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북클럽 EPUB
종이달
eBook

종이달

[ EPUB ]
리뷰 총점8.3 리뷰 8건 | 판매지수 2,904
정가
11,760
판매가
11,760(종이책 정가 대비 3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 2020.4.1 이후 구매 도서 크레마터치에서 이용 불가
{ Html.RenderPartial("Sections/BaseInfoSection/DeliveryInfo", Model); }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1월 23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25.64MB ?
ISBN13 9788959138760
KC인증

이 상품의 태그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의 가르침

0 (0%)

'세이노의 가르침' 상세페이지 이동

채널예스 2023년 8월호

채널예스 2023년 8월호

100 (0%)

'채널예스 2023년 8월호' 상세페이지 이동

[최근담] 위시리스트

[최근담] 위시리스트

0 (0%)

'[최근담] 위시리스트' 상세페이지 이동

[최근담] 하트모양 크래커

[최근담] 하트모양 크래커

0 (0%)

'[최근담] 하트모양 크래커' 상세페이지 이동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5,500 (0%)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상세페이지 이동

역행자 확장판

역행자 확장판

14,000 (0%)

'역행자 확장판' 상세페이지 이동

[최근담] 안온한 밤

[최근담] 안온한 밤

0 (0%)

'[최근담] 안온한 밤' 상세페이지 이동

도파민네이션

도파민네이션

14,400 (0%)

'도파민네이션' 상세페이지 이동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9,800 (0%)

'불편한 편의점' 상세페이지 이동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14,000 (0%)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상세페이지 이동

[최근담] 상상과 사랑

[최근담] 상상과 사랑

0 (0%)

'[최근담] 상상과 사랑' 상세페이지 이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1,900 (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세페이지 이동

스몰 트라우마

스몰 트라우마

13,000 (0%)

'스몰 트라우마' 상세페이지 이동

[최근담] 꿀로 무거워져

[최근담] 꿀로 무거워져

0 (0%)

'[최근담] 꿀로 무거워져' 상세페이지 이동

[최근담] 이브와 트리

[최근담] 이브와 트리

0 (0%)

'[최근담] 이브와 트리' 상세페이지 이동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11,900 (0%)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상세페이지 이동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7,500 (0%)

'명화와 함께 읽는 셰익스피어 20' 상세페이지 이동

채널예스 2023년 7월호

채널예스 2023년 7월호

100 (0%)

'채널예스 2023년 7월호' 상세페이지 이동

부자의 그릇

부자의 그릇

9,450 (10%)

'부자의 그릇' 상세페이지 이동

모든 삶은 흐른다

모든 삶은 흐른다

11,760 (0%)

'모든 삶은 흐른다' 상세페이지 이동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행방불명된 횡령녀 따위, 텔레비전에서는 이미 까맣게 잊은 듯이 매일 다른 뉴스를 보내주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리카를 떠올리는 일이 잦아졌다. 리카는 횡령한 돈을 젊은 남자에게 바쳤다고, 주간지에는 나와 있었다. 가즈키는 사실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랑에 빠진 것도, 남자에게 부추김을 당한 것도 아니고, 그저 리카는 자신을 가리고 있는 안전한 울타리를 뛰어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자신이라는 틀을 부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가즈키가 아는 리카는 누구보다 높고 견고한 울타리 속에 있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생각했다. 그렇게밖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 p.38

리카의 생활은 그날을 경계로 달라졌다. 그때 리카는 그렇게 뚜렷이 의식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훗날 돌이켜 보면 확실히 그날 아침 이후, 자신의 속에서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변화의 계기는 고타와의 섹스가 아니라, 그날 아침의 정체 모를 만능감이었던 것 같다. 리카는 일을 마친 뒤 반드시 샛길로 샜다가 돌아오게 되었다. 주로 다마 플라자나 아오바다이의 백화점이었지만, 마사후미의 귀가가 늦어진다는 걸 아는 날은 후타코다마가와나 시부야까지 나갔다. 옷과 액세서리를 사는 데 주저함이 없어졌다. 리카의 마음속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조감이 있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 고타는 나의 정체를 간파하지 않을까. 내가 자존심이나 자신감을 빼앗을 만큼 매력적인 여자가 아니라, 한낱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주부란 걸 간파하지 않을까. 그리고 어째서 이런 아줌마를 안았을까 하고 후회하는 게 아닐까. 그의 주위에는 언제나 터질 듯이 탱탱한 피부를 가진 여자아이들이 많이 있지 않을까. 설령 그것이 싸구려여도, 하찮은 것이어도 옷을 사고 액세서리를 사고 화장품을 하나 사면 그 초조함은 덜해졌다.
--- p.156

