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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시간

컬러의 시간

: 언제나 우리 곁에는 색이 있다

리뷰 총점9.8 리뷰 18건 | 판매지수 1,098
베스트
예술 top20 4주
정가
18,800
판매가
16,92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68쪽 | 682g | 145*220*30mm
ISBN13 9791155814161
ISBN10 115581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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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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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서론
1장 검정: 어둠 밖으로
2장 빨강: 인류의 창조
3장 노랑: 우상의 황혼
4장 파랑: 수평선 너머
5장 하양: 유독한 순수
6장 보라: 합성 무지개
7장 초록: 실낙원
결론: 색으로 보는 세상

감사의 글
미주
삽화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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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는 본래 의미가 없다. 색의 의미는 색을 보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창조한다. 그래서 하나의 색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것을 뜻하기도 한다. 하양은 서구에서 오랫동안 빛과 생명, 순수와 동일시됐지만, 아시아의 몇몇 지역에서는 죽음의 색이다. 영어에서 초록은 질투의 색이지만 프랑스어에서는 공포, 태국어에서는 분노, 러시아어에서는 슬픔이나 지루함의 색이다. 미국 정치에서 빨강은 보수이고 파랑은 진보이지만 유럽에서는 반대다.
---「〈서론〉」 중에서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의 유치원 아동 수천 명이 ‘색 의미 검사’를 받았다. 한 검사에서 연구자들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3~6세 아동들에게 착한 동물과 나쁜 동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연구자들은 검은색 동물과 흰색 동물의 그림을 들어올리고는 물었다. “어느 쪽이 ‘나쁜’ 멍멍이일까요?” “어느 쪽이 ‘착한’ 테디베어일까요?” “어느 쪽이 ‘멍청한’ 암소일까요?” “어느 쪽이 ‘예쁜’ 고양이일까요?” 아이들은 부정적 특징을 검은 동물과 줄곧 연결했다.
---「1장 〈검정: 어둠 밖으로〉」 중에서

맥베스는 빨강을 언급할 때 ‘핏빛(incarnadine)’이라는 굴곡진 강세의 단어를 썼다. 이 단어는 살이나 고기를 뜻하는 라틴어 ‘caro’에서 나왔고 영어 ‘incarnation(화신·육체화)’과도 연결된다. 빨강은 색이 된 몸이고, 때로는 몸이 된 색이다. 수 세기에 걸쳐 빨강은 맛(과일)과 냄새(꽃), 소리(트럼펫), 질감(축축한), 온도(뜨거운)의 속성을 지녔다.
---「2장 〈빨강: 인류의 창조〉」 중에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 동안 태양은 너무 밝아서 쳐다보기 힘들다. 우리의 시야에 렌즈 플레어와 잔상을 만들고 눈꺼풀 밑면을 강렬한 주홍색으로 달구며 태양망막증이나 실명을 일으킬 수 있다. 우리가 안전하게 해를 바라볼 수 있을 때는 해가 뜬 직후나 해가 지기 직전, 하늘에 낮게 떠 있을 때다. 그때는 해가 노란색으로 보이는데, 지구 대기가 햇빛의 파란색 파장을 분산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가 지는 순간에는 노란빛도 흩어진다. 해는 오렌지색이 되었다가 마젠타색이 되어 수평선이나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고 만다.
---「3장 〈노랑: 우상의 황혼〉」 중에서

우리 행성은 무슨 색인가? 여러 세기 동안 많은 사람이 지구가 숲의 초록과 모래의 노랑, 땅의 갈색, 바다의 파랑, 눈의 하양으로 이루어진 태피스트리 같을 것이라 짐작했다. 그리 비논리적인 추측은 아니었다. 지도 제작자들도 전통적으로 지구를 그렇게 묘사했고, 비행사들이 비행체에서 내려다본 지구도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 우주탐험가들은 이런 ‘지구의 색채들’을 압도하는 또다른 색조에 주목했다.
---「4장 〈파랑: 수평선 너머〉」 중에서

