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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전투

: 공쿠르상,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 수상작

파트릭 랑보 저 / 김철 역 | 세계사 | 2001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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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3쪽 | 532g | 153*224*30mm
ISBN13 9788933830277
ISBN10 8933830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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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공쿠르상 ·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 수상작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철
고려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고려대·건국대 강사를 지냈으며 역서로『나폴레옹―세인트헬레나로의 항해』(장 뽈 카우프만, 세계사),『소토의 안을 들여다보면 머리가 하얗게 센다(SOTOS)』(필립 지앙, 열린책들) 등이 있다.
저자 : 파트릭 랑보 Patrick Rambaud
별자리 황소좌를 타고 1946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콩도르세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낭떼르 대학을 다녔다. 강의실에 드나든 건 두 달쯤이나 될까, 밤낮 영화관에서 지내기를 더 좋아했다. 1968년 어쩌다 보니 공군 사병이 되었고 제대해서는 웬 괴상한 책을 자신의 첫 책으로 내놓는다. 그리고 어느 출판사에서 윤문을 맡아하게 된다.

1970년 악튀엘 지의 창립에 참여하여 이 잡지사에서 14년을 보냈다. 이 시기 동안 그는 사촌 뷔르니에와 함께 패러디 작품들과 역사소설들을 쓴다. 그는 특히 마르그리트 뒤라스와 롤랑 바르트를 즐겨 패러디했다. 이후에도 그는 생계를 위해 대필을 포함해서 역사소설, 패러디, 희곡, 시나리오 등 30여 권의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펴낸다. 그가 30여 년 동안 자기 이름 혹은 다른 사람 이름으로 쏟아낸 원고 분량만 10만 페이지가 넘는 것으로 스스로 추산한다.

