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한참 인기가 많았다. 리뷰들이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는 했던 작품이긴 한데, 너무 유명하면 또 괜히 꺼려지는 요상한 심리와, 잠깐 봤던 줄거리에 특이한 변태적 인물과 묘사가 걸리길래 관심 밖에 두었다. 결국 Yes24 무료 대여 이벤트로 다운받아서 어찌어찌 읽기 시작했고, 다 읽기도 전에 대여기간이 끝나버리고 마는 참사가...;
리뷰제목
우리나라 영화 <아가씨>의 원작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한참 인기가 많았다. 리뷰들이 많이 보여서 궁금하기는 했던 작품이긴 한데, 너무 유명하면 또 괜히 꺼려지는 요상한 심리와, 잠깐 봤던 줄거리에 특이한 변태적 인물과 묘사가 걸리길래 관심 밖에 두었다. 결국 Yes24 무료 대여 이벤트로 다운받아서 어찌어찌 읽기 시작했고, 다 읽기도 전에 대여기간이 끝나버리고 마는 참사가... 중심을 흐르는 이야기는 역시 마음에 안들었지만 어떻게 된건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작가 덕에 결국 결말을 보기 위해 구입해버렸다.
작가가 영국 빅토리아시대의 게이,레즈비언 역사 소설로 유명하다는데, 아이고. 소설을 재미로는 봅니다만, 미안합니다. 저는 제 종교관도 있고, 또 머리로 이해가 안가서 이쪽을 서포트 하지는 않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실거라면, 제 입장도 다양성의 관점에서 존중해 주시길, 서포트하라고 강요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건 그렇고, 분량이 굉장히 긴 소설이었는데, 전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두 소녀의 운명이 어찌 이렇게 꼬이고 꼬였는지. 안타깝다가도, 강인한 생명력이랄까, 운명을 거스르려는 노력이랄까, 혹은 결국 받아들이고 마는 성숙한 모습이랄까. 이런 모습들에 끌려 빠져들며 봤다.
시골에 살던 모드와 도둑의 소굴에 살던 수. 그 많은 변태 소설을 읽었으면서도 런던에 도착해서 모드는 어찌 그리 순진하던지. 도둑의 소굴에 살며 별의별 사기와 범죄를 목격했으면서 수는 또 왜 그리 순진한건지. 답답하지기도 했지만, 덕분에 읽으면서 불안과 초조를 경험했다. 눈 감으면 코 베어갈 정도로, 작은 자비도 기대할 수 없는 런던의 뒷골목 모습. 신사의 탈을 쓰고 온화한 미소로 온갖 배려를 보여주는 듯했던 모습의 뒷면에 보여진 이기적인 모습들. '소설이니까' 이렇게 클라이막스로 치달았다고 생각하기엔 너무 사실적이라서 씁쓸했다. 오히려 두둑의 우리머리 격이었던 석스비 부인의 마지막 담담한 모습이 더 멋있을 정도였다.
그 험한 시간들을 지나 사건은 의외의 방향으로 해결이 되었다. 세 사람이 죽고, 벌받을 만한 사람은 벌을 받고, 오랜 친구는 우정을 확인하고, 두 소녀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고, 돈은 제 주인을 찾는다.
3개의 챕터 동안 수와 모드가 번갈아 가며 자신의 입장을 서술한다. 같은 모습이 서로의 눈에서 얼마나 다르게 보일 수 있는지 이렇게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한 순간의 망설임. 그 자리에서 딱 한발자국, 아니 반 발자국만 더 나아갔을때 모든것이 얼마나 다르게 변할 수 있었는지도 생각하면 뭔가 희망적이기도 했다. 창백한 얼굴과 손, 빨게진 얼굴, 떨리는 손 등의 묘사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 스토리에 특히나 필요한 심리 묘사에 이보다 더 탈월한 방법은 없었지 않았나 한다.
큰 생각 안하고 이 작가의 다른 작품 <게스트>도 예전에 구입해 두었는데, 재미로 보자 재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