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베스트셀러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

리뷰 총점6.8 리뷰 5건 | 판매지수 3,870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87위 | 사회 정치 top100 3주
정가
35,000
판매가
31,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880쪽 | 1096g | 153*225*40mm
ISBN13 9791198505613
ISBN10 1198505613

이 상품의 태그

520번의 금요일

520번의 금요일

20,700 (10%)

'520번의 금요일' 상세페이지 이동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19,800 (10%)

'봄을 마주하고 10년을 걸었다' 상세페이지 이동

세월 1994-2014

세월 1994-2014

19,800 (10%)

'세월 1994-2014' 상세페이지 이동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

31,500 (10%)

'세월호, 다시 쓴 그날의 기록' 상세페이지 이동

월간 십육일

월간 십육일

16,200 (10%)

'월간 십육일' 상세페이지 이동

책임을 묻다

책임을 묻다

19,800 (10%)

'책임을 묻다' 상세페이지 이동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12,600 (10%)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 상세페이지 이동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근현대사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근현대사

17,550 (10%)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 근현대사' 상세페이지 이동

금요일엔 돌아오렴

금요일엔 돌아오렴

16,200 (10%)

'금요일엔 돌아오렴' 상세페이지 이동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19,800 (10%)

'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상세페이지 이동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

14,220 (10%)

'왜 우리는 쉽게 잊고 비슷한 일은 반복될까요?' 상세페이지 이동

달라붙는 감정들

달라붙는 감정들

15,750 (10%)

'달라붙는 감정들' 상세페이지 이동

눈먼 자들의 국가

눈먼 자들의 국가

4,950 (10%)

'눈먼 자들의 국가' 상세페이지 이동

노란 달이 뜰거야

노란 달이 뜰거야

9,000 (10%)

'노란 달이 뜰거야' 상세페이지 이동

홀

15,300 (10%)

'홀' 상세페이지 이동

2014년 생

2014년 생

13,500 (10%)

'2014년 생' 상세페이지 이동

엄마. 나야.

엄마. 나야.

4,950 (10%)

'엄마. 나야.' 상세페이지 이동

다시 봄이 올 거예요

다시 봄이 올 거예요

16,200 (10%)

'다시 봄이 올 거예요' 상세페이지 이동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16,200 (10%)

'고통의 곁에 우리가 있다면' 상세페이지 이동

슬이는 돌아올 거래

슬이는 돌아올 거래

9,900 (10%)

'슬이는 돌아올 거래'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수백 명이 죽어야 했던 이유를 밝힘으로써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믿기는커녕 이제 공적 제도를 통한 진상규명의 요구를 짜증스러워하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닌가. … 2014년 4월 16일의 미안, 약속, 다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키는 세상을 만들었다며 자책했던 우리에게는 그 부끄러운 세상의 단면을 마주하고 기록할 의무가 있다. 304명의 죽음과 그 죽음의 이유를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우리에게는 그날의 기록을 읽고 나눌 의무가 있다. 참사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다짐했던 우리에게는 지금까지 떠오른 진실의 조각들을 모으고 종합하여 참사로 고통받은 모든 사람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
--- p.9~10

그날 우리는 모든 것에 실패했고 바닥까지 가라앉았다. 이것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는, 가장 절망적인 하루의 기록이다. 그럼에도 희망을 말해야 한다면, 그것은 이 부끄럽고 참담한 실패의 기록을 회피하지 않고 읽어내려는 독자들의 마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절망을 낱낱이 복기하려는 용기, 그것을 새로운 희망의 시작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p.11

선원들은 “이 배가 대한민국에서 제일 위험”하다, “잘못하면 바로 뒤집어지는 배다”라며 서로를 조심시켰다. 불안했던 선장 · 선원들은 때로 청해진해운 임직원 같은 의사 결정자들에게 우려를 전달했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p.196

증개축 내역이 바뀔 때마다 도면을 수정하고, 신성선박설계가 한국선급에서 교체 도면을 재승인받는 일이 반복됐다. 너무 “여러 번”이었다. 10월 24일 신성선박설계가 한국선급에 보낸 공문을 보면, “작업공정이 촉박하오니 도면을 빨리 검토/승인 부탁”이라고 적혀 있다. 도면 승인 과정이 번거로워지자 청해진해운은 “승인이 되지 않은 도면”으로 증개축을 진행해버렸다.
--- p.225