우리는 의도적으로 우리 주위를 하얀색으로 에워싼다. 하얀색이나 미색 페인트로 집을 칠하고 하얀 리넨과 하얀 그릇으로 집 안을 채운다. 우리 몸에 대한 접근을 흰색에 허락하기도 한다. 하얀색을 피부에 바르고 이에 문지르고, 몸이 좋지 않을 때는 몸이 낫기를 바라며 하얀 알약을 삼킨다. 이는 어떤 면에서 우리가 하양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장 순수하고 완벽한 이 색이 세상의 결함을 없애고 가장 고질적인 얼룩까지 제거해주며, 우리를 티 하나 없는 상태로 되돌려 놓으리라 믿는다.
---「5장 〈하양: 유독한 순수〉, 209쪽)

모네의 후기 작품에 이르면 보라는 로크포르 치즈의 푸른곰팡이처럼 그림 곳곳으로 퍼졌다. 여름 드레스를 요리조리 통과했고, 라그르누예르 물가에서 물결치고, 아르장퇴유 다리 아래 몸을 숨기고, 생 라자르역에 멈춘 기차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에트르타 절벽을 기어오르고, 붓꽃이 가득한 지베르니의 강가 목초지에도 만발하며, 노 젓는 보트들에서 반사되어 그의 의붓딸들의 얼굴에 일렁이고, 앙티브의 수평선에 아른거린다.
---「6장 〈보라: 합성 무지개〉」 중에서

‘녹색’에 더해진 이 새로운 의미는 1970년 2월 밴쿠버에서 열린 한 반항적인 집회에서 더욱 힘을 얻었다. ‘해일을 일으키지 말라 위원회(Don’t Make a Wave Committee)’는 미국이 알래스카의 외딴 암치카섬에서 계획 중이던 핵실험에 대해 논의하고자 밴쿠버에 모였다. 이들은 암치카섬까지 배를 타고 가서 핵폭발 실험의 ‘증언자’가 되자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모임이 끝날 때 위원회장이 당시 유행하던 대로 ‘피스(Peace)’라고 작별 인사를 하자 스물세 살 봉사자인 빌 다넬이 이렇게 응답했다. “그린피스(Green Peace)로 합시다.”
---「7장 〈초록: 실낙원〉」 중에서

고대 이집트어에서 색을 뜻하는 단어는 iwn이었다. 또한 ‘피부’, ‘본질’, ‘특성’, ‘존재’를 뜻하는 이 단어는 인간 머리카락 모양의 상형문자로 표현되기도 했다. 이 놀라운 문명의 구성원들은 색과 사람이 대단히 유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에게 색은 사람과 같았다. 생명과 에너지, 힘, 개성으로 가득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직관적으로 알아차렸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사람과 색이 얼마나 깊이 얽혀 있는지 이해한다. 어쨌든 궁극적으로 색은 색을 인지하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결론: 색으로 보는 세상〉」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같은 색에도 수많은 의미를 덧입혀온 상상력의 역사
컬러 너머의 세계를 낱낱이 밝힌다


인류의 곁에는 항상 ‘색깔’이 있었다. 동굴 벽을 붉게 칠한 선사시대부터 아침마다 출근룩 컬러 매치를 고민하는 현대까지 변화무쌍하게 흘러온 이 컬러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컬러의 시간』은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간다. “인간에게 색은 무슨 의미일까?”
사람들은 같은 색을 보더라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예컨대 검정은 흔히 결핍·어둠·악·불결함으로 연결되며 ‘흑색선전’이나 ‘블랙리스트’ 같은 부정적 은유로 쓰이지만 고대 이집트에서는 비옥한 토양의 색, 생명의 색으로 숭배받았다. 노랑은 금빛 태양의 색으로 숭앙받았는가 하면 한때는 누르스름하게 바래는 노화의 색으로 혐오의 대상이었다. 하양은 서구에서 빛과 생명, 순수와 동일시됐지만, 아시아 몇몇 지역에서는 죽음의 색이다.
각 시대와 모든 지역의 과학자, 철학자, 의전 담당자 등 수많은 이들이 색을 특정 행성, 요일, 계절, 식물, 신체, 감정, 미덕과 연결하며 복잡한 연관성의 체계를 창조해왔다. 『컬러의 시간』은 색이 상징하는 바가 이처럼 시대와 장소, 사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풍부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빨강은 뜨겁고 파랑은 차갑다는 식의 진부한 색채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색이 가진 느낌과 연상 작용의 과학적·역사적 근원을 파헤치며 더욱 오묘하고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국가에선 빨강이 보수, 파랑은 진보이지만 다른 나라에선 반대다. 색과 의미의 짝은 얼마나 과학적이고 필연적일까? 컬러는 어떻게 이 세계에서 그 빛을 확장하고 공고화했을까?
같은 색에도 수많은 의미를 덧입혀온 인간의 상상력을 알게 되면 우리 고정관념 너머에 숨은 컬러의 특성과 잠재력이 훤히 보인다. 인간의 삶과 예술 속에서 다채롭게 변주되어온 컬러의 변화무쌍한 역사 지식으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책이다.

