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10월 1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290g | 128*188*15mm |
ISBN13 | 9791187440840 |
ISBN10 | 1187440841 |
발행일 | 2021년 10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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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290g | 128*188*15mm |
ISBN13 | 9791187440840 |
ISBN10 | 1187440841 |
작가의 말 Part 1 무엇은 들이고, 무엇은 들이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 01 보 기 02 듣 기 03 말 04 웃 음 05 기 억 06 시 간 07 기다림 08 선 택 09 진 심 10 침 묵 11 희 망 12 고 백 13 언 어 14 마 음 15 거 절 16 걱 정 17 시 선 18 투 사 19 의 심 20 망 각 Part 2 때로는 막막하고 때로는 혼란스럽고 21 밤 22 어 둠 23 슬 픔 24 두려움 25 칼 26 분 노 27 싫 증 28 놀 람 29 불 안 30 쓸 모 31 욕 망 32 공 포 33 긴 장 34 견 해 35 아 니 36 서운함 37 원 인 38 결 핍 39 문 제 40 가 족 Part 3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41 만 남 42 관 계 43 손 44 너 45 골 목 46 한 사람 47 친 구 48 두 사람 49 눈 빛 50 타 인 51 교 차 52 이 별 53 부 재 54 바 람 55 빈 집 56 그림자 57 남 자 58 관 심 59 우 리 60 사 랑 Part 4 삶에 등대 같은 것이 있다면 61 인 연 62 길 63 연 결 64 냄 새 65 가장자리 66 읽 기 67 의 미 68 수수께끼 69 아 침 70 쓰 기 71 소 리 72 이미지 73 깍 74 거 리 75 가 치 76 새 벽 77 심 연 78 표 면 79 하 품 80 우 연 Part 5 아늑하게 원래 그대로 평안하게 81 엄 마 82 음 악 83 영 화 84 여 름 85 가 을 86 아름다움 87 비 88 영 혼 89 빛 90 받아들임 91 호 흡 92 적 응 93 별 94 하 루 95 세 계 96 지 혜 97 용 기 98 패 턴 99 평 안 100 뿌 리 postlude |
임상 및 상담심리학 박사님이 쓰신 이 에세이는 일반적인 문인이 아닌 특수 직업 종사들의 생각이 녹아들어 있을 거란 생각에 기대가 되었다. 명언과 좋은 글과 함께 글쓴이의 글이 녹아 있는 이 책은 트로이목마 출판사의 지원으로 읽어 볼 수 있었다.
글쓴이는 '명상'을 매일 하는 모양이다. 명상 후에 글 작업을 하는 게 아닐까 했다. 글은 꼭 오전에만 쓴다고 했다. 쇼펜하우어의 생활 방식을 따라서 기운이 가득할 때 글로 남기고 싶은 생각에서다. 명상을 '죽음에 가까워지는 체험'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나의 통제를 모두 놓아주고 깊은 심연 속에 빠져드는 느낌일까. 명상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나이지만 어떤 느낌일지는 조금 이해가 간다.
이 책을 보고 놀란 것은 좋은 명언들이 매 장마다 나온다는 것이다. 왼쪽에는 명언과 좋은 글 오른쪽에는 작가의 글이다. 작가의 글귀는 명언의 글귀에 영감을 받아 적은 것인지 보통 비슷한 얘기를 하게 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문장들과 당당히 같은 시야에 자신의 글을 적은 것은 자신감은 아니었을 것이다. 좋은 글을 보여주고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그런 식의 전개다.
초반에는 좋은 글이 담긴 왼쪽 페이지에만 눈이 갔다. 너무 탁월한 문장들에 감탄하며 읽었다. 그에 비해 작가의 글은 쉬이 눈에 들지 않았다. 명언과 함께 글을 내 보인다는 것이 글쓴이의 글을 희미하게 만드는 효과를 주었다. 중반 쯔음 들어서니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산문들이 눈에 들었다. 그중에는 꽤 마음에 드는 시도 있었다.
쓸모없지 않으려고
쓸모를 개발해가며
쓸모를 외쳐가며
쓸모가 되어온 너
쓸모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쓸모가 있지
혼자 있을 땐 쓸쓸하고
씁쓸한 쓸모
요즘에는 스스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진단해서 오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스스로 노력했다는 점은 인정할만 하지만 문제에 이름을 붙였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왜 내가 이렇지? 이게 무엇 때문이지? 왜 나는 이렇지?' 같은 질문은 좋지 못하다. '난 이렇지'라는 인정을 해야 나아지려는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자주 듣던 얘기지만 다시 읽어도 좋은 내용이다.
내가 전문가들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기대하는 것은 그들 특유의 감각이다. 문인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별함이 있다. 이 책도 군데군데 그런 특별함이 묻어 있다. 아쉬웠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그런 문장을 담았으면 어떠했을까 싶다. 반쯤은 명언이며 그의 반은 일반 문인 같은 글이었다. 문인의 멋드러지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려면 나태주 시인 같은 분의 글을 읽으면 된다.