2만 5천여 권의 장서로 가득 찬 파리의 셋방에서 낡은 타자기만으로 수십 년을 작업해온 그는 1997년『전투』로 공쿠르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 소설대상을 동시에 수상함으로써 젊은 날의 고생을 보상받는다. 1976년에『자유의 음모』로 알렉상드르 뒤마상, 1977년에『1848년』으로 라마르띤느상, 1988년에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패러디『비르지니 Q』로 앵솔랑상을 수상했으며, 주요작품에『어느 장관의 죽음』『산 마르코의 마지막 여행』『거창한 비밀』『눈이 내리고 있었다』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폴레옹은 살이 붙기 시작했다. 그의 캐시미어 조끼는 이미 두두룩해진 배를 꽉 조이고 있었다. 목은 더이상 없는 듯하고, 어깨도 거의 비슷한 형상이다. 풀린 그의 시선은 화를 낼 때만 불길로 일렁인다. 오늘 그는 뚱한 모습이다. 입술을 비죽 내밀고 있다. 오스트리아가 자신에게 대항하여 군사를 일으킬 것이 확실해지자, 그는 엄청난 숫자의 기마대를 이끌고 바야돌리드에서 생끌루까지 닷새 만에, 질풍처럼 내달았다. 밤마다 열 시간씩 자고, 목욕하면서 또 두 시간을 자던 그였지만, 스페인에서의 역전과 이 새로운 출정 덕분에 자신의 끈기와 힘을 단숨에 되찾은 것이다.
--- p.18
간호병들의 수레가 비탈길에 들어섰지만 초원 멀리 운집하고 있는 연대들로부터는 멀어져 있었다. 그로 루이는 이제는 섬으로 옮긴 뻬르시 박사의 이동야전병원 자리 뒤쪽으로 수레를 끌고 갔다. 사륜마차에서 건초용 수레까지, 징발한 수많은 탈것들이 작은 다리를 건너기에 앞서 멈춰서 있었다. 그것들은 흉갑과 총 등 똑같은 고물들을 운반하고 있었다. 뱅상 빠라디는 후퇴병력에 끼기 위해 둔덕 같은 것에 기대고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그가 기댔던 것은 뻬르시와 그의 조수들이 잘라낸 팔과 다리 무더기였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그는 튕기듯 일어섰고, 후들후들 떨며 달아나 제방 위에 무릎을 꿇고 토했다. 그리고는 나뭇잎으로 역겨운 입술을 닦았다. 입 안이 불쾌했기에 그는 풀 한 포기를 뜯어서 씹기 시작했다.
--- p.296
"폐하, 큰 다리가 끊어졌습니다."
황제는 수프와 술잔을 소매로 쓸어버리곤 격노하여 일어섰다.
"이건 무슨 병신 같은 소리야! 적전(敵前) 도주로 총살시켜버려, 그 다리 놓은 놈들. 그래야 싸!"
"자세히 말해보게." 베르띠에가 자기 부관에게 물었다.
"그게," 뻬리고르가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느닷없이 물이 불어서 수위가 아주 빠르게 높아졌습니다."
"그런 것도 예상 못했나?" 황제가 소리질렀다.
"했습니다, 폐하.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게, 멀리 상류의 굽이에 진을 친 오스트리아군이 조그만 배에 돌을 채워서 우리 다리 쪽으로 떠내려 보낸 겁니다. 그것들 때문에 상판이 부서지고 닷줄이 끊어졌습니다......"
"Incapacci(무능한 놈들 같으니)! 말도 안돼!"
황제는 성큼성큼 발을 옮기며 악을 질렀다. 그는 르죈느의 모피 망토를 움켜잡았다.
"자네 공병대 소속이지. 가서 그 다리를 복구해주게."
--- p.125-126
"폐하, 큰 다리가 끊어졌습니다."
황제는 수프와 술잔을 소매로 쓸어버리곤 격노하여 일어섰다.
"이건 무슨 병신 같은 소리야! 적전(敵前) 도주로 총살시켜버려, 그 다리 놓은 놈들. 그래야 싸!"
"자세히 말해보게." 베르띠에가 자기 부관에게 물었다.
"그게," 뻬리고르가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느닷없이 물이 불어서 수위가 아주 빠르게 높아졌습니다."
"그런 것도 예상 못했나?" 황제가 소리질렀다.
"했습니다, 폐하.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게, 멀리 상류의 굽이에 진을 친 오스트리아군이 조그만 배에 돌을 채워서 우리 다리 쪽으로 떠내려 보낸 겁니다. 그것들 때문에 상판이 부서지고 닷줄이 끊어졌습니다......"
"Incapacci(무능한 놈들 같으니)! 말도 안돼!"
황제는 성큼성큼 발을 옮기며 악을 질렀다. 그는 르죈느의 모피 망토를 움켜잡았다.
"자네 공병대 소속이지. 가서 그 다리를 복구해주게."
--- p.125-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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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1805년 아우스터리츠 전투에서 크게 패한 오스트리아가, 승승장구하던 나폴레옹군이 1808년 스페인 독립전쟁에서 패하자 크게 고무되어 1809년 봄에 일으킨 에슬링 전투를 그리고 있다. 나폴레옹은 1808년 스페인에서 전쟁에 패하긴 했지만 오스트리아가 전쟁준비를 하고 있다는 낌새를 채고 충분히 대비했던 터라 차제에 바그람 원정에 나선다. 초기에 기선을 잡은 나폴레옹은 1809년 5월 초에 비엔나에 입성하여 바그람까지 진격할 태세를 갖춘다. 비엔나에서 패퇴한 오스트리아의 10만 병력에 맞서 8만 병력뿐인 나폴레옹군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신속하게 전투를 벌이고자 하는 나폴레옹의 결정에 따라 물이 불어난 다뉴브 강을 건너 무리하게 전투를 벌인 결과, 5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쌍방간에 4만 명이나 죽는 대살육이 벌어진다. 결국 나폴레옹이 로바우 섬에서 후퇴하는 장면에서 이 소설은 끝난다.
『전투』는 대가의 손으로 일구어낸 매력적인 책이다. 우리는 이 책에서 배우고 이해하고 감동으로 마음이 뒤흔들린다. ― 르 피가로

에슬링 전투를 되밟으며 파트릭 랑보는 불꽃이 일렁이고 총칼이 난무하는 전쟁을 솜씨 있게 재현해냈다. 이 작품에서 소설과 역사는 아주 멋지게 어울리고 있다. ― 르 몽드 데 리브르

파트릭 랑보는 발자크의 프로젝트를 다시 들고 나왔다. 그리고 역사소설의 위대한 전통 속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 르 뿌엥

파트릭 랑보는 생전에 발자크가 작품의 소재로 삼겠노라고 늘상 말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던 에슬링 전투의 역사를 한 세기 반이 지나서 작품으로 이루어냈다. ― 라 프레스 드 라망쉬

전쟁, 인간의 태곳적 열정이자 광기이다. 파트릭 랑보는 생생한 소설 속에서 나폴레옹 시대의 누더기를 하나하나 들추어낸다. ― 라 리베르떼

『전투』는 적이 놀라운 작품이다. 고품질의 문학 장인(匠人)을 보는 느낌이다. 그는 당시의 군사적 대결로써 빚어진 그 끔찍한 대학살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해준다. 에슬링에서는 3초에 한 명씩 죽어나갔다…… ― 라 크로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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