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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두구의 저주

육두구의 저주

: 지구 위기와 서구 제국주의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636
베스트
사회학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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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662g | 148*217*23mm
ISBN13 9788962632453
ISBN10 896263245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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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그림 목록

01 램프가 떨어지다
02 “그들의 거주지를 싸그리 불살라라”
03 “육두구 열매가 죽었네”
04 테라포밍
05 “우리 모두는 머잖아 사라질 것이다”
06 대지의 속박
07 괴물 같은 가이아
08 화석화한 숲
09 초크 포인트
10 모든 것의 아버지
11 취약성
12 숫자의 모호함
13 또 다른 이름의 전쟁
14 “성스러운 불만의 천사”
15 야수들
16 “하늘의 추락”
17 유토피아
18 생기론적 정치
19 숨은 힘들

감사의 글

참고문헌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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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저자는 백인의 역사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적 부를 쥐어짜는 기계에 필요한 자원을 추출하고 통제하기 위해 ‘권리를 박탈당한 자들’을 착취하는 소수 특권층의 역사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을 위해 책 앞머리에서 1621년 인도네시아 반다제도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그 사건이 일어난 것은 반다제도가 1600년대에 세계를 반쯤 미치게 만든 향신료인 육두구의 유일한 생산지였기 때문인데, 그 악마적 사건은 이어지는 수백 년 동안 지배적 세계 질서로 부상하는 유럽 식민주의의 전조였다. 저자는 오로지 기업적 이윤에만 사로잡혀서 지구를 정복하고 재형성하려는 인류의 발자취에 내재된 욕망과 탐욕을 발가벗긴다. 또한 식민주의, 토착민과 원주민에 대한 제노사이드, 노예제, 인종 차별적 자본주의 같은 더 큰 주제로 나아간다. 그러면서 그것들이 결국 오늘의 기후 위기로 귀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가 한창이던 와중에 책을 집필한 고시는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식민주의 역사와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보는 심각한 불평등을 연결 짓는 식으로 여러 역사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는 세계 석유 무역사, 이주 위기, 전 세계 원주민 공동체의 애니미즘적 영성 등에 대한 논의를 아우름으로써 서구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인류 역사가 비인간 힘들에 의해 형성되는 놀라운 방식에 대해 들려준다.

기후 위기, 서구인의 자연관과 프랜시스 베이컨, 테라포밍

우리는 많은 논의의 세례를 거치면서 현재의 기후 위기가 산업혁명보다 훨씬 뒤인 최근 몇십 년 사이에 생겨난 일이라고 믿게 되었다. 물론 최근 몇십 년 사이의 ‘거대한 가속(great acceleration)’이 오늘의 기후 위기를 한층 빠른 속도로 부채질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실상 그 위기의 씨앗은 인류가 ‘물질적 안녕’이 좋은 삶의 최고봉이라고 믿도록 세뇌당한 오래전에 이미 뿌려졌다고 주장한다. 저자가 초기에 이 같은 유럽의 제국주의 교리를 구축한 인물로 지목한 이는 서구의 위대한 정신으로 꼽히는 영국의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반다 대학살이 자행될 무렵 …… 출간한 책 《성전에 관한 광고》에서 베이컨은 기독교를 믿는 유럽인에 의한 특정 집단의 존재 말살이 왜 합법적이라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소상히 늘어놓았다. ‘일부 국가에서 민법에 의해 불법화되고 금지된 특정인이 존재하듯 자연의 법 및 여러 국가의 법에 의해, 또는 하나님의 계명에 의해 불법화되거나 금지된 국가들도 있게 마련이다.’ 베이컨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방탕한 국가는 기실 국가도 아니요, 그저 자연법칙에 비추어볼 때 완전히 뒤떨어진 ‘불온한 사람들의 떼거리’일 따름이다. 그런 연유로 ‘시민정신이 투철하고 치안이 잘 갖춰진 국가가 …… 그들을 이 지구상에서 제거하는 것은 합법적일뿐더러 신의 뜻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이 주장은 사실상 기독교를 믿는 유럽인에게 그들 눈에 잘못되었거나 괴물처럼 보이는 민족을 공격하고 말살할 수 있는 천부적 권리를 부여했다.”(40쪽)

