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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구름시의 사고뭉치 다있소 동물원 아구아구의 눈물 구름 문방구 마지막 달고나 오케이의 결심 에필로그 작가의 말 |
글강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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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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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말벌집을 든 채 쫓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케이였어.
“사람 살려! 소방관 살려!” “구구!(연못!) 구구구!(연못으로 뛰어들어!)” 풍덩! 연못에 엄청난 물보라가 일었어. 졸지에 물벼락을 맞은 말벌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루이가 재빨리 부리에 문 그물로 말벌들과 말벌집을 잡아 가두었지. “잘했어, 루이…….” 케이가 연못에서 철버덕철버덕 걸어 나오며 말했어. “헤헤, 그래도 참 다행이지? 아무도 말벌에 쏘이지 않았으니까.” --- p. 19 라디오는 알 수 없는 말만 남기고 거짓말처럼 푸시시 꺼져 버렸지. 케이가 라디오를 톡톡 쳐 보고 흔들어 보아도 다시 켜지지 않았어.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고장 난 라디오에서 뉴스가 나오다니! 구구.”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케이가 소리쳤어. “지금 악어가 나타나는 바람에 어린이들이 다쳤다잖아. 소방관이 내가 구하러 가야 해!” “진심이냐? 방금 전에 관두겠다고 하지 않았냐? 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 --- p. 34 도깨비 할머니는 축 처진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 계셨어. 이마의 주름은 더 깊이 팼고, 눈가도 퀭했지. “할머니…….” “오케이냐?” 할머니의 목소리에 기운이라곤 없었어. “케이야…… 내가 어리석었다. 실은 오늘이 구름 문방구 40년 장사 인생의 마지막 날이었어……. 몇 해 전부터 우리 문방구에 꼬마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아이들이 좋아할까 해서 미니 오락기도 들여놨지만, 학교 마치면 학원 가랴 특별 활동 하랴 바쁘다며 입맛만 다시곤 뛰어가 버리더구나. 게다가 요새는 인터넷에서 준비물을 사면 더 저렴하다지 뭐냐. 결국 가겟세가 밀려서 더 이상 장사기 어렵게 된 거다.” 꿈에도 몰랐던 사실에 케이는 깜짝 놀랐어. --- p. 86 |
사건 사고 없는 평화로운 도시 구름시. 그곳 소방서에는 소방관 오케이 한 명과 명예 소방새 루이 한 마리가 있어. 왜 도시에 소방관이 한 명이냐고? 구름시는 사건 사고 없이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도시니까.
그런데 오케이가 소방관이 된 뒤로 구름시에 말썽이 끊이지 않아. 사람이나 동물을 구조하려다 오히려 상황을 더욱 나쁘게 만들어 버리지. 그래서 구름시 시민들은 ‘오케이’ 때문에 도시가 ‘낫 오케이’라고 툴툴거려. 그날도 그랬어. 오케이가 고양이를 구하려다 온 동네에 정전을 일으키는 사고를 치고 처참한 몰골로 소방서에 돌아왔어. 그런데 엄마가 남긴 고장 난 고물 라디오에서 빛이 번쩍하더니 미래에 벌어질 뉴스 속보가 흘러나오는 거 아니겠어? 미래를 알려 주는 라디오라니! 구름시에서 벌어질 일을 오케이가 미리 알고 있으니 이제 무슨 사고든 다 막아 낼 수 있겠지? |
■ 포복절도 사건 뒤에 엿보이는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
“맙소사, 그 식당이 실내 동물원이었다니!” 마법 라디오를 통해 미래에 벌어질 사건을 알게 된 오케이는 차례차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첫 번째 출동은 시내에 나타난 악어로부터 시민들을 구하는 일이다. 동물원에 있을 줄 알았던 악어는 사실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던 실내 동물원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동물들의 삶이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들은 동물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현대 사회에서 동물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수 있다. 두 번째 출동은 구름 문방구의 화재를 막는 일이다. 오케이는 주인 할머니에게 내일 하루만 장사하지 말 것을 당부하였으나 할머니는 끝끝내 문방구 문을 열고 라디오의 예언대로 화재가 일어난다. 사실 할머니가 그날 장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문방구의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사를 하게 된 할머니의 사연을 통해 요즘 어린이들 삶의 단면을 이해하고, 진정 우리 동네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계기가 된다. 오케이의 주요한 출동 외에도 소소한 에피소드와 사건 사고들이 책 한 권 안에 버무려 있다. 구름시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오케이의 땀과 눈물, 한숨 속에서 잃어버린 공동체 의식과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 좌절과 실패가 두려운 아이들에게 건네는 용기와 응원 “오케이! 다시 해 보지 뭐!” 「사고뭉치 소방관 오케이」 시리즈는 강효미 작가가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며 시작되었다. 양치를 대충 했다고 혼나고, 구구단 못 외운다고 혼나고, 틀린 문제 계속 틀린다고 혼나고, 사회에 몇 발 내딛지 않은 서툰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무엇을 바랐던 걸까? 오케이는 누구나에게 있는 어릴 적 모습과 똑 닮았다. 열심히 하는데 허둥대다 실수만 하고, 뜻대로 되지 않아 울면서 속상해하는 모습. 그런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어딘가 예쁘기도 하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그 자체로 기적 같고 사랑스럽다. 어린이 독자들은 소방관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처럼 사고 치고, 실수하고, 혼나고, 속상해하는 오케이의 모습에서 자기와 비슷한 구석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서 오케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의지와 열심히 해내려는 마음가짐을 배운다. 무엇보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려는 그 예쁜 마음만으로도 어린이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다. 이제 좌절과 실패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툴툴 털고 일어나 외친다. “오케이! 다시 해 보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