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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글쓰기 특강

스케치 글쓰기 특강

: 가슴을 울리는 글, 마음을 사로잡는 글

이준삼 | 해냄 | 2010년 05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9 리뷰 14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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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537g | 152*225*30mm
ISBN13 9788973370719
ISBN10 897337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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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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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사연이나 상황을 문자로 설명하는 일이다. 소설이나 시, 수필, 기사 등 모든 글이 실은 조금씩 다른 ‘설명’ 행위로 귀착된다. 따라서 누가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묘사하느냐에 글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을 문장에 있어서 ‘스케치’라고 한다. 스케치는 짙게 그려야 할 부분과 옅게 해야 할 대목이 조화를 이루는 ‘효과적인 묘사’가 되어야 한다. 때로는 감동이, 때로는 통한이 글에 녹아 있어야 한다. 이는 아주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고난도의 감각이 필요한 일이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여기 ‘전가의 보도’처럼 여기는 스케치 기사의 형식이 있다.

● 어린이날을 맞아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나들이에 나선 어린이들은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 휴일을 맞아 북한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은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습니다.
●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해도 고향으로 가는 마음은 넉넉하기만 합니다.
● 폭발 사고로 인근 건물이 크게 부서지거나 붕괴돼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세월이 가도 변할 줄 모르는 스케치 기사들이다. 이런 기사는 더 이상 스케치 기사로서의 가치가 없다. 그마저도 자신이 처음 쓴 것이 아니라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선배들이 써온 글을 그대로 옮긴 수준이다.
위 기사들의 맹점은 이미 화면으로 다 보여주는 것을 말로 주저리주저리 읊어댄다는 것이다. 앞서 신문의 건조한 그림 설명식 스케치 기사처럼 읽는 글이 화면에 그대로 그려진다. 핵심은 글로써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을 두고 글을 만드는 일이다. 즉, ‘보이는 글’이 아니라 ‘느낌이 있는 글’이 돼야 한다.--―2장 ‘의미부여, 정확한 수식, 토막문장 추방’화면(사진) 뒤에 진실이 있다' 중에서

도심, 나들이객 북적…… 농촌, 단비에 분주
앵커 멘트
휴일인 오늘 비가 그친 도심은 나들이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고, 농촌은 모처럼의 단비에 분주했습니다. 내일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질 정도로 추워진다고 합니다. ○○○ 기자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의 서양난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냅니다. 분홍빛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는 하늘하늘한 꽃잎. 고혹적인 옛 배우를 닮아 메릴린 먼로라고 이름 지어졌습니다.①
눈부신 군무, 금빛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이 떼를 지어 춤을 추는 듯한 모습입니다.
궂은 날씨지만 이른 봄날의 추억을 만드는 데는 부족함이 없습니다.②
박숙영(인천시 부평구) “오늘 날씨도 흐리고 해서 걱정하고 나왔는데 새로운 기운, 활력을 얻어가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하고요.”
오후에 날이 개면서 거리도 노랑, 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노란 개나리가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③ (중략)

① ‘형형색색’, ‘화려한 자태’ 등 도입부부터 신선하지 않은 표현이 나오고, 꽃에 대한 얘기도 너무 길다. 이름이 ‘지어졌다’는 이중 피동형이다. 차라리 ‘~라는 이름을 가졌다’가 낫다.
⇒ 과천 식물원이 자태를 뽐내는 서양난들로 꽃 대궐을 이뤘습니다. 고혹적인 배우를 닮았다는 ‘메릴린 먼로’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하늘하늘한 꽃잎이 웨딩드레스처럼 물결칩니다.
② ‘궂은 날씨지만 봄날의 추억’이 대조가 되는 얘기인가 게다가 ‘부족함’이 없다니……. 굳이 쓴다면 ‘부족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 날씨는 궂어도 마음은 화사한 봄기운에 젖었습니다.
③ ‘날이 개면서~ 물들기 시작했다’도 말이 안 되는 표현이다.
⇒ 아파트 담장은 울긋불긋 봄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습니다. 노란 개나리가 수줍게 고개를 내밉니다.---4장 ‘스케치 기사의 유형별 연구’ 휴일 중에서

‘만끽’은 이제 늙을 대로 늙어 사어에 가깝게 들린다. 이 말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거나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 등과 함께 남용되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다른 표현을 찾으려는 노력이 아쉽다. 아래 문장들은 자주 등장하는 케케묵은 표현들이다.

강원도 평창군 소재 한 스키장에 개장 후 첫 일요일인 8일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초겨울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가을비에 떨어진 은행잎이 까만 아스팔트길을 노랗게 물들였다. 8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교정을 찾은 시민들이 단풍 길을 걸으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7일 시각 장애인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충북 청원군 청남대 잔디밭 광장에서 단풍을 만끽하고 있다.

한겨울로 접어든 12월의 화창한 휴일,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짧기만 한 한낮의 겨울 정취를 만끽했습니다.

‘끽(喫)’은 ‘마시다’ 또는 ‘먹는다’는 뜻의 글?다. ‘만끽(滿喫)’은 ‘마음껏 즐긴다’는 의미로 정취나 즐거움 등과 함께 쓰인다. 따라서 단풍 자체를 만끽했다는 곤란하고 단풍의 분위기를 ‘만끽’해야 맞다. ‘만끽’을 더 이상 만끽하지 말자.
---5장 ‘절대 피해야 할 상투적인 표현’ ‘~를 만끽하고 있다’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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