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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가장 소중하고 특별한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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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자폐스펙트럼 앞에서 길 잃은 엄마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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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74g | 140*210*18mm
ISBN13 9791198226761
ISBN10 1198226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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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다름을 선고받는 날. 나는 두 번 다시 아이랑 웃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내 인생은 가시밭길투성이며 이제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이렇게 웃고 즐겁게,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고 즐거움 속에 살고 있으니 잠시 아프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잠시, 아프기를. 우리가 아이와 함께 갈 길이 머니까.
---「두 군데 어린이집에서 퇴소 권유를 받았다」 중에서

아이가 배 속에 있을 때, 퇴행이 왔을 때를 곱씹고, 또 곱씹는다. 혹여나 내가 아이에게 무슨 충격을 준 건 아닌지, 내가 서툴러서 아이에게 어떤 나쁜 영향을 준 건 아닐까. 아니면 내 과분한 욕심이 아이를 잘못되게 한 건 아닐까? 아무리 내가 아니라고 백번 말한다 한들 의심의 씨앗을 없앨 수는 없었다. 유명한 소아정신과 교수님들도 여러 번 강조한 이야기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은 절대 부모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폐스펙트럼은 부모의 잘못일까」 중에서

희수의 시선이 비켜나가면 또다시 이동하고 목이 쉴 때까지 이야기했다. 말을 멈추면 고요한 그 공간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말을 멈추면 앞으로도 아무 대화도 없을 것 같아서였다. 이런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의 성장이 엄마의 노력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숱한 노력과 조바심을 오가며 종종대며 노력한 수많은 일들 사이에서 깨닫게 된 것이다.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는」 중에서

1년이 넘도록 모양 맞추기가 안 됐다. 세모에 세모를 넣는 게, 동그라미를 동그라미에 넣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일 거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게 희수에겐 어려운 일이었다. 2년 가까이 '주세요.'라는 말 한 번을 못 했고 다른 아이들이 언어 대신 표현한다는 포인팅도 여전히 안 됐다. 배변 훈련이 되면 아이가 성장한다는 말에 기저귀를 벗겼다. 아이는 자기 똥 위에서, 오줌 위에서 찰박거리며 놀았다. 그걸 보는 게 너무 마음 아파 다시 기저귀를 입혔다.
---「그럼에도 아이는 멈추지 않는다」 중에서

다른 사람과 출발점이 다른 아이를 애초부터 동일선상에 두는 것 자체가 가혹하다. 열심히 엉금엉금 기어서 토끼들을 쫓아가려는 희수. 이제 아마 44개월 즈음의 속도겠지만 아이는 아이대로 잘 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느려도, 내가 옆에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늦더라도, 의미 있는 완주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중에서

'그래, 나보단 희수가 힘들지. 아이한테 이 세상 자체가 오답일 텐데 거기에 맞춰 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야 하는 나보다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희수가 더 힘들 거야.'

그런 마음으로 아이를 사랑했다. 마음은 마음대로 안 되는 거라더니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커져만 갔다. 부모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희수가 드디어 "엄마"라고 말했을 때 결심했다. 그저 아이를 완벽하게 안아주기로. 고맙고, 고맙게도 내가 모든 걸 내려놓았을 때부터 아이는 놀랍게 성장했다. 지금 와서는 내 삶의 가치가 희수를 만나고 키우는 데 있었던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나보다는 희수가 더 힘들 거야」 중에서

'왜?'는 내가 아닌 희수가 평생 가지고 살아갈 질문이다. 희수가 보는 나의 세계는 내가 희수를 보는 것보다 훨씬 별세계일 테니. 내일도 엄마의 세계를 알려줘야 해서 미안하고, 조금씩 받아들여줘서 고맙다.
---「'왜'라는 질문은 평생 하는 것」 중에서

아이의 미래는 결국 사회 속에 존재해야 한다. 그때는 오히려 익숙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낯선 존재에 적응하지 못한 채 같은 공간, 다른 세계에서 존재해야만 하는 시간이 온다. 모든 행동을 장애라는 이름으로 이해받고자 하는 게 아니다. 아이의 행동을 너그러이 지켜보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누군가는 관심을 가지고, 누군가는 배척하며 불편해 하겠지만 어떤 누군가는 친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가져주길 간절히 바라본다.
---「특수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에 보내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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