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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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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74g | 115*180*20mm
ISBN13 9791168127524
ISBN10 1168127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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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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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몇 년간 성소수자·난민·농인·청소노동자 등의 서사를 조명하는 예술 작업을 줄곧 해왔다. 소수자라 여겨지는 여러 집단 안에서도 ‘여성’은 한층 더 소외당하고 있었다. 일상에서 자기에게 ‘안전한 공간’을 찾지 못해 어딘가로 가야 하는 이들이, 대체로 ‘여성’으로 호명된다는 점에서 서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 기르고 대하면서 만든 구조 안에서 엄연히 남성과 ‘여성’이 다른 세상을 살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여성에게 ‘19호실’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없다. 게다가 ‘19호실’을 갈망하는 ‘여성’을 지정성별이 여성인 사람과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한정할 수도 없다. ‘19호실’로 가서 삶이 끝나는 게 아니라, 일상을 이어갈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 사유해 보고 싶었다.
--- pp.78~79 「19호실로부터」중에서

나와 가까이에 영역을 표시한 분이 내 영역에 한 발을 내딛자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왜 놀랐는지에 대해서도 말로 풀어 이야기하다 보니 살면서 언어화해 보지 않은 내 심리 상태도 살필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최대한 피해 주지 않고 욕심을 내지 않는 사람이라는 결벽을 증명받기 위해 내 몸을 딱 누일 만큼의 좁은 영역만 차지했음에도 다른 사람이 예고 없이 내 최소한의 안전 영역을 침범하니까 나 자신을 해친 것 같은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런데 ‘굳이’ 그 말을 하고 누군가 경청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니 마음이 풀어졌다. 나중에는 마음이 열려서 그 참가자의 영역과 내 영역 사이에 색상 테이프로 사다리를 만들어 연결하고 싶어졌다.
--- p.80 「19호실로부터」중에서

‘19호실’에서는 (안전에 대한) 인식도, (자기다움의) 인정도 필요치 않다. 무엇의 필요도 되지 않을 가능성을 갖는 것이다. 타자를 인지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 달리 말해 무엇이 되지 않아도 되고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 역할과 의무에서 벗어난 공간이, ‘19호실’이다.
--- pp.101~102 「모든 안내는 따르거나 따르지 않아도 된다」중에서

아무도 없다는 감각, 혼자라는 감각은 이런 거구나. 한 명 한 명의 방문자들이 이곳에서 느꼈을 기쁨, 슬픔, 두려움, 안도감 같은 수많은 감정을 상상한다. 나는 그 고독과 적막의 순간에 바깥채에 누군가가, 혹여 내 울음소리를 듣더라도 못 들은 척해 줄, 내 동선을 가늠하면서도 절대로 직접 시선을 주거나 누군가에게 발설하지 않는 무해한 누군가가 한 명쯤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pp.125~126 「안녕히 다녀오라는 인사」중에서

장애를 갖고 살면서 주시당하거나 무관심의 대상이 되는 일을 자주 겪는다. 전자는 항상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좋은 마음에서’라지만 일거수일투족이 너무 답답하고, 후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중받지 못하는 경험이라, 내 몸은 늘 그대로 존재하지만 마음은 항상 긴장되어 있다. 그래, 맞다. 이곳 ‘19호실’이 이렇게 편안하고 안전한 이유는 바로 나를 주시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이다.
--- p.144 「19호실에서 천천히」중에서

늘 예민하게 치부를 감추듯 꽁꽁 싸매고 살아서 그랬을까. 내 피부와 털, 그리고 수술 흉터에 햇살이 닿자 미세하게 체온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얼굴부터 가슴까지 나 좋자고 ‘칼 댄’ 곳을 하나하나 손끝으로 찬찬히 살폈다. 이제는 자세히 봐야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잘 아물어 뿌듯했다. 성별을 바꾸느라 많은 수술을 해야 했던 내 몸에게 소리 내어 말했다. 주인 잘못 만나 고생했고, 앞으로는 이 몸을 건강하게 돌보겠다고 약속했다. 값비싼 재질의 부드럽고 얇은 이불로 온몸을 감싸듯 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평하게 위로했다.
--- p.157 「위로의 방」중에서

