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원화로 표시되는 우리나라에서는 ‘돈’이라고 하면 대부분 ‘원화’를 떠올린다. 그만큼 사람들은 이 ‘원화’에 중독되어 있다. 월급을 받을 때도, 세금을 낼 때도, 물건을 살 때도, 자산을 거래할 때도 모두 원화를 기준으로 생각한다. 무역을 하거나 유학을 간 자녀에게 송금하는 등 특별한 경우에만 가끔 ‘원/달러’ 환율을 생각해 보는 정도이다. 따라서 원화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원화를 절대기준으로 삼고 거의 모든 자산을 원화로 환산해서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중략)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가치를 말할 때, 만약 1990년대의 가격이 1억‘원’이고 현재의 가격은 20억‘원’이라고 하자. 이때 그동안 원화의 가치가 대략 10배 감소한 것을 감안하여,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입지와 상품의 가치가 20배가 아니라 2배 증가했을 것이라 판단하는 것이다. 이처럼 자산의 가치를 원화나 달러와 같은 화폐로 측정할 때는 항상 기준이 변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2장 좋은 투자의 방법」중에서
좋은 투자의 시작은 자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싸게’ 사는 것이다. ‘싸게 산다’는 것에 대해 많은 투자자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과거 자산가격보다 싸게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제까지 3억원이던 아파트를 오늘 급매로 2억8,000만원에 산다면 싸게 사는 것일까? 그후에 가격이 더 떨어지면 결과적으로 싸게 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둘째, 자신이 평가한 가치에 대비해 싸게 사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싸게 산다’는 것은 자산가치를 평가해서 그보다 더 낮은 가격에 사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자산의 정확한 가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굳이 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이유는 자산가치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사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이다.
---「2장 좋은 투자의 방법」중에서
우리가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팔기로 결정하는 때는 다음의 두 가지 경우이다.
1. 자산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2. 더 좋은 자산이 나타났을 때
우리 부부는 지난 10년 이상 투자하면서 각종 부동산, 주식, 금, 암호화폐 등 다양한 자산을 모아왔지만, 단순히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자산을 매도한 적은 없다. 자산의 상태가 기대 이하이거나, 더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자산으로 갈아탈 때만 매도를 한다. 되도록이면 가치가 없는 화폐를 사지 않기 위해서이다.
---「2장 좋은 투자의 방법」중에서
입지가 좋은(가치 있다고 믿는)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코로나 시국으로 저평가된 입지 좋은 상가 매물이 나왔다고 하자.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때, 어떤 자산을 숏 하고, 어떤 자산을 롱 할지 결정하기 어렵다. 이때 앞에서 소개한 롱/숏 전략을 적용해 보면 어떨까? 만약 아파트를 팔아서(숏) 상가를 산다면(롱), 가치 있는 아파트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이 경우 아파트를 빌려주고(롱), 전세보증금이나 아파트 담보대출로 원화를 빌려서(원화 숏) 상가를 살 수도(롱)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가치 있다고 믿는 자산인 아파트와 상가는 모두 롱 하고, 가장 가치가 덜하다고 믿는 원화만 숏을 하는 셈이다. 이런 전략을 이용하면 가치 있는 자산을 숏 하지 않고도 자산을 늘릴 수 있다.
---「2장 좋은 투자의 방법」중에서
다음의 표는 우리 부부가 가진 자산 중 일부를 분류한 표이다. 각 자산이 현금흐름, 돈 레버리지, 시간 레버리지를 얼마나 만족하는지에 따라 별점으로 표시했다. 각각의 자산들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별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우리는 각 자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자산을 이용하거나, 또는 법인, 플로트(Float, 무이자, 무기한 레버리지), ‘현금흐름 레이어의 중첩’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은 현금흐름이 없고 돈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없지만, 위기시 꼭 필요한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모아가야 한다. 여기에 콜옵션을 붙이면 훌륭한 현금흐름 머신이 될 수 있다. 이는 금이라는 모형거위가 있는데, 여기에 옵션이라는 아이언맨 슈트를 입혀서 마치 황금거위처럼 행동하도록 하는 것과 같다. 또한 법인을 이용하면 다채로운 투자를 할 수 있다.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세금을 활용한 투자도 가능해진다. 우리 부부는 끊임없이 꿈의 레버리지, 즉 플로트를 찾고 있고, 뒤에서 설명할 각 투자법들을 조합해서 현금흐름 레이어들을 중첩하려고 노력한다.
---「3장 우리가 꿈꾸는 3가지 자유」중에서
전세 레버리지 투자와 미국 배당주 투자만을 비교할 때, 시간을 많이 쓰더라도 많은 현금흐름과 돈 레버리지로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기를 원한다면 전세 레버리지가 투자에 적합한 자산이 될 것이다. 반면 현금흐름이 다소 적고, 돈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없지만 이를 감안하고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투자자는 미국 배당주가 적합한 투자자산이 될 것이다. 하지만 현명한 투자자라면 투자자산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전세 레버리지 자산에 어떻게 시간 레버리지 효과를 입힐 수 있을까?’, ‘미국 배당주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돈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3장 우리가 꿈꾸는 3가지 자유」중에서
사람들의 자산 분포가 80 대 20 파레토 법칙을 따르는 이유는 자본주의 게임 참가자들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 결정적인 변수는 첫째, 평균 자산 증가율을 결정하는 투자능력, 둘째, 꾸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이다. 우리가 계속 도박이 아닌 투자의 영역에서 꾸준히 투자를 실행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투자자가 상위 자산 그룹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능력에 맞는 자산 증가율을 찾고 지속기간을 늘려야 한다. 구체적인 실례로, 연평균 자산증가율 20%로 8년 투자한 사람, 그리고 연평균 자산증가율 4%로 38년 투자한 사람을 비교해 보면, 40년 후 전자는 상위 13.68%에 그친 반면 후자는 상위 5.08%에 달했다. 연평균 자산 증가율은 전자가 5배 높지만, 결국 꾸준한 투자가 더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도박의 영역에 투자한 사람들의 결과는 처참하다. 단기간의 수익률에 집착한 나머지 도박을 하는 것보다, 나의 능력에 맞는 투자를 오랫동안 지속하면 시간이 갈수록 투자능력이 향상되어 투자수익률 또는 자산 증가율도 향상될 것이다.
---「4장 그럼에도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중에서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를 해오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각 자산별 첫 투자는 실패했거나, 투자결과가 변변치 않았다는 점이다. (중략) 이 외에도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실수들을 피하려고만 했다면, 우리 부부는 투자자로서 지금보다 덜 성장했을 것이다.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들을 겪는 동안, 우리가 가장 다행스럽게 여기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시도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동안의 실수와 투자과정들을 통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성과를 높이는 좋은 투자방법을 찾았고 이를 통해 많이 성장했다. 현재 시점은 변덕스러운 자산가격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에게 고통스러운 시기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자산가격은 등락을 반복할 것이다. 매 순간마다 가격 예측에 성공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앞서 ‘파레토 법칙’ 편에서 확인했듯이, 우리가 자유로운 부자 거위농장주가 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박이 아닌 투자를 꾸준히 지속해 나가는 것뿐이다.
---「에필로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