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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나처럼 연결되어 한결 안녕해지기를 | 김소미 〈씨네21〉 기자 -영화를 통해 구원을 받은 이들 | 윤가은 영화감독 프롤로그 PART I. 류과의 세계 나만의 자산도(玆山島)를 찾아서_〈자산어보〉 인생의 정점에서 내려오는 법_〈다가오는 것들〉 현금 같은 내 새끼_〈4등〉 그러니 그만, 느긋하게 잔을 돌리자_〈어나더 라운드〉, 〈동사서독〉 키스는 빡세지 않았다_〈나이트크롤러〉 PART Ⅱ. 로사의 세계 ‘애데렐라’의 삶일지라도 괜찮아_〈툴리〉 지속 가능한 부부_〈결혼 이야기〉 파도를 탄다! 행복을 탄다!_〈라이드〉 찔리는 거 있어〈완벽한 타인〉 태양이 행성이 되던 날_〈원더〉, 〈스탠바이, 웬디〉 아파트 생존 법칙_〈콰이어트 플레이스〉 PART Ⅲ. 소피의 세계 10대 시절에 건네는 작별 인사_〈판타스틱 소녀 백서〉 교환 일기 같은 우정_〈청바지 돌려 입기〉 욕망 구분 짓기_〈소공녀〉 ‘일’복 많은 사람들에게_〈찬실이는 복도 많지〉 순간 속의 영원_〈베를린 천사의 시〉 PART Ⅳ. 왈라비의 세계 나의 바람개비_〈인셉션〉 내 집은 어디 있나요_〈라스트 홈〉 시궁창 같은 현실에 주저앉지 말아요_〈행복을 찾아서〉 출근 인사에 회사 생활이 바뀐다면〈굿모닝 에브리원〉 저, 이직할까요〈패밀리 맨〉 PART Ⅴ. 또아의 세계 분노는 그렇게 멈추어지는 것이 아니다_〈언힌지드〉 문어와 문어의 사람 친구가 끼친 영향에 대하여_〈나의 문어 선생님〉 내일도 오늘과 같은 마음으로_〈아워 프렌드〉 언젠가 ‘구린 나’를 온전히 인정하겠지_〈와일드〉 당신의 시간을 누구에게 내어 줄 것인가_〈가려진 시간〉 PART Ⅵ. 당신의 세계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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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최고의 두 학자가 주고받은 ‘유배지 플렉스 배틀’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온전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의미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다른 이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에서 그들의 기준을 충족하려 애쓰고, 그 세계가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하다, 결국에는 자존감마저 무너져버리는 우리에게 “당신의 세계는 안녕하십니까”라고 묻는다.
---「나만의 자산도(玆山島)를 찾아서 │〈자산어보〉」중에서 이 영화는 중년의 나탈리가 인생의 정점에서 내려오는 순간을 통해 그녀로부터 ‘멀어지는 것들(과거)’이 아니라 ‘다가오는 것들(미래)’을 응시한다. 나탈리는 자신에게 들이닥친 일련의 사건들에 괴로워하지만, 동요하거나 삶을 내려놓지 않는다. 의연하고 담담하게 흘려보내기를 선택한다. 그러고는 멀어진 것들로 인해 자신에게 다가온 무한의 자유를 마주하고 음미한다. ---「인생의 정점에서 내려오는 법 │〈다가오는 것들〉」중에서 아들의 첫 번째 ‘탈4등’을 축하하는 가족 파티에서 준호 엄마는 준호의 몸에 든 멍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를 애써 외면하려 함으로써 마침내 보호자와 교육자와 피교육자의 삼위일체가 완성된다. 아이의 상품 가치를 높이려는 보호자와 폭력을 대물림한 교육자와 폭력에 순응하는 피교육자의 완벽한 하모니. ---「현금 같은 내 새끼 │〈4등〉」중에서 영화에서 마를로가 툴리와 함께 잠시 육아에서 해방되었던 밤, 술집 화장실에서 불어난 가슴을 부여잡고 괴로워하던 마를로처럼 장소불문 눈치 없이 채워지는 모유를 비워내야 했다. 마를로의 곁을 지키던 툴리가 화장실을 노크하던 누군가에게 외친 한마디, “지금 기적을 행하는 중이라고요!”라는 말은 메아리가 되어 그 시절 회사 휴게실에 있던 나까지 구원해 주는 것 같았다. ---「‘애데렐라’의 삶일지라도 괜찮아 │〈툴리〉」중에서 니콜은 부부 상담 과제로 종이 한가득 써 낸 남편의 장점을 차마 입 밖으로 읽지 못한다. 그토록 사랑한 이유가 많았던 두 사람의 마주치지 않는 눈빛이, 멀리 떨어져 앉은 거리가, 헤어져야만 하는 이유를 대변할 뿐이다. ‘결혼의 끝에서 비로소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라는 넷플릭스에 적힌 한 줄의 영화 설명은 우리에게도 분명 다시 시작해야만 하는 이야기가 필요함을 알려 주고 있었다. ---「지속 가능한 부부 │〈결혼 이야기〉」중에서 고된 아르바이트를 할 때나 또래들과 함께 취업 준비를 할 때는 나라는 존재가 없어지는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돌이켜 보면 날 성장하게 한 건 그런 순간이었다. ‘난 다른 사람들과 달라’가 아닌,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들 말이다. 그런 순간들을 버텨 내어 쌓인 자산은 취향보다 훨씬 견고하게 나를 지켜 주고, 표현해 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10대 시절에 건네는 작별 인사 │〈판타스틱 소녀 백서〉」중에서 둥글고 북적대는 지구에서 100년 남짓한 시간을 살다 가겠지만, 우리에게는 천사도 부러워할 만한 ‘순간’들이 남아있다. 끝이 있음을 알기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순간들. 다미엘이 애타게 욕망했던 건 바로 그런 순간들일 것이다. 연인이던 가족이던 반려동물이던, 사랑하는 대상을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다는 것. 그런 순간들은 아마도 영원보다 길다. ---「순간 속의 영원 │〈베를린 천사의 시〉」중에서 일을 정말 그만두고 싶어질 때는 업무량이 많거나 상사의 꾸중을 들을 때가 아니다. 정든 내 옆의 동료가 이직을 이야기할 때다. 