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_ 다시, 페미니즘을 묻는다1장 페미니즘 논쟁의 재구성피해자 중심주의 비판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 ‘김건희 비판’은 미소지니인가? 젠더 갈등이 아니라 성차별이다 누구의 성적 수치심인가? 페미사이드의 성정치학 ‘완벽한 피해자’라는 환상 성폭력은 ‘그냥’ 범죄다 가해자에게 물어야 한다 반격인가, 퇴행인가 난민에 반대하는 페미니즘? 미투는 미완의 혁명이다2장 섹슈얼리티 정치학‘성폭력과 연애의 경계 나쁜 남자들의 선물 경제 여성은 꽃, 남성은 사람? 여자가 되는 것은 사자와 사는 일인가 억제할 수 없는 본능? 교과서는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 내 몸이 바로 생명권이다 외모주의에서 공중보건의 문제로 성교육의 전제 조건 눈물과 소변의 정치학 ‘곰신’ 관리 제도 ‘남성’ 강대국, ‘여성’ 약소국?3장 젠더들그 선수는 남성인가, 여성인가 주필리아, 동물성애의 경우인터섹스, 사이에서 차이를 허물다4장 성적 자기 결정권을 넘어서성매매, 노동인가 폭력인가성폭력과 여성 몸의 공간화부록 _ 죽어야 사는 여성들의 인권 - 한국 기지촌 여성 운동사 1986~1998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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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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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이 사회 정의로서 여성주의를 ‘소개’했다면, 이 책은 변화된 여성주의, 정체성의 정치 위주의 담론을 분석한다. 특히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변화해 온 한국 사회의 성 문화(섹슈얼리티)를 살펴보고 더불어 기존의 논쟁 구도에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 …… 이 책이 쉽게 읽히지 않는, 논쟁의 불씨가 되는 텍스트이기를 바란다. 여성학, 여성 운동은 모든 담론과 마찬가지로 언어의 경합을 통한 생산적인 갈등 없이는 진전도 없다. 한국의 여성주의가 나아감 없이 여성의 생존의 목소리가 왜곡되어 미소지니의 타깃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나는 여성의 공부, 다른 언어, 남성 사회가 못 알아듣는 언어가 최고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남성 사회의 질문에 답하지 말고, 그들이 못 알아듣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자. _ ‘머리말’에서“우리는 모두 불편함에서 배운다”전진하는 페미니즘을 위한 비판적 제언현재 한국 사회에서 ‘젠더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강남역 사건과 신당역 사건, 미투 운동, ‘여성가족부 존폐’ 논란, 징병제 등 성차별과 성범죄, 성 문화에 관한 남녀의 인식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갈등과 혼란의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모두가 불만스러워하고 고통을 호소하지만, “내 편 아니면 적”으로 극단화되고 양극화된 현실에서 젠더와 섹슈얼리티 문제는 논의하기를 꺼리거나 아니면 정쟁의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공전하고 있는 한국 사회 성정치학적 논제에 불씨를 지핀다. 이 책에서 정희진은 당대의 논쟁적인 젠더 이슈를 중심으로 하여 한국 남성 문화의 억압적이고 뿌리 깊은 젠더 권력을 하나하나 들추어낸다. 동시에 정희진의 시선은 여성주의와 여성 운동 내부로 향해 여성, 성 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의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페미니즘 담론의 정체와 후퇴에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한다. 이 책은 성차별이 ‘젠더 갈등’이나 ‘성 대결’로 둔갑하는 사회, 여성성과 남성성 모두 개인의 생존을 위한 자원으로 동원되는 사회, 페미니즘이 ‘남성 혐오’ 이념 혹은 여성의 ‘정체성의 정치’로 오인되는 사회에서, 새로운 담론의 장을 형성하는 가장 혁신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다.“여성주의자 사이의 이견이 활발하게 논쟁으로 발전할수록남성 개인도 사회도 성숙해진다”정희진은 당대의 젠더 문제를 여성주의 담론의 위기로 바라본다. 