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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 강화의 자연 속에서 삶을 그립니다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 판매지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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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큰글자도서)
[도서]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큰글자도서)
김금숙 저 남해의봄날
0% 36,000
시간이 지날수록 빛나는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304g | 144*196*13mm
ISBN13 9791185823898
ISBN10 118582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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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의 이야기 중 나에게 더욱 다가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한두 번의 접근과 만남에서 오지는 않는다. 무심히 만났거나 들었던 것이 수년 후 때론 몇십 년이 지난 후 다시 다가올 때가 있다. 젊을 때는 무심히 스친 것, 아니 무심히 스쳤다고 착각했던 것이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온몸에 전율이 흐르듯 상기되는 일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익는 과일처럼 그것들도 시간이 필요하다. 기억이라는 것, 머릿속은 얼마나 복잡하고 대단한지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프롤로그_나와 당신의 이야기」중에서

산속을 걷다 보면 당근이는 숲속 여우 같다. 감자는 다람쥐 같다. 당근이는 솔잎색이고 감자는 나무색이다. 먼저 올라간 녀석들이 우리를 기다렸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가파르고 바위도 많았다.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마음의 문제이기도 하고 햇살 덕분이기도 하다. 매일 보는 바위의 모양과 색은 닮았지만 다르다. 아름답다.
---「숲속의 여우, 나무색 다람쥐」중에서

한곳에 머무르며 안주하기보다 끊임없이 시도하는 예술가의 노력하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좋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이 난다는 것을 믿는 다. 작품성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픽 노블이든 코믹스든 방드 데시네든 웹툰이든 다 만화다. 중요한 건 얼마나 치열하게 작업했는가다. 작품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픽 노블이 뭔가요」중에서

엄마에게 무얼 마시겠냐고 물었다. 다 싫단다. 아흔을 앞둔 나이. 밥맛도, 드시고 싶은 것도 없다. 내가 일을 하는 동안 엄마는 기다렸다. 집중이 될 턱이 없었다. 결국 포기하고 “점심 드시러 가세 엄마” 하고 일어서는데 나도 모르게 “아이고” 소리가 나왔다. “엄마나 나나 같이 늙어 가는 처지네. 엄마는 내가 있지만, 난 늙으면 누가 있나” 했더니 “내가 있지” 하신다. “왜? 엄마 이백 살까지 사시게?” 했더니 “그래” 하신다. 엄마를 부축하며 걷는다.
---「엄마,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중에서

“너희가 왜 가난한지 알아? 네 부모가 게으르기 때문이야. 그래서 너희도 가난한 거야. 원망하려거든 게으른 너희 부모를 원망해.” (중략) 나는 내 부모를 살펴보았다. 새벽같이 나가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돌아왔다. 끼니를 거르며 돈을 모아 자식들을 먹여 살렸고 공부를 시켰다. 단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가난했다. 선생님 말은 틀렸다. 단 한순간이라도 담임 말에 넘어가서 부모가 게으르다고 생각했던 것이, 그것을 가난의 이유로 탓한 것이 부끄럽고 부모님께 죄송했다.
---「당신 탓이 아니다」중에서

햇빛 아래서 잠시 숨을 놓는다. 화분 대신 엄마에게 냉이를 가져가련다. 내가 캔 냉이로 엄마는 이 따스한 햇살을, 이 부드러운 바람을 국으로 만들 것이다. 그렇게 봄을 먹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좋은 선물이다.
---「새싹 봄, 시멘트 봄, 빼앗긴 봄」중에서

책방에는 그 책방지기만의 독자가 있다. 그들은 책방지기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이처럼 사인회가 있으면 찾아오고 책방지기가 추천하는 도서를 구입한다. 동네 책방은 사람이 소통하는 곳이며 작가와 독자를 만나게 해 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또 동네의 문화를 지키는 곳이다. 그 때문에 나는 여행을 가면 꼭 동네책방에 들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갔을 때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중국 옌볜, 일본 도쿄와 교토에서도, 스위스 알프스산 아래 아주 작은 마을에 갔을 때도 동네 책방에 들렀다.
---「책방에서 꿈을 찾다」중에서

엉엉 통곡하고 흑흑 흐느끼게 하는 작품도 있어야지.
가슴이 메이게 저미는 작품도 있어야지.
꽃을 그리는 작품도 비를 묘사하는 작품도 있어야지.
어쩌면 외면하고 싶은 것이 더 삶을 닮았으니까.
---「팬데믹 속 유럽 사인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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