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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상처가 아니다

: 나를 치유하고 우리를 회복시키는 관계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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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70위 | 인문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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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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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6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92g | 135*195*17mm
ISBN13 9788901284033
ISBN10 890128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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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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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상담 현장에서, 또 메일이나 댓글을 통해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은 다름 아닌 대인 관계에 대한 어려움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여지없이 증명되는 순간들이죠. 나는 사람 필요 없고 혼자서도 잘 산다고 말하는 사람도 결국 사회적 동물입니다. 사람에게 영향을 받고 있으니 혼자가 편한 거거든요. 인간이 만약 아무도 없이 혼자였다면 불행할 것도 없지만 행복할 것도 없고, 도태될 것도 없지만 발전할 일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함께여서 행복하고 발전하던가요? 또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더 힘들기만 하죠. 혼자는 외롭고 함께하면 힘들어요. 그러면 인생의 모든 순간이 외롭거나 아니면 괴롭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것인데, 이건 뭔가 잘못되지 않았나요? 진짜로 혼자서도 괜찮은 사람은 함께여도 괜찮고, 진짜로 함께여도 괜찮은 사람은 혼자일 때도 괜찮습니다. 관계의 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심리적 문제는 대부분 내 마음이 안 괜찮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프롤로그」중에서

먼저 온갖 오지랖 앞에 자주 붙는 말, “다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부터 가만히 들여다보죠. 그런 말을 꼭 앞에 붙이며 타인을 평가하려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조금 더 사회생활을 잘했으면 해서….” “네가 조금 더 사랑받았으면 싶어서….” “네가 더 성공했으면 해서….” 이건 사실 ‘가스라이팅’을 친절하게 할 때 자주 붙는 말입니다. 날 위한 게 무엇인지를 왜 상대방이 판단하고 알려주나요? 애초부터 주체가 다른데 그들은 자신이 옳다는 전제 아래 조언을 하고 그들의 생각을 주입하려 합니다. 속지 마세요. 어쩌면 나를 통제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된 말일 수 있거든요. 통제 욕구가 강한 사람들은 자기 기준에서 벗어나는 이들에게 평가하고, 지적하고, 잔소리를 하며 고쳐주려는 오지랖을 부리죠.
---「01. 내가 예민한 걸까요, 다른 사람들이 너무한 걸까요?」중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 고독을 끌어안고 살아간다는 거예요. 누구라도 대인 관계가 언제나 풍요롭지만은 않죠. 그 고독도 때때로 필요합니다. 혼자 조용히 침묵할 때 내가 나를 만날 수 있어요. 진짜 나를 돌아볼 수 있어요.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있어야 지인들의 소중함을 깨닫고 더 감사히 여기며 좋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어요. 혼자 있을 수 있고, 혼자 있어도 괜찮은 사람은 상대방을 속박하지 않고 통제하지 않아요. 상대방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해주죠.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은둔 생활을 하거나 타인을 회피하고 거부하는 것과는 달라요. 고독을 무서워하지 않고 진짜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사람들과 관계를 아예 맺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진짜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어요. 그 사람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아이가 양육자와 떨어져서 혼자 자유롭게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건 언제라도 다시 나에게 돌아올 양육자를 신뢰하기 때문이에요. 깊게 신뢰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오히려 혼자 잘 있을 수 있어요. 그들에게 집착하거나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교감을 나누죠.
---「04. 누군가와 가까워지면 어색하고 불편해요」중에서

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검증해 보세요. 내가 하는 부정적인 생각에 정말 일리가 있을까요?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세요. 나의 부정적인 생각이 진짜 맞는지 ‘태클’을 걸고, 질문하며 따지세요. 예를 들어볼게요. 단체 채팅방에서 나만 소외되는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치밀어 올랐다고 해봅시다. 사람들이 내 말에만 대답을 잘 하지 않는 것 같고, 자기들끼리만 친한 것 같죠. 그럼 ‘사람들은 날 싫어해. 나는 매력이 없고, 인기가 없어. 나는 소심하고, 낯가리는 사람이야’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그럴 때 자기 자신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보는 거예요. “그 채팅방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다들 친해? 온라인에서만 친한 거 아니야?” “내가 어느 모임에서나 소극적이었나? 편하게 지내는 다른 모임도 있잖아. 그리고 내가 속한 모든 채팅방에 다 활발히 참여하면 정말 좋을까? 그만큼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신경 쓸 게 많은데. 진짜 그렇게 살기를 원해?” 이렇게 내가 하는 생각에 꼬투리를 잡아보세요.
---「05. 부정적인 생각이 끊이지 않아요」중에서

보통 우울증 환자들은 고민해봤자 아무 소용 없는 것들을 계속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이런 것을 ‘반추’한다고 해요. 흔히 땅굴 판다고들 하잖아요. 그 생각을 끝없이 하면서 부정적 생각의 늪으로 파고 들어가는 겁니다. 이것은 우울증 환자 거의 모두에게 일어나는 인지 과정이에요. 이 반추를 멈추려면 기분 전환을 해야 하고 환경의 변화가 좀 있어야 돼요. 쉽게 말해서 당장 누구한테 전화를 하거나, 당장 밖으로 나가서 떡볶이라도 사 먹거나, 영화를 보거나, 기분을 새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을 함으로써 멈춰야 합니다.

