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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488g | 140*210*30mm
ISBN13 9788947548762
ISBN10 8947548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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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메이드다. 당신이 객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내가 무엇을 보게 될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신나서 구경하러 나갈 때 유령처럼 방에 들어가 청소하는 사람이다. 당신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당신이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영수증을 버리는 사람이다. 당신의 침대 시트를 갈고, 당신이 전날 밤에 거기서 잤는지, 혼자서 밤을 보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사람이다. 문 옆에 있던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두고, 베개를 톡톡 쳐서 다시 부풀리고,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당신의 머리카락이라고? 그럴 리가.
--- p.6

매일 리전시 그랜드 호텔에 출근할 때마다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이 호텔의 구조와 광채, 색채의 일부가 된다. 디자인의 일부가 되어 태피스트리에서 빠질 수 없는 밝고 독보적인 사각형 조각이 된다.
할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면 넌 평생 하루도 일하는 게 아니야.”
그 말이 맞는다. 매일의 일이 내게는 즐거움이다. 이 일은 내 천직이다. 나는 청소가 너무 신나고, 내가 밀고 다니는 청소 카트도 사랑하고, 내가 입는 유니폼도 마음에 쏙 든다.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입만 열지 않는 한 난 누구든 될 수 있다. 당신이 하루에 열 번은 날 지나쳤다 해도, 경찰서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렬로 세워놓은 채 날 찾아내라고 하면 찾지 못한다.
--- p.12, 15

“몰리, 자네가 왜 여기 있나?”
할머니가 죽은 다음 날 호텔에 출근한 내게 스노우 씨가 말했다.
“할머니 일은 정말 안됐네. 프레스턴 씨에게 어제 자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들었어. 이미 자네를 대신할 다른 직원까지 불러뒀는데. 오늘은 자네가 출근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거든. 정말 오늘 일해도 괜찮겠나?”
“죽은 사람은 할머니지 제가 아니에요. 일은 계속해야죠.”
스노우 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마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겠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사람들은 거짓보다 진실에 더 충격을 받을까?
--- p.17

나는 〈카사블랑카〉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본 덕분에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라는 걸 알았고, 로드니가 내게 키스할 수 있도록 몸을 내밀었다. 로드니는 내 뺨에 키스하려고 한 것 같은데 내가 입술에 해도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살짝 틀었다. 불행히도 우리의 접속은 약간 어긋났다. 비록 내 코는 뜻밖의 키스를 받은 덕분에 완전히 실망하지는 않았지만.

그 순간, 그러니까 로드니가 내게 키스했을 때 그의 입술이 어디에 닿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사실 키스 말고는 아무것도 중요치 않았다. 그의 목깃에 튄 붉은 토마토소스 얼룩도, 키스 후에 그가 바로 휴대전화를 꺼낸 사실도, 심지어는 그의 이 사이에 낀 축 늘어진 바질 조각도.
--- p.142

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서 있었다. 스노우 씨는 연단에 잠시 남아 있다가 안경을 똑바로 쓰고 연설문을 챙긴 뒤 밖으로 씩씩하게 걸어 나갔다. 그가 사라지자 동료들은 의자에 앉은 채 자세를 바꾸고 자기들끼리 떠들어댔다. 나는 주변에서 속삭이는 소리를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정말로 내가 못 들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몰연변이(몰리+돌연변이). 로봇 룸바. 예의충.
마침내 삼삼오오 모여 있던 직원들, 그러니까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하는 펭귄과 포터, 웨이트리스, 발레파킹 담당자가 모두 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세미나실의 마지막 벌이 될 때까지 자리에 남아 있었다.
--- pp.203~204

스타크 형사가 내 눈을 뚫어지게 본다.
“당신이 무얼 숨기든, 누구를 보호하려고 하든 우리가 알아낼 겁니다. 내가 형사로 일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는데, 얼룩은 한동안 감출 수는 있어도 때가 되면 다 드러나게 된다는 거죠. 무슨 말인지 알아요?”
“지금 제 앞에서 얼룩 이야기를 하시는 건가요?”
문손잡이에 뭉개진 손자국. 바닥의 신발 자국. 테이블 표면에 먼지와 함께 말라붙은 동그란 컵 자국. 침대에 죽어 있는 블랙 씨.
“형사님, 얼룩이라면 제가 누구보다 잘 알아요.”
--- p.22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주 훌륭하고 완벽하게 재미있는 스토리, 오랜만에 만나는 매우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주인공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 스티븐 킹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영민하고 신선하다. 마음이 엄청나게 따뜻해지는 놀라운 살인 미스터리다.
- 리사 주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다크 플레이스의 비밀』 저자)
바보 같지만 똑똑하고 순진하지만 기이한, 결코 잊을 수 없는 탐정 몰리에게 완전히 사로잡혔다. 계속 미친 듯이 책장을 넘기게 된다.
- 사라 피어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요양원』 저자)
이 책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당신을 감동시킬 것이다. 똑똑하고 독특하며 기분이 좋아지는 묘한 작품이다.
- 애슐리 오드레인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푸시』 저자)
매력적이고 기발하며 매우 독창적이다. 복잡하면서도 훌륭하게 그려낸 주인공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한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 안드레아 바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우리는 여기에 없었다』 저자)
엘리너 올리펀트 만큼이나 사랑스럽고 특이한 주인공이 애거서 크리스티 소설에 나올 법한 살인 사건에 휘말린다. 너무나도 재미있다!
- 클레어 풀리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진실 프로젝트』 저자)
기분 좋고 신선한 강력한 데뷔 소설. 메이드 몰리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반전과 놀라움이 끊이지 않는다.
- 사라 페너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넬라의 비밀 약방』 저자)
분명 미스터리 애호가들을 기쁘게 하고, 더 많은 매력을 느끼게 하고, 저자의 더 많은 작품을 원하게 할 것이라 확신한다.
- 카르마 브라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완벽한 아내를 위한 레시피』 저자)
천사 같지만 악마 같고, 어둡지만 매력적인, 짜릿할 정도로 영리하게 풀어낸 이야기를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모든 페이지를 사랑했다.
- 크리스 위테이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We Begin at the End』 저자)
유혹적이고, 매력적이고,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이 독특한 범죄 소설은 능숙한 글쓰기와 영리하고 독창적인 줄거리로 독자들에게 따뜻한 빛을 남길 것이다.
- 헤더 오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The Lonely Hearts Hotel』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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