그렇게 생각한 리카는 그래서 출근을 위해 역에 갈 때나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붐비는 전철을 탈 때면, 주위에 자각 없이 뿌려진 채 방치된 악의에 새삼 놀랐다. 먼저 가기 위해 노인을 밀치고 가는 여자가 있고, 그 인간 뒈졌으면 좋겠어 하고 깔깔 웃으며 얘기를 나누는 금발의 여자아이들이 있고, 가방에 손을 찔러 넣고 정액권을 찾는 리카에게 혀를 차며 어깨를 부딪치고 가는 젊은 남자가 있고, 할머니를 밀어내고 빈자리에 앉는 중년 남자가 있고, 고맙다는 말도 없이 잔돈을 던지는 역내 매점의 판매원이 있었다. 전봇대 아래에 토사물이 펼쳐져 있고, 약국 계산대에는 긴 줄이 있고, 번화가 보도에는 시끄러운 음악이 큰 소리로 흘러나왔다. 처음에는 안정이 되지 않아 열심히 익숙한 척했던 스위트룸에 도착하면, 진심으로 안도하게 된 것은 체크인한 지 사흘째였다. 청결하고, 안전하고, 선의로 둘러싸여 있고, 사랑하는 남자가 아이처럼 자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원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이곳이 아닌가 하고 리카는 생각했다.
--- p.253

쏟아지는 빛과 소음 속을 무엇 하나 보지 않고, 무엇 하나 동요하지 않고 걷고 있으면, 리카는 때때로 소리를 지르고 싶은 흥분을 느꼈다. 억눌러도, 억눌러도 그것은 모공에서 분출되는 땀처럼 끊임없이 흘러넘쳤다.자신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다. 갖고 싶은 것은 모두 손에 넣었다. 아니, 갖고 싶은 것은 이미 모두 이 손 안에 있다. 커다란 자유를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예전에 이른 아침 역의 플랫폼에서 느낀 행복감이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느껴질 만큼, 그 기분은 확고하고 강하고 거대했다.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자유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무엇을 손에 넣었다고 생각했던 걸까? 지금 내가 맛보고 있는 이 엄청나게 큰 자유는 스스로는 벌 수 없을 만큼의 큰돈을 쓰고 난 뒤에 얻은 것일까, 아니면 돌아갈 곳도 예금통장도 모두 놓아버린 지금이어서 느낄 수 있는 것일까.
--- p.33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문단과 매스컴이 격찬한 가쿠다 미쓰요 혼신의 걸작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 수상, NHK 드라마화, 미야자와 리에 주연 영화 개봉!
2023년 한국 ENA 드라마 방영!


일상을 재조명하는 농밀한 심리묘사의 대가 가쿠다 미쓰요의 최신작 『종이달』이 위즈덤하우스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일본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가쿠다 미쓰요는 20년 넘게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나오키상, 가와바타 야스나리상, 중앙공론문예상 등 일본의 주요문학상을 석권해왔다. 제25회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한 이번 작품은 범죄와 일탈에 빠져들어가는 평범한 주부의 어두운 내면을 집요하게 추적한 서스펜스로, 2014년 1월 NHK 드라마로 방영되었고, 2015년 미야자와 리에 주연의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한국 ENA에서 드라마화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숨 막힐 듯 팽팽한 묘사와 전개로 일상의 균열이 어떻게 범죄로 치닫게 하는지 대담하게 포착함으로써 그간 가쿠다 미쓰요 작품 중에서 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04년 『대안의 그녀』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이후, 악의와 증오를 테마로 한 단편집 『죽이러 갑니다』, 유괴사건을 다룬 『8일째 매미』 등에서 가쿠다 미쓰요는 범죄를 적극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범죄라는 환부를 통해 일상의 섬뜩한 현실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의 스타일은 이 작품 『종이달』에서 더욱 치밀하고 날카로워졌다. 고객의 돈을 조금씩 착복하다 급기야 거액의 횡령으로 이어져 해외로 도주하게 된 은행 계약직 여성의 회상. 그리고 그녀를 기억하는 주변인물의 허무한 일상이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만들어지는 불안의 정서가 소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주인공은 왜 범죄를 저질러야 했을까?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각각의 인물들은 자신의 삶 역시 불만족스럽다는 사실을 환기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현실 속에 아무렇지 않게 묻어두었던 불안하고 위태로운 자아를 들춰보게 된다.