저자는 이런 발상의 지원을 받은 식민주의와 경제 성장을 주축으로 하는 서구 문명을 비판하는 한편, 기후 변화가 식민화와 함께 시작되어 토착민의 낙원과 그들의 환경을 파괴한 자원 추출 방식의 직접적 결과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것을 ‘테라포밍’이라는 용어로 표현하는데, 테라포밍은 식민지 개척자들이 장소 이름을 새로 바꾸고 가축을 도입하고 농경지를 일구고 공유지를 사유지로 변경하고 이동식 거주 형태를 영구 거주 형태로 바꾸는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 같은 제국주의적 지배를 강력하게 뒷받침한 것이 다름 아니라 지구에 대한 ‘기계론’적 관점이다. 자연은 행위 주체성과 의미로 가득 찬 자체의 힘이 아니라 인간이 그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정복할 수 있는 자원으로만 존재한다는 관점 말이다. 그리고 그 자연에는 가난한 사람, 토착민 등 서구 백인 이외의 인류 다수도 포함된다. 이런 사고가 지구 위기의 근본 원인인 식민지화와 테라포밍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기후 변화를, 지구에 대한 광범위한 테라포밍이라는 도전을 향한 지구 자신의 응전으로 해석한다.

서구 엘리트들은 스스로가 선택받은 존재로서 역사적으로 겪어온 숱한 전염병에서도 살아남았듯이 오늘날의 기후 위기도 무사히 피해갈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 가정 아래, 토착민이나 가난한 사람에 대한 ‘무행동’으로 그들을 곤경에 빠뜨려왔다. 저자에 따르면, 그러나 괴물 같은 가이아는 종전에는 역사의 승자 편에 서주었을지 몰라도 더는 누구 편도 들지 않기로 작정한 듯하다. 서구의 엘리트들과 비서구의 그 상대역들이 살아가는 곳이 공교롭게도 가장 테라포밍의 간섭을 많이 받은 지역이고, 그런 장소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기후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그렇다는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지구는 마치 서구 엘리트들이 문명을 일구었을 때 가정한 기계론이 틀렸음을 입증하기라도 하려는 듯 산불·폭우·가뭄·폭염 같은 이상 기후의 모습을 한 채 더는 고분고분 당하고만 있는 말 없는 비활성 실체가 아님을 연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지구 위기 해법

이러한 저자의 진단에 따라 자연히 그가 내놓은 지구 위기 해법은, 지구도 행위 주체성을 지닌 살아 있는 실체라는 ‘생기론’적 사고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불과 몇백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지니고 있었고 누려왔던 그들과의 소통법을 잃어버렸다. 그 감각을 되살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여전히 생기론적 사고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토착민, 문명의 이기를 누리지 못하고 자연법칙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문명 속의 가난한 사람들이다. 저자에 의하면, 그들이 양자의 대화를 이어줄 통역관 노릇을 할 테고, 우리는 그들에 힘입어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에만 비로소 지금의 기후 위기를 풀어나갈 수 있다. 저자는 “인간, 그리고 우리의 모든 친척들의 운명은 바로 거기에 달려 있다”고 글을 맺는다.

저자에 따르면, 공식적 근대성이 지워버린 비인간 목소리를 본연의 장소로 되돌려놓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토리를 복원해야 하는데, 이것은 바로 오늘날의 작가·예술가·영화 제작자 등 스토리텔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떠안아야 할 임무다. 그는 이 임무가 미학적임과 동시에 정치적 과업이라고 주장한다. 이로 보아 그는 정치 자체의 힘보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정치를 변화시키는 스토리텔러의 힘을 더욱 신뢰하는 듯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강화된 세계적 연결성은 많은 파괴적이고 분열적인 결과를 초래했지만, 다른 한편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대륙 간 연합을 통해 지구 위기를 본격적으로 다룰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이 점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지구 위기의 규모는 하도 커서 어떤 한 나라, 또는 심지어 ‘서구’ 같은 여러 국가로 이루어진 느슨한 집단이 다룰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제 탄소 경제의 궤도를 좌우하는 것은 더 이상 서구가 아니다. 서구가 지구 온난화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거야 어김없는 사실이지만, 그것이 서구가 세계 인구 절대 다수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없이도 지구 위기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 심지어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해법을 찾기 위한 첫걸음은 공통의 표현 양식과 공유된 이야기를 모색하는 것이다. 인간이 인간들끼리뿐 아니라 ‘우리의 모든 친척들’과 서로 의존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의 내러티브를 말이다.”(337쪽)

