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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혼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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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272g | 128*188*14mm
ISBN13 9791186452974
ISBN10 1186452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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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사라지고 싶었던 시간들이 있었지만, 경기도의 새로운 동네에서 머물면서 치유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내면을 다시 쌓아 올라간 이야기를 말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았듯이 내 이야기가 작은 울림으로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 이러한 삶도 있으니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었다.
--- 본문 중에서

경기도로 이사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기존 집에서 지내고 싶지 않은 이유가 점점 커졌다. 새로운 집에 대한 갈망보다는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지긋지긋했다. 그리고 동네가 평지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2층에 방 2개인 집을 비싸지 않은 보증금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언덕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수역에서 남성시장으로 쭈욱 올라가는데 한참을 올라가고 또 언덕을 올라가고 또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만 우리 집이 나왔다. 겨울에는 눈이 쌓이면 언덕을 내려갈 때 미끄러지기 쉬워서 신발에 아이젠을 끼고 출근해야 했다. 여름에는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가야 했다.
--- 본문 중에서

차를 계약하려고 딜러분을 만났다. 좀 이상했던 건 딜러분이 계속 아빠랑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아니, 차를 사는 건 나인데 왜 아빠랑 얘기하는 걸까? 여자라서 그런 걸까? 끝내 계약 서류도 아빠에게 줬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계약을 뒤집고 싶었지만, 다른 데를 알아보기가 번거로워서 그냥 계약서를 내가 휙 아빠한테서 뺏고 말았다.
--- 본문 중에서

나는 서울이란 복잡한 세상 속에서 돈을 벌고 집 동네로 돌아오면 나만의 고요한 세계로 돌아온 느낌이어서 오히려 회사와 집이 거리가 있는 게 좋다. 자기 합리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유부와 하루가 넓은 거실에 앉아 있는 모습을 마주하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 본문 중에서

내일이 오는 게 싫었다. 그동안 억눌러 왔던 우울감이 터져 서른다섯 살의 날 다 헤집어 놓았다. 자기 전에 집 안 모든 불을 꺼 놓고 암막 커튼으로 조금이라도 들어오려는 빛조차도 차단했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 조용히 나를 숨겼다. 언제나 그 어둠을 마주하며 어둠 속에서 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밝아 오는 아침을 경멸했다. 절망 속에서 내가 생각한 결혼 나이 마지노선 서른다섯 살을 넘기고 말았다. 나는 이대로 혼자 살아도 괜찮은 걸까?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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