평범했던 주부 계약직 사원은 왜 은행 고객의 돈을 횡령하고 도주했는가?
안온한 일상의 폐부를 찢고 섬뜩한 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리얼 서스펜스


소설은 자신이 근무하던 은행에서 1억 엔을 횡령하고 태국으로 도주 중인 41세 주부 우메자와 리카의 회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횡령 사건 직후 일본에서는 리카의 여고시절 동창생 오카자키 유코, 요리교실 친구 주조 아키, 옛날 애인 야마다 가즈키 이렇게 3인의 시점에서 리카에 대한 각자의 기억을 떠올린다.

순수한 정의감을 갖고 자라온 우메자와 리카는 회사원인 남편과 무미건조한 삶을 이어가다 친구의 권유로 은행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된다. 경제적 우월감을 은연중 드러내는 남편에게 위화감을 느끼던 차에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점차 실적도 올라가 계약사원이 된 리카는 부유층 고객, 특히 돈은 많지만 외로운 노년을 보내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색하기로 유명한 노인의 손자 히라바야시 고타를 만나면서 삶이 급변한다. 리카는 가난한 고학생 고타를 동정한 나머지 자신이 관리하던 고객들의 돈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순진한 마음에 시작된 저축상품 위조는 걷잡을 수 없이 계속되고 자신이 어디에 어떻게 돈을 쓰는지, 돈을 쓰는 게 좋은지조차 무감각해진 순간, 리카는 더 이상 자신이 있을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범죄에 연루된 리카와 달리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 듯한 3인의 삶도 알고 보면 곪을 대로 곪아 있다.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위해서 철저하게 절약을 실행해온 유코는 언제부턴가 돈에 휘둘리며 가족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쇼핑 중독에 빠져 이혼을 당한 아키는 성실히 삶을 회복시켜보려 했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었다. 가즈키 역시 사치와 쇼핑 중독에 빠진 아내와 이혼을 결심하고 있었다. 작가는 자기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리카의 불안한 심리와 함께 이들 3인의 일상에 드리운 자기혐오의 감정을 교차 대비시키면서, 시종일관 초조하게 두근거리는 소설의 맥박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했던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여자의 복잡하고 어두운 마음의 비명을 집요하게 담아낸 작품


소설 제목 ‘종이달’은 무슨 뜻을 함축하고 있을까? 사진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절, 옛날 일본의 사진관에서는 초승달 모양의 가짜 달을 만들고 그 밑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한껏 포즈를 잡으며 행복한 얼굴로 가족 혹은 연인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긴 것이다. 거기에서 비롯되어 ‘종이달’이라고 하면, 연인이나 가족과 보낸 가장 행복한 한때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작품이 상징하는 ‘종이달’은 주인공의 행복했던 한때, 그러니까 지금에 와서는 가질 수 없는 덧없는 시간이자, 허영과 위선의 도구였던 돈을 뜻한다.

『종이달』을 읽다 보면 돈이 무서워진다. 돈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고 소비 중독에 빠져버리는 여자들의 상황을 너무도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80년대 말부터 일본 경기의 흐름을 따라 이동한다. 버블 경제의 막바지, 부동산 가격이 마지막으로 치솟을 무렵 큰 규모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 고령자들과 자식 세대에 벌어지는 갈등이 리카의 은행 업무를 통해 비춰진다. 그리고 점점 쇠락해가는 경기 속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청년들, 사소한 빈부의 격차에도 예민하게 발동하는 여성들의 심리적 갈등이 마치 지금 우리의 현실을 보는 듯 선연하다.

