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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 (큰글자도서)
기레기의 오만과 깨시민의 자만을 넘어
손석춘
시대의창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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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
[도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
손석춘 저 시대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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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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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작은 촛불 하나 4

여는 글/ 기레기와 깨시민의 고리 12
총체적 위기: 언론 불신시대│미디어 리터러시 혁명이 절박하다


1부. 기레기 현상의 뿌리: 언론자본
1/ 미디어왕국 내부의 풍경 22
언론사 내부의 피라미드 구조│조선일보 ‘윤리규범’과 송희영 사태│언론사 주필: 글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언론자본가가 총애하는 사람│강효상의 러브레터와 “사장님 힘내세요!”│미디어 왕정체제 로열패밀리의 갑질│정권 창출과 퇴출 들먹이는 언론사의 황제 경영
2/ 미디어 공론장의 구조적 왜곡 55
공론장 형성의 역사│한국사의 공론장: 갈등구조론│3·1봉기와 지하신문│조선·동아일보 창간과 친일 행보│현대 한국의 미디어 공론장: 미군정의 탄압과 분단│4월혁명과 군사쿠데타: 민족일보 조용수 사형과 박정희 독재│권언유착, 그 낯 뜨거운 아첨들
3/ 언론개혁운동과 동아사태 88
대학생들의 언론화형식부터 기자들의 자유언론실천선언까지│동아투위: 1975년 동아사태와 거리의 언론인들│오월 학살에 눈감고 권언복합체를 형성하다│보도지침 받아쓰기│군부의 퇴각과 언론권력의 등장 그리고 언론민주화운동│1991년 동아사태: 원천적인 언론자유 위협
4/ 언론자본과 김대중·노무현 116
YS 장학생과 정주영의 흥분│“우리가 남이가”│공직자 ‘사상검증’과 안티조선운동│‘보도참사’ 톺아보기: 계속되는 사실 왜곡, 지역감정 조장│언론사 세무조사와 언론자본가 구속│누더기 된 신문법│얕은 개혁 그리고 후퇴: 언론자본가들의 혼맥

2부. 깨시민 현상과 미디어혁명
1/ 미디어혁명의 반혁명 150
미디어혁명과 인터넷 신문의 등장│집단지성에 대한 ‘집단공격’│반혁명: 미디어법 국회쿠데타와 신방복합체│국정원 댓글부대의 여론 조작
2/ 깨시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181
노사모와 깨어 있는 시민│대통령 노무현과 언론│정파적 관점의 언론개혁론이 문제다│문재인 정부의 성찰 없는 논리│조국 사태: 개혁 주체의 정당성 문제│운동가들이 ‘자리’를 챙긴 결과│‘깨시민’의 시청 거부와 구독 중단: 언론개혁 전선의 변질
3/ 깨시민과 민중 사이 212
깨시민식 미디어 이해의 문제점│신자유주의: 20 대 80의 사회와 3대 희소자원(부, 권력, 명예)│왜 ‘민중’을 불편해하나│기륭전자·유성기업 노동인 투쟁과 신방복합체의 악독한 가짜뉴스│깨시민의 민주노총에 대한 선입견과 적대의식│개개인의 독립성이 낮으면 집단최면에 빠질 위험이 크다
4/ 언론개혁 재장전 247
전태일 열사가 마지막까지 기다린 사람│다시, 언론이란 무엇인가│보편적 언론 가치: 진실, 공정, 권력 감시│사실과 진실│공평하고 올바르게: 억강부약│권력 감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핵심 기능│일부 언론노동인, 언론학 전임교수들은 한국 사회 상층부│언론개혁 법제화 핵심 사안
5/ 민중언론의 철학적 성찰 277
노무현 정부 시기의 민중생존권 압살과 ‘열사’들│언론은 민중의 고통에 귀 기울였는가│조·중·동과 3대 방송에 여전히 없는 민중의 삶│민중언론의 새 시대를 어떻게 열 것인가│‘직업 기자’와 ‘직접 기자’│있는 그대로의 민중│민중언론을 위한 네 가지 철학적 성찰│민중언론시대의 주권혁명: 역사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나 언론인

