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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0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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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52g | 128*188*20mm
ISBN13 9788950979409
ISBN10 8950979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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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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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우리 인생의 마지막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평소 죽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생각하려 하지 않고, 될 수 있으면 언급 또한 피하려고 한다. 더욱이 현대사회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죽음을 우리 삶과 철저하게 분리한 채 우리에게 죽음의 민낯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생각해본 적도 없게 되고, 삶을 그저 닥치는 대로 면서 일시적인 위안과 위로에 현혹되기 쉽다. (…) 그러면 막상 죽음이 닥쳤을 때 우리는 비참함과 슬픔에 사로잡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또한 다른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도 감정의 둔마를 겪게 되고 더 나아가서 무관심하게 될지 모른다.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오늘도 지금 내 가방 안에는 두 사람의 죽음 기록이 들어 있다. 그리고 나는 그 기록을 통해 그 사람이 지나온 삶을 더듬어본다. 혹자는 이를 두고 죽음 기록이 어떻게 한 사람의 온전한 인생을 드러낼 수 있겠느냐고 말하겠지만, 얇은 죽음 기록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내게는 거의 책 한 권 분량의 무게로 느껴진다. 그 사람의 삶이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떻게 종결되었는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 「1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 중에서

한편 아내의 양 손목에는 억압의 흔적으로 볼 수 있는 묶인 자국이 있었다. 그러나 그 손목의 끈 자국은 손목에 손수건을 대어 희미했다. 즉 끈이 손목을 조일 때 아프지 않게 한 것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소견이었다. 종합적으로 사망 종류를 결정한다면 남편은 자살, 아내는 타살이었다. 그렇지만 촉탁살인의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평소 사이가 좋았던 부부 관계를 여러 사람이 증명했으며, 최근 건강이 나빠진 상황에서 상해보험을 여러 개 가입한 정황이 있었다. 이와 함께 목을 조르는 행위에서 최소한의 방어흔이 없었고, 목에 저항 흔적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촉탁살인의 가능성을 배척하기는 매우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 「1부 죽어야 만날 수 있는 남자」 중에서

그렇듯 우리가 자살에 대해 갖고 있는 상식, 즉 죽고 싶어 죽는 것이라거나 즉흥적인 판단의 결과라는 것은 모두 틀린 말이다. 세상에 진정으로 죽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법이다. 죽음의 이유는 모두 각자의 삶 속에서 찾아야 한다. --- 「2부 우리는 왜 죽는가」 중에서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기보다 어떤 질병에 의해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급속도로 삶이 무너져 사망에 이르렀던 반면 이제는 의학의 발전으로 질병에 걸렸다 해도 완치율이나 생존율 또한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 게다가 뒤에서 다시 살피겠지만, 콕 집어 2045년이 되면 놀라운 과학의 발달로 영생의 가능성까지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더더욱 죽음을 멀리하고자 하는 사회 풍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죽음을 방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생을 잠시 보류한다면 어쨌든 우리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미리미리 죽음이라는 것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두자는 것이다 --- 「3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에서

그러나 삶의 마지막 여정이 죽음이라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여야만 현재 우리의 삶을 더 온전하게 살 수 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 현재를 즐겨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들려주었던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 앞서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어떠한 모습이기를 바라는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깊은 의미를 품는다.
--- 「3부 죽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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