객관과 주관의 영역을 아우르는 컬러의 과학
반사된 빛이 눈으로 들어와 뇌에 전기신호를 보내고 색채와 느낌이 되기까지


우리는 색을 어떻게 인식할까? 과학적으로 말해 색은 400~700나노미터 가시광선의 객관적인 속성이다. 하지만 빛을 색으로 해석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뇌다. 한밤중에 테이프로 창문을 봉하고 방의 불을 모두 끈 채 눈을 꼭 감아보면, 절대적 암흑이 결코 검은색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망막이 어둠에 적응하면 얼룩덜룩한 회색의 여러 색조가 보이고, 조건만 잘 맞으면 호박색, 청록색, 주홍색의 바다가 밀려들어 폭발하는 별, 나선형, 체커판 모양으로 응집된다. ‘안내섬광’이라 불리는 현상 때문이다. 한편 5대륙 17개국에서 색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파랑은 모든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색이었다. 왜 우리는 그토록 푸르름에 매료될까? 저자는 파랑이 물리적으로 “가장 포착하기 힘든 색”,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며 우리가 다가갈수록 물러서는 색”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물질과 정신 사이의 상호작용 속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색 지각’ 차원의 과학적 현상과 경험을 『컬러의 시간』은 사회문화사적 측면과 함께 입체적으로 다룬다.
저자에 따르면, 색이란 하나의 과정이자 춤이며 인간과 독립되어 외따로이 존재하지 않는다. “색의 성분은 우리 밖에 있지만, 조리법은 우리 안에 있다.” 색은 그저 가만히 칠해져 있는 물질이 아니며 마음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컬러에 대한 인간의 느낌은 객관과 주관의 영역에 걸쳐 있으며, 이를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색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에 이를 수 있다.