뼛속 깊이 세뇌된 우리의 서구 문명 중심적 사고를 질릴 정도로 비판하면서 우리가 새로운 관점에 서도록 안내하는 저자의 노고와 통찰력에 크게 감동받지 않을 수 없다. 시종일관 가난한 자, 쫓겨난 자, 고난받는 자, 차별받는 자의 입장에 서고자 하는 그의 도덕적 헌신에도 숙연한 마음이 들 것이다. 읽는 내내 작가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특별하고,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는 데에도 남다른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구 행성에서의 삶에 정작 삶이 없는 것처럼 보일 때 무엇을 하면 좋을까? 이 책 《육두구의 저주》를 읽으라. 고시는 기후에 대한 전문 용어로 얼룩진 칙칙한 논의를 피하면서 다시금 신화, 어원학, 우주론의 위력을 되살려놓는다. 그는 생태적 붕괴를 재촉하면서 세상을 뒤흔드는 논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전쟁, 제국 그리고 제노사이드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우리는 그의 빼어난 정신, 복수하는 글, 거대한 영혼에 크게 빚지고 있다. 이 책을 절대 놓치지 마라. 그리고 무엇보다 뻔한 내용 아니겠느냐고 지레짐작하지 마라. 직접 읽어보기 전에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감도 잡지 못할 것이다.
- 나오미 클라인 (칼럼니스트)
고시는 절묘한 솜씨로 기후 변화에 대한 대화를 역사적·정치적·문화적 영역으로 과감하게 옮겨놓는다. 그러면서 지난 50년간의 ‘거대한 가속’이 그보다 좀더 큰 역사적 옴니사이드의 일환임을 인식하기 전까지는 당면한 지구 위기에서 한 발짝도 벗어날 수 없다고 덧붙인다.
- 나오미 오레스케스 (Naomi Oreskes, 《어느 임무에 관한 과학(Science on a Mission)》 저자)
이 책은 명쾌하고도 대담하게 근대성을 지구, 강, 나무, 심지어 소박한 육두구의 정령에 대한 수세기에 걸친 옴니사이드 작전으로 재해석한다. 그리고 생기론적 사고와 비인간 내러티브가 절실하다고 목 놓아 외친다. 광범위한 역사적 관점과 놀라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책에서 고시는 예지력 넘치고 획기적인 논의를 통해 인류세에 필요한 새로운 인간 삶의 형태를 촉구한다. 무척이나 시의적절하고 강력한 책이다.
- 로이 스크랜턴 (Roy Scranton, 《인류세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법(Learning to Die in the Anthropocene)》 저자)
통찰력과 도덕적 힘이 번득이는 이 빼어난 책에서 고시는 육두구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세계가 어떻게 제국주의와 인종 차별적 자본주의를 거쳐 작금의 지구 위기에 이르게 되었는지 조명한다. 이 책은 인간이 나머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번영할 수 있는 대안적 관점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더불어 그 관점에 서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기득권의 집요함이 얼마나 대단한지 일깨워준다.
- 수닐 암리스 (Sunil Amrith, 《광포한 바다(Unruly Waters)》 저자)

회원리뷰 (1건) 리뷰 총점10.0

혜택 및 유의사항?
육두구의 저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a****4 | 2023.05.2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서론육두구 자체가 생소해서 찾아봤는데 우리가 종종 마시는 까스활명수나 즐겨먹는 중국 음식에도 들어간다고 한다.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한국에서는 익숙지 않은 향신료다.반다인의 패배[p.44]참혹한 살육이 시작된 때로부터 약 두 달 뒤, 한 반다인 도망자가 네덜란드인에게 항복했다. 그리고 남은 도망자들이 화약도 무기도 없으며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송크와 네덜란;
리뷰제목
서론
육두구 자체가 생소해서 찾아봤는데 우리가 종종 마시는 까스활명수나 즐겨먹는 중국 음식에도 들어간다고 한다.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한국에서는 익숙지 않은 향신료다.

반다인의 패배
[p.44]
참혹한 살육이 시작된 때로부터 약 두 달 뒤, 한 반다인 도망자가 네덜란드인에게 항복했다. 그리고 남은 도망자들이 화약도 무기도 없으며 굶어 죽어가고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송크와 네덜란드 병사 수백 명이 그 밀고자의 안내를 받아 도망자들이 은거한 산속 야영지에 들이닥쳤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도구라곤 돌과 창밖에 없던 반다인들은 속수무책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저항은 완전히 끝났다. 나머지 마을은 얌전히 항복했으며, 그곳 거주민들은 포로로 붙잡혀서 노예로 팔려나가기 위해 강제로 이송되었다.
→ 세계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네덜란드의 만행은 일제 식민의 역사를 가진 나라 사람으로서 책 앞부분부터 식민통치를 통해 반다인을 모조리 불태워버린 네덜란드 사람이 미웠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또한 반다인 도망자들의 거처를 알려준 사람이 다름 아닌 같은 반다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나라 친일파가 떠올랐다. 궁지에 몰린 사람과 관점을 다르게 봐야 하지 않는가 싶었지만 결국 학살을 앞당긴 사실 앞에 변함이 없다.
Q. 이름 모를 밀고자들이 없었더라면 반다인의 종말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었을까?

