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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 김누리 교수의 대한민국 교육혁명

김누리 | 해냄 | 2024년 03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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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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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3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28g | 140*207*17mm
ISBN13 9791167140791
ISBN10 1167140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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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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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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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우리 아이들을 살리기 위하여

넬슨 만델라는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사회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영혼’은 무엇인가요. 우리 사회는 아이들 을 어떻게 대하고 있나요. 그들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있나요. 그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요. 요컨대, 우리는 아이들을 존엄한 인간, 성숙한 시민, 개성적인 자유인으로 기르고 있나요.

우리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이 경쟁 교육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국가가, 아니 우리 모두가 함께 나서서 경쟁 교육을 끝내고, 학대받고 유린당하는 우리 아이들을 이 지극한 고통에서 구해내야 합니다. 불행한 아이가, 경쟁에 상처받은 아이가, 억압당한 아이가, 생각 없는 아이가 만들어갈 우리 사회의 미래가 두렵습니다. 아이들의 불행은 곧 사회의 예약된 불행입니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구하면 그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구할 것입니다.
---「들어가는 말」중에서

경쟁에서 연대로, 능력에서 존엄으로, 지식에서 사유로

한국의 교육은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교육입니다. 승자는 모든 것을 독식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교실이 전쟁터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러한 전쟁터에서 승자는 오만함을, 패자는 열등감을 내면화합니다. 이것이 ‘오만과 모멸’의 구조로서 사회적 심리의 바탕을 이룹니다.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근본적으로 전쟁터와 다름없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배태된 것입니다.
---「1-1 ‘잘못된 교육 목표 설정, 학벌계급사회’」중에서

대학이 권력 비판의 기수가 되지 못하고 권력의 노예가 된 현실은 대학 캠퍼스의 모습을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어떠한 사회적 비극이 벌어져도, 정치적 부패가 폭로되고, 국제적 참사가 벌어져도, 한국 대학에는 대자보 하나 붙지 않습니다. 한국 대학의 캠퍼스는 완전히 탈정치화되어 버렸습니다. 이것은 독일의 경우와는 너무도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저는 독일에 갈 때마다 주로 독일 대학에서 머뭅니다. 대학 식당인 멘자에 가면 지금도 독일 대학생들의 관심사안이 어디에 있는지를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식사를 하는 동안 학생들이 건네준 팸플릿만 해도 한 줌이 됩니다. 생태 기후변화 문제,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유럽연합 내의 국가 간 차별 문제 등 이들이 다루지 않는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대학 캠퍼스에 넘쳐나는 유인물들은 오로지 취업 정보뿐입니다.
---「1-4 ‘대학이 죽었다’」중에서

우리는 공정과 정의라는 개념에 대한 감수성이 그리 예민하지 못합니다. 공정과 정의는 상당히 다른 차원의 개념입니다. 사실상 동일 선상의 가치를 가진 개념이 아닌 것이지요. 공정은 규칙이고, 정의는 원칙입니다. 공정은 상식이고, 정의는 철학입니다. 공정은 수단이고, 정의는 목적입니다. 무엇보다도 공정은 시장의 논리이고, 정의는 사회의 논리입니다.

어찌 보면 공정은 경쟁을 더 치열하게 관리하겠다는 논리입니다. 경쟁을 더 합리적으로, 더 가열하게, 더 빈틈없이, 더 숨 막히게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선언이자, 경쟁의 패자는 더욱 죽음으로 내몰겠다는 결의입니다. 공정경쟁, 공정거래가 이 최악의 불평등 국가를 개혁할 수단이 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것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정당화하는 방편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3 ‘공정은 정의의 덫이다’」중에서

독일 대학에서도 이과 쪽에서는 우리처럼 의대가 인기가 좋습니다. 거의 모든 의대, 치의대, 수의대, 약대는 NC학과입니다. 학생들이 몰려 정원제한을 할 수밖에 없지요. 이럴 경우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학생들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정의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독일에서도 많은 논쟁이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주에서 추첨을 선호했습니다. ‘추첨’이라는 민주적 방식이 ‘능력’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경쟁시키는 방식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당연히 추첨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꼭 의대에 들어가 의사가 되고 싶은데 번번이 추첨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이들은 NC학과의 경우에는 아비투어 성적을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여러 주에서 이런 의견을 받아들여 아비투어 성적을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일정한 범위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3-2 ‘경쟁과 서열이 없는 학교’」중에서

성교육은 본질적으로 자아 교육입니다. ‘내 안의 나’와 대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현실의 생물학적 나’와 ‘도덕적으로 이상화된 나’ 사이의 분열을 스스로 보게 하는 것이 성교육의 핵심입니다.