우메자와 리카는 왜 행복하지 못했을까? 오카자키 유코는 왜 허리띠를 졸라매고 궁상맞은 생활을 해야 했을까? 주조 아키는 왜 계속 쇼핑중독에 시달려야 했을까? 소설은 정확한 근거를 말해주지 않는다. 가쿠다 미쓰요는 다만 그녀들의 처절한 내면, 현실의 표층을 잘라내 현미경처럼 독자에게 보여줄 따름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풍부하고 농밀한 묘사가 압도적이다. 담담한 기술인데도 독자는 숨을 죽이고 읽으며, 미칠 것 같은 초조감 속에 빠져들고 만다. 죄를 저지르지 않고 사는 것이 마치 다행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가쿠다 미쓰요의 새로운 수작이다!
- 이케가미 후유키 (문예평론가)

eBook 회원리뷰 (8건) 리뷰 총점8.3

혜택 및 유의사항?
파워문화리뷰 종이달-가쿠다 미쓰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돼**스 | 2023.04.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나는 왜 가쿠타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을 읽었다고 착각했을까. 티빙에 올라와 있던 김서형 주연의 드라마 《종이달》의 썸네일을 보면서 소설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자꾸 생각했다. 내 블로그를 검색했다. 『종이달』이 아니라 『달의 영휴』였다. 제목에 달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소설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리뷰제목




 

나는 왜 가쿠타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을 읽었다고 착각했을까. 티빙에 올라와 있던 김서형 주연의 드라마 《종이달》의 썸네일을 보면서 소설을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더라 자꾸 생각했다. 내 블로그를 검색했다. 『종이달』이 아니라 『달의 영휴』였다. 제목에 달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소설의 내용은 전혀 달랐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게 맞는 것 같다. 상황에 맞는 단어를 기억해 내지 못하고 한참 후에 떠오르는 일도 잦다.

 

드라마는 아직 완결이 나지 않은 상태. 조급증 때문에 완결이 나지 않은 시리즈는 시작하지 못하니 소설을 먼저 읽어보자. 『종이달』은 우메자와 리카가 태국 치앙마이에 도착한 시점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녀는 전업주부로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대를 나와 카드회사에서 근무를 했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은 그만두고 살림에 능숙한 아내로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갖기 위해 혼자 노력 중이었다. 

 

리카의 남편 마사후미는 다정한 성격의 사람은 아니다. 어느 날부터 리카에게 돈으로 위화감이 드는 말을 툭툭 던진다. 리카는 묘하게 기분 나쁨을 느끼면서도 내색하지 않는다. 자신은 돈을 벌지 않으니까 그런 말을 듣는 게 당연한 건가, 익숙해져야 하는 건가 의문이 들 뿐이다. 집 안에 가라앉은 공기처럼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은행에 시간제 사원으로 취업한다. 

 

그때부터 리카의 인생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종이달』은 은행의 공금횡령 사건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고객의 돈을 편취하고 사라지는 여성 행원이 있었고 그 이면에는 어떤 내막이 있었는지 소설은 작가적 상상력을 동원해 보여준다. 41세의 리카는 고객의 집에서 만난 12살 연하의 남자 고타와 연애를 시작한다. 부유한 할아버지 집에 인감도장을 훔치러 온 고타. 회식이 끝나고 우연히 둘은 재회를 한다. 고타의 "처음 만났을 때, 좋구나, 하고 생각했거든요."라는 말에 리카는 마음이 흔들린다. 

 

돈이란 무엇인가. 돈으로 현재의 행복을 살 수 있을 것인가. 『종이달』은 현대인들의 내면에 자리 잡은 돈에 대한 어두운 강박을 보여준다. 돈을 아끼는 것으로 돈에 대한 걱정을 잊고자 하는 유코, 쇼핑 중독으로 이혼 당한 아키, 과거 부유한 시절을 잊지 못하고 현재를 비관하는 마키코 등 『종이달』에서는 돈 때문에 자신의 삶이 불행한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그녀들이 마지막에 생각하는 것은 이런 것이다. 돌아가자. 만족감, 만능감을 돈으로 얻기 위해 분주한 현재를 버리고 풍족하진 않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과거로. 리카와 아키는 쇼핑으로 돈을 많이 쓰고 온 날에는 죄책감을 느낀다. 가격표를 보지 않고 옷을 마구 샀으면서 자신이 먹을 음식값에는 예민하게 군다. 평범한 주부였던 리카였다. 돈을 썼을 뿐인데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에 리카는 돈이 필요해진다. 돈으로 자존감을 높이려 한 시도는 파국으로 끝이 난다. 

