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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가 노년이 되었습니다

: 사회학자 김찬호 에세이-삶의 리셋 버튼을 누르는 마흔 단어

김찬호 | | 2024년 02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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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314g | 128*188*18mm
ISBN13 9791168102460
ISBN10 1168102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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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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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세상에 나온 손녀와 생애의 마침표에 다가가는 아버지 사이에 내 삶이 놓여 있다. 100년의 시간표에서 나의 위치를 가늠해본다. 손녀가 아득한 과거라면, 아버지는 머지않은 미래다. 산술적 나이로 보아 지금의 나는 아버지 쪽에 가깝거니와, 왕성한 활동기가 지나갔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는 그동안 해온 일들을 잘 매듭지어야 하는 시기다. 이른바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는데, 늘어나는 수명에 비례해 그 거리가 자꾸만 길어진다.
--- p.5

일본 규슈 지방을 여행할 때 어느 마을에서 ‘하산회’라는 모임을 접한 적이 있다. 등산회가 아니라 하산회라니. 실제로 산에서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중년 이후 내리막길을 잘 내려오기 위해서 공부하고 실천하는 모임이었다. 산행에서는 등산보다 하산을 할 때 사고가 훨씬 많이 일어난다. 부상을 입거나 길을 잃어 위험에 빠지는 것이다. 체력의 고갈, 목적을 이룬 후에 해이해진 마음, 시간 계산의 착오, 초조함과 심리적 패닉 등이 원인이다. 인생의 여정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는 등산에 전력투구하느라 하산의 요령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다.
--- p.28

미국 어느 도시의 사례인데, 지자체가 퇴직자들을 위해 개인 공간을 제공한다. 커다란 사무실에 컴퓨터가 놓인 책상들을 나란히 배치하여, 각자 배정된 장소에서 종일 지낼 수 있다. 그리고 그곳에 배치된 직원들에게 여러 가지 상담과 조언을 받을 수도 있다. 직장이 없어졌지만 매일 아침 그곳으로 ‘출근’하여 구직 준비나 후반 인생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그곳은 일종의 완충 장치라고 할 수 있겠다. 회사 인간으로서 기계적인 노동만 하다가 갑자기 사회적 위치를 상실하고 집에만 머물러야 할 때 생겨나는 정체성의 혼란과 충격을 줄여주는 매개 영역인 것이다.
--- p.39

시설 이용자 가운데 유난히 심성이 거칠어서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키고, 직원들에게도 종종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어르신이 계셨다. 여럿이 나서서 만류하거나 달래보았지만 막무가내였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분이 바뀌기 시작했다. 소란을 피우는 빈도가 크게 줄었고, 정도도 많이 약해졌다. 웬일인가 하고 살펴보았더니, 어르신은 얼마 전부터 복지관의 연극 동아리에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었다고 한다.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기를 드러내는 즐거움에 몰입하면서 언행이 부드러워진 것이다.
--- p.47

경로석은 모자라고, 경로당은 한산하다. 두 현상은 맞물려 있다. (…) 몇 해 전부터 ‘개방형 경로당’이라는 개념으로 지역사회와의 접점이 다양하게 모색되고 있다. 여러 연령대의 주민들이 교류하는 사랑방으로 변신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 아이들이 경로당에 와서 전래 놀이를 배우고, 동네 텃밭에 나가 함께 작물을 가꾼다. 고등학생들이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 머지않아 노년층으로 접어드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꾸려갈 경로당은 어떤 모습일까. 윗세대에 비해 학력도 높고 자아실현의 욕망도 강한 그들은 ‘뒷방 늙은이’로 여겨지기를 거부한다. 그 에너지가 꼰대질이나 허세가 아니라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으로 발현되면 좋겠다.
--- p.73