독일에서는 성과 관련하여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가르칩니다. 독일 성교육의 목표는 강한 자아를 가진 민주주의자를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자아를 약화시키는 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야말로 민주시민교육에 반하는 파시즘 교육이라고 봅니다. 독일의 성교육 제1원칙은 ‘성과 관련해서 윤리적인 판단을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성은 윤리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일정한 나이가 되어 성적 욕망이 생기는 것은 일종의 축복이라는 거지요. 그것은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현상일 뿐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나 성과 관련하여 ‘죄의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성과 관련하여 강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성은 생명과 인권에 관련된 영역이라고 보기 때문에 성희롱, 성폭력 등 성과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는 대단히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집니다.
---「3-4 ‘성교육_ 책임감 있는 강한 자아 만들기’」중에서

교육혁명의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할까요? 그것은 역사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해방의 역사였고, 모든 해방은 자기해방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통받는 자가 혁명의 주체가 되었던 것입니다. 흑인해방은 흑인이 주체였고, 여성해방은 여성이 주체였습니다. 타자가 대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교육해방의 주체에 대한 문제는 “한국 교육에서 누가 가장 고통받는가?”라는 물음으로 환치될 수 있습니다. 그게 누구일까요?

먼저 가장 깊은 고통을 받는 당사자는 학생입니다. 그리고 학생과 ‘고통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학부모 또한 고통을 공유합니다. 무너진 교실에서 학생과 생활을 공유하는 교사들 또한 ‘고통 공동체’의 중요한 일원이지요. 요컨대,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한국 교육이 가하는 고통의 희생자입니다. 저는 이들이 교육혁명의 핵심적인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2 ‘한국 교육에서 누가 가장 고통받는가’」중에서

교사는 어느 나라에서나 정치적 · 사회적 영향력이 대단히 큰 직업 집단입니다. 독일의 경우는 베를린에 있는 연방의회에 교사가 대체로 13~15퍼센트 정도를 차지합니다. 법률가를 제외하고 두 번째로 많은 의원을 배출하는 직업이 교사입니다. OECD 국가의 평균이 10퍼센트 전후이고, 핀란드 의회의 경우는 교사가 약 20퍼센트 전후를 차지하여 가장 많은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직업군입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한 사회의 민주적 성숙도와 교사의 정치적 참여도는 대개 정비례합니다. 더 성숙한 민주국가, 더 행복한 복지국가일수록 교사의 정치 참여도가 높다는 얘기지요.
---「4-3 ‘잃어버린 교사의 권위를 찾아서’」중에서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 일이 생겼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제대로 된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으니 등록금을 돌려달라는 논리였습니다. 저는 대학생들의 문제 제기 자체는 반겼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요구해야 할 것은 ‘등록금을 반환해라’가 아니라, ‘등록금을 없애라’입니다. 저는 우선 학생들이 대학의 역사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이란 무엇인가, 한국 대학은 어떤 역사를 거쳐왔나를 묻고, 답을 구해야 합니다.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논리는 어떤 대학관에 바탕을 두고 있나요? 그것은 기본적으로 ‘시장주의 대학관’에 기초한 주장입니다. 즉 내가 돈을 주고 고등교육 시장에서 대학 교육을 구매했는데, 그 교육상품에 ‘하자’가 생겼으니 물어내라, 보상하라는 논리이지요. 이 요구 자체는 타당한 것이지만, 이러한 주장의 기반을 이루는 대학관은 잘못되었다는 말입니다. 대학 교육을 시장에서 구매하는 상품으로 보는 대학관에서 출발한 주장이니까요. 대학생들이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이들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자유시장경제 이데올로기에 완전히 포획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4-4 ‘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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