사실 우울증 환자들은 자기가 그만큼 비관적이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제 채널에 댓글 남기시는 분들 중에 “저는 너무 부정적이고 비관적이에요”라는 말을 하시는 분들은 엄청 희망이 있으신 거죠. 자기 상태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가능성이 높거든요. 먼저 이렇게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자각한 다음에는 그것을 바꿔주는 연습을 해야 돼요. 이렇게 생각 패턴을 바꾸는 것을 ‘인지 치료’라고 하는데 우울증 치료에 아주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재발도 방지되며 심지어 약물 치료와 효과가 동일하다고도 보고되고 있어요.
---「06. 죽고 싶지는 않지만, 살고 싶지도 않아요」중에서

불안을 다룰 때 우리가 자주 범하는 오류가 내 문제가 아닌 걸 가지고 와서 걱정하는 거예요. 이를테면, 남의 마음은 남의 문제인데 내가 끌고 와서 걱정을 해요. ‘그 친구의 마음은 뭐였을까? 기분이 상한 건 아닐까?’ 이걸 하루 종일 생각하느라 하루를 날리는 거죠. 그 친구의 문제는 그 친구에게 돌려주세요. 나는 내 문제만 생각해요. 인생에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고 그러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요. 예를 들어서 죽음을 피할 수 있어요? 부모를 바꿀 수 있어요? 내가 선택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것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해요.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고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먼저 구분하고, 고칠 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애초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굉장히 우주적인 거란 걸 알아야 해요. 내가 통제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고 거기에만 에너지를 쏟으세요.

‘이건 내가 걱정하고 두려워할 게 아니구나, 내 손을 떠난 거야. 어차피 통제할 수 없어. 이건 신의 뜻이야. 이건 자연의 섭리야, 이건 우주의 법칙이야. 결과가 어떻든 신의 뜻이었고, 우주의 섭리였으니까 이게 최선이야. 어쩔 수 없는 거야.’ 이렇게 초월적인 것에게 책임과 해결을 던져버리고 나도 초월적인 태도를 갖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내면의 힘을 키우세요. 문제를 해결하는 힘, 불확실함과 애매모호함을 견디는 힘, 결과가 내 맘 같지 않아도 그 아픔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힘을 키우는 거예요.
---「07. 사람들을 만나면 긴장되고 위축돼요」중에서

분노가 잘 일어나는 사람은 자기표현이 서툴기도 하지만 반추를 잘해요. 계속 그 사건을 곱씹어요. 왜 그 일이 일어났을까? 도대체 그건 무슨 의미일까? 하는 반복적인 생각이 내 폭탄에 계속해서 라이터를 대고 있어요. 분노에 계속 먹이를 주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점점 더 기분이 상하면 그 문제가 견딜 수 없이 큰 문제로 보여요. 그래서 이 반추를 멈추어야 해요. 그만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분노가 잘 일어나는 사람은 반추를 하면서 또 과장을 잘하기도 해요. 점점 처음보다 심각한 사건, 더 나쁜 말, 더 나쁜 사람으로 과장해요. 카페에서 직원이 실수로 라테를 아메리카노로 줬는데 ‘저런 머저리 같은 인간, 나는 지지리 운도 없지, 왜 하필 내 차례에 저 직원이 일을 해서는…’과 같은 파국적인 언어를 쓰고 과장해서 생각한다면 감정이 더 격해지고 스스로 화를 키우게 됩니다. 그렇지만 ‘손님이 많아서 실수했나 보다, 아 신입사원이라서 조금 버벅거리나 보네’ 하고 생각하면 그렇게 화가 날 일이 아니죠. 이해심 많은 착한 사람이 되라는 게 아니라 내 감정에 내가 잡아먹히지 말자는 거예요. ‘오늘은 영희가 조별 모임에 오지 않았다. 단톡에도 대답이 없다.’ 여기까지만 하세요. ‘그래서 그년은 나쁜 년이야. 나는 지지리도 조 편성 운이 없어.’ 이런 반추, 과장, 파국적인 언어는 쓰지 말자는 거죠.
---「09. 한번 화가 나면 참기가 힘듭니다」중에서

수영 씨는 어릴 때 관심받고 자라지 못했지만 엄마 말씀은 무척 잘 듣는 착한 딸이었어요. 수영 씨의 남동생이 유별나서 부모님의 모든 관심은 남동생에게 가 있었고 수영 씨는 엄마의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주는 역할을 했죠. 그것이 수영 씨가 엄마랑 진중하게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 거리였으니까요. 수영 씨의 감정이나 생각, 요구는 엄마에게 감히 말할 생각조차 못 했어요. 하지만 사랑받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잖아요. 몸이 자라게 하려고 아기가 본능적으로 음식을 먹듯이, 정서와 인지도 발달하려면 본능적으로 타인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요. 그게 빠진 채로 자라면 커서도 계속해서 사랑과 관심을 극심하게 갈구하며 살아가죠.