인류의 행적과 예술 속에 담긴 색채의 사연들
컬러에 대한 깊고 방대한 인문학적 탐구


저자 제임스 폭스는 케임브리지대학교 미술사학과 학과장이자 수많은 대중강연과 칼럼 기고, 방송 진행 경력의 소유자다. 신경과학부터 언어학, 심리학과 고인류학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일곱 가지 기본적인 컬러와 인류가 거쳐온 사회문화의 얽히고설킨 역사적 관계를 풀어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색을 지각하고, 상상하고, 활용해왔는지 시간을 들여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차분하면서도 흥미로운 필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페르시아 시인이 들려주는 노래와 존 밀턴의 『실낙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학과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컬러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미술사학자인 그는 이 책에서 독자를 위한 도슨트가 되어, 컬러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미술 작품이 탄생한 배경, 예술가가 걸어온 삶의 궤적, 작품마다 색이 사용된 방식을 친절하게 설명한다. 책장을 펼치면, 인상적인 색채가 한눈에 들어오는 그림과 사진 53점이 전시된 미술관이 열린다.
빨강이 두드러지는 아나 멘디에타의 〈실루엣〉, 노랑이 돋보이는 윌리엄 터너의 〈레굴루스〉의 노랑, 보라색에 주목해야 하는 클로드 모네의 〈국회의사당, 갈매기〉까지. 색에 초점을 맞추어 여러 작가의 뛰어난 걸작들을 음미해보자. 이 책에서 다루는 컬러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함께라면 ‘참 멋있네’, ‘잘 그렸다’ 같은 단순한 감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왜 그 작품이 시각적으로 우리를 사로잡는지 더 분명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색’이 궁금한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눈을 뜨면 매일 만나는 색! 색을 즐기고 감상하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다. 그동안 색의 미학이나 문화사를 간략하게 다룬 책은 있었어도, 문명사와 과학까지 폭넓고 깊게 통찰하는 책은 없었다. 인류가 만들어낸 색이 어떻게 지역마다 다른 상징과 의미를 얻게 됐는지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색의 인문학이자 색의 ‘복합학’이다. 색에 대한 인간의 보편적 느낌과, 같은 색에도 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특수한 문화적 맥락을 모두 아우르며 인식의 지평을 무한히 넓혀준다.
- 강희정 (미술사학자, 『난처한 동양미술 이야기』 저자)
색은 그저 ‘빛의 반사 작용’이라는 과학의 언어로 가두어지지 않고 그 너머를 표현하는 놀라운 도구이자 문화적 관습의 저장고다. 인간은 자신의 정신 상태를 색에 은유로 끼워넣으며, 그 은유를 알아채는 사람은 색에서 마음의 지도를 발견한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북돋우는 것으로 모자라 색에 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하여 지적 희열까지 안기는 이 책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회화와 문학을 조망하는 미지의 영역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색으로 쓰인 문화사이자, 색의 연관성 체계를 바탕으로 작품을 이해하도록 돕는 미술비평이자, 색과 언어라는 두 상징의 은밀한 결합을 말하는 문학비평이자, 문화에 따른 색의 뉘앙스 변화를 설명하는 비교문화론이다.
검은색에서 시작하여 초록색에 이르기까지, 눈으로만 보아온 각각의 색이 은밀하게 품고 있던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이야기가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색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이제 나만의 이야기를 들어줘”라고.
- 노명우 (사회학자, 인문·사회·예술 전문 ‘니은서점’ 마스터북텐더)
웹툰 작가이자 시각예술가로서 나는 점묘화를 그리듯 픽셀 단위로 그림을 ‘찍는다’. 모니터 위 수많은 점을 마우스로 클릭해가며, 추상적인 느낌에 따라 하나씩 색을 정해준다. 차분한 것은 회색, 들뜬 것은 붉은색으로. 이 책을 읽고, 나는 색이 생각보다 훨씬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대상임을 알게 됐다. 저자는 인간이 색을 그저 ‘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정보를 ‘조합해’ 인지하며, 색의 의미를 스스로 부여한다고 말한다. 검정, 노랑, 초록 등 각각의 색을 집요하게 헤쳐 보며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그야말로 ‘색다르고 다채롭게’ 풀어낸다. 이를 통해, 내가 만들어온 작품이 인류사 전체에 걸쳐 쌓아올려진 색깔의 의미에 기반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색을 다루는 사람에게도, 색을 마주하는 사람에게도 분명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 선우훈 (만화가, 『데미지 오버 타임』, 『나의 살던 고향은』 저자)
이 책은 세계를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한다.
- [커커스 리뷰]
경이롭고 탁월하다.
- [타임스]
색에 관한 수많은 책 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 [BBC 히스토리 매거진]
지적인 우주를 누비는 철학의 향연
- [뉴 스테이츠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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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펙테이터]
설득력 있고 우아한, 보기 드문 성취
- [아이 뉴스]
주변의 비범한 디자인을 항해하는 매뉴얼
- [메일 온 선데이]
시각적이고 지적인 향연
- 에드먼드 드 발 (도예가, 설치미술가)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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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 지음,강경이 옮김(월북, 202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c******y | 2022.04.28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 지음/강경미 옮김(2022)    작가 제임스 폭스는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이매뉴얼 칼리지의 미술사학과 학과장이며 런던 내셔널갤러리, 영국박물관, 왕립학회 등 여러 기관에서 예술 관련 강의와 행사를 주재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에 글에서 보면 이 책을 쓰기 위한 주제 조사에 7년, 메모를 책으로 만드는데 1년이 걸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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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러의 시간] 제임스 폭스 지음/강경미 옮김(2022)


