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1 1부 명왕성에서 이별 명왕성에서 이별 17거대한 삼나무 숲 에세이 30하얀 뭉게구름 안에 있는 것 45 2부 푹염서정(暴炎抒情)폭염서정(暴炎抒情) 69죽음에 관한 소견 74수필인간(隨筆人間) 81세상을 싫어하는 사람의 행복 86 꽃나무의 일 92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 96고독의 고백 101괴로운 자의 행복 1063부 너는 어디에 있었느냐?너는 어디에 있었느냐? 115영혼을 일깨워 주는 식물 세 가지 122상처의 힘 129‘겸손’에 대한 철학적, 혹은 신학적 논고 138고래 배 속에서 등불을 켜고 145사막을 건너는 법 156내 왼편 어깨 위에 앉아 있는 오렌지색 카나리아의 노랫소리 1614부 무장시론(武裝詩論) 무장시론(武裝詩論) 179전사(戰士)로서의 작가, 작가로서의 전사 182소행성에서의 글쓰기 187사라지지 않을 권리 193 전갈자리 전문(電文) 202시간여행자의 혁명적 산문 207고전주의 작가의 전위소설 2115부 나와 바오밥나무와 하나님과나와 바오밥나무와 하나님과 225노래의 바람을 타고 검은 별에서 멀리 233잘못된 세계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밤길 239사랑으로서의 질병이여, 사막과 별들의 바다여 250장미와 장미, 그리고 장미를 위하여 257환란 중인 지구인들을 위한 유서 작성 교본 269타투가 있는 그 사내는 왜 서쪽으로 갔는가? 2876부 성찰하는 괴물성찰하는 괴물 299국가와 환멸과 나 307이 어두운 세계의 빛나는 작법 318비극에 대한 계몽 335 인용문 출처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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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이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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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다리를 믿는 사람들개는 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우리 곁을 떠난 개들은 무지개 다리가 있는 곳에서 다시 생기 넘치고 발랄한 삶을 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나면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던 개가 가장 먼저 달려 나와 반겨줄 것이라는 이야기. 누가 언제 ‘무지개 다리’라는 이야기를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분분하지만, 무지개 다리가 개를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개를 떠나보낸 사람들을 위로해 주는 개념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작가 경력 30여 년이면 인간사에 더 놀랄 일도 없을 것 같지만 산전수전 다 겪었을 것 같은 작가라 하더라도 펫로스 증후군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이 책의 1부는 16년 동안 함께하며 작가의 30대와 40대를 온전히 지켜주었던 강아지 ‘토토’를 떠나보내고 또 한 마리의 ‘토토’와 함께 살게 되기까지 겪은 시간의 기록이다. 열한 개의 구슬로 변한 시니어 토토와 이제는 입양될 당시의 아픈 몸에서 벗어난 주니어 토토. 두 토토 이야기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사랑은 시시때때로 사납고 서럽고 쓸쓸해지는 우리 마음에도 큰 위로가 된다. ■ 우리는 다 수필인간‘수필인간’이라는 독창적인 표현은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가리켜 보인다. 작가는 인생을 가리켜 사실 그것은 시나 소설이 아니라고 말한다. 인생은 시처럼 비장하거나 아름답지도 않고 소설처럼 풍성하고 구조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인생은 차라리 순간순간 한 편의 수필에 더 가깝다. 자기만의 ‘수공업’을 무기 삼아 주어진 삶을 꾸준히 견디어 내는 수필의 자세로 생의 “작은 신비”를 일구어 가야 한다는 것. 그렇게 도달한 삶이란 결코 번뇌가 없는 삶이 아니다. 번뇌의 질이 높아진 삶이다. ■ 비극을 공부하는 힘 그럼에도 슬픔은 오고 만다. 그러나 흔한 착각과 달리, 우리는 슬퍼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슬픔을 모를 때 불행하다. 세상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불친절한 무대다. 극악무도한 테러로 삶과 죽음이 자리를 바꾸고, 쉽사리 빠져나올 수 없는 슬픔에 파묻히는 걸 막을 수도 없다. 비극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에 가깝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비극을 공부함으로써 비극에 대해 계몽될 수 있다. 문학, 철학, 정치, 역사, 종교를 망라하며 세상을 해석하고 자신을 관통하는 글들은 희망과 절망이라는 문학적인 주제에 관한 가장 과학적인 글이다. ■ 고독한 밤과 호루라기 4부에 수록된 글은 작가 노트 형식의 글이다. 자신의 문학론인 동시에 현대문학을 탄생시킨 현대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다. 이때의 현대성은 문학과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겨울 혹한의 깊은 밤길을 혼자 걷다가 불현듯 가슴이 미칠 것처럼 답답해 작은 호루라기라도 있으면 죽을힘을 다해 불어 버리고 싶은 충동이야말로 우리 내면의 고독에 대한 가장 사실적인 이미지가 아닐까. 그 밤, 그 답답함, 그 고독의 한가운데에서 신에게 보내는 조난신호처럼 쓴 글들이 이제 우리의 밤, 우리의 답답함, 우리의 고독을 도와주려 한다. 우리의 밤바다를 비춰 주는 등대 불빛이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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