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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안녕

슬프지만 안녕

: new edition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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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62g | 127*188*20mm
ISBN13 9791157525201
ISBN10 115752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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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믿고 싶은 겁니다.
세상 어딘가에 장밋빛 인생이 있다는 걸 말이죠” ---「장밋빛 인생」중에서

가을 속에서 두 사람이 걸어가고 있다. 그들의 아름다운 뒷모습 주위로, 푸른 공기가 가득 고인다. 몇 번이나 망설이다, 그녀는 남자의 팔을 살짝 잡는다. 누구도 불행해질 수 없는, 벅찬 가을이다. ---「녹턴」중에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굉장히 간단합니다.” ---「인터뷰」중에서

인생에서 지나칠 정도로 흔하게, 빈번이 일어나는 그런 일은, 그런 식으로 몇 백 년이나 반복된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사라진다. 그리하여 잊을 길 없는 외로운 마음만, 봄바람 속에 남는다. 언제까지나. ―「꽃을 잡고」

이별은, 이별 후에도 온다. 완전히 이별한 거라고 생각한 다음, 그 이별에 대해 까맣게 잊고 살아가는 날들이 무수하게 반복된 후에도, 이별은 새삼스럽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리허설」중에서

알고 있어, 나도, 그런 것쯤은. 남자는 그것이 마치 불쾌한 생각이라도 되듯, 머리를 흔들고 떨쳐버린다. 봄이 오기 직전이 가장 힘들어, 항상 그랬어. 남자는 먼 하늘을 보며 다시 한숨을 쉰다. ---「어느 새의 초상화를 그리려면」중에서

누가 누구를 더 사랑하고 덜 사랑했느냐를 따지는 일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애틋한 마음으로 약속을 나누었던 그 순간이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잊지 않는 일이다. 그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고, 다시 살아가기 시작하는 일이다. ---「리허설」중에서

그러나 그는 이제 울지 않는다. 나도 울지 않는다. 우리 둘 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 늦은, 어른이 되었다.
---「슬프지만 안녕」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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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은 그림쟁이다. 그녀 또는 그로 시작되거나 남자 혹은 여자로 번져 나가는 그림 속에선 그들의 대화나 상념 혹은 묘사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조차도 멈춰 있다. 세상의 공간을 차지하며 삼차원으로 배치되어 있던 사물과 사건들은 평면으로 분해되어 정해진 위치에 붙여진다. 바흐나 모차르트 혹은 헤비메탈이 흐르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황경신의 글에는 음장을 형성하지 못하고 이차원 속에 얼어붙는다. 조각 그림을 맞추는 데 정해진 순서가 없는 것처럼 황경신의 글도 무순이다. 그런 무질서가 황경신의 글을 그림으로 이끈다. 황경신의 글을 속속들이 이해하려는 시도는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의 1892년 작품인 〈물랭루주에서〉와 1894년 작품인 〈관객에게 인사하는 이베트 길베르〉 사이의 관계를 해석하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이다. 그저 머리맡에 한 점 그림 걸어놓은 것처럼 그녀의 책을 펼칠 뿐이다. 황경신은 우리의 장식적인 삶을 냉정하게 비틀고 있다. 이 책에서.
김창완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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