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작가가 되고자 한다면 한 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당신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당신을 먼저 남과 다른 존재 혹은 비범한 존재 혹은 길거리에 널린 누구나 가지고 있는 평범한 스토리가 아닌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없는 그런 독특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성공 스토리나 위대한 업적을 달성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과 다른 독특한 스토리, 남과 다른 존재라는 점이다. 그래서 엄청난 실패 스토리나 엄청난 시련과 아픔도 또한 좋은 스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즉, 이 세상에는 누구나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세상에 당당히 보여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작가가 되는 것이다.
쌀이 있으면 누구나 밥을 해 먹을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을 한 번도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는 사람에게는 그 과정이 정말 어려운 것이 되듯, 당신은 이미 충분히 책 쓸 ‘거리’를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책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한 번도 경험하거나 해 본 적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작가가 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당신에게 그 과정이 얼마나 쉽고, 얼마나 간단한 것인지를 알려 주고자 하기 위해서 쓴 책이다. 몇 가지의 심리적 장벽만 뛰어넘는다면 글을 쓰는 작가만큼 멋진 직업도 없다는 것을 알게 해 주고 싶을 뿐이다.
작가가 되고 싶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이 세상에 내 놓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요긴하게 쓰일 물건(?)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면 이 책을 글쓰기의 멘토로 삼아 매일 글쓰기를 한다면 반드시 인생을 바꿀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 「에필로그」
작가의 허상에 대해서 당신이 명심해야 할 한 가지 사항이 더 있다. 그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기도 하다. 모든 천재들과 모든 훌륭한 작가들의 첫 작품은 매우 조잡하고 형편없는 쓰레기 같은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모든 훌륭한 작가들의 초고는 매우 조잡하기 이를 때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어떤 거장들도 매우 어설픈 초고를 작성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당신과 필자나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황당한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들에 대한 허상과도 다르지 않다. 당신은 ‘음악의 신동’인 모차르트가 처음부터 세계적인 걸작을 마구 쏟아냈던 그런 진짜 천재라고 생각하는가?
물론 그는 어쨌든 세계적인 작품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그가 수십 년 동안 수백 곡 이상의 곡들을 작곡하면서 엄청난 연습과 훈련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킨 후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런 사실을 잘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그의 작품 번호에 매겨진 작품 번호, 즉 쾨헬 번호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그의 대표작품을 보면, 교향곡 제40번 g단조 K.550, 교향곡 제41번 C장조 〈주피터〉 K.551,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 K.525, 레퀴엠 d단조 K.626, 피가로의 결혼 K.492, 마술피리 K.620, 돈 지오바니 K.527,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d단조 K.466, 피아노 협주곡 제21번 C장조 K.467, 봄노래(봄을 기다림) F장조, K.596 등이 있는데 대부분 작품의 쾨헬 번호가 400에서 500 이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쾨헬 번호는 그가 작곡한 순서대로 번호가 붙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번호는 그가 이미 400곡 이상의 곡을 작곡한 이후에 나온 곡들이 모두 위대한 작품이 되었다는 사실을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실 보다 더욱 더 그가 천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책도 있다. 〈우리 안의 천재성〉이라는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솅크이다. 그는 모차르트의 초기 작품에 대해 한마디로 평범했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이다.--- 「모든 훌륭한 작가들의 초고는 조잡하다」
생각해 보라. 누구보다 더 화려한 삶을 살았던 최고의 가문, 최고의 교육, 최고의 직위, 최고의 부를 누렸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그것도 사형수가 되어 죽을 날만 기다리며 자유도 빼앗긴 채 감옥에 갇혀 영원히 그 감옥을 살아서 나올 수 없게 되는 그런 최악의 인생을 살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말이다.
그럴 때 보에티우스는 누구보다도 더 간절히 자신의 인생을 곱씹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깊은 성찰과 사색을 통해 그는 최고의 작가로 자신이 거듭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사마천이나 보에티우스와 같이 극적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스스로 능동적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무엇인가에 도전해야 한다.
구본형 작가나 공병호 작가들은 모두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작가로서 수많은 책을 집필하고 출간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평범한 직장인의 삶에서 뛰어내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모두 제2의 인생을 용감하게 선택했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인생을 천천히 깊게 곱씹어 보면서 작가로서의 삶인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작가는 반드시 제2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이전에 했던 직업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그 일을 하는 사람이더라도 글을 쓰는 순간은 또 다른 인생, 또 다른 세계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작가의 숨겨진 비밀인 것이다.--- 「작가는 인생을 두 번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렇다. 당신은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인가? 정확히 말하자면 당신의 글은 어필하는 글인가? 아닌가? 당신의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어떤 감흥을 주는 글을 쓰는가? 아니면 그 어떤 가슴 설레게 하는 떨림을 주는 글을 쓰는가?
과연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그 비결은 무엇일까?
필자의 견해로는 기교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된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진짜 살아 숨쉬는 문장을 쓰는 법은 멀리 있지 않다. 참된 마음으로 글을 쓰면 된다. 하지만 이것이 가장 힘든 이유는 세상에 대한 욕심과 부와 성공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종교인들의 글이 최근에 일본이나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높은 순위를 계속해서 오랫동안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것이 바로 참된 마음을 가진 사람이 기교에 의지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참되게 글을 쓰기 때문인 것이다.
부와 명예와 세상의 성공에 욕심을 내는 사람은 마음이 그러한 것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보석과 같은 글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같은 글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글도 그러한 글은 스스로 자살을 한다. 자신이 살아 숨쉬어야 할 가치가 없는 글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에 힘이 없고, 글이 무미건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욕심을 내게 되면 무엇보다 흉측한 냄새가 나게 된다. 글에도 그런 냄새가 옮겨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소설가 한승원 작가는 욕심 때문에 흉측한 냄새를 풍기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 「살아 숨쉬는 문장을 쓰는 법은 단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