 

 작가 제임스 폭스는 현재 케임브리지대학교 이매뉴얼 칼리지의 미술사학과 학과장이며 런던 내셔널갤러리, 영국박물관, 왕립학회 등 여러 기관에서 예술 관련 강의와 행사를 주재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에 글에서 보면 이 책을 쓰기 위한 주제 조사에 7, 메모를 책으로 만드는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8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다. 미술사학 전공자이면서 교수인 작가가 8년 동안에 걸쳐 쓴 책이라고 하니 이 책이 다룰 내용과 범위, 깊이가 만만하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작가 아버지가 다음과 같이 평했다.

P332 ‘이제까지 읽은 것 중 내 박사 논문 다음으로 가장 재미없다고 말씀해주신같은 혹은 다른 의미로 이 평에 공감한다.

 

  검정,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보라, 초록 7가지 색에 대해 다뤘다. 434페이지의 책으로 두께가 상당하다. 그 중 100여 페이지 정도는 미주, 삽화 목록, 찾아보기에 할애했다. 이 책은 그냥 앉아서 머리에 있는 것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자료 조사에 아주 충실했음을 보여준다. 삽화가 제공되어 책을 읽는 중간에 검색을 해서 그림을 찾아 볼 수고를 덜어준다. 7가지 색 설명에 들어가기 앞서 각 색에 대한 이미지를 드러내는 문학 작품을 먼저 제시한다. 빨강에는 오르한 파묵의 글이 있다. 오르한 파묵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빨강이 주인공인 내 이름은 빨강이란 작품이 있음을 대다수의 독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이 모두 검정색 위에 있어서 보는 내내 아쉬웠다. 색채에 대한 책인데 색을 맞췄으면 좋았을 것 같다.

 


 검정은 어둠, 죄악, 두려움 등을 암시하는 색이지만 검은 색을 가장 아름다운 색이라고 생각한 라인라르트라는 화가가 있었다. 세익스피어는 검정 이미지를 이용하여 다양한 어휘에 사용한 작가였다.

 

 인류는 빨강 흙에서 시작됐다. 빨강은 탄생, 죽음과 연결되어 있다. 아나 멘티아나는 빨강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남기고 피를 이용한 행위 예술을 했다.

 

 노랑은 태양의 색으로 높은 지위를 상징했다가, 변질되기 쉬운 속성 때문에 가치가 폄하되기도 한다. 색도 역사, 지역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 노랑의 가치가 폄하되던 때에도 터너는 노랑을 사용한 많은 예술작품을 남겼다.

 

 파랑색을 가진 순수 자연물은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인류는 파랑은 늦게 지각했고 파랑이란 단어로 늦게 만들어졌다.

 

 하양은 순수, 순결을 나타내는 색으로 흑인, 아시아인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백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보라는 화학의 발전과 함께 만들어진 색이고 빨강과 파랑의 속성을 함께 가졌다.

 

 초록은 생명,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다.

  작가는 7가지의 색에 대해 의미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문학 작품에서 색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새로운 색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각각의 색을 뛰어나게 표현하거나 사랑한 화가가 누구였는지 구체적으로 자료, 작품을 제시하여 설명한다.

 

  이 책은 내용의 범위나 깊이가 있어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검정은 어둠, 빨강은 욕망 등등 본능적으로 공감되는 부분도 있다. 색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알 수 있고, 고대 중세에서 현대까지 색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예술가를 통해 어떻게 표현되고 사용됐는지 알 수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0
파워문화리뷰 컬러의 시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모* | 2022.05.03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도 서: 컬러의 시간 저 자: 제임스 폭스 / 옮 김: 강경이 출판사: 윌북   다양한 파장의 빛은 물론 우리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우리 뇌가 파장을 해석할 때 비로소 색이 된다. -본문 중-   윌북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는 컬러 시리즈가 출간 되고 있는데 네 번째 도서인 [컬러의 시간]을 만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컬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 데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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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컬러의 시간

저 자: 제임스 폭스 / 옮 김: 강경이

출판사: 윌북

 

다양한 파장의 빛은 물론 우리와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만, 우리 뇌가 파장을 해석할 때 비로소 색이 된다.