세월호가 4월 15일에 출항하기까지 있었던 일은 승객의 생명을 걸고 하는 모래뺏기 놀이와 같았다.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모래더미 가운데 꽂아놓은 막대기가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야금야금 모래를 자기 쪽으로 빼내는 놀이였다. 청해진해운과 하청업체들, 한국선급, 한국해운조합과 운항관리자, 선장과 선원, 해경 등은 승객 수백 명이 타는 배를 가운데 올려두고 주위의 모래를 빼내듯이 배를 변형시키고, 과도하게 화물을 싣고, 서류를 꾸미고, 규제를 무력화했다. … 위험한 놀이를 끝낼 위치에 있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결국 놀이는 막대기가 쓰러질 때까지 계속됐다.
--- p.788

늘 위험한 배였던 세월호는 4월 16일 아침 무엇을 계기로, 또 어떤 조건의 연쇄 속에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기울어졌고 그 후 101분 만에 가라앉은 것일까? 2014년 4월 15일 화요일 밤, 마지막으로 인천항을 떠날 때 세월호는 어떤 상태였을까? 배의 무게중심은 얼마나 높았을까? 화물과 평형수는 얼마나 어떻게 실려 있었을까? 배의 기관실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었을까? 세월호는 그런 상태로 인천항을 출발해도 괜찮은 것이었을까?
--- p.299~300

열린 수밀문과 맨홀은 누가 언제 시작했는지도 정확히 지목할 수 없는 관행의 일부였다. 선원 중 구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수밀문과 맨홀을 열어두고 다녔고, 이들은 기울어진 배에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상황에서 모든 문을 열어둔 채 기관실을 탈출했다. 304명의 생사를 가른 결정적 순간 중 하나였다.
--- p.379

서로 독립적으로 세월호 관련 분석을 수행하거나 그 결과를 검토한 마린과 대한조선학회는 외부 물체 충돌가설에 관해 일치된 견해를 내놓았다. 세월호 침몰에 외부 물체 충돌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명확한 논리를 갖추지 못했으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외부 물체 충돌설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사참위의 세월호 침몰 원인 조사는 오히려 이제 외부 물체 충돌설을 기각할 수 있다는 결론을 가리키고 있었다.
--- p.399

대한조선학회와 마린 연구소 등 공신력 있는 전문 기관들이 외부 물체 충돌가설을 기각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나, 사참위는 직접 세운 가설을 스스로 기각하는 주체가 되기를 주저했다.
--- p.401

세월호를 전복시킬 만한 큰 힘을 가하면서도 세월호 외판이나 핀안정기를 크게 망가뜨리지는 않는 잠수함, 세월호를 우현으로 빠르게 회전시키는 동시에 좌현으로 빠르게 기울게 만드는 잠수함, 오래 누적된 복원성 문제를 가려버릴 만큼 명확한 충돌의 증거를 남긴 잠수함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잠수함은 빈틈없이 완벽해야 했기에 존재할 수 없었다. 지금껏 밝혀진 세월호 선체의 상태에 모두 부합하는 잠수함을 정의하고 구현하는 일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도 불가능했다. 세월호를 침몰시킨 잠수함은 오직 상상의 세계에서 존재했을 뿐 컴퓨터가 가상(假想)으로 만들어낼 수조차 없는 모순덩어리였다.
--- p.402

한마디로 기우제식 잠수함 찾기 조사였다. 잠수함 충돌설을 굳게 믿는 이들이 그 믿음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식 조사위원회의 자원과 인력과 시간을 투입한 것이다.
--- p.804

방향타가 평소보다 큰 각도로 돌아간 것은 솔레노이드 밸브의 고장으로 촉발됐지만, 세월호는 정상 조타 범위 내의 선회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복원성이 나쁜 배였기 때문에 침몰했다. 세월호의 침몰은 솔레노이드 밸브가 아니라 배 전체의 문제였다. … 또 실제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들이 (선장과 선원들이) 평소처럼 기관실 각 구역을 활짝 열린 상태로 둔 채 승객들을 버리고 배를 빠져나옴으로써 세월호의 전복은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참사로 확대됐다.
--- p.403~404