현재 테라포밍
[p.97]
소를 둘러싼 분쟁은 오늘날까지도 북·남미의 **테라포밍**을 특징짓는 지속적인 요소로 남아있다. 아마존의 삼림 파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주원인 가운데 하나는 정착민, 그리고 거대 **애그리비즈니스**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소 목축업의 확장을 밀어붙이고 있기 때문이다.
→ 영국으로 옮겨 그들의 주요 표적이 원주민이 아니라 그들의 의식주였다는 것. 모든 전쟁이 그렇듯 물자 공급을 중단시키면서 대상이 서서히 힘을 잃게 만드는 행위가 추악스럽다고 생각했다. 전쟁에서 이것이 당연시된 것은 1년 넘게 이어지는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서도 알 수 있다. 비록 현재는 국제 사회의 왕따가 되었지만 카스피 송유관을 걸어 잠그며 보복을 시도했다. 소를 둘러싼 분쟁의 테라포밍 부분에서도, 거대 애그리비즈니스 기업들이 브라질에서 소 목축업 확장을 밀어붙인다기에 관련 기사를 찾아보았다. [마피비오마스 프로젝트](https://m.sedaily.com/NewsView/268KZ6F5PR#cb) 결과에 의하면 불과 2021년까지도 삼림 파괴 지역의 98%가 농목축업 활동 지역이며, 아마존 산림의 60%가 이미 파괴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내가 불과 한 달 전에 봤던 뉴스에서는 기업들의 불법 금 채굴 현장에서 그들이 옮긴 말라리아와 강물로 흘러간 수은 때문에 그 물을 마신 어린 원주민 600명 가까이가 사망했다고 한다. 오늘날 지구에서 가장 집중적으로 테라모밍된 일부 지역은 이미 자연재해로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타격을 입고 있다. 이 와중에도 자원을 제공받기 위해 지구를 고갈시키려는 야만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지구가 아마존의 큰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 아래 국제사회가 브라질의 자본주의 문제에 개입해야 할지는 외교적인 관점에서 또 찾아봐야 할 것 같다.
?? 테라포밍(Terraforming): 땅의 형성
?? 애그리비즈니스(agribusiness): 기업으로서 운영되는 농업

상품의 가치
[p.132]
인간을 지구의 산물들과 더없이 밀접하게 얽혀 있어 그것들 없이는 과거를 기억할 수 없는 존재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반면 오늘날의 학문적 역사에서는 정향·육두구·메이스·담배·사탕수수 등이 그저 자원이거나 상품일 뿐이고, 그것들의 운명은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있다. 다시 말해, 그것들은 비활성이며 세계와 역사를 형성하는 그들 자체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 저자는 오늘날의 학문적 역사에서 육두구나 사탕수수 등이 그저 자원이거나 상품일 뿐이고, 그것들의 운명이 전적으로 인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 로마신화뿐만 아니라 쑥과 마늘만 먹고 사람이 된 단군신화 속 곰이나 화폐가 생기기 전 물물교환으로 이루어졌던 역사를 보면 비활성으로 보이는 자원들이 인간의 삶과 인류사에 이례적일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그 사실이 모호하게 표현되는 것도 반박할 수 없다.
Q. 만약 다이아몬드나 금의 가치가 낮았다면 인간은 어떤 웨딩링을 원할까?

군사화와 생태계
[p.182]
재난은 새로운 공간에 대한 군사적 침범의 빌미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전반적인 군사적 확장을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새롭게 정당화하기도 한다. 군사 기획자들은 신병을 모집하고 그들 정책의 포괄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심지어 사회 운동의 언어와 전술을 채택하기까지 했다.
→ 고등학생 때 담임 선생님 덕분에 군부대에 여러 번 방문했고 친구들 덕분에도 군용 탱크나 전투기를 실제로 본 적이 있다. 국가 안보의 시각으로만 봤지 연료 소모로 인해 환경오염의 주범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환경 오염에 대해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 기후로 매년 피해를 입는 지역에서 군대가 구조대 역할을 하는 것이 새로운 지정학적 투쟁에 대비 중이라는 사실도 꼬집었다. 미래를 대비하지 않는다는 내 파악이 틀렸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재난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비단 민간인 뿐만이 아니라는 것.
Q. 그렇다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은 비단 우크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민폐를 끼치고 있는 셈일까?