-본문 중-

 

윌북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는 컬러 시리즈가 출간 되고 있는데 네 번째 도서인 [컬러의 시간]을 만나게 되었다. 최근 들어 컬러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는 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색상은 흔하면서도 살아가는 동안 많은 영향을 주는 존재다. 하나의 색상으로 기분이 전환되고 때로는 사람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어 '색상' 자체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오늘 읽은 [컬러의 시간]은 단순히 색상만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로 인해 인류의 발전과 역사와 경제 등 여러 방면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색에 부여된 여러 의미들은 각 나라마다 다른 데 이는 중국에서 빨강을 선호하는 것과 국내에서는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데 이 색 뿐만 아니라 7가지 색상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게 되었는지도 볼 수 있다.

 

 

도서는 총 7가지 색인 정, 빨강,노랑,파랑,하양,보라,초록을 나뉘어 각각 색의 탄생과 발전을 보여주는 데 색이 원래 7가지가 있는 게 아니라 7이라는 숫자 자체가 특별해서 때문이었고, 아리스토텔레스에게는 7은 기본적인 맛과 인생의 일곱 단계에 부합하는 중요한 완수라고 여겼고 이 책은 기본 토대는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일곱색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책이다. 그리고 본문에 앞서 책은 일곱 초상의 방을 소개하는 바흐람 구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7명의 아내는 그들의 고향과 요일 등에 해당하는 색상으로 별채를 삼았으며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색은 하양 이었다.

 

 


 

 

 

순수해서 그런 것일까? 대부분 사람들 역시 강한 색보다는 이렇게 아무런 저항을 할 수 없는 색상을 선호한다. 이를 보면 색상은 그저 하나의 색으로만 존재했을 뿐인데 인류가 발전하면서 자연스럽게 색은 인간의 신념으로 물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각각의 색의 특징을 읽으면서 그 중 하양은 구르에 얽힌 이야기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순수한 느낌을 주는 색이나 그 변천 과정에서 인간이 그은 선..즉, 법적 지위가 흑백으로 구분이 되고 아프리카 노예와 유럽 노동자를 분류하기 위한 것으로 되다가 더 나아가 백인이라는 용어가 탄생 되었다. 단순히, 용어가 아닌 인권으로까지 이어지니 색이 주는 의미가 무거움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수 세기에 걸쳐 세계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놀랄 만큼 비슷하게 나타나는 색의 은유도 더러 있다.

-본문 중-

 

 

문화마다 의미가 다른 색의 의미는 때로는 보편성을 지니는 데 일곱가지 색은 누구에게나 큰 대명사처럼 다가오는 자연이 존재한다. 검정은 밤,어둠, 흙먼지 하양은 낮,빛,청결 노랑은 태양,불, 대지 빨강은 피, 불, 대지 초록은 초목,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랑은 하늘과 물을 나타난다. 여기서 더 세세하게 나타나는 상징을 볼 때면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 더 알아갈 수록 색이 그저 색이 아닌 상징적 의미를 담은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는 특정 공간에서 색을 볼 때 마다 어떤 의미로 담아냈는지 생각을 안할 수가 없을 거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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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의 시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d****5 | 2022.05.0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색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서문에서 저자는 질문한다. 색이 된다고? 질문 앞에 조금 혼란스럽다. 색이란 명백하게 어떤 정확한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빨강은 빨강이라서 빨강이고 파랑은 파랑이라서 파랑이 아니던가. 질문은 결국 색은 객관적 속성일까, 물리적 세상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정신에만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의심이 된다. 색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리뷰제목

 

색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서문에서 저자는 질문한다. 색이 된다고? 질문 앞에 조금 혼란스럽다. 색이란 명백하게 어떤 정확한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 아닌가. 빨강은 빨강이라서 빨강이고 파랑은 파랑이라서 파랑이 아니던가.

