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단 한번 스치듯 바라봐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내몸이 허약해져 잎사귀가 누렇게 되거나 떨어지거나 하면 그것이 못내 미안해요. 좁기는 하지만 내 몸을 붙들어주는 화분이랑 흙이 있어 고마워요. 잠시 잠깐이라도 세상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잇다는것이 참 다행이에요. 일주일에 한번 아니 한달에 한번이라도 내게 다가와 물을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해요.
--- p.98
하늘을 닮은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고뇌의 늪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빛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로움의 어둠 속에서 슬퍼하는 일들에게는 위로의 달빛과 정겨운 별빛을 선사해줍니다. 끓어오르는 분노의 불길 속에서 정신을 잃은 이들에게는 마음을 맑게 씻겨내리는 소나기가 되어주기도 한답니다. 탐욕으로 가득 찬 이들에게는 파란 하늘과 같은 드넓은 넉넉함을, 차갑고 냉정한 이들에게는 따사로운 햇살로써 세상을 감싸는 마음을 일깨웁니다. 우리 곁에 늘 함께 있는 착한 아이가 있습니다.
--- p.231-232
생명이 태동하는 숲속의 살아 숨쉬는 자유는 내영혼에 깃들이고혈혈단신 자유로운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할수 있다 바람이 없는 기다림은 한껏 순수할수 있으며 자연이 주는 풍요로운 선물에 감사할수 있다
--- p.70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 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되돌아보면 꿈같이 흘러간 지난 인생이 얼마나 짧았던가.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빈손뿐인 나 자신, 그렇지만 그 안의 성숙된 영혼을, 깊어 가는 영성을 생각합시다. 아픔과 고통, 기쁨과 행복이 함께하는 삶 속에서 배워 가며 성찰하며, 나 자신이 있어 순간순간 다행이라 생각하며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생애가 괴롭더라도, 희망이 없더라도 살아야 합니다. 딱히 절대의 훌륭한 진리가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가운데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운 내 삶 자체가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될 것입니다.
어차피 또 다른 생에 겪게 될 것이라면 이번 생에 철저히 고통을 감수하고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단계 성숙된 영성으로 살아가시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해 봅니다. 윤회는 언젠가 완성될 결국 활짝 열릴 우리들의 공부를 돕는 만행의 길입니다. 생이 힘들더라도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자신을 깨우치기 위한 스승이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수행의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 p.260,---pp.22,---p.263
별이 지네요.
밤은 깊어 가네요.
푸른 달빛 아래
물 위에 그려지는 님의 얼굴.
바람이 부네요.
풍경 소리가 들리네요.
저 멀리 숲 속에서
아련히 들려 오는 님의 목소리.
꽃잎이 지네요.
밤안개가 밀려오네요.
흩날리는 꽃가루에
사박 걸음으로 다가오는 님의 향내음
도반의 웃는 얼굴
소쩍이는 울음소리
투명한 공기의 향기로움
무엇 하나 할 것 없이 내 안에 들어오네요.
---p.85
마음의 문을 열며 깊은 선정 속 내 안의 나를 만날 때, 닫혔던 마음 문은 활짝 열린다. 온전한 평화는 마음 안에 펼쳐지고, 끝없는 우주 역시 나와 하나 된다.
--- p.19.
마음 설레는 달밤입니다
별이 지네요.
밤은 깊어 가네요.
푸른 달빛 아래
물 위에 그려지는 님의 얼굴.
바람이 부네요.
풍경 소리가 들리네요.
저 멀리 숲속에서
아련히 들려 오는 님의 목소리.
꽃잎이 지네요.
밤안개가 밀려 오네요.
흩날리는 꽃가루에
사박 걸음으로 다가오는 님의 향내음
--- p.85
마음 공부
마음을 잃은 사람은 굶주린 승냥이나 배부른 돼지와도 같습니다.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은 혼란스러우며 실패와 후회만 남습니다. 마음에 쫓겨 사는 사람은 언제 변할 줄 모르는 자기 마음의 변화에 긴장되고 지쳐 있으며 아파하고 괴로워합니다. 마음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한층 진보된 영혼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마음을 즐기는 사람은 마음을 느낄 줄 아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마음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내몸, 내 방, 내 집, 내 동네, 내 나라, 내 세계, 내 우주,
세상은 내 안의 마음으로부터 펼쳐집니다. 전쟁과 평화, 행복과 불행, 풍요와 빈곤. 기쁨과 슬픔, 삶과 죽음, 흑과 백.... 그 양단의 한쪽에 치우친 현실 속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여여해지기를
그러한 마음으로 조절하고자 노력하는 이는 나로부터 비롯되는 세상을 벗어나 다른 이로부터 비롯되는 세상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 순간 마음 공부는 시작됩니다. (144p)
--- p.144
당연한 것입니다.
이렇게 근사한 것을
모두가 기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아버지가 있고, 어머니가 있고,
손이 있어 밥을 먹을 수 있고,
발이 있어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공원을 산책할 수 있고,
눈이 있어 저 맑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고,
밤이 되면 하루의 모든 피로를
저 밤하늘에, 별 속에 묻어 두고 잠을 잘 수 있고,
또 아침이 찾아와 빛나는 태양을 만날 수 있고...
이렇게 근사하고 이렇게 고마운 것
아무도 그것을 고맙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고마운 줄 아는 사람은, 이미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뿐.
--- p.252
늘 그렇다는 건 아니다
복잡한 도시의 길거리를 걷다가도,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환영과도 같은 허상이고 멈추어진 시간에
또 다른 차원의 공간 속으로 정처 없이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내 삶이 현실을 직시하고 있지 않음을 자각한다
--- p.15
고독이여
그대여 오늘 가십니까.
가시되 언제든 언제 가셨냐 싶게 또 돌아오십시오.
잠시 떠나가시긴 하되 제발 아주 떠나가시진 마십시오.
그대 가실 때마다 먼발치의 배웅도 못하고
그대 오실 때에도 마중은 접어두고라도
언제 오실는지 알지도 못하지만
나를 잊지는 말아주소서.
--- p.184
거울
너는 뭐니?
나는 너.
너는 뭐하니?
널 보고 있지.
왜 날 보고 있지?
난 널 보고 있어야만 해.
내가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진정 너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까지
내 시야에서 널 놓칠 수 없어.
때로는 널 버리고 싶어
너를 지워버리고 싶어.
너를 묻어버리고 싶어.
하지만
하지만 나의 존재가 진정한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해.
단지 그 이유만으로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를 풀기 위하여
오늘도 거울 앞에 섰어.
한 생을 다한다 할지라도
다음 생을 기약한다 할지라도
너를 바라보는 마음은 내 삶의 의미일 거라 생각해.
---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