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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0
part 1 섬 · 사람 # 빨래 14 #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 15 # 소리 16 # 남의 나이 17 # 내 자리가 네 자리다 18 # 삶을 진다 22 # 바다가 부른다 24 # 갯벌과 어머니 26 # 아버지는 섬이다 27 # 기다림 28 # 해녀 30 # 어민 부부 32 # 외국인 어부 34 # 바다 맛 35 # 어부의 아침 36 # 희망 38 # 기억 39 # 고구마밭 40 # 느린 하루 41 # 물때 42 # 갯벌의 힘 43 # 삶의 무게 46 # 설움 47 # 떠나는 사람 49 # 오는 사람 50 # 기다리는 사람 51 # 우편함 52 # 함께 한다는 것 53 # 낡은 것 54 # 상점 55 # 섬마을 학교 56 # 우리들의 천국 60 # 물조심 62 part 2 섬 · 살림 # 뱃길 66 # 흔들리는 배가 안전하다 68 # 자가용 배 70 # 돌담 73 # 세간 풍경 76 # 장독 77 # 샘 80 # 소 82 # 원 안의 논 86 # 쑥밭 88 # 우엉팟 90 # 소매품앗이 91 # 지게 92 # 가래와 부게 94 # 그레 96 # 조새 98 # 뻘배 100 # 뻘배는 세월로 탄다 102 # 죽방렴 104 # 개막이 106 # 독살 107 # 통발 108 # 등대 112 # 테왁과 망시리 114 # 불턱 116 # 소금밭 118 # 바다밭 122 # 멸치야 고마워 124 part 3 섬 · 일 # 미역 베기 128 # 감태 매기 134 # 감태서리 왔어요 136 # 김 농사 137 # 매생이 양식 140 # 물질 142 # 삼대조새와 굴 까기 144 # 백합과 물백합 145 # 조개 캐기 148 # 경험과학 150 # 가리맛 뽑기 152 # 꼬막 캐기 153 # 칠게 잡이 156 # 낙지를 잡는 10가지 방법 158 # 삽질 162 # 곤쟁이 잡이 164 # 짱뚱어 낚시 165 # 주꾸미 잡이 166 # 출어 168 # 어구 정리 170 # 새우 잡이 174 # 숭어 잡이 176 # 전어 잡이 178 # 멸치 잡이 180 part 4 섬 · 삼시세끼 # 어시장 186 # 잡어유감 188 #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데 190 # 양미리구이 191 # 꼬막비빔밥 192 # 간국 194 # 뜸북국 198 # 우럭탕 200 # 톨밥과 삐데기죽 201 # 군부 202 # 김 204 # 감태지 208 # 피굴 210 # 만 원의 행복 212 # 봄 도다리 214 # 홍어 216 # 과메기 218 # 물메기 222 # 뽈래기(볼락) 224 # 샛서방고기(군평선이) 226 # 도루묵 228 # 삼치 230 # 갈치 232 # 멸치회 234 # 가우도 바지락 밥상 236 # 곰소 젓갈백반 238 # 증도 망둑어 밥상 239 # 풍도 나물 밥상 242 # 덕적도 산중해변 밥상 243 # 회진 매생이 밥상 244 # 젓갈 이야기 246 part 5 섬 · 풍습 # 당산나무 1 251 # 당산나무 2 254 # 당산제 256 # 방사탑과 조탑 258 # 입석 260 # 우실 262 # 들돌 266 # 줄다리기 268 # 제주 송당 본향당 270 # 풍어제 272 # 물밥 277 # 제물 1 278 # 제물 2 279 # 소지 282 # 솟대 283 # 문신 286 # 씻김굿 288 # 초분 290 # 세월호 292 사진 목록 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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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노인의 기억과 경험은 예사롭지 않다. 박물관을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큼 풍성하다. 별과 달을 보고 며칠 날씨는 귀신같이 맞췄다. 바다 색깔만 보고 조기가 오는 길을 알았다. 어디 그뿐인가. 배를 짓는 일을 제외하면 고기잡이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건 스스로 만들어 썼다. 그런 이야기를 하면 요즘 젊은이들은 고리타분하다고 돌아앉는다. 하지만 뿌리 없는 나무가 어디 있던가.…… --- p.18 「#내 자리가 네 자리다」중에서
섬에서 우물은 생명이다. 청산도에는 주민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우물이 23개 마을에 모두 70여 개나 있다. 사람이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물이니, 마을을 이룰 때 우물 찾기가 첫 번째 과제였을 것이다. 나무를 심고 돌담을 쌓아 바람을 막고, 산비탈을 일구고 갯벌을 막아 농사를 짓는 것은 시간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물 관리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정월이면 당제를 지낼 때 빼놓지 않고 샘굿을 했다. --- p.80 「#샘」중에서 신안의 작은 섬 박지도 해안에는 조금 이색적인 논이 있는데, 이름이 ‘원 안의 논’이다. 