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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균의 여행읽기 아이슬란드

: 삶의 에너지가 채워지는 곳

여행을 생각하다-1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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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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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48*225*8mm
ISBN13 9788965293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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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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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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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아이슬란드가 여기 있다. 지평선에 끝닿을 만큼 광활한 목초지에 한두 개 점으로 보이는 양들이 얼핏 눈에 보인다. 어디선가 나타난 동네 꼬마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자기들끼리 뭐라 떠든다. 쌩하고 지나갔다. 다시 정적이다. 이 넓은 땅에 나 혼자 있다. 사방에 펼쳐진 초원과 먼 데 보이는 초록의 산들이 내게 뭐라 말하고 있다.
--- p.25

셀야란즈 폭포는 장대하진 않으나 높고 크고 멋지다. 높은 위쪽에서 아래쪽 평지로 떨어지는 폭포다. 가까이 다가가니 물보라가 엄청나다. 폭포 안쪽으로 약간 올라가서 절벽이 있는 뒤로 돌아가며 물보라를 맞으면서 구경하게 되어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모자를 뒤집어쓰고 올라간다. 우리도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면서 올라가 뒤쪽으로 돌아갔다. 떨어지는 물이 하얀 드레이프처럼 공기 중에 펼쳐져 있다. 반투명의 천 사이로 보이는 바깥세상이 먼 나라 같다. 이백의 ‘별유천지비인간’이다. 드레이프처럼 떨어뜨려 있는 폭포의 장막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설렌다. 우리가 세상으로부터 숨겨져서 자유로워진 기분이다. 아내를 그 속에 서게 하니 그녀가 별천지에 있는 거 같다. 나도 들어갔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앵글 속에 있는 모습에 신기해하며 즐거워했다.
--- p.31

밀려오는 무서움을 밀어내고 투지와 모험심으로 채우니 절벽 밑으로 내려다보는 경관이 시야에 들어온다. 놀랍도록 멋지다.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선에 파도 물결이 하얗게 그려져 있다. 바다쪽 그리고 육지쪽 모두가 멋지게 갈라져 있다. 광대한 바다와 비현실적으로 산과 평원의 조합을 잘 갖춘 육지가 대조를 이룬다. 정상은 평평하게 되어있다. 그리고 바다 쪽으로 등대가 있다. 거센 바람을 뚫고 바다 쪽으로 가보니 큰 코끼리 바위가 내려다보인다. 뒤쪽에 아기코끼리 바위도 있다. 재밌는 구도다. 내가 본 여러 바다바위가 떠오른다. 쿠르베와 모네의 에트르타 절벽의 코끼리 바위가 먼저 떠오른다. 그 너머에는 울릉도의 코끼리 바위도 있다.
--- p.35

여기가 이끼의 땅(moss land)이다. 아니다, ‘이끼행성’(moss planet)이다. 어쨌든 외계다! 옅은 회색의 이끼가 광활한 대지를 뒤덮었다. 단연코 지구에는 없는 풍광이다. 이를 어찌 지구라 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니 지구가 맞다. 지구 외에 이런 생명체를 품을 수 있는 행성이 어디 있을까. 기쁜 마음에 가까이 보고 또 보았다. 기분이 들뜬다. 내가 좋아하는 새로움과 낯설음이다.
--- p.46

빙하로 뒤덮인 산등성이와 계곡의 조화가 지극히 아름답다. 신비로운 광경이다. 장엄한 빙하의 산과 계곡에 대자연의 엄숙함이 깃들어있다. 흐리고 간혹 비가 뿌리는 날씨에 옅은 햇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빙하의 모습이 경이롭다. 주위 사방의 넓은 빙하의 평원이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외계행성의 한복판과 같다. 나도 아내도, 지금 거기에 있다. 그리고 10명의 동반자가 이 행성에 함께 있다. 모든 심각한 것들이 생각해보면 하찮다. 그렇다. 부질없음에 매달리는 것이다. 겸허함이 우리가 가져야 하는 올바른 자세다.
산꼭대기에서 불어오는 빙하 바람이 문득 정신을 차리게 해준다. 생전 겪어보지 못한 특이한 감동이 밀려왔다. 그 어느 데서도 겪어보지 못한 힐링의 시간이었다.
--- p.49

시간이 꽤 흘렀다. 우주의 순간이 현실의 시간으로 전환되어 길어졌나 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블랙홀 근처 행성의 1시간이 지구의 12년에 해당한다. 고 중력장의 우주 공간에서는 시간이 공간에 갇혀서 늦게 흐르기 때문이다. 한순간 중력장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 내 삶의 시간, 아내의 시간, 우주의 시간, 그리고 내 아이들의 삶의 시간이 혼재되어 내 주위를 맴돌았다. 이곳의 지독한 고요함이 내게 혼란을 주었다.
--- p.57

고다포스는 단아한 폭포다. 아이슬란드의 늦여름 바람을 맞으며 폭포 가까이 갔다. 데티포스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물이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정된 느낌이다. 신의 폭포라는 뜻의 이름은 11세기 왕들이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이전의 신상들을 여기에 갖다 버린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노르웨이에서 왔을 북구의 신 오딘과 요정 트롤들이 위력을 잃고 여기 폭포에 내던져졌나 보다. 고다포스는 격렬하지 않고 차분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여기 남아있다. 아내는 이러한 고다포스가 특히 좋다고 한다. 아담하고 예쁜 여성적인 폭포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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