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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오징어

: 독서의 탄생부터 난독증까지, 책 읽는 뇌에 관한 모든 것

리뷰 총점10.0 리뷰 13건 | 판매지수 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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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은 『책 읽는 뇌』의 도서를 재출간한 도서입니다.

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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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56쪽 | 620g | 147*215*25mm
ISBN13 9791167741547
ISBN10 116774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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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으로 조직화되어 있는 시각이나 언어 같은 구성 부품과 달리 독서는 그 능력을 자손에게 전달해주는 직접적 유전 프로그램이 없다. 따라서 개인의 뇌가 독서 능력을 습득할 때마다 그 위에 있는 관련된 네 개의 층이 필요한 경로 형성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학습해야 한다. 독서와 그 밖의 모든 문화적 발명이 다른 프로세스들과 차별화되는 점이 바로 이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서라는 이 능력은 사전에 프로그램되어 있는 시각이나 언어 능력처럼 아이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 p.42

수메르인들이 남긴 유산 가운데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알아둘 만한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여성 왕족들이 독서를 배웠다는 점이다. 여성들에게는 에메살Emesal이라고 불린 그들만의 언어가 따로 있었다. 에메살은 ‘고상한 언어’라는 뜻으로 일반적인 왕족의 언어로 쓰였고 ‘왕자의 언어’라는 의미를 가진 에메지르Emegir와 구분되었다.
여성의 언어에는 발음이 다른 단어가 상당수 있었다. 남성은 ‘왕자의 언어’를 말하고 여성은 ‘고상한 언어’를 말하는 곳에서 학생들은 들어서는 회랑마다 다른 방언을 사용해야 했다. 그러니 그들에게 필요한 인지적 복잡성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p.87

이러한 전반적인 역사를 메타적 관점으로 살펴보면 인류의 역사에서 지적 사고의 발달을 촉진한 원동력은 최초의 알파벳도 최고의 알파벳도 아닌, 바로 문자 그 자체임을 알 수 있다. 20세기 러시아의 심리학자 레프 비고츠키의 설명처럼 말로 표현된 단어와 말로 표현되지 않은 생각을 문자화하는 행위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생각 자체도 변화한다. 인간이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문자 언어를 점점 더 정확하게 사용함에 따라 추상적인 생각을 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역량도 촉진된 것이다.
--- p. 132

아이의 뇌가 독서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발달하는 시기에 대해 게슈윈드가 내린 결론은 다양한 언어 간 연구 결과에 의해 뒷받침된다. 영국의 독서학자인 우샤 고스와미Usha Goswami와 그녀의 연구팀이 실시한 놀라운 언어 간 연구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세 개 언어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다섯 살부터 독서를 시킨 유럽 아이들이 일곱 살에 독서를 시작한 아이들보다 성취도가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은 네 살 또는 다섯 살이 되기 전에 아이들에게 독서를 가르치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경솔한 일이며 많은 아이들에게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 p. 179

토드 리슬리Todd Risley와 베티 하트Betty Hart는 캘리포니아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언어적으로 빈곤한 환경에서 자란 일부 다섯 살짜리 아이들이 듣고 자란 단어의 수가 평균적인 중산층 아이보다 3200만 개나 적다는 섬뜩한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에서 드러난 우울한 현실은 심각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루이사 쿡 모츠가 ‘말의 빈곤’이라고 이름 붙인 상황은 아이가 성장 과정에서 듣는 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3세의 아이들이 몇 개의 단어를 말할 수 있는지 조사한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빈곤하게 자란 아이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혜택받은 환경에서 성장한 또래들이 말하는 단어의 절반 미만에 불과했다.
--- p.191

문자의 진화는 인간의 지적 능력의 역사 첫 장을 장식하는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능력, 즉 문서화, 체계화, 분류, 조직화, 언어의 내면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의식, 의식 자체에 대한 의식 등이 발현할 수 있는 인지적 발판을 제공했다. 이 모든 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만들어준 직접적 요인은 독서가 아니다. 이 모든 능력의 발달에 전무후무한 촉진제 역할을 한 것은 독서하는 뇌의 설계의 핵심적 위치에 있는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비밀스러운 선물이다.
--- p.376

난독증의 진정한 비극은 독서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공개적으로 수치를 당하며 수많은 세월을 보내는 아이들이 실제로는 놀라운 지적 능력을 가졌고 그들이 소유한 지적 능력의 유형이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것임에도 그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그 아이들의 친구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도 없다. 이 이야기는 모든 난독증 아이들이 학습을 할 때 부딪치게 되는 난관을 과소평가하고 축소하려는 관점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 아이들에게 그들 모두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것 그리고 일반인과 다르게 조직된 뇌에게 독서를 가르칠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의 임무임을 말해주려는 것이다.
---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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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와 오징어》는 인지신경과학자이자 발달심리언어학자로서 언어와 독서 그리고 난독증 연구에 천착해 온 매리언 울프의 대표작이다. 이 책이 원제 그대로 재출간된다는 소식은 독서교육과 난독증 치료에 관심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디지털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읽는 뇌의 작동원리와 창의력이라는 문제를 되짚어 보는 소중한 기회가 다시 온 것이다. 책에서 울프는 독서가 인간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것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서 인류의 지적 성장을 이끌어내는지를 흥미롭게 전달해준다. 아울러 한국어판 서문에 드러난 그의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은 새삼감탄을 자아낸다.
- 서혜란 (전 국립중앙도서관장)
문자, 독서, 난독증과 뇌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신경과학 연구를 근거로 촘촘하게 설명했다. 문자의 종류에 따라 뇌가 다르게 활성화되고, 독서로 뇌가 좋아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 책을 읽고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고등학교까지 아이들에게 평등한 독서 환경이 왜 필요한지를 더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 초등교사, 정책 담당자가 아이들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하면 좋은지를 알 수 있다.
- 송승훈 (전국국어교사모임 독서교육분과 물꼬방 회원)
이 책은 읽기와 읽는 뇌에 대한 이야기를 펼치려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왜, 무엇을, 어떻게 읽는가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사유 방법에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한다. 호모사피엔스인 인간은 놀랍게도 읽는 능력을 타고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은 문자를 읽고, 책을 읽었다. 읽었기 때문에, 우리 인간의 뇌는 바뀌었다. 과연 ‘읽는다’는 것, 그리고 ‘읽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문명과 문화 형성의 가능성을 묻는 일이기도 하다. 이 책은 뇌과학, 심리학, 교육학, 역사학 등을 가로질러 그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놀라운 책이다.
- 안찬수 (시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혼자 처음으로 책을 읽었던 날을 기억한다. 노을에 곱게 물드는 도서관에서 늦도록 탐정소설을 읽다가 저녁때를 놓쳤다. 그날 내 안에서 어떤 근본적 변화가 일어났다.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읽기 중독자’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프루스트와 오징어》를 접한 후에야 나는 그날의 비밀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인문학적 성찰과 신경과학적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이 책은 읽을 때 우리 안에서 실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읽기가 인간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체계적으로 탐구한 우리 시대의 고전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으나, 일단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생동감 넘치는 문장, 매력적 독서 경험, 풍부한 연구사례 등으로 읽기의 놀라운 여정을 펼쳐가는 이 책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자기의 읽는 자아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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