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럽게도 이미 과거에 벌어진 일은 우리의 의지로 바꿀 수 없다. 학대의 경험이든 억압의 경험이든 눈물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처절한 기억이든 과거와 그 기억들로 인한 상처는 어쩔 수 없이 우리 안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일은 우선 자신이 가진 안 좋은 성격적 자질을 자각하는 것이다. 자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오히려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이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 안에 도사리는 결핍을 원료 삼아 가치 있는 것을 세상에 내놓을 수도 있다.
---「안정 애착이 없는 성인이 되었더라도, 33쪽」중에서
인간 본연의 힘은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 있을 때 발휘된다.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결론적으로 ‘관계력’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이 갖춰져 있을 때 발휘된다. 혼자임을 자각하고 즐기는 사람은 쉽게 휘둘리지 않으며,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도 자신의 삶에서 가볍게 밀어낼 수 있다. 그때야 비로소 관계 전반에서 협상력을 획득하게 되고,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그 시간적, 심적 여유를 통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더욱 몰입할 수 있고, 건강 관리를 비롯한 자기계발에도 더욱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이런 시간이 쌓여 개인의 매력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결핍이 있는 사람들의 무기, 44쪽」중에서
자신의 과업에서 이미 향상욕을 충족하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대할 때, 대화에 집중하며 상대방 자체에 호기심을 갖는다. 그들은 대개 친절하고 경청하는 태도를 보인다. 구태여 관계에 있어 우위를 점하려 하지 않는다. 타인은 본능적으로 높은 사회성을 보이는 그들에게 끌린다. 이것이 내가 정의하고자 하는 ‘관계력’이다. 관계력은 상대에게 의존하지 않고, 구태여 지배하지 않으려는 상태인 차분함과 평정심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만약 우리가 자신의 과업에서 향상욕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사실을 인지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우월감 배출의 통로로 삼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뚤어진 향상욕의 배출, 98쪽」중에서
상대에게 베푸는 공감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어느 조직이나 관계에서건 습관화된 호응은 우리의 인격으로 포장되어 우리를 더 귀하고 우월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마음을 얻고 싶은 타인과 대화할 때 필요한 건 판단도 해결책도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저 자신에 대한 호기심과 호응뿐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타인에 대한 호기심은 자신의 내면이 평온해진 상태에서 찾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러니 먼저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2단계: 호기심과 호응, 153쪽」중에서
열정적 사랑의 단계에서는 도파민의 작용이 우세하고, 동반자적 사랑의 단계에서는 옥시토신, 바소프레신과 같은 현재 지향형 화학물질의 작용이 우세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한 가지 향상욕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해 간다면 이 둘이 합쳐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유혹의 밀도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이런 동반 성장이야말로 유혹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유혹의 극치: 동반 성장, 190쪽」중에서
인간은 비난받는다고 해서 자기 긍정을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비난받을수록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가 강해져 비난에는 비난으로 응수할 뿐이다. 비난으로 개선되고 성장하는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대다수는 비난하는 상대의 허구성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거나 온갖 핑계를 댄다. 비난의 비효율성을 인지해야 한다는 소리다. 당신이 비난받았을 때를 떠올려보라. 자신을 돌아보기보다 타인에 대한 적개심이 증가할 때가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 타인을 바꾸기 위해 비난을 일상화하고 있다면 당장 그 행동을 멈춰야 한다. 인간은 자신을 긍정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서글픈 존재이고, 그러니 비난을 받을수록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자신을 더욱 긍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타인의 방어기제만 키우는 비난, 235~236쪽」중에서
나는 지난 시간의 대부분을 투쟁가로 살아오며 도처에 깔린 행복을 향유하지 못했다. 또 스스로를 우두머리라 생각하며 타인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 많은 감정과 시간을 허비했었다. 그 결과는 고립이었다. 매 순간 나의 말을 하기 바빠 타인의 말을 듣지 못했다. 언제나 과잉되어 있었고 나의 양가 애착 성향을 온 동네에 뿌리고 다녔다. 그래서 이 책은 그런 미숙했던 나에 대한 반성문과도 같다.
---「나오며-나를 용서하기 위한 반성문, 262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