그런데 그런 사람은 자기가 굉장히 못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당하게 사랑과 관심을 받지는 못해요. 원하고 있지만 거부하고, 거부하지만 간절히 원해요. 그래서 주변에 이런 말을 자주 해요. “나는 잘 못해. 나는 진짜 못났어. 내가 이렇게 멍청이 구제불능이라니까.” 그런 말을 하면서 마음 깊은 곳으로는 ‘너 빨리 나에게 아니라고 해. 나를 위로해. 나의 겸손함을 눈치채라고’ 하고 생각하고 있을지 몰라요. 내가 나를 과도하게 낮추면서 상대방에게 높임을 받으려는 무의식이 작용하고 있을 수도 있죠. 또는 나의 못남에 과도하게 몰두한 상태로 자기를 느끼고 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정체성이란 자기를 느끼는 것인데, 나를 깎아내리면서 나를 느끼는 방식을 택한 거죠. 그게 더 안전하다고 여기니까요.
---「11.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하는 내가 싫어요」중에서

가스라이팅을 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주로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그 부모가 아이의 수치심과 죄책감을 이용해서 가스라이팅을 했기 때문이죠. 가스라이팅은 주로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이나 가까운 사람, 즉 배우자나 친한 친구, 연인, 가족 중에 많아요. 그중에서 통제적이고 강압적이고 고집스러운 사람이라면 더욱 자연스럽게 가스라이팅을 하게 되죠. 주로 나르시시스트가 한다고 보면 돼요. 나르시시스트는 자기가 옳고 다른 사람은 틀렸다고 보는 사람, 자기가 위고 다른 사람은 아래라고 여기는 사람, 자기 뜻대로 되어야 하고 반드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그러진 않죠. 이들은 아주 교묘하게 들어와요. 자기에게 완전히 걸려들기 전까지는 한없이 친절하고 칭찬도 잘해요. 그렇게 마음을 얻어서 상대방이 완전히 그물에 걸리면 본색을 드러내요. 그중 하나는 피해자 행세를 하는 거예요. 현수 씨는 세상에서 자기 어머니가 제일 불행한 여자인 줄 알아요. 주로 아빠를 대역죄인으로 만들어 아들을 자기편으로 삼고 불쌍함을 빌미로 아들을 조종합니다. 잘 울기도 하고 흐느끼는 연기도 잘해요. 워낙에 동정심을 잘 자극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을 진짜 피해자라고 생각하게 되죠.
---「13. 나 때문에 힘들다는 그 사람, 정말 내가 문제일까요?」중에서

자존감은 나를 느끼는 느낌이에요. 내가 지금도 충분한 느낌, 채워져 있는 느낌이요. 그런데 그 느낌이 언제나 올라와 있지는 않아요. 아무리 건강해도 어느 날은 내려가요. 그것 또한 받아들여야 해요. 대단한 성인군자도 자존감은 오르락내리 락해요. 내가 조금이라도 흠집 나고 무너지는 것에 호들갑 떨지 말고 그런대로 지나가겠거니 받아들이면 그게 진짜 자존감인 겁니다.

내가 나를 너무 높게 잡고, 이상적인 사람이 되려고 하면 한없이 위축되고 소외돼요. 적당히 살아요, 우리. 그냥 생긴 대로, 타고난 대로, 주어진 대로, 내가 타고 있는 이 배에서 물결 따라 노 저으면서 그런 대로 살아요. 대단해지려고 하면, 남보다 꼭 잘되려고 하면 결국 희생되는 건 나 자신이에요. 나를 위해서 애쓴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나를 잃어가는 거죠. 오직 타인의 눈에 들기 위한,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한 경주는 이미 주체가 내가 아니라 타인인 거예요. 나의 삶을 사세요. 내가 진정한 주체가 될 때 대인 관계는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객체를 만나 연결됩니다. 여러분 자신을 믿으세요. 다 같이 미쳐가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지금까지 잘 버텨온 여러분 자신을 믿고 이제 제대로 ‘나’를 만나세요. 그러면 비로소 편안하게 ‘너’를 만나게 되고 그렇게 아름다운 ‘우리’가 될 거예요.
---「21.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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