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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립니다

: 책 읽어 주는 여자, 김소영의 독서 치유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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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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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76g | 135*200*17mm
ISBN13 9788953145153
ISBN10 895314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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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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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산책 나가셨다가 넘어지셔서 다들 응급실에 가셨어요.”
2010년 2월 10일, 남편이 북경특파원으로 부임하는 바람에 중국살이를 하던 나는 설을 하루 앞두고 엄마 생각에 서울로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올케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전했다.
“목 디스크가 크게 손상되어서 사지를 못 움직이셔. 오늘 중으로 긴급수술을 받아야 한대.”
그로부터 13년이 흘렀다. 아버지는 사고 초반에 비해 크게 호전되지 않은 상태다. 골절된 3, 4번 경추 위쪽 기능은 완벽하다. 그러나 목 아래는 상황이 다르다.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움직임은 얼굴이 가려울 때 겨우 팔을 들어 긁는 정도다. 그 밖의 모든 움직임은 타인에 의존해야 한다.
아버지의 상태가 이러하니, 간병하는 엄마의 고됨은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엄마의 하루는 새벽 6시에 시작된다. 그때부터 아버지 병수발이 시작되는데, 하루 네 번의 소변 빼기, 기저귀 갈기, 아침저녁 세수와 양치, 하루 세끼 밥 먹이기는 기본이고, 약 먹이기, 머리 긁기, 하다못해 TV 채널 돌리기까지 일상에서 필요한 모든 움직임을 아버지 대신 감당하신다.
그렇게 도망칠 수 없는 13년의 고난 속에서 아버지와 엄마는 본인의 운명을 한탄하고 실의에 빠져 인생을 포기하기보다는, 가족들에 대한 사랑으로 책임을 다하는 존엄한 삶을 살고 계셨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니 어려울 때마다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내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훌훌 털고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이 하셨으니, 그 피를 물려받은 나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이야기를 내 아들들과 또 그 자식들, 그다음 세대까지도 물려줘야겠다 다짐한다.
---「”고난 속에도 삶은 의미가 있다”」중에서

퇴사 후 3년동안 나는 성경과 책을 통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행복해졌다. 많이 읽으니 글도 쓰게 되었다.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50이 넘은 나이에 새로운 걸 시작한다는 사실만으로 가슴이 뛴다.
어떻게 하면 책 읽는 즐거움을 설명할 수 있을까? 얼마 전부터 ‘행복해지는 책 읽기, 돈 되는 책 읽기’라는 주제에 관심을 갖던 중에, 우연히 《우리의 고통을 이해하는 책들》이란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프랑스의 창조적 독서 치료’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에는 책 읽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비블리오(독서)테라피의 효과가 설명되어 있었다.
아버지가 떠올랐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계신 지 오래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당신의 살아 있음과 존재 이유를 잃지 않기 위해 신문 읽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으신다.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요즘 저는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립니다”」중에서

아버지께 책을 읽어 드리겠다 결심하고 2-3주 정도 주말마다 친정에 들러 《로빈슨 크루소》를 읽었다. 아버지도 좋아하시고, 나도 기쁜 마음으로 읽어 드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아버지는 귀가 안 좋으셔서 책을 거의 소리치듯 읽어야 했는데, 그러려면 힘이 많이 드는 데다가, 읽는 내가 내용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또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가서 책을 읽어 드리려니 흐름이 끊어져 내용 연결이 잘 안되었다.
설상가상으로 3주째 되는 토요일 아침 엄마에게 오랜만에 친구분을 만나 함께 식사를 하셨는데 그곳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으니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 난감했다. 이렇게 끝낼 수 없는데, 그렇다고 뚜렷한 대안도 없었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문득 얼마 전 글을 쓰기 위해 핸드폰 녹음 기능을 확인하던 게 생각났다.
‘그래! 녹음을 해서 파일로 보내 드리자!’
녹음 파일은 들으면서 볼륨을 조절할 수 있으니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되고, 매일 조금씩 들을 수 있으니 흐름이 끊어지는 일도 없을 듯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30분 정도 책을 녹음해 보내 드렸다. 엄마도 함께 들으셨는지, “딸의 사랑이 담긴 낭독이라 더 듣기 좋더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러면서도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다.
역시나 처음에 예상했던 것처럼, 아버지를 위해 시작한 낭독은 나에게 훨씬 더 많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매일매일 아버지와 엄마를 생각하며 낭독하는 시간은 부모님의 평강과 회복을 비는 기도의 시간이자 내 존재의 뿌리에 물을 주는 시간이 되었다.
---「”낭독의 유익”」중에서

처음엔 그저 아버지를 위로해 드리기 위해 시작했지만, 책 낭독을 통해 아버지가 하나님께 마음을 열 기회를 잡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사심(?)이 생기니 책 고르기가 어려웠다. 아버지는 워낙 예리하셔서 상대방의 속내를 금방 간파하신다. 혹시나 아버지가 “그런 거 하려면 관둬라” 하시면 지금까지 한 수고조차 허사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서재에 가득 꽂힌 기독교 서적들을 조심스럽게 둘러봤다. 그러다가 시선이 붉은색 책 표지의 《천로역정》에 꽂혔다.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리고 읽힌다는 기독교 고전의 대명사다. 주인공의 이름이 아예 ‘크리스천’이고, 내용은 주인공이 ‘좁은 문’을 통과해 우여곡절 끝에 ‘천성’에 이르러 영생을 얻는다는, 믿음의 여정을 우화적으로 그린 이야기다. 책의 곳곳에 주인공이 성경 구절을 읊조리는 장면이 가득한 이 책을 과연 아버지가 거부감 없이 들으실 수 있을지, 기대 반 염려 반이었다. “다양한 인물이 나오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펼쳐지는 책이 좋다”던 아버지 말씀이 기억났다. 그 말씀에 희망을 걸어 봤다.
딸의 목소리 연기를 신기해하며 들으시던 아버지의 영혼 또한 좁은 문을 통과해 천성에 다다를 수 있기를! 내 몫은 그저 기도하듯 읽어 내려가는 것까지일 뿐, 그 모든 과정을 하나님이 주관하실 것이라 믿어 본다.
---「”성령의 탄식”」중에서

