치게 합니다. '줘'라는 글자에서 남의&n;
리뷰제목


 

 

말 나온 김에 말하자면, 저는 00이랑 xx랑 꼭 같이 먹어줘야 한다는 속칭 '국룰'적 정서에 꾸준히 거부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먹어'줘'야 한다는 표현부터가 벌써 뒷걸음질을 치게 합니다. '줘'라는 글자에서 남의 설렁탕에 다짜고짜 깍두기 국물을 부어놓고, 이게 제대로 먹는 거라며 껄껄대는 자들과 비슷한 악취를 느낍니다. (p.185)

 

솔직히 말하면 나는 웹툰을 보지 않아 들개이빨이라는 작가님을 몰랐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있으니 내 주변인 3명이나 “들개이빨!”이라고 외쳐서 유명한 분임을 알았다. (죄송함돠) 그런데도 내가 이 책을 간절히 읽고 싶었던 이유. 꿔다놓은 보릿자루로 살고 싶다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ENFJ(전 세계의 2~3%, 대한민국 1% : 말하는 직업, 작가나 디자이너 군에 많음)인 나는 분명 꿔보의 삶을 지향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도망치듯 휴직계를 내고 보니, 와 이거 뭐야! 혼자 식탁에 앉아서 노는 거 왜 이렇게 재밌지? (비록 꿔보테스트는 “활발한 활동가”로 판명 났지만) 나는 문득 꿔보로 사는 것도 참 좋다는 생각을 하던 찰나, 작가님의 책을 만났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이 사람 나랑 비슷한 점이 꽤 있었다. 식자재 자체의 맛을 탐험하고, 통한 쪼가리, 계란 한 알에도 의미를 두고 바라본다. 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에 흥미와 행복을 느끼는 소확행스타일같다. 뭐 물론 다른 점도 많다. 가장 이해할 수 없던 것은 채소를 “그나마” 맛있게 먹는다니! 그나마는 채소에게 붙을 말이 아니다. 채소는 그 자체로 맛있는 음식이라구요! 

 

서리태 : “나는 지금 건강식을 먹고 있다”라는 블랙푸드 특유의 플라시보 효과도 톡톡히 느낄 수 있죠.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날, 큰맘 먹고 손을 떨며 주문합니다. (P.45)

어쨌든 지금은 채소 맛의 광활한 스펙트럼을 탐험하는 게 무척 재밌습니다. (P.31)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꽤 많이 낄낄거렸다. 만화가들은 천재라는 “호적같이 쓰는 남자”의 말에 동의의견을 가지게 되었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도 대단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술술 풀어내는 문장력도 대단하다. 군데군데 그려진 그림도 재미있고, 레시피같지 않은 레시피들은 흥미롭다. (몇 개 따라 해본 것은 안 비밀)

 

“쓰고 보니 이만하면 엄청 복 받은 인생이네요. 가능하면 오래도록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P.215)”

 

사실 나는 꽤 오랜 시간을 글을 쓰고 싶어 병을 앓아온 사람이다. 그런데 정작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은지는 몰랐던 것 같다. 글이 좋아 글이 쓰고 싶은지, 좋은 글이 쓰고 싶은지, 글을 써서 다른 뭔가를 얻고 싶은지 나도 몰랐다. 그런데 최근 식탁꿔보로 살면서 내가 꽤 행복한 사람이고, 어쩌면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글을 쓴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작가님의 마지막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더라. 

 

어쩌면 우리가 무엇을 먹는 것, 책을 읽는 것, 음악을 듣는 것, 글을 쓰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 그 모든 것이 “행복”이 주된 목적인데,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심플한 상태로 만들고 나면 그 모든 것이 더 명확해지는 데 말이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나는 명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가까워진 느낌이다. 작가님의 '먹이'가, 나에게도 '행복의 도구'가 되어 기쁘다. 

 

그래서 오늘 나에게, 서리태 한 봉지를 사주어야겠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나의 먹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n******0 | 2022.04.1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먹는 것에 진심인 작가의 '꿔보(꿔다 놓은 보릿자루) 라이프'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즘 들어 먹거리, 그중에서도 식이섬유가 많이 든 원재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몸 상태에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운동만으로는;
리뷰제목

먹는 것에 진심인 작가의 '꿔보(꿔다 놓은 보릿자루) 라이프'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점점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는 현대인들에게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요즘 들어 먹거리, 그중에서도 식이섬유가 많이 든 원재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불과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몸 상태에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운동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먹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비록 아직은 생각의 시간이 더 길고 어쩌다 가끔 실천으로 이어지는 정도지만

이 책에 소개된 꿔보 라이프는 여러 부분에서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만화가이기도 한 저자는 밥상으로 열등감을 치료할 수 있다 말하며 자신을 지키는 간소한

먹거리를 소개한다. 채소부터 술까지 이어지는 먹거리 이야기는 읽는 재미와 유용한 정보를

동시에 건넨다. 저자는 채소란 지속 가능한 저전력 삶에 완벽히 부합한다 말하며

이를 장기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단백질 자원으로서 콩의 장점은 물론

낫토와 콩나물을 만드는 방법까지 소개한다.

물론 콩만 먹었을 때의 피치 못할 단점도 가감없이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이 책에 소개된 꿔보의 삶은 나에게도 남에게도 신경 쓰지 않고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지만

힘들면 쉬기도 하면서 적당히 돈도 쓰고 원재료의 맛을 가까이하는 간소한 먹거리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언뜻 듣기엔 쉬워 보이지만 꽤 부지런히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언젠가 다시 솟아오를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묵묵히 살아가는 작가의 먹거리 생활을 들여다보니

어느샌가 더부룩한 속이 한결 편해진 것만 같다. 맵고 짜고 화끈한 자극에 익숙해진 삶이지만

때로는 심심하면서도 담백한 삶이 그립다. 이러한 그리움을 채워준 유쾌하면서도 다정한 책이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2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인터넷 커뮤니티를 풍미했던 작가의 거침없는 말뽄새! 가늘고 길게 사는 법을 찾아가는 여행기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4 | 2022.04.16
구매 평점5점
들개이빨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a****j | 2022.03.21
구매 평점5점
들개이빨 작가님의 어딘가 꼬릿한 비평이 너무 좋다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오**시 | 2022.06.10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1,7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