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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보낸 편지

감옥에서 보낸 편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4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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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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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87쪽 | 52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60425
ISBN10 89374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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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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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린 로너
시인이자 문화 역사가. 특히 이탈리아 문학의 번역으로 유명하며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린 로너는 이 책 전편에 걸쳐 상세하고도 권위 있는 주석을 달고, 그람시의 사상적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역자 : 양희정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에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민음사 편집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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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타니아,
귀여운 베두인 덧양말을 다른 물건들과 함께 받았습니다. 덧양말이 아주 잘 맞아서 마치 나를 위해 만들어진 것 같군요. 소포의 나머지 물건들에 대해서는, 내가 아직 필요하지 않아 창고에 모두 두었기 때문에 무슨 쓸모가 있을지 어떨지 아직은 말할 수가 없네요. 지난 달에 아팠던 걸 이겨낸 것 같아요. 후유증으로 많이 나른하기는 하지만, 그건 감옥 생활의 가장 흔한 증후들 가운데 하나라는 걸 다른 죄수들한테서 들어 알고 있습니다. 가장 강인한 사람들에게도 3년이 지나면 그 병이 생겨서 일종의 정신적 고통을 안겨준다는군요. 3년째 되는 해에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이전 활동들로부터 얻은 잠재적인 자극 덩어리가 꺼지기 시작하고, 상투적인 의지가 어스레한 빛을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 그나마 이 의지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거창한 계획들과 공상들 속에서 스스로를 고갈시킵니다. 죄수는 자신의 간이 침대에 뻗고 누워서 천장에다 침을 뱉고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 시간을 보내죠. 나는 거의 침을 뱉지 않기 때문에 내게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게다가 이곳 천장은 너무 높아요!

그런데 장미가 완전히 살아났답니다. (내가 <그런데>라고 말한 이유는 최근 들어 나는 천장에 침 뱉는 대신 장미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6월 3일부터 15일까지 장미는 잎을 내기 시작했고 마침내 다시 푸른 잎이 되었어요. 이제 그 가지들은 6인치가 됩니다. 조그만 꽃봉우리까지 피우려고 했지만, 어떤 시점에선가 꽃봉우리는 시들기 시작했고 노랗게 변해 버렸습니다. 어쨌든 장미는 뿌리를 내렸고 내년에는 반드시 꽃을 피울 겁니다.
---pp.205~206
3년째 되는 해에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이전 활동들로부터 얻은 잠재적인 자극 덩어리가 꺼지기 시작하고, 상투적인 의지가 어스레한 빛을 유지하고 있을 뿐인데, 그나마 이 의지는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거창한 계획들과 공상들 속에서 스스로를 고갈시킵니다. 죄수는 자신의 간이 침대에 뻗고 누워서 천장에다 침을 뱉고 불가능한 꿈을 꾸면서 시간을 보내죠. 나는 거의 침을 뱉지 않기 때문에 내게 이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겁니다. 게다가 이곳 천장은 너무 높아요!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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