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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게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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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도서] 그분이 오신다
김혜영 저 안전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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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오신다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72g | 100*182*20mm
ISBN13 9791191193695
ISBN10 119119369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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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 타박.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렸다. 다다. 누군가가 벌써 한 층을 다 올라왔다. 다다. 아래층 사람일까. 아니면 집 나간 아빠? 거침없이 다음 계단을 밟는 발소리가 들렸다. 다다. 아니면 진짜로 엄마가 이제야 집에 돌아오는 걸까?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다다. 아니면 정말로 열린 문을 지나치지 못하는 도둑이 오는 걸까? 다다. 무언가가 오고 있었다. 다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다다. 온다.
---「열린 문」중에서

입안에 왈칵 들어오는 검은 물엔 어쩐지 점성이 있어 자동차 엔진오일이 입속으로 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아니, 바다에 버려진 폐기름이 이런 느낌일까.
“끝까지.”
단호한 여자의 말에 나는 꾸역꾸역 삼켜 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액체가 위장 속에서 요동쳤다. 울컥울컥하며 위쪽으로 역행하는 액체의 움직임에 나도 모르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식도가 들어온 것을 내보내려는 듯 수축하듯 꿀렁이며 턱까지 액체를 밀어 보냈다.
“삼키세요.”
---「우물」중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벌레의 존재는 공고해져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환은 신종 벌레를 단 한 번도 마주한 적이 없었다. 남들은 존재를 알고 중요한 문제라 이야기하는데 자신은 전혀 듣지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 것. 바로 옆 사람이 경험을 실감 나게 전하고 두려움을 표현하는데 자신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 어느샌가 규환은 벌레 이야기가 여진의 임신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여기게 되었다.
---「푸르게 빛나는」중에서

[105동 정하늘: 우리 아파트 인기가 많나 봐요.구급차 하나 왔다고 이 난리…ㅠ;;]
[101동 박호영: 무슨 일인지 아는 분 계세요? 경찰차까지 있으니 무섭네요.]
[카페지기: 확인 중입니다.]
[103동 이민영: 그 여자 때문 아니에요? 미친 여자 돌아다녔잖아요.]
[105동 정하늘: 미친 여자요…?]
[채팅방 관리자가 메시지를 가렸습니다.]
[채팅방 관리자가 메시지를 가렸습니다.]
[채팅방 관리자가 메시지를 가렸습니다.]
[채팅방 관리자가 메시지를 가렸습니다.]
[카페지기: 집값 지키셔야죠.]
---「푸르게 빛나는」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열린 문」

초등학생 세나의 집은 건물 바깥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5층에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심심해하던 세나의 오빠는 도둑 잡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며 야구방망이를 들고 현관문을 연다. 열린 문 사이로 도둑이 들어오면 때려잡겠다는 것이었다. 두 아이는 잠들기 전 가볍게 시간을 때울 만한 일을 원했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은, 머릿속에 소용돌이치는 의문 중 단 하나도 입 밖으로 낼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우물」

주영은 외롭게 살아왔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체취가 너무 심한 체질을 타고난 탓이다. 친구라고는 냄새를 거의 맡지 못하고 수시로 재채기를 하는 만성 축농증 환자 한 명뿐이다. 친구가 수술을 받은 뒤 둘 사이는 멀어지고, 주영은 우연히 한 여자를 만난다. 여자는 주영의 문제를 해결해 주겠다며 검은 물을 마시라고 권한다. 속는 셈 치고 그 물을 마셨을 당시에는 알지 못했다. 그 물을 구하는 데 왜 우비와 장화와 삽이 필요한지를.

「푸르게 빛나는」

여진과 규환은 신혼부부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로 이제 막 이사했다. 임신 중인 여진은 밤중에 깨어났다가 주먹만 한 푸른 구체를 보고 태몽을 꾸었다고 규환에게 알린다. 그로부터 몇 달 뒤 여진은 집 안 곳곳에서 새파란 점 같은 벌레들을 발견한다. 반면 규환의 눈에는 여진이 말하는 벌레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규환이 보기엔 여진의 불안이 지나치고 여진이 보기엔 규환이 너무나 무심하다. 둘 사이가 조용히 멀어지는 사이 아파트 주민들은 세입자가 배제된 단톡방에서 아파트 내 각종 사건 사고를 비밀스레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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