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할 땐 몸과 마음, 영혼까지 갈아 넣는 스타일이다. 20여 년의 직장생활을 그렇게 하다 보니 몸이 다 망가졌다.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몸을 돌보지 않고 일하다 보니 살도 많이 쪘다. 건강하게 살 빼고 몸을 추수린 후 일을 다시 하자라는 생각으로 8개월 동안 건강한 다이어트로 17kg을 뺐다. 이후 본격적으로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과정에 멘토님을 뵈러 다녔다. 그 중 1인 기업가 대표이신 김형환 교수님을 뵈러간 날. 어떤 일을 하며 살아왔는지에 대해 묻고 이야기를 다 들으신 후 하신 한마디.
“그동안 의미 없는 일을 의미 있다고 여기며 해오셨군요!” 망치로 머리를 맞는 느낌이었다. 당황해서 머리가 하얘졌다. 저소득층을 위한 방과 후 학교, 사람을 살리는 독서모임, 모두 의미 있는 일이라서 몸을 갈아 넣으며 했던 일인데 의미 없는 일이라니…… 순간 20여 년의 직장생활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교수님 말씀은 회사에게 의미 있는 일이지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생각해보니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일을 찾아 했던 일들이 아니다. 결국 맞는 말씀이어서 할 말이 없었다.
의미 있게 살려면 이미 가지고 있는 내 안의 보석부터 찾아야 한다. 이 보석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 것인지,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그 보석이 바로 강점이다. 강점을 찾고 강점이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방법으로 전달할 것인지, 그러기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된다.
--- p.32~33
무슨 공장 설비도 아닌데, 일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순간, 3년 전 한 워크숍에서 했던 나의 강점 진단 결과가 떠올랐다. 진단으로 알아본 나의 상위 재능 테마에는 행동, 성취, 최상화, 존재감, 체계 등이 있었다. 누가 보아도 직장에서 성과 창출하는 데에는 더 없이 유리해 보이는 재능 테마들이었다. 업무 스타일 때문에 붙여진 ‘폭주 기관차’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이, 이 재능들을 조직 생활에서 십분 활용하며 성과를 냈고, 감사하게도 회사에서는 그런 점을 인정해주었다. 즉, 나는 조직에 쓸모 있는 사람이었고 그것이 내 존재 이유였다.
‘그래, 처한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재능은 때로는 긍정적으로도 또는 지금처럼 부정적으로도 발현될 수 있는 거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재능과 강점에 대해 심도 있게 알지는 못했지만, 그것의 부정적 발현을 인지한 첫 순간이었다. 재능과 강점은 무조건 좋은 것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그것의 잘못된 발현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이것을 어떻게 하면 긍정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자신의 재능과 강점을 제대로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발현되었던 성공 사례를 복기하며 그 행동이 지속 강화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수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나를 믿고 가이드해 줄 파트너가 필요하다. 이것이 강점 코치의 역할이다
--- p.83
C양은 몇 년간 다니던 직장을 떠나고 싶어 했다. 새로운 분야에 기회가 생겨 지원하려고 했는데, 지인들이 크게 반대하여 실행하지 못했다. 출근은 하고 있지만 이직에 미련이 남았고, 도전을 막았던 지인들을 원망하는 마음도 있었다. 이직을 생각했던 분야 외에도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고, 현 직장에서의 시간을 갑갑하게 여겼다. 코치가 퇴사를 권해주길 바랐다.
강점 코칭을 진행하며 C양의 강점과 욕구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결과는 놀라웠다. 근무하고 있던 직장에서 멋지게 업무를 해내고 탁월한 성과를 내고 싶은 것이 C양의 본심이었다. 업무량이 많고 어려워서 완성도 있게 이루어내지 못하다 보니, 멋지게 성취하고 싶은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 그래서 절망하고 비교적 수월해 보이는 다른 일로 회피하려고 했다.
진심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리하며 대화를 나누었다. 바라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C양이 가진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그리고 강점과 역량을 어떻게 강화할지 코칭을 통하여 정했다. 코칭을 마친 뒤 C양은 한결 편안해진 얼굴로 인사를 나누고 돌아갔다. 지금은 탁월한 성과에 대한 자신의 바람을 수용하고, 강점을 활용하며 최선을 다한다. 목표와 결과 사이에 차이가 있더라도 용감하게 받아들이고, 반성하며 다음을 계획하고 있다. 강점은 자신을 보는 시야에서 안개를 걷어내고 진정한 자신을 여는 열쇠다. 강점을 찾으면 외면했던 본심을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에 대한 오해가 풀린다. 그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기 수월해진다. 거기에 강점을 능동적으로 사용하기로 작정하고 포기하지 않으면 원하는 인생에 도달하게 된다.
--- p.179~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