체계적 불평등
[p.193]
팬데믹처럼 사이클론 암판도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극도의 취약성을 낳는 일련의 체계적 불평등을 드러냈다. 이제 각국이 지구 위기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 결정하는 것은 GDP나 1인당 소득이 아니라 이 같은 불평등이라는 사실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 대부분의 국가가 록다운을 결정한 후, 나는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만을 염두하며 다른 나라 시민들이 팬데믹을 어떻게 마주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저자의 증언에 따르면 인도는 인구도 많고 대부분의 수도 거주자가 이주 노동자라는 점에서 록다운이 시작되자 무척 열악한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이클론이라니. 저자는 정부로부터 소외되는 도시를 안타깝게 생각했고, 외면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나는 한국이 <서울공화국>으로 불리는 것에 동의하는 한 사람으로서 저자의 말이 무척 공감됐다. 불과 작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동해안 중 특히 포항은 대규모 침수 사태를 겪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스코 역시 침수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언론과 정부는 피해 ‘발생’에만 초점을 두었으며, 주민들이 어떤 피해를 입었고, 어떻게 복구해야 하는지는 다루지 않았다. 반대로 같은해 서울 한강 이남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는 대책 마련을 비롯해 정부의 전폭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 한 국가의 수도와 지방 소도시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터무니없을지도 모르지만, 비단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는 관심을 받는 곳은 포항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부유해질수록 환경을 위태롭게 만든다.

마녀사냥
[p.351]
이때는 많은 유럽인이 다들 이 같은 결론으로 뛰어들 채비가 되어 있는 시기였다. 당시 그들의 고향 대륙은 마녀 열풍에 휩싸여 있었다. 악천후에서 가축의 죽음에 이르는 모든 일이 마녀 탓으로 돌아갔다. 소위 마녀로 알려진 그들은 600명의 어린이, 400명의 노인, 그리고 6000마리가 넘는 동물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오늘날에 마녀사냥은 특정 사람에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되었다. 너무나 당연시되어 TV 프로그램 제목에도 쓰인 적이 있다. 하지만 과거 살해 당했던 이른바 ‘마녀’ 피해자들에게 이것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하다. 마녀사냥을 했던 과거 유럽인들이야 부끄러움을 알겠지만, 피해자들의 시각으로 보면 불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만약 내가 마녀사냥의 피해자 중 한 생존자라면, 이 단어가 비유적인 표현이 되어 공공연하게 쓰이는 모습이 마냥 웃어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결론
오늘날 인류의 (대다수는 아니라 해도) 상당수는 과거의 식민주의자들처럼 살아가고 있다. 지구를 마치 주로 기술과 과학의 도움을 받아서 착취하고 이득을 취하기 위해 존재하는 비활성 존재인 양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과학조차 전례 없고 불가사의한 폭력을 수반하는 기후 사건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숨은 힘과 보조를 맞추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제 지구적 대재앙의 가능성이 점점 더 가까워짐에 따라, 우리 이야기에서 그 같은 비인간의 목소리를 복원해내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 길어도 고작 100년 정도 밖에 살지 못하는 생명체인데 누군가는 지구에서 영생을 꿈꾸고, 누군가는 지구를 차지하기 위해 국가 안보에 힘을 내고 있다. 만약 거주하는 집이 누군가로 인해 훼손된다면 집주인은 곧장 고소를 하고 집을 원상복구 시키려 안간힘을 쓸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주인은 없다. 지금은 더 나은 세상이라는 핑계로 인류를 제외한 동식물이 무분별하게 훼손되고 살해되지만, 그 타깃은 인간이 되어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가 잠시 멈췄을 때 깨끗해졌던 중국의 대기, 맑아졌던 이탈리아의 베니스 강 등을 보면 지구는 스스로를 정화하고 돌려놓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수년 전부터 기후 위기를 예측했던 것처럼 대재앙을 막을 방법 또한 알고 있다. 이제 해야 하는 것은 실행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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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주의, 제노사이드, 폭력으로 북?남미에서 형성된 자본주의의 역사를 파헤친 수작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에*스 | 2023.01.28
구매 평점5점
식민지, 노예, 전쟁, 제노사이드로 얼룩진 자본주의 탄생의 민낯을 파헤친 책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골드 에*스 | 2023.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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