닫는 글/ 오만과 자만을 넘어 308
촛불의 촛불│미디어혁명의 길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저자 소개 1

孫錫春

철학자.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커뮤니케이션 사상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수로 일하며 현대 우주과학을 토대로 철학의 새로운 길을 제안한 『우주철학서설』, 니체의 우주론에 근거해 사회철학을 규명한 『니체 읽기의 혁명』, 민주주의를 보수와 진보 공동의 정치철학으로 새롭게 정립한 『손석춘 교수의 민주주의 특강』 들을 출간했다. 언론개혁 운동을 벌이며 인터넷 시대의 언론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 『민중언론학의 논리』와 『미디어리터러시의 혁명』,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 교양을 담은 『새내기 노동인 ㄱㄴㄷ』 들을 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철학 소설 『원시별』을 비롯해 10편의 장편소
철학자.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커뮤니케이션 사상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교수로 일하며 현대 우주과학을 토대로 철학의 새로운 길을 제안한 『우주철학서설』, 니체의 우주론에 근거해 사회철학을 규명한 『니체 읽기의 혁명』, 민주주의를 보수와 진보 공동의 정치철학으로 새롭게 정립한 『손석춘 교수의 민주주의 특강』 들을 출간했다. 언론개혁 운동을 벌이며 인터넷 시대의 언론이 나아갈 길을 모색한 『민중언론학의 논리』와 『미디어리터러시의 혁명』,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 교양을 담은 『새내기 노동인 ㄱㄴㄷ』 들을 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철학 소설 『원시별』을 비롯해 10편의 장편소설을 발표했다. 미래의 희망인 청소년들과도 대화에 나서 『10대와 통하는 철학 이야기』, 『10대와 통하는 세계사 이야기』, 『미래 세대를 위한 우주 시대 이야기』 들을 펴냈다. 한국언론상, 한국기자상, 민주언론상, 통일언론상, 안종필자유언론상,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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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98*293*30mm
ISBN13
9788959407804

책 속으로

모든 세계사적 변화는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의 자기 고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는 사실 앞에 겸손해야 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새로운 언론 시대’도 마찬가지다. 기레기와 깨시민이 더러 ‘적대적 공존’ 현상마저 보이고 있기에 더 그렇다. 기레기와 깨시민을 넘어 미디어 리터러시 혁명을 일궈갈 때가 되었다. 이 책이 그 전환의 길에 작은 촛불 하나이기를 소망한다.
--- p.7

누구나 언론활동을 펼 수 있는 미디어혁명 시대에 미디어왕국의 힘이 커져가는 반혁명적 현상은 깊이 성찰할 문제다. 깨시민이나 문파가 왕국이 공공연히 퍼트려온 이데올로기에 포획되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심지어 적잖은 문파들에게선 그들이 괴물로 여기는 조·중·동식 진영 논리에 흠뻑 젖어든 모습마저 종종 묻어난다. 미디어 리터러시에 자신감 넘치는 ‘시민’들과 그들이 날을 세워 비판하는 ‘기자’들에게 공통분모가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기보다 가슴 아픈 일이다. 물론 기레기와 깨시민 모두 모욕감에 발끈할 성싶다. 하지만 양자를 잇는 고리는 이 책에서 차근차근 살펴보겠지만 엄존한다. 그 고리가 단단할수록 그만큼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이 절박한 이유다.
--- p.18

수습기자 시험에서 어떤 언론사에 합격하느냐는 운이 기자로서 걸어가는 길의 ‘운명’이 된다면 ‘언론사 구조’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반골 성향, 곧 “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순응하거나 따르지 아니하고 저항하는” 기질을 지닌 사람들이 언론사에 들어가서 적잖게 기레기로 몰락하고 있는 것이 우리 언론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동아일보 해직기자로 한겨레 초대 편집국장을 거쳐 언론개혁운동을 벌인 성유보는 한국 사회에서 “기자직은 똑똑한 사람을 선발해서 바보로 만드는 직종”이라고 개탄한 바 있다.
--- p.24