내가 기대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아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좋은 글들이 보기 좋게 정렬되어 있고 작가의 마음이 드러는 시와 때로는 상담심리학 전문가다운 견해도 묻어 있다. 전문서적을 읽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고 그런 무거운 책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는 가볍게 읽기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작가로도 유명한 임상상담심리학자 변지영 박사의 신간이다. 오랜 시간 읽고 고른 대가들이 쓴 100편의 명문장과 저자의 소회가 서로 어울리면서 읽는 이의 마음을 위로한다. 평소 명상을 통한 몸과 마음의 정돈을 강조하고, 실천하는 작가의 태도가 글에서도 느껴진다. 마음이 헛헛한 사람에게, 잠을 이루기 힘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의 맑은 글은 든든한 친구처럼 깊은 위로와 힘이 되어준다. 저자의 지난 책들을 읽은 경험에 비춰보니, 그 책들과 연결해서 보면 마음이 더 단단해질 것 같다. 강추합니다!
사람은 겉보기와 다르다.
평소에 아무리 밝고 해맑아 보인다고 할 지라도 속안에 들어있는 마음이 때로는 심란할 수도 어두울 때도 있다. 이렇게 마음이 어두울 때 우리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소리를 지르기도 기분전환을 할 수도 있을 테지만 어둠이 찾아오는 밤이 될 때 또다시 그 울적한 마음은 나를 찾아 되돌아온다. 그렇게 온갖 상념들이 나에게로 돌아와 긴 밤을 지새우는 동안 내 마음을 위로해 주고 공감해 주는 글귀 한 구절이 때로는 주변의 백 마디의 소리 보다 훨씬 더 효과가 클 때가 있다.
그렇게 소리 소문없이 나의 마음을 만져주는 변지영 작가의 소리는 어쩌면 드러내놓지 못하는 나의 진심을 끄집어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때론 혼란한 마음으로 잠 못 이루는 이에게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조금씩 가라앉게 도와준다.
쓸모
쓸모없지 않으려고
쓸모를 개발해가며
쓸모를 외쳐가며
쓸모가 되어온 너
쓸모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쓸모가 있지
혼자 있을 땐 쓸쓸하고
씁쓸한 쓸모
하루종일 열심히 살고자 애를 쓰고 돌아온 집.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일상에서 잠을 자기 전 시의 한 구절을 읽다보면 저절로 마음의 피곤을 몰아내게 된다.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다고. 적어도 나 혼자만이 이런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며 내 손을 잡아준다. 그것이 오늘을 편안히 마무리 지을 수 있는 힘이 되고 나에게 주는 선물이 될 수 있을테다.
각각의 주제와 글감으로 한 편의 에세이와 시를 담고 있다보니 [때론 혼란한 마음]은 하루에 전부 읽어버리기에 아깝게 느껴진다. 그저일반 책을 읽듯이 후루룩 읽으면 금방 다 읽게 되는 책. 하지만 그것 만으로 이 책을 제대로 만났다고 말을 할 수 없을 듯 싶다.
사람 마음이 다채롭듯이 그 때의 상황에 따라 주제를 골라가며 한 편씩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part 1. 무엇은 들이고, 무엇은 들이지 않을 것인가 하는 문제
part 2. 때로는 막막하고 때로는 혼란스럽고
part 3. 만나고 헤어지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part 4. 삶에 등대 같은 것이 있다면
part 5. 아늑하게 원래 그대로 평안하게
그날의 상황에 따라, 그 때의 기분에 따라...
나의 마음에 따른 시 한편의 힘은 조금씩 힘을 보충할 수 있다.
나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글이 주는 에너지는 평안함을 가져준다. 글쓰는 심리학자 변지영작가는 그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준다. 그렇기에 낮보다 밤에 더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밤에 한 편의 시를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필사해 보았다.
언제나 늘 악필을 자랑하지만 그럼에도 빈 노트에 옮겨적는 한 단어, 한 문장이 오롯이 나에게로 다가오며 저절로 미소를 짓고 마음을 차분하게 도와준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마음에 드는 글귀 한 구절이 주는 힘을 얻고 싶을 때 이렇게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보인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하는 내면의 모습을 소소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 그것이 글을 쓰고 읽는 이유가 아닐까.
새벽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대는 새벽이다.
엄한 얼굴로 가만히 지켜보다가
이제 그만하면 됐다는 듯이
환한 미소로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아침.
아침의 우아한 전조. 새벽.
찻물은 보글보글 끓고
새들은 요리조리 날고
나는 살랑살랑 걷고
오는 것들이 네게서 오듯
가는 것들은 너에게 간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