여성들 간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페미니즘을 ‘정체성의 정치’로 환원하는 태도나 “여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아도 여성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여성의 인식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더불어 ‘피해자 중심주의’와 ‘성적 자기 결정권’을 비롯해 지금까지 여성 운동을 이끈 핵심 이념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중심주의’가 여성 피해자에게 유리한 전략인지, 피해자로서 여성이라는 고정관념을 고착화하는 건 아닌지 질문한다. ‘성적 자기 결정권’ 개념은 더 논쟁적이다. 특히 여성성은 기존에는 차별과 억압의 ‘원인’이었지만 신자유주의 시대에 일부 여성에게는 자원으로 작동하고 있다. 정희진은 이를 해석해내고 비판하는 적극적인 여성의 언어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이 책에서 여성과 여성주의를 향한 정희진의 ‘내부’ 비판은 때때로 가혹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제기는 역설적이게도 “여성주의자 사이의 이견이 활발하게 논쟁으로 발전할수록 남성 개인도 사회도 성숙해진다”는 그의 강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정희진은 여성주의 담론의 혁신을 통한 현실의 변화 가능성을 꿈꾼다.남녀의 섹슈얼리티 인식의 불균형 격차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여성들은 섹슈얼리티 억압에 맞서 남성을 설득하는 데 지쳤다. 이 과정에서 “페미냐”라는 심판을 당하고 고초를 겪는 심문(審問)과 신문(訊問)에 시달린다. ‘페미’는 새로운 레드 콤플렉스가 되었다. _ ‘머리말’에서“여성학, 여성 운동은 모든 담론과 마찬가지로 생산적인 갈등 없이는 진전도 없다”《다시 페미니즘의 도전》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젠더 권력과 섹슈얼리티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가장 논쟁적인 이슈를 들여다본다. 2016년 강남역 사건과 2022년 신당역 사건의 가시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를 비판하는 것이 미소지니(여성혐오)인지, 2018년 한국 사회를 뒤흔든 미투 운동의 성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살펴본다. 특히 저출산/저출생을 ‘사회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공적 영역(직장)과 사적 영역(집)에서 ‘이중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 여성의 의식화된 대응으로 평가한다.2장은 ‘일상’의 섹슈얼리티 이슈 전반을 다루면서, 특히 한국 남성의 젠더 고정관념을 문제 삼는다. 남성을 위한 섹스 대용품인 ‘리얼 돌(real doll)’이 성적 고정관념을 어떻게 반복하는지, 성폭력 범죄를 구조적 문제나 가해자의 행위보다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집착하는 것이 왜 문제적인지, 군사주의 문화에서 남성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성을 비하하고 혐오하는 것이 왜 남성의 인권 문제에서 중요한지 설명한다. 3장은 기존의 이성애, 시스젠더(cisgender)를 규범으로 하는 성별 정체성 담론을 해체하는 시도를 담고 있다. 무성애와 유성애의 연속선상에서 다양한 성애의 모습을 설명하고, ‘인터섹스(간성間性)’의 인권과 스포츠 선수의 성별 논란을 다룬다. 이를 통해 누가 남성이고 여성인지, 그 차이를 누가 나누는지 문제 제기하며, 차이가 차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차이를 규정한다는 영원한 진리를 되새긴다. 4장은 성매매와 성폭력을 중심으로 삼아 ‘성적 자기 결정권’ 개념의 의미를 분석한다. 성별에 따라 성적 자기 결정권이 어떻게 다르게 작동하는지, 여성의 몸을 공간화해 온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들여다보고, 동시에 이 개념이 왜 여성의 경험을 설명할 수 없는지, ‘생명권’ 대 ‘자기 결정권’ 구도는 왜 소모적인 논쟁을 불러오는지 살핀다.부록으로 실은 〈죽어야 사는 여성들의 인권〉은 저자가 25년 전 대학원생 시절에 쓴 한국 기지촌 여성 운동사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페미니스트’로서 최초의 정체성과 위치성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며, 그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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