평기자를 ‘언론 귀족’으로 임명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자본가에게 다. 우리가 짚어본 송희영과 강효상, 양상훈은 모두 편집국장을 지낸 고위 언론인이다. 평기자에서 편집국장 또는 주필에 이르기까지 들을 발탁한 것은 다름 아닌 언론자본가다. 삼성그룹의 이건희가 ‘황제 경영’을 했듯이, 사적 자본이 자자손손 세습해온 언론사의 내부는 자본의 왕국이다. 언론자본가의 심기를 건드리는 기자는 살아남지 못한다. ‘그 분’의 시각을 재빠르게 체화한 기자는 편집국장과 주필과 같은 자리에 올라 ‘언론 귀족’으로 살아갈 수 있다. 귀족 작위가 그렇듯이 언론 귀족들은 송희영처럼 신문사의 이미지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지 않는 한, 더러는 여든 살을 넘을 때까지 신문사에서 일하며 돈을 벌 수 있다. 물론 적잖은 기자들은 일찌감치 ‘구조조정’ 당한다.
--- p.53

미군정은 초기에 언론 자유를 보장한다고 선언했지만 이내 탄압에 나섰다. 특히 남만의 단독정부 수립을 비판하는 언론을 폐간시킴으로써 해방 공간의 공론장을 미국의 틀에 맞춰 재편성했다. 먼저 1946년 5월 18일 해방일보가 무기정간 처분을 당하며 사실상 폐간됐다. 석 달이 지나 9월 6일에는 당시 발행부수에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앞서고 있던 세 신문, 조선인민보·현대일보·중앙신문이 포고령 위반으로 무기정간을 당하며 그 또한 사실상 폐간당했다. 해방공간에서 발행부수 4위였던 동아일보나 그보다 못했던 조선일보는 미군정의 언론 탄압이 없었다면 결코 오늘날과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없었다. 많은 이들이 놓치고 있는 우리 언론사의 진실이다.
--- p.78

언론이 학살자 전두환 일당을 적극 도우면서 오월에 학살당한 수백 명의 민중은 1987년 6월항쟁 때까지 ‘폭도’로 불렸다. 언론은 민중 학살을 외면한 데 이어 ‘전두환 영웅화’ 보도를 쏟아냈다. 모든 신문과 방송이 앞 다투어 ‘인간 전두환’을 찬양하고 나섰다. 특히 조선일보 기사 ‘인간 전두환-육사의 혼이 키워낸 신념과 의지의 행동’(1980년 8월 23일 자)은 정상적인 기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 p.98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동안 언론개혁운동은 정치권을 움직여 언론사 세무조사와 신문법 제정을 이뤘지만 언론 자유를 언제든 위협할 수 있는 언론자본의 권력은 조금도 제한받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방해는 물론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집권당도 언론개혁의 철학이 얕았고 그에 따라 입법 전략과 의지가 부족한 결과였다.
--- p.142

누구일까. 인터넷에 미디어악법이 통과되어야 청년들의 일자리도 늘어나고 선진화도 이룰 수 있다며 줄기차게 글을 올린 ‘시골간호사’와 ‘열공소녀’와 같은 감성적인 별명의 네티즌은. ‘훈민정음’이나 ‘파란하늘’과 같은 사뭇 민족적인 별명의 ‘시민’은. 다름 아닌 국가정보원이다. 국정원은 다음 아고라 자유토론방, 사회토론방, 문화연예토론방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했다. 미디어법을 강행하려던 2009년 2월과 실제로 날치기를 감행한 그해 6월에 집중적으로 글을 게재했다. 말 그대로 ‘인터넷 여론 공작’이다. 파업까지 벌이며 반대운동에 나섰던 언론노동조합에 대한 원색적 비난도 넘쳐났다.
--- p.172