질문은 결국 색은 객관적 속성일까, 물리적 세상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정신에만 존재하는 것일까.라는 의심이 된다. 색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감각기관을 빌려 실제 하는 자연계의 일부만을 선택하는 것일까.

폴 세잔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색은 우리 뇌와 세상이 만나는 장소다" 우리의 눈이 세상을 빛으로 감지하고 뇌에 전달할 때 해석을 통해 색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색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여겨야 하며,

'색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대신

'색은 어떻게 발생하는가?'라고 묻는 편이 더 유용하다.

 

<컬러의 시간>이라는 다소 낭만적인 제목의 이 책은 바로 이런 질문 위에서 쓰였을 것이다. 동사로서의 색이 어떻게 발생하고 변화하며 우리 곁에 풍요롭고 놀라운 세상을 창조해 왔는지, 매우 지적인 분석과 성찰로 보여준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색을 인지하는 생물학적 구조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색이 하나의 과정임을, 주체와 객체, 정신과 물질 사이의 춤임을 분명히 보여줬기를 바란다' (p.19)고 밝히는데 색이란 해석되는 것으로 그 의미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 안에서 얼마든지 다의적이고 유동적이다.

 

본문은 색을 일곱 개의 보편적인 의미로 나누어 본다. 이것은 상투적인 클리셰일 수도 있지만 저자는 상투적인 것 안에 담긴 진실에 주목하려고 한다.

 

근본적인 시각적 유사성이 토대가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위에 의미가 건축된다.

예술 작품과 시, 글, 의례, 일상의 표현들이 조금씩 쌓여

다채로운 의미를 지닌 거대한 건축물이 된다.

이 책은 이런 건축물 중 몇몇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살펴본다.

서문 중에서 p.25

 

아리스토텔레스의 일곱 기본색 검정,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보라, 초록을 일곱 챕터로 나누어 재해석한다. 오랜 역사를 더듬는 글들은 어김없이 동시대 맥락 안까지 연결되어 대단히 흥미롭다. 케임브리지 미술사학자인 저자의 방대한 인문학적 레퍼런스는 색에 대한 경험해 보지 못한 다채로운 의미와 해석을 만들어가며 지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게 한다. 이 책이 '색으로 보는 세상의 역사'로 생각한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책의 원서 제목은 그래서 Thw world According to Colour이다.

 


처음 만나는 색은 검정. 17세기에 만들어진 한 책의 표지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 오래된 이 책의 표지에는 놀랍게도 20세기 러시아 아방가르드 화가 말레비치를 연상시키는 검정 사각형이 존재한다. 작가인 로버트 플러드는 태초의 공 void을 이 짙은 검정 사각형 안에 담고자 했다.

글을 읽다 보면 검정은 수많은 시간을 통해 태초의 우주 탄생 배경으로 상징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왜 우주는 이렇게 어둠에서 탄생하는 것으로 여겨졌을까? 저자는 이것을 인간의 인지적 한계의 산물로 본다. 인간은 부재를 경험해 본 적이 없으므로. 검은색에 대한 인류 인식의 역사를 살펴보며 검정이 만들어낸 의미를 다채롭게 들여다본다. 과학자들은 검정이 부재이거나 결핍이 아닌 빛의 구멍임을 알아낸다. 그리고 망막을 망막을 통해 검정을 인지하는 생물학적 구조를 들여다본다.

 

하나의 색이 인류의 역사에 따라 과학적으로 문화적으로 어떻게 다른 의미가 되고 다른 가치가 되는지 드러나는 글들이 매우 흥미롭다.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검정은 생명의 색이기도 했지만 기원전 1000년 무렵이 되면 검정은 죽음, 암흑과 연결된다. 중세 시대 후반에 이르면 검정에 대한 고정된 관념이 일반화된다.