나다움이란 나와 타인을 소외하지 않으면서 올록볼록한 나로 살아가는 날들의 합이다. 어느 면은 볼록하고 어느 면은 안으로 옴폭하게 들어간 오늘의 나를 그대로 드러낸 채, 또 다른 올록볼록한 존재들과 연결되어 살아가려는 노력 속에서 나의 쓰임을 발견해 보기로 한다.
--- p.178 「올록볼록한 날들의 합」중에서

혼자만의 방. 내게 더는 세상의 바깥으로 떨궈 나온 곳이 아니다. 스스로 묻고 답하면서 어지러운 생각을 비울 수 있는 곳, 잠시 숨을 고르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곳, 그럼으로써 내가 나로서 충만해지는 곳. 그 어느 공간에 있어도 세상 한가운데로 나가는 방법을 이제는 안다. 나를 마음 놓고 펼쳐둔다. 오늘도 글자를 뒤적거린다. 이 방에 꽉 들어찬 것은 나만의 시간과 글자다. 물기 머금은 순백의 달도 떴다. 시원하고도 차분해지는 밤이다.
--- pp.188~189 「달과 해가 있는 방 하나」중에서

하지만 내가 숙소에 놓여 있던, 소설 「19호실로 가다」를 낭독한 음성 파일이 담긴 아이팟을 충전 단자에 꽂아두지 않고 내 가방에 몰래 스윽 밀어 넣었다면 어땠을까. 모르는 사람들을 마구 초대해 진탕 술을 퍼마시고 도박이나 마약, 성매매 같은, 범죄로 규정된 행위를 저질렀다면? 사전 예약 없이 아무 날에 불쑥 찾아와 이곳에서 무상으로 무기한 투숙하겠다고 행패를 부렸다면? 그랬대도 나는 이 공간의 침입자가 아니라 방문자일 수 있었을까.
--- p.218 「낯선 어둠 속에 아늑하게 파묻히는 법」중에서

나는 ‘안전’이 확보됐을 때 비로소 회복되리라 믿어지는 ‘나’의 본질 같은 건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 아닐까? 내가 단독자로서 존재할 때에도 나는 반드시 누군가의 물질적·비물질적 노동과 연결돼 있고, 나의 오리지널한 욕망은 이미 사회적 규범에 의해 순치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다운 것’과 ‘나답지 않은 것’을 식별하기란 얼마나 난망한가. ‘나다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건 아마 지겹도록 ‘나’이고, 고작 ‘나’이며, 언제나 ‘나’를 초과하는 무엇일 수밖에 없는 이 항상적이고 기묘한 상태를 지시할 것이다. 이 간명하고 자연스러운 진실을 깨닫는 데 이렇게나 기나긴 여정이 필요했다니.
--- pp.222~223 「낯선 어둠 속에 아늑하게 파묻히는 법」중에서

‘자기다움’을 상상하고, 이를 위한 토대로서 ‘안전한 공간’은 무엇일지 살펴보는 실험을 일단락 짓는 단계인 지금, 무엇 하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도 어렵고 내릴 수도 없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생각하고 감각하고 머물렀던 경험이 각자가 지속하여 의문을 던지고, 잠시 안도하고, 불현듯 공감하고, 또다시 불화하는 삶의 여정을 선명하게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정리한 기록이 자신만의 ‘19호실’을 상상하고, 만들고, 누리는 여정을 시작하는 분들께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고, ‘19호실’이 필요할 이웃에게 넌지시 선물하고 싶은 작은 응원이자 위로가 된다면 좋겠다.
--- p.227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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