2020년 새해 초반, 교회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가 세계적인 신학자 R.T. 켄달(R.T. Kendall) 목사님의 설교를 듣게 되었다. 문득 나는 그분에게 아버지를 위로할 방법을 묻고 싶어졌다. 설교가 끝난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켄달 목사님을 찾아가 물었다.
“아버지가 사고로 사지마비를 겪고 오랜 세월 누워 계십니다. 아버지께 성경을 읽어 드리고 싶은데 성경 66권 중 어떤 책이 좋을까요?”
켄달 목사님은 기도가 필요하다는 듯 한참 눈을 감고 있더니 이내 눈을 뜨며 “로마서!”라고 답했다.
처음 성경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로마서는 쉽지 않다. 아버지에게 내용을 설명해 드리고 오디오북을 권했다. 처음에는 딸이 하도 간청하니 조금 들으시는 것 같았지만, 무슨 이야기인지 하나도 모르겠다며 중단하셨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수 있는가! 아버지를 위한 책 읽기가 어느덧 열 달을 채우고 있다. 나는 이 즈음에서 이 여정의 1차 목적지를 ‘로마서’로 정했다. 아버지가 재미있게 로마서를 받아들이실 수 있을 때까지 책을 통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해 드리면 좋을 것 같다.
‘아버지가 로마서를 듣고 눈물 흘리시는 그날까지!’
---「”하나님에 대한 질문”」중에서

엄마가 갑상샘 항진증 진단을 받으셨다. 그 무렵 나는 아이들이 연수를 받게 되어 미국에 2주간 다녀와야했다.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친정부터 들렀다. 엄마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그동안 어땠는지 물었다. 다시 컨디션이 회복된 아버지가 이것도 먹고 싶다, 저것도 해 와라 주문이 많으시단다. 그런데 엄마는 뜻밖의 이야기를 해 주셨다.
“어젯밤에도 똥 기저귀를 여덟 번이나 갈았어. 그래도 다 이유가 있겠지. 하나님이 이유가 있어서 살려 둔 거겠지. 어쩌겠니? 주어진 거니 또 감당을 해야지. 이젠 내 힘으로 안 되니 하나님 알아서 해 달라고 기도한단다.”
엄마의 언어가 변했다. 예전엔 하나님이 어디 있냐며 화를 내시던 분이, 나는 제발 자는 듯 죽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너네 하나님께 부탁 좀 하라시던 분이, 이젠 밤새 똥 기저귀를 여덟 번 갈고서도 하나님의 더 큰 뜻이 있을 거라고 하신다. 그 힘든 와중에도 엄마의 마음이 바뀌어, 고난 자체보다 그 뒤에 숨겨진 더 큰 뜻을 생각하실 수 있다니.
---「”사랑은 오래 참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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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관점이 바뀌고 내면이 성숙하는 과정을 담담히 담아내는 글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도 위로가 전해집니다.
-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목사)
이 시대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마음의 회복이 필요한, 삶의 여정에서 막다른 길에 부딪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이들이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지를 일깨운다.
- 조정민 (베이직교회 담임목사)
신앙인으로 시선은 하나님께 두고, 엄마로, 효심 지극한 딸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글이 신뢰가 가면서도 생명력이 있다.
- 박용만 (벨스트리트파트너스 회장)
그의 가족은 고통 안에 있지만 누구보다 값진 행복을 누린다. 그 모습은 건강하고 치열하게 살면서도 진정한 인생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 한승헌 (에르메스 코리아 대표이사)
온전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모습에서 큰 울림을 얻었는데, 아버지의 영혼 구원을 위해 2년간 매일 삶에서 노력했다고 하니 감동까지 더합니다.
- 이자희 (평택대학교 재단 교육이사, (전)우송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우리는 누군가의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이기에 저자의 이야기가 바로 내 이야기처럼 들린다. 부디 그녀가 아버지에게 로마서를 낭독해 드릴 수 있기를 주님께 기도드린다.
- 손기연 (엠씨케이퍼블리싱 대표)
내가 사랑하는 이가 목소리를 내 주지 못하면 내가 그에게 목소리를 전하면 된다는 간단하지만 강렬한 진리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 강주연 (HLL중앙주식회사 CEO&대표이사)
이 책은 그 자체로 간절한 기도문이자, 살아 있는 간증입니다. 쉽게 소비되는 요즘 콘텐츠들과는 구별되는, 오랫동안 소장하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책입니다.
- 심은하 (인앤인 대표 크리에이터, 방송작가)
저자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갖가지 ‘이야기’ 덕에 이 가정에도 웃음이 제법 잦게 부유한다. ‘글’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살아갈 힘이 되는지 글로 증명한다.
- 성현주 (희극인, 『너의 안부』저자)
딸의 책 읽어 주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하나님의 “힘내거라” 하시는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화도 났지만, 지금은 이조차 감당하고 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 모연금 (저자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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