원은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쌓은 방조제를 뜻한다. 지게나 삼태기로 돌과 흙을 무수히 실어다 작은 방조제를 쌓고, 그 안에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서 논을 만들었다. 박지도 외에 반월도에서도 이렇게 만든 논에 벼를 심어 먹고 살았다. --- p.86 「#원 안의 논」중에서 여자만의 작은 섬 장도의 주민들은 봄이면 바지락, 겨울이면 꼬막에 의지해 살아간다. 갯벌은 이들에게 소중한 삶의 터전으로, 이곳에서는 인간도 갯벌생물의 하나다. 고둥이나 짱뚱어처럼 갯벌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없기에 만들어낸 것이 뻘배이니 말이다. 장도 여성들에게 음식 솜씨 없는 것은 흉이 되지 않지만 뻘배를 타지 못하는 것은 큰 흉이다. --- p.102 「#뻘배는 세월로 탄다」중에서 제주도에서는 소금밭을 ‘소금빌레’라고 부른다. 빌레는 용암이 굳어서 형성된 ‘너럭바위’를 일컫는 제주 말이다. 제주시 애월읍의 구엄 마을은 특히 빌레가 발달했다. 놀라운 것은 인근 오름에서 가져온 흙으로 ‘두렁’이라는 한 뼘 남짓 높이로 둑을 쌓아 소금밭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허벅으로 바닷물을 지어 올려서 햇볕과 바람에 증발시켜 ‘돌소금’을 얻었다. --- p.119 「#소금밭」중에서 감태는 걷기 힘들 만큼 발이 푹푹 빠지는 갯벌을 걸어 다니며, 모내기한 논에서 풀을 매듯 손으로 뜯어야 한다. 갈퀴처럼 생긴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손가락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으랴. 그래서 ‘감태를 맨다.’고 한다. 갯벌에 엎드려 고둥처럼 기어 다니듯 작업하다 보면, 아무리 매서운 추위에도 얼굴이 붉어지고 등에 땀이 난다. --- p.134 「#감태 매기」중에서 해녀들은 혼자서 물질을 나가지 않는다. 몇 명이서 함께 나간다. 물질을 할 때도 늘 주변에서 함께 물질하는 해녀와 눈을 맞추고 몸짓으로 대화를 나눈다. 동료의 숨비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나와야 할 때 물속에서 기척이 없는 것을 체크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벗이다. 바다에서 경쟁자이자 위험할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주는 벗이다. --- p.142 「#물질」중에서 연체동물로 문어과에 속하는 주꾸미는 피뿔고둥 빈 껍질을 묶은 주낙(주꾸미 단지), 낚시 그리고 그물로 잡는다. 피뿔고둥 껍질을 ‘소라방’이라 부른다. 산란철이 되면 조개껍질이나 비닐봉지라도 붙잡고 알을 낳는 주꾸미에게 소라방은 호화 주택에 해당한다. 그렇지만 공짜가 어디 있던가. 분에 넘치게 사치를 하다 보면 일을 치르게 마련이다. --- p.166 주꾸미 잡이」중에서 진도에 가면 한번쯤 먹게 되는 음식이 뜸북국이다. 뜸부기는 갈조류 뜸부기과에 속하는 해조류다. 진도에서는 뜸북, 완도에서는 뜸배기라고 부르며, 진도군 조도면 일대, 신안군 흑산면 일대, 완도군 일부 섬에서만 서식한다. 모양은 톳과 불등가사리와 비슷하지만 엽체(가지)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완도에서는 제사상에 뜸부기나물을 반드시 올렸다고 하는데, 가지가 많아 귀신들이 나누어 먹기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98 「#뜸북국」중에서 제주에서 시작된 봄이 부산에 이를 무렵이면 대변항에는 불을 밝히고 멸치 후리는 소리가 구성지다. 이때 멸치쌈밥, 멸치회, 멸치구이를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대변항을 찾는다. 그리고 배가 부르면 포구를 어슬렁거리며 고소한 멸치젓을 찾는다. 뼈가 연해지고 살이 오른 멸치로 담근 멸치젓은 김장을 할 무렵이면 액젓이 된다. --- p.246 「#젓갈 이야기」중에서 어른으로 대접을 받으면 울력에 참여할 수 있다. 여럿이 힘을 합해 일하는 것을 울력이라고 하는데, 마을울력에는 한 집에서 한 명씩 어른이 참여해야 한다. 이 때 어른의 의미 역시 한몫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한몫은 어떻게 측정을 할까? 그래도 품앗이인데 어른과 아이의 품을 서로 교환할 수는 없지 않는가. 그 기준으로 쓰던 것이 들돌이었다. --- p.266 「#들돌」중에서 솟대는 나무 장대 위에 새를 앉혀 세운다. 마을로 들어오는 잡귀와 액을 막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이다. 또한 고대 사람들은 새가 곡식의 씨앗을 물어다주고 죽은 이의 영혼을 천상으로 인도한다고 믿었다. 지역에 따라 짐대, 짐대백이, 진또배기, 소주, 소줏대, 솔대, 수살대, 화주대, 표줏대, 별신대, 수구막이대, 당산 등으로 부른다. --- p.283 #솟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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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풍경이 아닌 살림 이야기