노후 파산, 무전 장수(돈 없이 오래 산다), 유병 장수(병든 채 오래 산다), 무위 장수(할 일 없이 오래 산다) 등등의 말은 경제력, 건강, 일 등에서 노후의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 요즘에는 더 나아가 노인을 극도로 혐오하는 표현도 많다. 틀딱, 노슬아치, 할매미, 연금충… 이른바 ‘혐로(嫌老) 사회’의 단적인 징후다. 그것은 노인의 자기혐오로 이어지기 쉽다. (…) 이른바 ‘노화공포증(gerascophobia)’이 만연한다. 그것은 자신의 미래를 애써 외면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를 평가절하하는 풍조는 초고령사회에서 불행을 자초한다. 노인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은 곧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이기도 한데, 늙음이라는 변화를 자신의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기에 외면하고 무시하거나 기껏해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로만 인식하는 것이다.
--- p.78

망년지우(忘年之友) 또는 망년지교(忘年之交)라는 말이 있다. ‘나이를 잊고(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허물없이 사귄 벗’을 뜻하는 말이다. 이렇듯 과거에는 나이 차가 있어도 서로를 존중하면서 친밀감을 나누는 친구로 지내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한 관계는 현대 사회에서도 간간이 일어난다. (…) 몬스터즈 팀의 활약과 서봉수 9단의 삶은 소중한 실마리를 던져준다.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해도 현역 시절에 간직했던 열정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길은 새롭게 열릴 수 있다는 것. 까마득한 후학에게서 기꺼이 배우겠다는 겸허함으로 사회적 입지를 넓혀갈 수 있다는 것. 핵심은 지금 몸 담고 있는 세계에 오롯한 마음이 담겨 있는가일 것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깊은 애정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늘어난 수명은 점점 더 넓은 범위의 세대 사이에 다양한 네트워킹의 기회를 열어준다.
--- p.162

나는 어떤 책을 감명 깊게 읽을 경우, 그 책이나 저자에 흠뻑 몰입한 다른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그런데 만날 길이 없다. 이런 경우 도서관은 이용자의 신청을 받아 소박한 자리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선정된 책의 대출자들을 검색해서 개별적으로 안내하고 참여 희망자들을 모아 시간을 정해 장소를 제공하면 된다. (…) 그런 네트워크나 소모임이 활성화되면 도서관은 열람실이나 도서 대여소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명실상부한 지성의 요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서들도 문헌 정보를 처리하는 기능을 넘어, 이용자들을 연결하는 연출가가 될 수 있다. (…) 새로운 학연이 필요하다. 말 그대로 ‘배움의 인연’이다. 배우기를 좋아하는 이들이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인연을 맺고 함께 생각을 키워갈 수 있어야 한다. 도서관이 그러한 시민적 지성을 편집하는 거점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 p.193

손주의 탄생은 결혼이나 첫아이 출산, 어머니와의 사별만큼이나 인생의 중대한 변곡점이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노년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식구가 늘어나고 또 하나의 정체성이 추가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황혼 육아’라는 새로운 과제가 주어진다. (…) 인류사를 돌아보면 아득한 옛날부터 조부모가 손주의 육아에 참여했다. 여성은 다른 동물과 달리 폐경기를 지나서도 오래 살아가는데 거기에는 그 나름의 진화적인 이점이 있다고 분석된다. 비록 자신이 생식 능력을 잃었어도 손주 돌봄을 통해 자기 유전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집단의 존속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을 가리켜 ‘할머니 가설’이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할아버지들의 손길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 p.198

훨씬 더 뼈저린 회한이 있다. 사람들이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것, 몸을 돌보지 않은 것, 여행을 많이 하지 못한 것, 도전적으로 살지 않은 것,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일에 몰두하느라 가족을 소홀히 대한 것,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지 못한 것, 누군가와 화해하지 않은 것…. 무엇인가를 ‘해서’가 아니라 ‘하지 않아서’ 후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삶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우애를 나누지 않은 것을 애석하게 여기는 것이다.
--- p.236

지금 의료와 임종을 다루는 두 주체는 서로 대조적인 방향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거대한 의료 시스템이 기계적으로 관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점점 규모가 축소되는 핵가족이 힘겹게 감당한다. 이런 상황에서 죽음의 질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중간 지대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돌봄(social caring)’이다. 지역사회 차원에서 복지 체계를 수립하고 간병 공동체를 활성화함으로써, 병원보다는 인간적이고 가족보다는 효율적으로 환자를 보살피며 가족을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이른바 ‘슬로 메디신’이 실현되어, 목숨에 집착하며 아등바등하지 않고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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