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은 사람이 어떻게 페론주의자가 되었지?”
“베아트리스, 아주 많은 착한 사람들이 페론주의자가 되었어.”
“그게 바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점이야. 페론은 그가 정권을 잡고 있었을 때 좌익들을 탄압했어. 그래서 여기 멕시코에서 페론은 파시스트로 악명이 높았지. 그런데 어떻게 파시스트와 좌익이 서로 화합할 수 있었지?” (...)
“난 그 사람이 말한 것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야. 포지에 의하면, 페론은 국민들에게 국민 정치, 아니 민족주의 정치를 존중하게 만든 첫 번째 사람이었어... 요점은 페론이 나쁘건 좋건 간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조직했고, 노동자 운동에 중요성을 부과했다는 사실이야. 적어도 그는 노동조합을 조직했어.”
“내가 알고 있는 바로는, 페론은 노동조합을 이용해 먹기 위해 노동 운동을 조직했던 거야. 하지만 진정한 사회주의 국가의 기반을 정착시키지는 않았어.”
“나한테 너무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지 마. 난 사실 그것이 어떻게 된 것이었는지 잘 몰라.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보니, 나도 네 말에 동의해.”
“하지만 이번 마지막 선거에서 좌익들이 어떻게 그런 식으로 그에게 속을 수 있었지?” (...)
“베아트리스. 하지만 그건 아주 복잡한 문제야. 그 사람 말에 의하면, 사회주의는 특별한 이유 그러니까 역사적인 이유 때문에 페론주의를 거쳐야 한다고 했어.”
“파시즘과 장난치는 사람은 죄다 불태워 죽여야 돼.”
--- pp.80-83
사실 나는 집안일에 전념함으로써 그에게 대가를 지불했다. 그리고 밤 시간 동안에 나는 그가 내게 하찮은 호의를 베풀게 해줄 수 있도록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민다. 나도 대가를 받고 싶단 말이야! 가장 최근 사상에 의하면, 난 여자이며 대상이다. 그래서 아주 비싼 가격으로 그 대가를 받고 싶다. 적어도 그래야만 해! 이 병원에서 나가면 난 내 자신을 분명하게 규정지어야 한다. 난 페미니스트들처럼 만만치 않은 여자가 될 것이다. 아니, 결코 그렇게 될 수는 없다. 아니면 내게 비싼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물론 서른 살이 된다면, 예전처럼 비쌀 수는 없을 것이다. 스무 살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그럼 나는 최고 가격을 받을 텐데...
--- pp.118-119
어느 날 밤에 그는 라캉에 관한 세미나에 가야만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세미나였다. 난 가지 말라고 애원했다. 참 바보 같은 짓이었다. 그는 내게 함께 가자고 했다. 그래서 나도 그와 함께 세미나에 갔지만,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런 다음 곧장 집으로 왔다. 저녁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찬 음식을 미리 준비해 놓았기 때문이었다. 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창피해서 마구 울어 댔다. 그는 세미나에서 토론했던 것을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마침내 난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대화를 했고, 나는 몇 가지 의견을 제시했는데, 그는 그런 내 생각이 아주 현명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세미나에서 보았던 이론 중에서 한 가지를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에게 적용시키면서 밤을 지새웠다. 어린아이와 거울과 관련된 것이었다. 우리는 말하다가 날이 밝는 것을 보았다. 이제는 그 이론에 관해 더 이상 기억나지 않지만, 그 당시 난 그 모든 것을 설명하는 책을 한 권 샀었던 건 확실히 기억한다. 하지만 그다음 내 여행에 관한 문제들이 발생했고, 그래서 그 책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남게 되었다.
--- pp.124-125
그런데 그가 그 괴한들 편을 들었어요. 그는 우리들이 건전한 가톨릭 국가의 뿌리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등의 수도 없이 많은 말을 했지요. 그는 내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 것이 아닌 관습, 그러니까 외국에서 들어온 모든 것을 증오했어요. 그러면서 그것들은 썩어 빠진 유럽 문명인데, 우리가 모든 희생을 감수하면서 그것들을 모방하려 하고 있으며, 그것은 우리가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 바보들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어요. 다른 말로 하자면, 그는 무서운 청교도였지요.
무서운 청교도. 그래요, 난 여기서 그렇게 쓰고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에게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어요. 이게 바로 날 화나게 만들어요. 결코 그 사람이 겁나서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그 반대로 그 사람은 내가 하고만 싶으면 말 한마디로 박살내 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죠. 그러나 난 내가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것을 그의 면전에서 말하지 않았어요. 그건 다른 이유 때문에 그랬던 거예요. 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알고 싶어요. 하지만 아무도 그 이유를 모를 거예요. 혹시 그를 가엾게 여겨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요? 과연 그럴까요, 아빠?
--- pp.140-141
"내가 페론주의자가 된 것은 두 가지의 핵심적인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어. 첫 번째는 페론주의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구체적인 도구를 대표하고 있었다는 거야. 하지만 당신 같은 사람에게는 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내가 멍청이, 바보라는 소린가요?”
“아니야. 비정치적이라는 뜻이야."
--- p.168
여자들이 만든 세상은 「코지 판 투테」에 나오는 피오르딜리지와 도라벨라의 이중창처럼, 모든 게 매력적이고 우아하며 가벼운 세상일 것이다. 조화로운 세상을 연상하기 위해서는 모차르트의 음악처럼 좋은 것은 없다. 우리가 살아 있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도록 필요한 세상이 바로 그런 조화로운 세상이다. 만일 남자들이 그들 마음속에 조금만 더 음악을 지니고 있다면, 그러니까 조금 더 모차르트 음악을 가지고 있다면, 이 세상은 지금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예쁘고 아름다운 것은 우리 여자들이 모두 독점하고 있고, 남자들은 추한 것만 가지고 있다. 우리 여자들이 남자들에게서 예쁘고 좋은 것을 모두 빼앗아 버렸다. 그리고 남자들은 자기들이 지닌 그 쓰레기들에 매료되어 있다.
--- p.328
“베아트리스, 넌 잘 모를 거야. 대부분의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어떤지 말이야.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고, 얼마나 큰 소망을 갖고 있는지... 그곳 사람들은... 신문과 책을 하나도 빠짐없이 다 읽어... 특히 정치 서적과 정치면은... 그래서 모든 걸 다 알고 있어... 다 큰 후에도... 그러니까 서른 살이 넘더라도... 계속해서 공부하면서 일하고, 또 공부하고...”
“...”
“그 사람들은... 저개발 국가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초조함 같은 게 있어... 바로 그래서 모든 게 잘못되는 거야.”
“아니타, 사회 구조를 바꾸기는 매우 어려워.”
“하지만 많이 노력하면... 응당 그 결과로... 보답을 받아야 하는데... 하지만... 지금 일어나는 일은...”
“...”
“그곳에는 직장을 두 군데나... 다니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 조금 더 잘살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하루 종일 일하지만... 모두 허사야.”
--- pp.348-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