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약 1만 종의 미생물과 공생하고 있고, 이들 미생물 유전자 수는 인간 유전자 수보다 360배나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본격적으로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이 인간 유전체를 대신해 맞춤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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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의 집단지성’이다. 최근 유전체 분석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진화에 대한 생명의 비밀이 벗겨지면서 인간은 자연에 집단지성으로 존재하는 미생물과 같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필자는 21세기의 맞춤 정밀의료는 자연에 존재하는 유전체 정보(집단지성)의 99% 이상을 차지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의료를 구 현하는 것이 4차 헬스케어 혁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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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의 생물학은 생명을 실체론적으로 접근해 해석해 왔다. 그러나 양자역학과 같은 현대 물리학에서 보듯이 생명을 관계론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선 막膜, membrane을 잘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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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소포(베시클)가 처음으로 생기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구에는 물이 유입된 이후 최초의 생명체가 생기하기 전에 소포가 존재하였다. 소포는 주변의 환경조건에 따라 막끼리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나노 크기의 나노소포nanovesicle와 마이크로 크기의 미세소포microvesicle로 존재하게 되었다. 이후 미세소포는 자체적으로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됐는데, 이것이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가 드러나는 과정이다. 즉 미세소포가 지구상 생명체의 원형이고, 생명체는 나노소포로 연결돼 진화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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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 유래 나노소포를 복막으로 투여한 경우에 나노소포 용량에 의존적으로 마우스가 사망하였다. 또한, 마우스의 사망 원인을 분석한 결과 CL 패혈증 마우스와 비슷하게 대장균 유래 나노소포에 의해 패혈증이 발생하고, 패혈증에 의해 마우스가 사망함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는 필자가 2006년도에 서울 의대에서 포항공대로 전직하고 난 후, 병원성 세균 유래 나노소포가 질병의 중요한 인자라는 사실을 최초로 밝힌 연구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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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등은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영유아와 그렇지 않은 영유아에서 피부에 공생하는 미생물 군집의 차이를 평가하였다. 그 결과, 정상 영유아 피부에는 포도상구균이 전체 마이크로바이옴의 0.2%를 차지했으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피부에는 포도상구균이 전체 마이크로바이옴의 66%를 차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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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피부염의 발생에 황색포도상구균 EV가 중요한 인자인 반면, 락토바실러스 EV는 아토피 피부염 발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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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화에 따른 도시화로 우리는 활동시간의 90%를 실내에서 보내고 있다. 실내 공기에는 집먼지진드기와 애완동물 털과 같은 조대먼지, 세균과 곰팡이 같은 미세먼지, 그리고 집먼지진드 기 유래 알레르겐, 세균 유래 나노소포EV, 그리고 내독소 등과 같은 초미세먼지 등이 존재한다. 내독소인 지질다당류LS는 그람 음성세균 세포벽을 이루는 물질로서, 우리가 사는 환경 어디에서 나 발견되는 물질이다. 먼지 속 LS 농도는 폐 기능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LS에 노출되면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서 천식이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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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먼지 속 병원성 EV에 노출되면 Th17 과민반응이 발생하고, 이후 EV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성이 38.7배 증가한다. 이는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경우와 거의 유사한 수치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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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은 다양한 대사산물을 분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이에는 세포외소포EV도 포함된다. 필자는 고설탕-고지방 식이가 제2형 당뇨병을 일으키는데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EV가 중요한 매개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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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형 고설탕-고지방 식이에 의해 유도되는 당뇨병의 병인에 미생물이 분비하는 EV가 핵심 매개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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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토바실러스 EV를 섭취한 경우에는 덱스트란에 의한 대장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한, 장 상피세포에서 산화 스트레스에 의해 발생하는 ER 스트레스를 락토바실러스 EV가 효율적으로 제어해 미생물 불균형이 일으키는 단백질 항상성 이상과 염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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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당뇨병의 병인에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곡류와 같은 복합 탄수화물을 섭취하지 않으면 인슐린 저항성과 이의 결과로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당뇨병 유행을 막기 위해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하루 한끼는 건너뛰고, 저설탕-고곡물 식이(저설고곡)”를 실천하는 것이 당뇨병을 예방하는 핵심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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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등은 대장암 환자와 정상인 사이에 장내 미생물 분포의 차이를 문 수준에서 평가해 보았다. 정상인과 비교해 대장암 환자에서는 퍼미큐테스문 세균과 푸소박테리아문 세균이 유의하게 증가돼 있는 반면, 프로테오박테리아문 세균은 유의하게 감소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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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미생물과 같이 공진화하고 있다. 노화 과정에서 우리와 공생하고 있는 미생물에 불균형이 발생한다. 즉 미생물 다양성이 감소하고, 미생물 구성에서도 이로운 미생물은 줄어들고 해로운 미생물은 증가하면서 노화 과정이 가속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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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는 질병 발생에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노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몸은 건강 상태에서 질병위험 상태로 바뀌게 된다. 질병위험 상태에 놓이면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을 생산하는 ER, 그리고 잘못된 단백질과 소기관을 분해해 재활용하는 리소좀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이들 소기관은 서로 연결돼 있고, 결국 노화 과정을 통해 이들 소기관 사이의 관계성 문제에 의해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많아지면서 질병위험 상태로 바뀌고, 질병에 취약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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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미생물-장-뇌 축microbiota-gut-brain axis’ 이론은 뇌의 기능장애가 장내 미생물 분포에 영향을 주는 것과 더불어 미생물의 상태 변화가 장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뇌의 기능에도 영향을 주어 병인에 관여한다는 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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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과 함께 대표적인 신경변성질환인 파킨슨병의 병인과 관련해서도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 불균형에 의해 장내 유해한 미생물이 분비하는 지질다당류LS가 장에 염증을 유발하고,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비정상 독성 단백질인 알파-시누클레인 생성을 증가시키고, 이렇게 생성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은 미주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돼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 사멸을 유도해 파킨슨병의 특징적인 운동장애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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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세포와 인간세포 사이의 소통에 미생물 유래 베시클이 중요한 메신저이고, 병원성 세균에서 유래하는 베시클은 노화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중요한 인자인 셈이다. 또한, 병원성 세균 유래 베시클에 의한 과도한 스트레스는 엑소좀을 통해 주변 세포로 비정상 단백질, 마이크로RNA와 같은 물질을 전달해 질병의 병인에 관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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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 등은 예쁜꼬마선충에 락토베시클을 투여했을 때 수명을 13% 정도 연장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발효식품에는 락토바실러스 세균이 분비하는 락토베시클이 함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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