 

저자는 옥스퍼드 사전의 정의를 통해 검정이 어떻게 부정적인 의미를 확장해 왔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반 페이지를 할애하며 수 세기 동안 검정이 갖게 된 다양한 의미들을 나열하고 있다. 색이란 그저 망막이라는 신체기관을 통해 생물학적으로 인지하는 무엇이 아니라, 긴 세월을 통과하는 동안 끝없이 의미가 부여되어 인간의 삶 구석구석에 스며들며 언어가 되고 예술이 되고 종교가 되고 일상이 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기본색의 사용 횟수를 분석한 저자의 집요함은 그래서 흥미롭다. 무엇보다 셰익스피어는 색을 색 용어 자체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사물의 속성으로 여겼기 때문에 그의 글 속에서 색이 갖는 의미는 그대로 인간의 역사가 된다.

 

검정 챕터의 마지막 글인 '검은 아름다움'은 검정의 역사와 의미를 통해 저자가 도달한 또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시각 스펙트럼 전체를 흡수하지만 아무것도 반사하지 않는 검정의 특성에서 저자는 전혀 새로운 관점을 발견한다. 그것은 암흑이 아니라 모든 빛을 흡수한, 모든 가시광선 스펙트럼을 흡수한 '충만함'이 아닌가.

이 새로운 질문, 관점의 전환에서 저자는' 어둠의 가장 큰 미덕은 우리를 애쓰게 한다는 점'이라는 통찰에 가닿는다. 어둠 속에서 우리는 질문할 수 있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동양의 미학과 연결되는데 '유겐'이라는 단어를 통해 일본 문화의 중요한 토대가 되어온 어둠의 미학을 살펴보는 이 책의 방향과 태도는 이 책이 가진 매우 매력적인 방식이다.


 

검정이 결코 단조롭지 않은 색임을 잘 보여주는 셋슈의 <파묵 산수도>를 깊이 감상하던 저자는 어느새 수백 년을 달려가 마네가 1872년에 그린 베르트 모리조의 초상화에서 이르러 셋슈가 보여준 검정의 풍요로운 표현, 그 무한한 가능성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술라주의 그림은 물론 추상화다.

하지만 우리가 어둠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형상을 보듯,

그 그림 속에서 무언가를 보지 않기란 힘들다.

검은 아름다움 p. 72

 

글은 1979년부터 화폭 전체를 온통 검은색으로 칠하며 검정을 탐구해온 프랑스 화가 피에르 술라주의 검정에 이르는데 검정 안료만으로 그가 얼마나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내는지 깨닫는 일은 결국 검정을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통해 분석하고 연구해온 과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어쩐지 짜릿하다.

 

이런 뭉클함은 실은 모든 챕터에 담겨있다. 문학과 예술을 풍요로운 시선으로 오가며 펼치는 글마다 컬러가 컬러로 그치지 않고 인간의 긴 역사를 세심하게 살피며 얻은 빼어난 통찰의 토대가 된다. 특히 특정 작가의 작품세계를 컬러를 통해 깊이 들여다보는 과정을 무척 즐겁게 읽었는데 이 책이 그대로 미술 비평서, 문학 비평서가 되어도 좋지 않을까. 노랑 챕터에서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할) 고흐 대신 윌리엄 터너가 등장한다. 끝까지 태양을 숭배한 터너의 작품 세계를 러스킨의 비평과 함께 노랑이라는 컬러 안에서 면밀히 들여다보는 글은 어디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신선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화가에게 컬러란 단순히 화면을 채우는 색이 아니라 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이자 신념임을 잘 보여주는 글이었는데 이것은 어쩌면 이 책 전체가 품고 있는 힘이기도 하다.

 

이 책에 담긴 것은 호기심일까. 상상력일까. 역사일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자리에 서서 이 책이 가진 것은 결국 우리들 인간의 삶을, 그 내면을 자세히 알고자 하는 욕구일 것이다. '색으로 보는 세상의 역사'가 이렇게 깊고 풍성하다는 것은 책을 읽어보아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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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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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함께 인류의 역사를 채운것은 색이다. 객관적이면서 지극히 주관적인 색이란 무엇일까?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베*이 | 2022.04.30
구매 평점5점
빛의 산란이 우리에게 준 가장 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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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2***c | 2023.04.28
구매 평점5점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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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이*미 | 20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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