표면적으로만 보면 집권 내내 노무현은 독과점 신문과 ‘감정적 다툼’을 벌였다. 하지만 중앙일보 회장 홍석현을 주미대사로 ‘발탁’한 사실에서도 나타나듯이 그의 언론 인식은 모호했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와도 노상 ‘긴장’이 표면화되었지만 실제 참여정부가 추진한 주요 정책들은 그 신문들의 논조와 같았다. 이를테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국정목표,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 파병, 민주노총이 반대한 파견 업종 확산이 그렇다. 심지어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노무현이 독과점 신문들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운 것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쟁점이거나 정부 비판 보도에 맞대응할 때였다. 그러다보니 그가 의도했든 아니든 감정적 발언이나 정쟁 차원의 언론 비판이 여과 없이 불거져 나왔다. 대선 후보 시절과 견주어 대통령으로서 그의 언론관은 갈수록 후퇴했다. 감정적으로 격한 갈등을 벌였으면서도 국정 방향과 관련한 정책, 특히 경제정책에서 그 신문들이 설정해놓은 ‘의제’를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이다. 그가 집권 초기에 신자유주의 노선으로 바꿔 탔을 때 이미 그는 민중이 일으킨 바람 ‘노풍’의 ‘노무현’이 아니었다. 그의 언론관은 자신을 두남두느냐, 비난하느냐의 ‘호감’ 수준으로 떨어졌다.
--- p.194

저자는 조국이 거취를 결단하리라고 믿었다. 지금 짚어보아도 조국이 의혹 초기에 조용히 물러났다면 본인과 가족은 물론 문재인 정부도 좋았다. 검찰개혁이 소명이기에 그럴 수 없었다는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판단은 옳지 않을 뿐더러 여러 의혹이 표면화된 상황에서 검찰개혁은 전략적으로도 다른 이가 맡아야 했다. 주창자와 실행자는 다를 수 있거니와 그 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꼬일 대로 꼬인 검찰개혁의 현주소는 참담하다. 검찰개혁의 상징이라던 공수처의 첫 수사 대상이 해직교사를 구제한 조희연 서울교육감이다. 추미애 법무 시절 ‘윤석열 끝장내기’는 접고라도 한동훈 검사의 연이은 좌천 또한 해괴하다. 박범계 법무마저 행여 추미애를 닮는다면, 검찰개혁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 p.205

‘민중’은 좌경화된 용어도, 낡은 개념도 아니다. 네티즌으로 불리는 사람들 대다수가 민중이다. 생산직은 물론 사무직에서 노동 계약을 맺고 ‘월급’이라는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모든 노동인, 농민, 영세자영업인, 빈민, 청년학생들을 아우르는 말이다. 여기서 미국 대통령 링컨의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의 정의로 잘 알려진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을 한국 사회에선 흔히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옮기지만, 피플을 ‘국민’으로 풀어서는 온전히 뜻이 살아나지 않는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보다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정부’가 정확한 옮김 말이다. 특정 국가의 구성원이라는 뜻에서 체제 순응을 암암리에 요구하는 ‘국민’이란 말보다 주권자의 의미가 듬뿍 담긴 말이 ‘민중’이다.
--- p.232

미디어와 학교 교육을 통해 사회구성원 다수는 주어진 현실에 순응하도록 교묘하고 세련된 방법으로 길들여진다. ‘기레기’라는 말을 즐겨 쓰는 깨시민들도 안심할 일은 아니다. 전문가들보다 ‘대중의 지혜’가 더 뛰어남을 선구적으로 주장한 제임스 서로위키가 전제조건을 달았다는 사실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서로위키는 지혜로운 대중의 조건으로 다양성, 독립성, 분산화와 통합을 꼽았다. 그 말은 동질성이 높고 개개인의 독립성이 낮은 집단은 다양성이 떨어져 집단최면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그래서다. 깨시민들 스스로 자신과 민중 사이에 누가 있는지?그 ‘누구’가 알게 모르게 둘 사이에서 쏙닥쏙닥 이간질해온 것은 아닌지?진지하게 성찰해 보기를 제안한다. 진실은 분명하기에 더 그렇다. 깨시민 대다수가 바로 민중이다. --- p.246