그들의 선택에 나는 부러움으로 작아지기도 하고, 아쉬움에 말을 잇기가 어려우면서도, 동시에 축하를 건네고 싶은, 정말 이상한 감정에 휩싸인다. 동시에 내 선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회사에 남는 내 결정은 옳은 것인가?’ ---「저, 이직할까요? │〈패밀리 맨〉」중에서 늘 누군가가 먼저 비상등 깜빡이를 켜 주길 바라지만 그걸 켜는 누군가는 ‘나’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그 깜빡이를 누른다. 그 깜빡이를 받은 사람의 입장에선 타인이 세상을 바꾸어 준 것처럼 보이지만, 상황은 언제나 ‘나’부터라고 생각한 사람의 주체적 실천 덕분에 변한다. ---「분노는 그렇게 멈추어지는 것이 아니다 │〈언힌지드〉」중에서 사실 이것도 핑계라는 것이 제일 구린 포인트인데, 나와 비슷하거나 나보다 더 안 좋은 처지에 있던 소수의 친구들은 모두 한길로 정진하여 그럴싸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난 늘 잡생각에 사로잡혀 하라는 공부도 100퍼센트 안 해, 죄책감 때문에 100퍼센트 놀지도 못해… 가장 공부 잘하는 사람도, 그렇다고 가장 잘 노는 일인자도 되지 못한 채 나의 20대 청춘을 어정쩡하게 보내 버리고 마는 ‘똥멍청이’가 됐다. ---「언젠가 ‘구린 나’를 온전히 인정하겠지 │〈와일드〉」중에서 |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 내 마음의 안테나가 되어 주는 영화 이야기
·자신의 세계에 초대한 영화가 남기는 예민한 위로 ·‘평범한 사건’들에 짓눌리는 일상에 대한 위로 평범한 사람의 인생은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우리는 일상에서 비현실적이거나 멋진 순간과 마주하면 “영화 같다”고 표현한다. 흥행을 위해 눈길을 끌어야 하는 상업 영화에 익숙해진 덕에 일상과는 다른 순간들에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는 이런 관성과는 다른 영화 보기를 제안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세계에 영화를 초대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주인공은 영화가 아닌 자기 자신이다. 자신에게 좋은 영화는 자신의 세계와 교신할 수 있는 영화다. 우리가 영화를 보며 마음의 안테나를 펼쳤을 때 잡히는 순간들은 화려한 액션이나 스펙터클보다는 나의 세계와 영화의 세계가 맞닿을 때 펼쳐진다. 직장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중년 남자는 〈자산어보〉를 보며 무너진 자존감을 세우는 대신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깨닫는다. 육아와 업무에 찌든 워킹 맘은 모유를 짜내며 “기적을 행하고 있다”고 외치는 〈툴리〉의 주인공을 보며 구원을 얻는다. 이 순간들은 ‘영화 같은’ 순간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들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언제나 인간이다. 히어로 영화라고 해도 주인공은 인간으로서 면모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우리가 영화를 보며 재미와 위안을 느끼는 순간들은 ‘저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공감을 느낄 때다. 그래서 우리의 삶도 사실은 언제나 영화 같은 순간들의 연속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순간들을 얼마나 예민하게 포착해서 의미 있게 전환하느냐에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저자들은 영화를 보며 자신의 일상의 순간과 맞닿은 순간들을 이야기한다. 직장과 사회에서, 연인과의 관계나 미래에 대한 고민에서, 일상에 치여 사는 사람들은 흘려보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일상의 평범한 사건들은 ‘나의 역사’라는 관점에서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이다. 우리의 인생이 바뀔 수 있는 중요한 사건들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세계는 안녕한가요』는 바로 우리 인생의 변곡점이 될지 모르는 ‘평범한 사건’들에 짓눌리는 일상에 대한 위로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주인공에게 닥친 위기와 갈등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것처럼, 당신에게 당신의 인생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래서 저자들은 당신의 세계는 안녕하냐고 묻는다. 나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안녕하다면서. |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나는 조금 덜 외로워진 것을 알아차렸다. 당신도 그렇게 되기를, 연결되어 한결 안녕해지기를. - 김소미 (영화 주간지 <씨네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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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섯 편의 지고지순한 러브레터들을 하나둘 훔쳐보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나처럼 자신만의 영화를 향한 러브레터를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 것이다. - 윤가은 (영화감독, 〈우리들〉(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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