목포해경 상황실이 코스넷 대화방을 개설한 것은 해경의 ‘해상 치안상황관리 선진화 방안’에 따른 것으로 필요하고 적절한 일이었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 진도VTS를 초대하지 않음으로써 해경지휘부, 현장 구조세력, 세월호와 민간 선박 사이의 교신을 매개하는 연결점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 했던 진도VTS가 핵심 통신망에서 배제됐다. ... 진도VTS를 초대하지 않은 것은, 눈에 띄지 않지만, 구조작전에 큰 차질을 일으켰다. 다음으로 현장 지휘함이 될 123정이 대화방에 초대받지 못했다.
--- p.536

현장에 출동하는 구조세력에게 추가 정보를 알려주고 해야 할 일을 지시하는 것은 상황실의 당연한 임무다. 목포해경 상황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으로써 123정은 ‘깜깜이’ 상태로 현장에 도착했다. 목포해경 상황실이 할 일을 했다면 123정이 선장과 선원들을 도주하게 만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목포해경 상황실이 저지른 또 하나의 큰 잘못이었다.
--- p.549~550

제일 먼저 현장에 가야 했던 122구조대와 특공대가 우왕좌왕하며 차량과 어선을 타고 헤매다가 뒤늦게야 도착한 한심한 모습은 무능한 해경의 민낯을 드러냈다. 세월호 사고를 참사로 이어지게 만든 또 하나의 고리였다.
--- p.571

수백 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하는, 당연히 해경청장이 지휘해야 할 중대한 해난사고가 발생했는데 “총경급 상황담당관이 사안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청장님께 보고를 드리는 것은 우리 조직 문화상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앞서 보고를 늦춘 관료주의가 일을 그르쳤다. 근본적으로는 조직을 경직되게 운영한 김석균의 책임이지만, 임근조의 책임도 적다고 할 수 없다. 임근조는 즉시 김석균에게 보고해야 했다.
--- p.574~575

당장 승객을 탈출시켜야 할 상황이었다. 뻔한 상황에서 선원들은 왜 진도VTS에 물었을까? 진도VTS는 왜 직접 탈출시키라고 지시하지 않고 서해청에 물었을까? 서해청은 왜 다시 선장에게 떠넘겼을까? … 책임을 지지 않으려니 지휘도 할 수 없었고,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본청에 보고하거나 현장 구조세력에게 알려주기라도 해야 했지만 그나마도 하지 않았다.
--- p.578~579

본청 상황실장도, 목포해경 상황실장도 123정에 코스넷 대화방과 영상 시스템이 없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서해청 상황실장 김민철도 몰랐다. 123정에 영상 송출 장비가 있는 줄 알고 “코스넷 문자 대화방에 영상을 전송하라고 올리라고 지시를 하고 그랬”다.
--- p.580

현장에서 오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해서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 지휘부에 보고하고, 지휘부의 지시를 현장에 전달하는 게 상황실의 역할이었다. 지휘부의 눈과 귀, 손과 발의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실이 상황 파악을 못하는데 구조계획을 제대로 세워 지휘하는 걸 기대할 수는 없었다.
--- p.584

… 본청 경비안전국장과 서해청 상황담당관, 구조작전의 실무책임자들이다. 세월호가 침몰한 최후의 순간까지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구조했다고 보고된 숫자는 아직 100명을 밑돌고 있었다. 그런데 뜬금없이 “선내에 일단 사람들이 거의 없는 걸로” 보고 “거의 다 나온 걸로 지금 확인”이 된다고 주고받았다. “119에서 학생 하나가 안 나왔다고” “문이 안 열린다는 전화는 한 번 받았다고” 지나가는 말처럼 이야기했다. TRS와 코스넷 대화방과 경비전화를 통해 본청과 서해청 상황실로 전달된 그 많은 보고는 어디로 갔으며, 이들은 뭘 하고 있었던 것일까?
--- p.590

가라앉아버린 배에 승객이 갇혀 있을 가능성, 혹시라도 갇혀 있을지 모르는 승객을 구하는 것은 안중에 없었다. “거의 다 나온 걸로 지금 확인”됐으니, 해경이 대단한 역할을 한 것처럼 홍보할 수 있는, 그럴듯한 ‘그림’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자 항공구조단이 떠오른 것이다. 그런데 너무 늦었다. 그걸 깨닫자 “항공구조단을 진작 좀 내려”보내지 않은 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춘재는 ‘그림’을 확보하지 못한 게 정말로 아쉬웠던 것 같다. “우리가 올라가갖고 유도한 걸 보여줬어야 되는데.”
--- p.591