언론개혁 입법이 순조롭게 이뤄지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언론개혁에 뚜렷한 철학과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깨시민들이 언론개혁의 보편적 논리를 언론노조와 공유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진실과 공정, 권력 감시를 온전히 구현해가는 언론을 정립할 때 우리의 삶이 나아진다는 인식?다름 아닌 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을 공유하는 민중이 많으면 많을수록 언론개혁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언론개혁 재장전이 절실한 이유다.
--- p.276

한국의 2017년 촛불혁명에서도 민중들은 사회관계망을 통해 열정적으로 언론활동을 펼쳤다. 언론기관에 몸담지 않았을 뿐 자신이 살아가는 현장이나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는 물론 자신의 주장을 남에게 전달하는 순간, 그는 의도했든 아니든 언론인이 되어 있는 셈이다. 정보의 생산 능력과 발신 능력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론기관의 기자가 ‘직업 기자’라면, 네티즌은 ‘직접 기자’라고 명명할 수 있다. 21세기 민중의 언론활동, 바로 그것이 ‘민중언론’이다.
--- p.289

미디어혁명의 물결을 타고 등장한 유튜버의 ‘언론행위’도 마찬가지다. 정치와 경제를 유튜브에 담으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흑색선전이나 노골적인 정파 논리의 확산만 꾀하는 내용은 가짜뉴스의 확산과 확증편향의 강화로 나타나고 있다. 시사문제에 대한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접근은 그것을 만든 유튜버의 호주머니에는 유익할지언정 민주주의의 미래, 공동체의 오늘에 백해무익하다. 일찍이 송건호는 기자들 교육에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을 강조했고 대학의 언론학과에서도 역사와 사회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건호의 제안에 대다수 교수들은 모르쇠를 놓았다. 어쩌면 그 결과가 기자정신의 실종, 기레기 현상으로 이어진 것일 수도 있다. 송건호가 강조한 기자들에게 필요한 공부는 민중언론시대에 모든 민중에게 요구되는 학습이다.
--- p.304

그러나 신경과학자들도 강조하듯이 인간의 두뇌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은 가소성이다. 인간이 넘지 못한 장벽이나 철의 장막은 지금까지 없었다. 차분히 살펴보면 민중이란 말은 곳곳에서 적실하게 쓰이고 있다. 20년 넘게 칼럼을 써온 저자도 그 말을 대체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언제나 꾹꾹 눌러 쓰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이 ‘시민’보다 ‘민중’이라는 말을 자연스레 쓴다면 역사를 전개해나가는 주체로서, 나라의 주권자로서 우리 개개인의 삶이 더 웅숭깊어질 터이다.

--- p.312

출판사 리뷰

‘기레기’의 오만과 ‘깨시민’의 자만이 부른 언론 불신시대

누구도 언론을 믿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도록 조장해온 언론들이 자초한 필연적인 결과다. 더 구체적으로는 ‘기레기’로 지칭되곤 하는 여전한 미디어왕국의 신방복합체들이 대중을 기만하며 형성한 ‘갈등구조’적 한국 공론장의 필연적 붕괴이자 그에 맞서 미디어혁명의 파고를 높이는 듯 보였던 ‘깨시민’(이제는 멸칭에 가깝게 쓰이고 있다)들이 가치와 철학 없는 오롯한 정파적 관점에 파묻혀 버리면서 언론개혁 전선을 변질시킨 파국적 결과다. 최근의 언론중재법 논란에서도 드러나듯, 보편적 언론 가치는 사라지고 오로지 정치 집단의 자기 이익을 위한 이전투구만이 가득하다. 저자 손석춘은 한국의 미디어 지형에 일대 전환이 절박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혁명이 필요하다는 절실함에서 이 책을 집필하였다. 세상을 자기 것이라고 생각하고 마구 펜대를 휘둘러온 이들의 ‘오만’과 그에 대항하는 자신들의 한계를 의식하고 성찰하지 않은 이들의 ‘자만’을 이제는 넘어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언론개혁운동의 관점에서 본 한국 언론의 역사

