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07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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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510g | 145*210*30mm |
ISBN13 | 9788954641500 |
ISBN10 | 8954641504 |
발행일 | 2016년 07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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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16쪽 | 510g | 145*210*30mm |
ISBN13 | 9788954641500 |
ISBN10 | 8954641504 |
서문 01 만약은 없다는 말: 죽음에 관하여 죽고자 하는 열망 _ 012 불행의 시작은 평범했다 _ 023 죽음에 관하여 _ 036 고요한 흑黑 _ 044 8월 초하루의 살기殺氣 _ 048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_ 056 죽음을 마주하는 의식 _ 065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 _ 070 실과 바늘 그리고 지독한 진실 _ 076 치밀하고 압도적인 스위치 _ 084 붉은 지옥 _ 103 12층에서 온 자유 _ 107 칼에 맞은 중국인 _ 116 허공에 떠 있던 사람 _ 126 그 노숙자의 새해 _ 134 수고하셨습니다 _ 142 철로 위의 두 다리 _ 145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부쳐 _ 153 흉부외과의 진실 _ 165 02 알지 못하는 세계: 삶에 관하여 일몰을 얻어오는 시간 _ 176 이불이 배가 아프다고 주장해요 _ 181 과장님과 서류와 나 _ 191 비오는 날 _ 195 어떤 골절 _ 202 내과와 외과 _ 214 기묘한 진료실 _ 218 군부대의 기묘한 교육 _ 223 100명의 위인들 _ 229 말할 수 없는 곳 _ 235 선택적 청각 장애 _ 243 소화계는 한 줄로 되어 있습니다 _ 251 병원 A의 영웅 _ 256 고요한 출근길 _ 266 월드컵 16강 _ 268 말이 어눌해져서 왔습니다 _ 275 고요하면서 안온한 하루 _ 279 우리가 느끼지 못했던 고독 _ 283 성탄절, 그 하루의 일기 _ 295 에필로그 _ 314 |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신 남궁인 선생님의 책이다. 응급실에서 겪은 죽음과 삶에 대한 글로 이뤄져 있다. 단순 에피소드가 아닌 에피소드에 대한 그의 생각과 감정에 대한 강력한 글이다. 대단한 필력이다. 쉽게 읽히는 스타일의 글임에도 내용과 글에, 그리고 독자로서 느끼는 감정의 무게가 상당하여 한번에 읽지 못했다.
다른 분들의 서평이나 감상문을 보면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었다.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에 대한 내용이니 당연한 것일게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이나 사이코패스 관련 서적들을 읽었을 때도 마음의 무거움을 느꼈는데 그런 감정과는 다른 감정이다. 차이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심각한 상처를 입은 환자들,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의 사람들을 매일 보는 남궁인 선생님의 영혼은 어떤 상태일까. 남궁인 선생님의 방은 암실이라고 한다. 오프인날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가 지친 영혼을 쉬는 곳, 그의 마음도 암실처럼 어두운 것일까.
우리나라는 현재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한다. 정부의 실태조사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적절한 제도의 마련이 시급할 것 같다.
루게릭 환자에 대한 생생한 기록과 감정이 녹아있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부쳐'라는 글을 읽다가 울었다. 펑펑 울고 싶었는데 하필 그 부분을 출근길 통근버스 안에서 읽는 바람에 눈물을 흘리는 수준이었던게 아쉽다.
모든 글이 무거운 것은 아니다. 삶에 관한 글들 중 '병원 A의 영웅'은 작은 병원의 응급실 에피소드로 아이러니한 상황을 묘사했는데 재미있었다.
아래의 발췌한 글에서 이 책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죽음에 관해 쉽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미친 것이다. 그것이 타인의 문제이건 혹은 자신의 문제이건 간에 아무도 그런 일을 가볍게 입에 올려서는 안 된다. 고뇌와 고통과 그를 넘 어선 우연이 혼재하는 극적이고 거대한 세계, 그 일부만을 핥으며 공감을 표하거나 어떤 죽음은 응당 왔어야 했다고 지껄이는 짓거리는 전부 미친 것이다. 스물네 개의 갈비뼈와 폐부가 으스러진 죽음에 관해서, 그리고 전신이 악성 종괴로 죄어드는 죽음에 관해서 우리는, 그 처참한 시체만을 눈앞에서 볼 뿐 아무것도 언급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앞으로도 아무것도 알지 못할 것이다. 아마 그 죽음이 자신에게 올 때까지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여러 군상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었다. 저자가 의사이다보니 글들이 응급실 배경에 매여있지만 작가는 다른 종류의 글을 쓸 수도 있을 만큼 실력이 있었다. 만약은 없다라는 제목이 보여주듯이 에세이는 하루에도 여러 명씩 들어오는 응급실에서 생명을 다루는 생활이 얼마나 자괴적인지 잘 보여준다. 문장력도 있고, 섬세함도 겸비한 작가는 의사이기 전에 작가로 더 보였지, 과연 이런 작가가 환자의 배를 가르고 응급실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견딜 수 있는 건지 의아하면서도 안쓰러웠다. 응급실에 배경이 얽매여있지만 다른 일상을 배경으로 소설을 써도 괜찮지 않을까일 정도로 문장이 단아하고 담담했다.
<읽은 기간: 2021.7.30~8.1>
이 책의 저자를 알게 된 건 블로그에 쓴 짧은 글이 인터넷에 게시글로 올라오면서이다. 그 글의 내용은 저자가 군대 훈련소에서 겪었던 일이었고, 그 글이 재미있어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겪은 응급실에 대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보통 응급실에 관한 장면을 드라마나 영화로 주로 접한다. 영상매체에서 그려지는 의사의 모습은 늘 멋있고, 똑똑한 영웅으로 나온다. 최근 들어 나오는 드라마들은 다소 다른 모습을 그리는 것 같지만. 그런데 이 책에서 나오는 저자의 모습은 멋있고 똑똑한 모습이 아닌, 응급실에서 사투를 벌이는 흡사 소방관과 비슷한 이미지다. 늘 좌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사람을 구하려고 애쓰는.
다만 우리에게 응급실의 실상을 알려주고, 다양한 인간 군상을 알려주는 이 에세이에서 유일한 단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문체가 굉장히 작위적이라는 점이다. 짧은 문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많다.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워 문장내용이 쉽다는 것. 하지만 뒤에 설명할 내용이 많은데 앞에 짧은 문장으로 문을 여니 내용 이해가 쉽기는커녕 뒤에 읽어야할 설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앞의 문장을 여러 번 읽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이 부분은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