사람-살림-일-삼시세끼-풍습, 다섯 가지 열쇳말로 풀어낸 섬살이 인문학 우리나라에 사람이 사는 섬이 400개쯤 된다. 바다 위에 외따로이 떨어진 섬들은 지형과 자연환경, 주어진 바다가 모두 다르고, 심지어 햇볕과 바람마저 다르다. 어장이 좋은 곳도 있고, 갯살림이 발달한 곳도 있으며, 말이 섬이지 바다에서 얻어먹을 것이 없어 육지나 다름없는 산중해변도 있다. 그러니 그곳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도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바다라는 거대한 자연을 삶의 절대조건이자 기반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만큼, 자연을 경외하고 뭇 생명을 배려하는 정신이 다양한 전통과 생활관습으로 남아 있다. 이 모든 것이 더해져 섬마다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섬은 각각이 하나의 세상이다.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섬 문화를 결정짓는 5가지 키워드, 사람-살림-일-삼시세끼-풍습을 주제로 섬살이의 진솔한 모습을 들여다본다.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사진 한 장 한 장이 주는 감동도 적지 않지만, 그에 곁들여진 생생한 사람 이야기, 섬 살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들, 섬 고유의 문화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해석이 ‘읽는 즐거움’을 높인다. 각 장의 글 줄기는 다음과 같다. part 1_ 섬·사람 예순도 청년 축에 드는 섬마을은 노인의 나라다. 바다의 시간에 오랫동안 제 몸을 맞춰 살아온 어르신들은 사고로 정신을 다 잃고도 숭어 잡는 법을 기억하고, 굴 한 바구니는 눈 감고도 채울 수 있을 만큼 생활의 달인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일한 만큼 보수가 나오고 평생 퇴직 걱정이 없는 섬에서, 이들이 이겨내야 하는 것은 그저 외로움이다. 사람이 그리워서가 아니다. 육지 중심의 사고로 섬살이를 소외시키는 외부인의 시선과 태도를 느낄 때, 섬사람들은 가장 외롭다. part 2_ 섬·살림 섬에서 ‘삶’이 가능하려면 먹을 물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샘부터 파고 나서 집을 지었다. 바람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야 하는 섬에서 낮은 집에 돌담과 방풍림 조성은 필수다. 섬 밖으로 나가려면 작은 조각배라도 있어야 하고, 바닷가의 갯밭과 소금밭, 미역바위, 앞바다 어장, 그 무엇도 없으면 산나물이나 쑥이라도 캐어서 살림 밑천으로 삼았다. 조새와 가래, 그레, 뻘배, 테왁 등 집집마다 널린 어구를 보면 그 섬에 주어진 바다환경을 짐작할 수 있다. part 3_ 섬·일 낙지를 잡는 방법이 무려 열 가지다. 숭어는 눈에 막이 잔뜩 끼어 앞을 못 보는 봄철에 작은 배 대여섯 척이 몰아서 잡는 숭어들이가 볼 만하다. 해녀의 물질에도 등급이 있다. 남해 죽방멸치가 맛이 좋고 값도 비싼 것은 물고기들에게 스트레스를 덜 주는 전통 어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갯벌 간척으로 백합이 줄어들자 물속 그레질로 ‘물백합’을 잡는 능력이 대접받았다. 그뿐인가. 섬에서 하는 모든 노동은 실력을 속일 수 없고 대가가 정직하게 돌아온다. part 4_ 섬·삼시세끼 섬 밥상을 보면 그 섬과 바다에서 나고 자라는 것들을 알 수 있다. 바지락밭이 좋은 가우도의 밥상 중심에는 큼지막한 바지락탕이 놓이고, 야생화로 유명한 풍도는 봄꽃 나물로 찬을 만든다. 봄 도다리, 흑산 홍도, 추도 물메기, 구룡포 과메기 등 고급 생선을 말할 때 장소와 제철을 따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섬집에서는 그때그때 잡히는 대로 빨랫줄에 걸어 말린 생선과 제철에 좋은 소금을 얹어 담근 젓갈들, 집 마당에 널어 말린 김과 미역 등을 사시사철 찬으로 올린다. part 5_ 섬·풍습 마을을 지키는 신을 모신 곳을 당산이라 하고 그 중심에 당산나무가 있었다. 예부터 섬사람들은 당산나무가 마을의 안녕과 농사와 고기잡이의 풍흉을 결정한다고 믿었다. 일제와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미신타파라는 명목으로 많은 마을당과 제의가 사라지고 당산나무마저 베어진 곳이 많지만, 어려울 때 자연의 신을 찾아 비는 마음까지는 뿌리 뽑지 못했다. 한 해 첫 출어에 올리는 풍어제와 바닷가에 우뚝 세워둔 솟대들, 심지어 마을 어귀를 감싼 우실에도 신을 위한 마음이 깃들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