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분야의 흥미로운 점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변인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초중고 12년을 보내면서 부모, 가정환경, 타고난 유전인자, 친구 관계, 학교, 선생님, 교재, 강의, 학원을 비롯해 수많은 것들이 아이의 12년 과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그 많은 요인들 중에서도 ‘본질’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p.21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학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학원비를 내도 학원에 다닐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미 정원이 다 차 있고, 대기 인원까지 있을 겁니다. 이런 학원들은 학원에서 제시하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학원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수학 실력이 모자라서 학원을 가고 싶은데 학원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서 학원에 다닐 수 없는 겁니다. 웬만큼 인기 있는 학원들은 반드시 ‘등록 전 테스트’가 있습니다. 이런 테스트가 왜 존재하는지 부모들은 교육수요자의 입장에서 반드시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p.68
중하위권은 학원에 ‘의존’하고, 최상위권들은 학원을 ‘이용’합니다. 이 차이가 결정적입니다. 최상위권들은 학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학원을 필요에 따라 이용합니다. 내신을 대비할 때 학원을 이용해서 시간을 벌 수 있고, 수능 대비를 하면서 부족한 개념을 학원에서 채울 수 있습니다. 최상위권들은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정확하게 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학원이 필요한 경우’에만 학원을 이용합니다. 불안하니까, 혼자서는 공부를 안 하니까 등의 이유로 학원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로 최상위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p.72
영어로 된 원서를 많이 읽고, 막힘없이 영어로 말을 하고, 중학교 공부를 선행하는 것이 아니라 ‘흥미와 자신감을 기르는 것’이 초등 영어 교육의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망각한 채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게 선행을 한 경우, 개념을 제대로 익히지 않은 채 속도만 강조해 학습 결손이 발생한 경우, 아이의 감정은 무시한 채 공부만 강요한 경우에는 공부정서가 망가지게 됩니다.
---p.85
지금 우리는 성적이 곧 능력으로 평가되는 패러다임에 철저하게 지배받는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지금보다 더 행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선택한 적도, 이런 시스템 속에서 피 터지게 경쟁하기로 선택한 적도 없거든요. 경쟁 사회를 마주하게 한 것이 미안해서라도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지켜야 합니다.
---p.95
자녀가 미취학 아동일 때는 부모가 원하는 대로 먹이고 입히면서 키울 수 있습니다. 아이와 24시간을 함께하면서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를 양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만 가도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져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갑니다. 자녀의 교육을 계획하면서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방향대로 키우겠다는 것은 부모의 ‘착각’에 불과합니다.
---p.113
평소에는 각자 따로 놀다가 시험 기간에만 다 같이 공부를 하는 가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시험 기간에만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 옆에서 공부를 한다면 아이들은 감시당한다고 느끼지 않을까요? 평소에는 편히 쉬시던 부모님께서 밤늦게까지 아이들 옆에 바짝 붙어 있으면 이것은 감시 아닐까요? 감시를 받는 느낌은 결코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엄마 아빠가 옆에 있으니 공부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시켜서 하는 공부가 결코 기분 좋은 느낌은 아니겠죠. 부모가 진짜 독서를 하고, 진짜 공부를 할 때 거실 공부는 효력을 발휘합니다.
---p.152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질과 양을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을 리사 손 교수는 ‘모니터링’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자신을 모니터링한 후에 이를 기반으로 학습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컨트롤입니다. 모니터링과 컨트롤을 통해서 아이는 스스로 학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아이는 실패를 했을 때 실패의 원인이 모니터링인지, 컨트롤인지를 스스로 파악해야 합니다.
---p.167
명문대에 진학하고 사회적인 명예나 돈을 얻는 것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우리는 뉴스나 신문의 사회면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큰 부와 명예를 얻은 이들도 비도덕적인 행위로 한순간에 파멸하게 됩니다. 그런 사건들을 눈으로 보면서도 우리는 자녀에게 공부만 강요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도덕성은 공부만큼이나 자녀의 독립과 성취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p.175
프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에게 적절한 말을 하고 바람직한 태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쉽게 무너지는 순간은 부모 스스로가 몸과 마음이 힘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인생에서 큰 고민이 있을 때, 몸이 아플 때 프로처럼 행동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다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골치 아픈 일들이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들을 위한 ‘하루 1만보’를 추천합니다.
---p.182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이 중요한 결정을 다른 사람이 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스스로 결정을 잘 내릴 수 있을지 불안할 겁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스스로 똑똑해져야 합니다.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책도 열심히 읽고, 신문도 꾸준히 읽고, 부지런히 세상을 둘러보면서 똑똑해져야 합니다.
---p.198
공부를 정말 잘하고 싶다면 책상 위의 책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봐야 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은 각기 다른 목표를 추구하면서 살아갑니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찾아옵니다.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계기가 생기려면 꾸준히 자신의 삶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자신에게 공부가 어떤 의미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p.217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성공의 뒤에는 필연적으로 실패가 존재합니다. 실패를 통해서 더욱 단단해지면서 성공을 향해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공부를 하면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 습관도 없고, 계획을 세우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무리한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이를 실천하면서 의지 부족으로 계획대로 안 되는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실패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해야 합니다.
---p.230
우리의 행동의 47%는 습관처럼 일어난다고 합니다. 하루에 하는 절반 정도의 행동이 무의식중에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루의 절반 이상을 멍하게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생각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행동이 자동으로 일어난다는 것이 아무 생각 없이 행동이 일어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의 행동은 환경에서부터 어떤 신호를 받아서 시작됩니다.
---p.237
배운 내용에 대해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친구에게 내용을 설명하면서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없어도 ‘가르치기 기법’은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백지에 내용을 적어가면서 가상의 대상에게 배운 개념을 설명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완전히 이해한 것과 헷갈리는 개념을 알게 됩니다.
---p.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