문제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하늘로 솟아오르거나 바다로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따로 구명보트를 준비해 도망친 것도 아니었다. 조타실에 모여 있던 그들은 123정에 옮겨 탔다. 현장지휘함 123정, 해경의 손바닥 안에 있었다. 엄밀히 따지면 그들이 123정에 타고 있는 동안은 아직 ‘도주’했다고 단정하기 힘든 상태였다. 해경은 그들이 123정으로 옮겨 타는 것을 막아야 했고, 옮겨 탄 다음에는 세월호로 돌아가 승객 구조에 나서게 해야 했다. 해경이 끝내 그들을 방치함으로써 ‘도주’하게 만든 것이다. “상상을 못”한 일을 일어나게 한 게 해경이었다. 선장과 선원들의 도주보다도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해경의 행태가 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 p.598~599

상식적으로도 생각할 수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 참사로 이어진 결정적 고리였다. 선장과 선원을 찾지 않았으니 침몰이 임박한 세월호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승객을 대피시켜야 한다는 데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123정과 해경지휘부가 바로 그 “기본 중의 기본”을 이행하지 못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진상규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돼야 했다.
--- p.605

고정관념에서 나온 낙관적 분위기에 젖은 해경지휘부는 현장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 그 잘못은 ‘큰 배는 쉽게 침몰하지 않는다’는 선입견과 결합해 상승작용을 일으켰고, 참사로 이어지는 고리를 계속 연결해나갔다.
--- p.611

말 따로, 행동 따로였다. 결국 본청, 서해청, 목포해경, 그리고 3009함에 있던 목포서장 김문홍이 모두 ‘현장지휘’를 하는 4중의 옥상옥이 됐다. 치밀한 역할 분담이 없다면, 이곳저곳에서 중구난방으로 간섭하며 불필요한 보고를 요구해 그렇지 않아도 역량이 취약한 123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해야 할 지휘는 하지 않으면서 서로 책임을 미룰 수 있는 최악의 체계였다.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 p.636

목포해경 상황실은 9시 7분에 이어 9시 48분에도 “123정 코스넷 안 된다는 사항임”이라고 대화방에 알렸지만, 본청 지휘부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전달되지도 않을 지시를 계속해서 코스넷 대화방에 쏟아냈다. 사고 발생 후 1시간이 지나도록 통신체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지휘’한 것이다.
--- p.648~649

코스넷 대화방을 통한 해경지휘부의 지휘는 완벽한 실패로 끝났다. 코스넷 대화방을 주축으로 한 해경 지휘체계의 난맥상은 세월호 사고를 참사로 이끈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다. 본청, 서해청, 목포해경 지휘부 가운데 코스넷 대화방을 제 눈으로 본 사람이 하나라도 있는지 의문이다.
--- p.669

「수난구호법」이 정한 각급 구조본부의 역할 가운데 첫 번째, 가장 중요한 것이 “총괄·조정”과 “지휘·통제”다. “총괄·조정”과 “지휘·통제”를 하는 게 지휘부다.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지휘부는 “총괄·조정”과 “지휘·통제”를 하지 않았다. 상황 파악도 하지 않은 채, 그럴 수 있는 조건도 마련하지 않은 채, ‘아수라장’이 된 상황실을 방치했다. 그런 상황을 뻔히 지켜보면서도 오불관언, 내 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휘부가 왜 존재하는지,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지휘부였다.
--- p.684~685

상황 파악조차 못 하는 상황실과 무능하고 무책임한 지휘부의 문제를 살펴봤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123정의 구조 실패는 설명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드디어 본격적인 구조활동으로 나아가야 할 순간 태도가 돌변했다. 해야 할 일, 하겠다고 한 일을 하지 않은 채, 세월호에서 멀찍이 떨어져 구명보트가 구해 오는 승객만 받았다.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인 123정의 태도는 온갖 의혹과 음모론의 근원이 됐고 대통령의 ‘해경 해체’ 선언을 불러왔다.
--- p.705

김경일이 갑자기 태도를 바꾼 이유를 밝히는 게 진상규명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선장과 선원을 찾지 않고, 헬기와 교신하거나 직원을 승선시키겠다는 생각을 접은 이유가 무엇인지,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고함치거나 마이크로 뛰어내리라고” 하라는 김문홍의 지시조차 이행하지 않은 이유를 밝혀야 했다.
--- p.705

