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보르도 국립농학대학을 졸업한 공학자로서, 포도 재배 및 포도주 양조 분야의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과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아키텐에서 벌어진 일(Histoires vraies en Aquitaine)》(Le Papillon Rouge, 2010)을 포함해 다양한 책을 써냈다.
역자 : 김성희
부산대학교 불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수수께끼에 싸인 미술관』 『인체와 기계의 공생 어디까지 왔나』 『분류와 진화』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너지 미래학』 『방랑자 선언』 『이제는 볼 수 없는 작품이 전시된 세상에는 없는 미술관』 『착각을 부르는 미술관』 『심플하게 산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학생이 되었다』 『철학자들의 식물도감』 『왜 마음과 다르게 말이, 왜 의도와 다르게 행동이 나올까요』 『우유의 역습』 『새로운 기아』 『부모의 심리백과』 『성의 역사와 아이를 가지고 싶은 욕망』 『완벽한 행복 계산법』 『레옹과 발명이야기』 『레옹과 환경이야기』 『레옹과 예절이야기』 『레옹과 어린이 권리 이야기』 『아들아, 넌 부자가 될 거야』 『털북숭이 친구들』 『에너지 전쟁 : 석유가 바닥나고 있다』 『동물 친구들의 응가』 『쿨쿨 아저씨 어디 있어요?』 『린』 『아기악어가 목욕을 해요!』 『꼬마 돌고래 세라팽』 『뽀메로의 파란만장 대모험』 『민음바칼로레아 시리즈』가 있다.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던 날 스투키는 연구소에서 감광유리를 이용해 이런저런 샘플을 만들어보고 있었다. 그는 샘플 하나를 가마에 넣고는 빛에 노출시킬 시간에 대한 계산에 들어갔다. 가마의 온도조절장치가 고장 났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상태였다. 예정된 프로그램대로라면 가열은 600도에서 멈추어야 했다. 그러나 가마의 온도는 계속해서 올라갔다. 가마가 잘 작동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스투키가 눈을 들었을 때 온도는 이미 90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여간해서는 침착성을 잃지 않는 스투키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큰일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정신없이 장갑과 집게를 챙겨 들고는 가마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녹아내렸을 거라고 생각했던 샘플이 멀쩡한 모습으로 들어앉아 있는 것이다! 스투키는 놀란 마음에 서둘러 샘플을 깨내다가 그만 타일이 깔린 연구실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이건 또 웬일인가! 유리 샘플은 산산조각이 나기는커녕 금속성 소리를 내면서 튀듯이 굴러갔다. 조금도 깨지지 않고 말이다! 스투키는 유리가 딱딱한 바닥에 부딪치고도 깨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웠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물질이 만들어진 것이다. 우연은 그렇게 스투키에게 최초의 글라스세라믹을 선사했다. 그는 당연히 의문을 품었다. ‘이게 왜 안 깨졌을까?’ (p. 77-79)
뢰비가 문제의 실험 장치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다름 아닌 꿈속에서였다. 그 꿈은 잠결에도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잠시 잠을 깬 그는 비몽사몽 간에 꿈의 내용을 종이에 휘갈겨 쓰고는 다시 잠들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종이를 살펴보니 뭐라고 쓴 건지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었다! 뢰비는 크게 낙담했다. 꿈에서 본 아이디어가 아주 중요한 것이었다는 느낌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서가 될 만한 것은 전혀 떠오르지 않았기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그날 밤, 똑같은 꿈이 다시 찾아왔다! 뢰비는 이번에는 아이디어가 날아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생각나는 내용을 하나도 빠짐없이 적은 다음에야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민첩한 두뇌가 이번에는 제 역할을 한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메모한 내용은 모두 그럴듯해 보였다. 그는 바로 실험실로 달려갔고, 그 유명한 실험을 시작한다. 뢰비는 신경전달물질을 발견한 덕분에 1936년 노벨 의학상을 수상하면서 신경과학의 선구자라는 위치에 오른다. 신경과학은 신비로운 사고의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 흥미로운 주제에 관한 놀라운 발견은 지금도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p. 116-118)
알의 채취는 개구리를 마취한 뒤에 배를 절개해서 꺼내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알을 꺼내고 나면 배는 대충 봉합되었고, 알을 기증한 개구리들은 그렇게 어떤 특별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내쫓기듯 수족관으로 돌려보내졌다. 하지만 개구리들은 세균이 득실대는 뿌연 수족관 물에서도 금방 상처가 아물었다. 소독도 없이 진행된 수술의 후유증으로 죽는 개구리는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슬로프는 별 생각 없이 실험실 안을 둘러보다가 건강하게 뛰어다니는 그 개구리들에 시선이 멈추었다. 오래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눈여겨보지는 않았던 개구리들의 ‘자가 살균’ 능력이 문득 궁금해진 것이다. 그래서 자슬로프는 그 신비를 파헤쳐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직감적으로 자연에 의한 그 작은 기적의 비밀이 개구리의 피부에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직감은 정확했다! 자슬로프는 실험을 통해 개구리의 피부에서 추출한 성분이 항균 기능을 지녔음을 확인한다. (p. 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