누구나 언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시대’에 역설적으로 한국형 미디어왕국의 여론 독과점이 더욱 커지고, 민주주의가 더욱 확산되어야 할 촛불혁명 이후 시대에 언론의 ‘정파주의’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중, 즉 민중의 미디어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의 미디어와 공론장의 역사와 최근의 정치경제적, 사회적 현실을 넘나들며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두 주체, ‘기레기’와 ‘깨시민’을 핵심 소재로 “언론자본” 형성의 역사(1부)와 “깨시민 현상”에 대한 미디어적 분석(2부)을 진행한 이유다. 기자, 논설위원, 노동조합 및 시민단체, 교수, 작가 활동을 통해 30여 년간 언론개혁운동의 일선에서 싸워온 저자만이 정리하고 제시할 수 있는 내용을 책에 담았다.

1부 “기레기 현상의 뿌리: 언론자본”에서는 2020년대에도 여전한 조?중?동 미디어왕국의 풍경과 언론사 내부의 피라미드 구조, 근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미디어 공론장 형성의 역사적 과정을 다뤘다. 외세에 부역하고 독재와 결탁한 수구 적폐 권언유착 실례들, 1975년과 1991년 두 차례의 동아사태로 대표되는 언론사 내부의 대투쟁 그리고 1980년대 보도지침, 1990년대 공직자 사상검증, 2000년대 안티조선 운동, 언론사 세무조사, 누더기가 된 신문법 역시 다뤘다. 2부 “깨시민 현상과 미디어혁명”에서는 언론자본에 대항하며 출현한 “깨어 있는 시민”들의 짧았던 빛과 긴 그림자를 다뤘다. 2000년대 미디어혁명(이에 대한 반작용이 2010년대의 미디어법, 종편, 국정원 댓글부대다)과 함께 등장했던 대통령 노무현의 집권 후 잘못된 행보에 대한 비뚤어진 변호는 정파적 관점의 언론개혁론이 생겨난 출발점이었다. 그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깨시민”들은 초심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시청 거부와 구독 중단을 무기로 성찰 없는 정파주의에 더욱 집중했으며, 그 결과가 지금 시기 조국 사태 등 문재인 정부의 여러 실정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도 깨시민들은 그들의 ‘적’이 신봉하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침윤되어 ‘민중’이라는 말조차 불편해하며 잘못된 선입견과 적대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어떤 깨시민들과는 달리, 많은 깨시민들이 그들이 신봉하는 이념의 수혜자, 이른바 한국 사회의 20퍼센트에 속하지 못하는 ‘민중’이라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저자는 현재 미디어로부터 파생되는 일종의 집단최면 논리가 대중에게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디어혁명의 길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새로운 길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길을 다시금 촛불로 밝혀야 할 때다. 진실, 공정, 권력 감시라는 언론의 3대 보편 가치를 바탕으로 민주주의를 정확히 다시 실현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종편, 공영방송, 통신사 및 신문사를 포괄하는 총체적 개혁 전략을 뚝심 있게 수행해야 한다(관련 세부사항을 이 책의 2부 4장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도 ‘민중’(저자는 이 단어의 본래 모습과 뜻을 대중이 자유롭게 누리는 것을 매우 중요한 문제로 본다)에 의한, 민중을 위한 언론의 시대를 철학적으로 정립하고 행동을 통해 만들어나가야 한다. 기자記者의 어원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역사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나 언론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직업 기자’와 ‘직접 기자’가 공존하는 지금 시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직접 만들어가고자 하는 시대정신의 정립은 실현 가능하면서도 아주 절박한 민주주의의 과제다. 쉬운 일만은 아니지만, 민중언론 시대는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진실과 공정, 권력 감시의 철학이 실제 신문 지면과 방송 화면에서 구현될 때 언론개혁이 이뤄지고, 그 가치를 민중들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자기 미디어에 담아갈 때 언론혁명이 이뤄진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혁명을 통해 철학적 성찰과 언론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모든 시민이 하나하나 재장전해야 할 이유다. 이 책은 최근의 미디어 환경에 답답함을 느끼며 진정한 미디어혁명을 갈망하는 독자들에게 반가운 길라잡이로 손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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