 

결말을 알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로 한다. 가짜 달이어도 좋다. 그 아래에서 꿈을 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한다. 돈이란 이 정도면 됐다는 안심을 주지 못하기에 오늘을 불행하게 만든다. 『종이달』은 내가 가지지 못한 돈에 환상을 갖는 대신 내가 벌어서 가진 돈에 안도하라고 말해주는 소설이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댓글 0
자기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자각하게될 때의 파괴적 순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닥**마 | 2015.09.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최근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 과 [분노]를 연달아 완독하며, 일본 작가들의 소설에 푹 빠져 있던 차에 다시 가쿠다 미쓰요의 이 책, [종이달]을 만났다.   사실 가쿠다 미쓰요라는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왕년의 스타 미야자와 리에가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덕분에 이 소설까지;
리뷰제목

최근 오쿠다 히데오의 [나오미와 가나코], 요시다 슈이치의 [악인] 과 [분노]를 연달아 완독하며, 일본 작가들의 소설에 푹 빠져 있던 차에 다시 가쿠다 미쓰요의 이 책, [종이달]을 만났다.

 

사실 가쿠다 미쓰요라는 작가는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다. 왕년의 스타 미야자와 리에가 주인공으로 하는,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보지는 못했지만, 그 덕분에 이 소설까지 알게 되었다.

 

이동진의 빨간 책방에서 이 책을 다루었던 것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었음을 부인하지는 않겠다.

 

이동진은 사견임을 전제하면서도, 사회파 미스터리 장르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보다 훨씬 이 작품이 좋았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미미여사의 [화차]를 내 인생 Top3 안에 드는 미스터리 소설로 꼽는터라, 더욱 강렬하게 읽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다.

 

현재 1/3 정도 읽은 감상을 밝히자면, 이 작품은 금융 사기를 다룬 미스터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번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근원적 질문 없이 살아온 한 여인이, 그것을 자각하는 순간에 벌어지는 파괴적인 행동과 내면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어쨌든 강렬하고 떨리면서 한편으로는 굉장히 쓸쓸하고 슬픈 이야기인것 같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마음 한켠이 스산해지는 책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l********k | 2016.04.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팟캐스트로 빨간책방을 즐겨듣는데, 종이달을 다룬 방송을 듣고꼭 읽어봐야지 했다가 이제야 읽었네   처음엔 구성이 조금 복잡한가 싶었는데 인물, 이름에 익숙해지니 술술 책장이 넘어가졌음 여자들의 세계, 심리가 참 잘 묘사되어있어서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가고.. 주인공 리카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미적지근하고 이상하고 불편한 부부사이, 끊이지않는 동성 친구들끼;
리뷰제목

팟캐스트로 빨간책방을 즐겨듣는데, 종이달을 다룬 방송을 듣고

꼭 읽어봐야지 했다가 이제야 읽었네 

 

처음엔 구성이 조금 복잡한가 싶었는데 인물, 이름에 익숙해지니 술술 책장이 넘어가졌음

여자들의 세계, 심리가 참 잘 묘사되어있어서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가고..

주인공 리카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미적지근하고 이상하고 불편한 부부사이, 끊이지않는 동성 친구들끼리의 뒷담화, 쇼핑할 때 드는 온갖 생각들... 등장인물들의 대화, 행동에 대한 세밀하고 섬세한 묘사가 좋다   

 

만일 뉴스로 리카의 사건을 접했다면

뭐 저런 간큰 사람이 다 있나했을텐데

이 책을 보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됨

 

명품백, 명품옷이 아니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크고 작게 쇼핑중독자일지도... 

그 심리가 잘 설명(심리학책처럼 딱딱하지 않아서 좋다!) 되어있어서

끄덕끄덕 공감 백번함   

 

다 읽고 나니 왠지 울적해진 기분 + 나의 소비패턴에 대해 생각해봄 ㅎㅎ

 

가쿠타 미쓰요의 책은 처음 이었는데

다 읽고나니 다른 책도 궁금해졌음!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댓글 0

한줄평 (45건) 한줄평 총점 9.2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5점
어째서 사람은 현실보다 좋은 것을 꿈이라고 단정 지을까 꿈이 현실보다 더 비참할 수도 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사*관 | 2023.05.17
평점2점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한심, , 끝까지 읽은 나도 한심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골드 d*******5 | 2023.05.27
평점5점
드라마는 봤는데 소설 결말부분이 궁금해서 보았습니다. 잘만들어진 책이라 생각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u*****2 | 2023.05.27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