해경지휘부는 김경일이 현장에 도착할 무렵부터 상황 보고, 특히 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송신하라고 되풀이해서 독촉했다. 김경일이 마음을 추스르며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 계획을 세우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승객을 구조하는 데 훨씬 유리했던 초기 시간에 당장 영상과 사진을 촬영해 보내라는 지시가 쏟아진 것이다. ...지휘부의 잘못된 지시는 김경일의 역량을 크게 잠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 p.744~745

깊게 고민해야 할 것은 법원이 제시한 면책 근거들, 즉 세월호가 선체 결함, 고박 불량, 과적, 수밀문 개방 등의 문제로 급격하게 침몰한 사실과 선장과 선원들이 도주한 사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검찰은, 세월호 구조작전에 큰 영향을 준 2가지 전제 사실이 해경지휘부의 과실과 참사의 결과에 어떻게 관련됐는지 밝히지 못했다. ... 그러자 해경지휘부가 그것을 면책사유로 내세웠다.
--- p.761

검찰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법원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책의 관점은 다르다. 그 문제와 정면으로 대결해야 했다. 해경지휘부가 해야 했고, 하지 못한 일은 그 2가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을 전제로 파악해야 했다. 면책사유가 될 수도, 책임 경감사유가 될 수도 있지만, 있는 사실은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은 해경지휘부를 면책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 p.761

해경지휘부는 제일 먼저, 어떻게든, 무조건 선장과 선원을 찾아야 했다. 선장과 선원은 현장지휘함인 123정에 있었다. 해경이 그들을 도주하게 만들었다. 그들을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장과 선원을 찾았다면, 도주를 막을 수 있었고, 침몰이 임박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검찰이 이 문제에 정면으로 맞닥뜨리지 않은 것은 단지 소송 기술적인 선택이 아니라 ‘진실’에 대한 근본적 태도와 관련됐을 수도 있어 보인다. 있는 사실을 부정하고 외면하면서 ‘진상’을 ‘규명’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 다음,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진상규명이다. 책임을 묻는 것은 다음 문제다. 원칙에서 벗어나 처벌하려는 뜻만 앞세우다 보니 해경지휘부의 결정적 과실을 뒷받침할 수도 있는 사실들을 면책사유로 만들어주었다.
--- p.761~762

해경지휘부에 대한 공소장과 판결문이 안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휘관이 누구인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성찰이 없다는 점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해경지휘부는 있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다. 보고는 득달같이 요구하지만, 현장에서 보내오거나 하급자들이 전달해준 보고는 그저 듣기만 할 뿐이다. 적극적으로,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행동할 능력은 없다. 불확실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보내오면 의문을 제기하거나 확인하는 대신 그냥 ‘오인’해버린다. 지휘체계의 근간인 코스넷 대화방과 TRS가 작동하지 않고 ‘중구난방’이 돼도 그저 지켜볼 뿐 바로잡지 않는다. 현장에서 할 일을 하지 않아도 그냥 두고 본다. ... 그런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이 해경지휘부의 과실인데, 법원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었다.
--- p.763

터무니없기 짝이 없는 선내 대기 방송의 족쇄에서 그들의 발목을 풀어줄 수 있는 약간의 자극이면 충분했다. ... 그저 세월호에 다가가 123정에 달린 대공 마이크로 “승객들은 빨리 밖으로 나와 대피하라”고 방송하며 독려하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바다로 나오기만 했다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들어 승객을 구하려는 어선들과 어업지도선들이 있었고, 그 뒤에는 대형 상선들이 있었다. 바다는 잔잔했고, 날씨도 좋았다. 수온도 낮지 않았다. 누구라도 생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해경은 아무런 위험도 감수할 필요가 없었다.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었다.
--- p.782~783

현장에 있는 123정의 독자적 판단과 활동을 방해하며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조건을 계속 만들어내다가 결국 참담한 실패를 불러일으키고는 온갖 변명을 늘어놓으며 아래위로 책임만 전가하는 해경지휘부를 가진 것이 비극이었다.
--- p.783

밝혀내야 할 것이 감옥에 가야할 책임자인지 사건의 원인과 경과인지, 그것을 밝혀내는 데 필요한 수단과 절차는 무엇인지,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상식에 부합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전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원회가 꾸려지고 운영됐다. 즉, 조사위원회 구성원들은 조사 대상인 참사를 공통된 틀 안에서 인식하고 접근하지 않았다. 참사에 관해 가장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지식을 생산해야 하는 조직으로서 위원회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자기 인식과 고민이 없었다.
--- p.805~80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5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6.8점 6.8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31,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