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은 압도적 군사력을 보유한 군사 강국이 항상 정치적·군사적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역사적 실례를 남겼다. 또한 군사적으로 승리해도 정치적으로는 승리할 수 없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즉 세계 초강대국이 게릴라 부대에게 패배한 실증적 사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특히, 군사적 측면에서는 “비대칭전쟁의 승패는 군사력의 운용, 즉 군사전략에 달려 있다”라고 주장한 이반 아레귄 토프트의 견해에 집중한다. 그는 강자와 약자가 동일한 전략을 사용할 경우 강자가 승리하나 상이한 전략을 채택할 경우 약자도 승리할 수 있다고 역설했는데, 이러한 그의 주장은 상대적 약자인 북베트남의 승리를 설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
--- p.65, 「제2장 베트남전쟁의 재평가와 현대 전략적 함의」 중에서
어떻게 상대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인가 하는 이 문제는,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을 고려한다면 단지 국가이익의 구현이 아니라 생존 자체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역동적 강압의 달성을 위한 기정사실화 및 촉매 전략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고, 강압의 성공을 위한 압박점의 선정과 확전우세의 달성은 꼭 필요하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국내외의 전략적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정보의 획득, 여론전의 대비를 통해서 상대방의 행동을 강압할 수 있는 용기와 절제가 있다면, 핵 위기 속에서도 국가의 생존과 국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 p.124~125, 「제4장 1999년 인도·파키스탄 ‘카르길 전쟁’」 중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2010년 체결된 New START 또한 연장 여부가 불투명하여 2021년 2월 5일 효력이 종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강대국 간 관계의 안전판으로 작용해 온 군비통제 조약들이 일련의 폐기 수순에 있다는 것과, 이에 따른 강대국의 핵전력 강화 움직임은 범세계적으로 그리고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군사력 균형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이런 변화는 구조적인 변수로서 한반도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반도 주변 강국인 미국·러시아·중국 간 전개되고 있는 이른바 ‘강대국 경쟁 시대의 귀환’ 특히 핵전략과 전력의 측면에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강대국 경쟁의 양상과 그 함의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 p.136~137, 「제5장 21세기 안보환경 변화와 미국의 핵전략」 중에서
중국의 군사적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변국들은 별다른 대응 방안을 모색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은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 내에서 이뤄지는 중국의 불법적 행위를 유엔에 상정하고자 했으나 한계를 느끼고 있다. 비록 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은 베트남의 편에 설 수 있으나, 중국은 이미 동남아,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지지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어 채택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의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갈 부담도 있다. 두테르테는 노골적으로 미국이 필리핀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 전쟁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의존할 수만은 없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그는 2019년 8월 말 시진핑과 만나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는 대신 그동안 고조되었던 남중국해 갈등에 대해 함구했다. 대만도 중국이 사이버공격을 가하여 전력공급 체계를 마비시키거나 해저케이블을 파괴하는 행위, 그리고 단기간 해상을 봉쇄하는 등의 국지적 도발을 야기할 경우 미국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로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가해질 보복조치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다.
--- p.217, 「제7장 중국의 대전략 전환과 글로벌 영역에서 국방의 역할 확대」 중에서
북한의 군사전략은 많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공세주의’는 그 본질적 성향을 잃지 않고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북한 정권 수립 이후 현재까지 북한의 공세적 군사전략은 상황에 따라 그 형태를 조금씩 바꾸면서 ‘대담한 전격전’, ‘계산된 제한전’, ‘유연한 핵 배합전’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되어 왔다. 그러나 그 본질은 공세주의에 있다. 탈냉전 이후 다소 수세적이 된 듯 보이는 북한의 군사전략은 수세로의 대전환이라기보다 열악한 전략 환경에 대한 ‘현실 순응’의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 p.313, 「제9장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군사전략」 중에서
한미동맹의 형성과 발전은 20세기와 21세기 초반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이고 모험적인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한국의 안보를 확고하게 담보할 수 있는 정책과 전략이 되어왔다. 하지만 중요한 북핵 위협에 대응함에 있어서 한국이 동맹 파트너인 미국에 너무 의존한 결과, 급속한 안보환경의 변화, 중국의 부상과 그에 따라 치열해지는 미중 패권 경쟁,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급격한 증가 등에 대해서 한국은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국의 국방이 능동적으로 선제적인 정책과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북한을 유도할 수 있는 영향력을 기를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익에 유리한 주변 안보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 p.376~377, 「제11장 한국의 한미동맹 전략과 남북 관계의 발전 병행 추진의 딜레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