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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 활자중독자 김미옥의 읽기, 쓰기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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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44g | 145*200*16mm
ISBN13 9791192964942
ISBN10 119296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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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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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열망이 내 글쓰기의 첫걸음이었다. 먼저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라. 쓰고 또 쓰다 보면 어느 날 깨닫게 될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책머리에」중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읽고 나는 나무에 기대어 울었다. 혹독했던 그녀의 시대가 나의 시대에도 별반 달라질 게 없다는 절망감 때문이었다. ‘돈과 자기만의 방’이 없는 가난한 여자가 무슨 글을 쓰겠는가?
---「내가 버린 것들은 나를 기다린다」중에서

그날따라 상당히 많은 책이 집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하고 있는데 경비아저씨가 집배원이 맡긴 책 박스와 책 봉투를 들고 있었다.

“매일 웬 책이 이렇게 많이 오나요?”
“책이 저를 찾아오는 겁니다.”
---「잘생긴 손님에게는 2절이 필요하다」중에서

나는 그의 시나 소설을 욕하면서도 읽어왔다. 격앙하면서도 나는 왜 그의 글을 읽었던 걸까. 나를 움직인 것은 ‘연민’이었다. 본능적으로 그가 여린 속살의 갑각류임을 알았던 것 같다. 가슴은 머리보다 힘이 세다. 내 무의식의 선택은 비주류였다.
---「그는 정말 나쁜 남자다」중에서

그는 경상남도 시골 바닷가에서 세상을 떠났고 사흘 만에 발견되었다. 아마 고향인 부산에 먼저 갔을 것이다. 고층 빌딩숲으로 변한 바닷가 풍경에 놀라 자리를 떴을 것이다. 그는 자신보다 크고 강한 것에 늘 주눅이 들어있었다.
---「물푸레나무 아래」중에서

그녀가 믿으니 모두 그렇게 믿었다. 그래서 오늘날 ‘아름다운 나타샤’는 자야가 되고 ‘가난한 나’는 백석이 되어 눈길 푹푹 빠지는 산속에서 당나귀는 지금도 응앙응앙 울어대는 것이다.
---「시인은 어째서 울지 않는가」중에서

나는 글을 읽다가 ‘아주 가정적’이란 표현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카프카는 가끔 나를 웃게 하는데 특유의 진지한 유머 때문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진지한 농담을 하는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고독이 선율을 따라 흐르다」중에서

글렌 굴드의 바흐입니다. 가능하다면 인적이 드문 산길이나 호숫가로 가세요. 그리고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으세요. 가을 햇살이 그의 손가락을 빌려 당신의 상처를 치유할 것입니다. 반드시 글렌 굴드의 연주여야 합니다.
---「종교가 된 피아노」중에서

최근 나처럼 하늘의 별을 좋아하는 싱글맘이 책을 내고 작가가 되었다. 처음 망설이는 그녀에게 내가 한 말은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정직했고 그녀가 잘하는 일은 진솔하게 글을 쓰는 일이었다.
---「그가 있기에 책과 서재가 있었고, 내가 있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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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녀에게 “종이에 적힌 글은 다 읽으시네요”라고 했던 적이 있다. 김미옥 선생만큼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염소처럼 그렇게 활자가 박힌 종이란 종이는 다 뜯어먹던 그녀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지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단숨에 파워 페부커로 떠올랐다. 내가 그녀에게 했던 질문 중 하나로 “어쩌면 그렇게 글을 잘 쓰세요?”도 빼놓을 수 없다. 쏟아내듯 글 쓰던 그녀가 책을 냈으니 난 이제 주워 담기 바쁘겠다.
- 김재진 (시인)
나는 ‘김미옥 중독자’다. 활자중독자인 김미옥이 SNS에 글을 올릴 때마다 나는 감탄하며 읽는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녀의 글에 울고 웃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그녀만의 문장을 나는 ‘김미옥체’라고 불렀다. 드디어 그녀의 책이 나왔다. 그녀가 독자를 잡아끄는 힘을 모두 만끽하시기를 바란다.
- 김선현 (작가,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한·중·일 임상미술치료학회장)
읽기라는 행위가 무용하고 무력하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그럴 땐 책을 읽는 수밖에 없다. 내게는 그런 순간을 위한 책들의 목록이 있는데, 최근 나는 그곳에 김미옥의 이름을 추가했다. 빼곡한 책의 숲 사이를 ‘쉬운 듯 우아하게’ 누비는 사람의 글이 여기에 있다.
- 금정연 (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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